BMW 4시리즈 컨버터블 소프트탑에 숨은 비밀
화끈한 표정으로 거듭난 BMW 4시리즈. 최근 근사한 컨버터블 버전이 등장했다. 변화의 핵심은 지붕. 하드탑에서 소프트탑으로 바꿨다.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다. 다이어트 목적이 명백했으니까. 그러나 신형 4시리즈 컨버터블의 지붕은 기대 이상 많은 혁신으로 똘똘 뭉쳤다. 지난 9일, 독일 뮌헨의 BMW 개발 팀과 화상 채팅을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BMW
BMW의 컨버터블 역사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BMW 326이 최초의 주역이다. 6기통 50마력 엔진 품고 오픈 에어링의 즐거움을 전했다. 2013년 4시리즈가 나오기 전까지 BMW는 약 90만 대의 ‘뚜껑 열리는 자동차’를 팔았다. 이번 4시리즈 컨버터블의 직계 선조는 3시리즈(E30) 컨버터블. 네모반듯한 차체에 소프트탑 지붕을 얹고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2013년, BMW는 3과 확실하게 차별화한 4시리즈를 선보였다. 지난해 12월까지 누적판매 80만 대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 라인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세부 모델별 점유율도 흥미롭다. 문 4개 달린 그란쿠페가 45%로 가장 많이 팔렸다. 그 다음이 2도어 쿠페. 의외로 컨버터블 점유율이 25%에 달했다. 4시리즈 고객 4명 중 1명은 오픈 에어링 감성을 원했다.
고객 특징도 3시리즈와 달랐다. BMW에 다르면, 4시리즈 고객은 대체로 외향적이며 특별함을 추구한다. 연령대는 45세에서 55세 사이가 주를 이룬다.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이자 자신과 차에 대해 기대치가 높은 사람들이다. 예상보다 연령대가 높아 흥미롭다. 또한, 자유와 신선한 공기를 좋아하고 BMW가 추구하는 ‘드라이빙 다이내믹스’를 즐기는 고객들이다.
기존 4시리즈 컨버터블의 지붕은 하드탑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인기의 비결 중 하나다. 탑을 닫았을 땐 쿠페로 변하고, 열었을 땐 근사한 컨버터블로 거듭났다. 패브릭 소재 소프트탑보다 유지관리도 쉬웠다. 그러나 약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구조가 복잡하고 무겁다. 쿠페보다 무게중심이 올라갈 수밖에. 게다가 부피가 커 지붕을 열었을 때 트렁크 공간이 크게 줄었다.
소프트탑으로 복귀, BMW의 의도는?
BMW는 신형 4시리즈 컨버터블의 지붕을 소프트탑으로 바꿨다. 그러나 전통적인 소프트탑과 거리가 있다. 전동식 하드탑과 패브릭 탑의 장점을 아우른 혁신적인 패널 보우 소프트탑을 완성했다. 여러 개의 활대로 움직이는 여느 소프트탑과 달리, 여러 겹의 패널을 맞물려 빚었다. 덕분에 지붕을 닫았을 때 표면이 다림질한 듯 평평하다. 무게는 전보다 40% 덜었다.
새로운 지붕은 시속 50㎞에서 18초 만에 여닫을 수 있다. 또한, 이전 세대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인 부족한 적재공간을 개선했다. 가변식 소프트탑 보관함 덕분에 트렁크 기본 용량을 VDA 기준으로 385L까지 키웠다. 이전보다 80L 더 넉넉하다. 아울러 여러 겹의 단열재를 심어 일반 소프트탑보다 방음 성능이 뛰어나고, 냉난방 성능이 떨어지는 부분도 보완했다.
다음은 BMW 4시리즈 컨버터블 개발 팀과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Q: 기존 하드탑이 가진 매력이 많다고 생각한다. 탑을 닫았을 땐 쿠페로 변하고 열었을 땐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소프트탑보다 관리도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탑으로 바꾼 결정적인 이유가 궁금하다.
