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좋은 곳에 멈추고 차 안에서 하룻밤. 오토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적한 곳에서 즐기는 고즈넉한 즐거움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시기에 안성맞춤인 소확행이다.
오토캠핑을 위해 어떤 차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크다. 르노 마스터가 주목받는 이유다. 르노 마스터는 그리 비싸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캠핑카로 변신할 수 있는 차다. 그중에서도 마스터 15인승은 캠핑카로 변신하는데 딱 좋은 조건들을 갖췄다.
르노 마스터 15인승 버스는 길이 6,225㎜, 너비 2,075㎜, 높이 2,495㎜로 국내 판매 중인 르노 마스터 모델 중 가장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휠베이스는 무려 4,355mm로 추가적인 공간 확장 없이도 주택같은 넓은 실내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긴 휠베이스는 또한 우수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해 편안한 이동을 보장한다.
르노 마스터 15인승 버스 기반 캠핑카는 침대, 테이블, 수납장 등 다양한 구조물을 고정형으로 설치할 수 있다. 많은 캠핑카들이 좁은 공간을 해결하기 위해 접이식으로 구성하는 것과 다른 이 차만의 장점이다.
또한 기본 사양으로 무시동히터(PTC)가 적용돼 있고, 별도의 측면 윈도우 특장 및 3인승 초과 특장 비용 추가 없이 캠핑카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합법적인 캠핑카 개조의 경우 고정형 침실은 필수이다. 그 외에 화장실이나 부엌, 거실 같은 생활공간을 하나 더 확보해야 캠핑카로 인정 받을 수 있다. 의자 변경이나 가스 이용 시에는 반드시 구조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제작 업체를 통해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차량을 캠핑카로 개조하면 자동차보험에 새로 가입해야 한다. 차량 구조 변경을 하면 업무용 차량으로 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가 개조 업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캠핑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마스터의 장점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 품질보증팀의 품질 평가를 통과한 업체에 대해서는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지원과 품질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캠핑카의 완성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끌어올리고 있다.
르노 마스터 캠핑카 제작 기일은 30일 가량 소요된다. 2,000만~5,000만원 정도 비용을 들이면 수준급의 캠핑카를 만들 수 있다.
마스터 버스에 장착된 2.3L 직분사 트윈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8,7Kg.m의 힘을 제공한다. 수동 6단 변속기에 오토 스탑&스타트 시스템 및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가 기본 적용돼 있어 경제성과 운전 편의성을 함께 제공한다. 그 밖에 도로 조건에 맞춰 구동력을 제어하는 익스텐디드 그립 컨트롤 기능과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그리고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기능도 기본 탑재되어 있다.
기본 적용된 측풍 영향 보정 기능은 시속 70km 이상의 고속 직진주행 시에도 높은 안정성을 확보해 준다. 측풍 영향 보정 기능은 밴, 버스 등 전고가 높은 상용차량이 고속으로 직진 주행 시 강한 측면 바람에 의해 차량이 순간적으로 차선을 이탈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르노 마스터의 기본 가격은 ▲마스터 밴 S 2999만원 ▲마스터 밴 L 3199만원 ▲마스터 버스 13인승 3729만원 ▲마스터 버스 15인승 4699만원이다.
3일 부산 백스코에서 개막한 ‘2021 코리아 캠핑카 쇼’에는 다양한 르노 마스터 기반 캠핑카가 등장해 인기를 증명했다.
2020년형 르노 마스터는 밴과 버스 두 가지 모델로 국내에 출시했다. 밴 모델의 경우 트윈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수동 6단 변속기와 조합해 최대 출력 150마력에 최대토크 39.3kgf.m를 발휘한다. 마스터 밴 L의 가격은 3199만원이며 마스터 버스 15인승은 4699만원이다.