A: (임승모 디자이너) 컨버터블은 소프트탑 방식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광이 나는 차체와 매트한 질감의 소프트탑의 대비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밖에서 봤을 때 컨버터블임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하드탑은 지붕을 닫았을 때 쿠페와 같은 실루엣을 보여주긴 한다. 그러나 개폐를 위해 분절한 라인 때문에 쿠페의 라인을 완벽히 표현하기 어렵다. 이전 소프트탑은 텐트처럼 중간 중간 처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적용한 소프트탑엔 ‘패널 보우’가 들어가 있어 텐션이 살아있다. 또한 지붕을 더욱 빨리 접고 펼 수 있으며, 부피가 작아 더 많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어쿠스틱 측면에서도 하드탑보다 더욱 낫다.
A: 기술적인 측면도 있다. 이번 소프트탑에서 강조한 건 패널 보우다. 뉴 4시리즈 컨버터블에는 4개의 패널 보우가 들어간다. 지속가능한 소재인 페이퍼 허니콤으로 만들었다. 소재가 매우 견고해서 하드탑에 준하는 강도를 지녔다. 패브릭도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를 적용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다. 첫째로, 기존 하드탑보다 무게를 40%정도 줄였고 무게중심 또한 낮출 수 있었다. 우리는 이전의 다른 소프트탑과 달리 마치 하드탑과 같은 소프트탑을 개발했다. 고정된 루프만큼 튼튼하다.
두 번째 장점은 패널 보우가 아주 잘 접히기 때문에 폼팩터를 쉽게 압축할 수 있다. 이전 세대보다 훨씬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탑을 올렸을 때는 전보다 80L 늘어난 385L, 내렸을 때는 300L 정도로 더 많은 트렁크 공간을 지녔다.
또 다른 장점은 지붕이 가벼워지면서 개폐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 루프를 개폐가 18초 만에 가능하며, 시속 50㎞ 이하에서 여닫을 수 있다.
Q2: 영상을 통해 잠재 고객에 대한 타겟팅을 아주 상세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렇게 연령대와 성향까지 고려하는 이유가 4 컨버터블이라서 그런 건지, BMW의 파워 오브 초이스 전략에 따라 전 차종에 대해 이렇게 하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
A: BMW는 모델마다 세분화해서 고객 중심에서 고객에 니즈에 맞는 차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4시리즈의 경우 고객층이 원하는 부분에 잘 부합하는 모델이다. 4시리즈의 고객은 스포티하며 최고의 드라이빙 다이나믹스를 즐길 수 있는 차를 선호한다. 그래서 개발할 때 이 점을 고려해 디자인도 진보적으로 적용한다. 특히 컨버터블 고객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는데, 탑 다운을 통해 신선한 공기를 즐기는 걸 좋아하면서 세단의 편안함과 드라이빙 다이나믹스를 모두 추구한다는 점을 고려해 개발했다.
Q3: 패널 보우 방식 시스템의 열고 닫는 방식이 이전과 다른 듯한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 건지 설명 바란다.
A: 4개의 패널 보우가 루프모양을 만든다. 이전의 소프트탑은 파이프와 힌지로 구성했는데, 패널 보우 시스템은 다수의 면으로 구성됐다. 실제로 패널보우는 전체를 덮기 때문에 하드탑의 모습을 가진다. 패브릭을 얹어서 실링하고 밀폐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어쿠스틱의 부분에도 장점을 가졌다. 또한, 전기 유압식 기술을 적용해 저소음으로 개폐하도록 제작했다. 아울러 4시리즈 컨버터블의 패널 보우는 4인승 공간을 덮을 만큼의 크며,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페이퍼 허니콤 소재를 썼다.
Q4: 임승모 디자이너에게 질문하고 싶다. 4시리즈의 디자인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다. 독일 현지에서 느끼는 4시리즈의 디자인 반응은 어떤가?
A: (임승모 디자이너)4시리즈 컨버터블과 쿠페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알고 있다. 반면, 과격한 변화 때문에 어색하게 느끼시는 부분도 댓글 등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4시리즈 패밀리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그리고 쿠페&컨버터블 라인업으로서 3시리즈와 완벽하게 차별화했다. 취향이 갈리는 강한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했던 부분이 적중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도전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더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개발과정에서 고객에게 평가를 받는 얼리 클리닉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어 개발 계속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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