월든 오버랜드
15인승 버스 모델의 경우 전장 6225mm, 전폭 2075mm, 전고 2495mm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따라서 대다수의 르노 마스터 기반 캠핑카는 다양한 수납공간은 물론 화장실과 샤워시설까지 기본으로 탑재했다. 여기에 개인 취향에 따른 인테리어도 적용할 수 있어 캠핑카 개조 업체별로 종류와 가격도 가지각색이다.
은하모빌
‘은하모빌’이 이날 공개한 5인승 르노 마스터는 1층과 2층에 나눠 총 5명이 취침할 수 있다. 해당 침대는 가변형으로 쇼파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인덕션 등 조리시설을 완비하고 수납이 가능한 야외 조리대로 캠핑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바닥난방은 물론 공기 히터, 온수까지 난방시설도 완비했다. 가격은 6570만원이다.(세금 별도)
월든 오버랜드
‘월든 오버랜드’는 르노 마스터 15인승을 베이스로 제작했다. 기존 3인 시트만 장착한 타 모델과 달리 4인승 회전 시트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후면부에 일체형 사다리를 적용해 루프랙 위에 다양한 장비를 수납할 수 있다. 실내에는 전동식 확장 침대와 무빙 씽크대 등을 탑재했다. 가격은 개별 소비세 포함 8900만원이다.
르노 마스터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에서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약 6개월 정도를 대기해야 출고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넓은 공간성으로 다양한 공간 구성이 가능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코로나19의 여파로 언택트 여행이 인기를 끌면서 캠핑 업계는 호황기를 맞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작년 2월 모든 차종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는 자동차관리법 하위법령이 시행된 이후 2020년 2월 28일부터 부터 5월 15일까지 튜닝한 캠핑카는 1446대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정도 늘었다.
이에 한국레저자동차산업협회는 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2021 코리아 캠핑카쇼’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50여곳의 캠핑카, 카라반, 캠핑용품 업체들이 참여했다. RV 차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의 계약도 가능하다. 행사 입장료는 현장 등록 시 5000원이다.
[OSEN=강희수 기자] 처음부터 변신을 전제로 탄생한 차였다. 르노 마스터 버스가 캠핑카로 재탄생하는 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였다. 이제야 이런 상품이 나온 게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대표이사 도미닉시뇨라)가 판매 중인 중형 상용차 ‘르노 마스터(MASTER)’ 15인승 버스 모델이 르노삼성자동차의 기술 지원 아래 특장 협력업체에서 캠핑카로 재탄생 됐다.
캠핑카로의 변신 자체는 사실 큰 뉴스가 아닌데, 르노삼성의 '공인했다'는 게 핵심이다. 차량의 개조에는 안전의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르노 마스터 15인승 버스는 전장 6,225mm, 전폭 2,075mm, 전고 2,495mm 로 국내 판매 중인 르노 마스터 모델들 중 가장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기존 캠핑카로 자주 사용되던 르노 마스터 밴 L 모델과 비교하면 전장이 650mm 더 여유롭다.
르노 마스터 15인승 버스는 차량의 실내 공간 구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앞뒤 바퀴 사이의 거리인 휠베이스가 마을버스로 흔히 사용되는 타사의 장축 모델보다도 250mm더 긴 4,335mm로 추가적인 공간 확장 없이도 캠핑카 내부 공간을 여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르노 마스터 15인승 버스 기반 캠핑카는 기존의 마스터 밴 기반 캠핑카 대비 더욱 여유로운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 보통 접이식으로 구성되는 캠핑카 내 침대, 테이블, 수납장 등도 고정형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기본 사양으로 무시동히터(PTC)가 적용돼 있고, 별도의 측면 윈도우 특장 및 3인승 초과 특장 비용 추가 없이 캠핑카를 제작할 수도 있다.
특히, 르노 마스터 기반 캠핑카는 품질 향상 및 소비자 안전성 강화를 위해 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 품질보증팀에서 특장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품질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2019년 3월부터 현재까지 총 9개 업체에 대한 품질 평가를 완료했으며, 품질 기준을 통과한 업체에 대해서는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도 진행 중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넉넉한 공간으로 캠핑카 제작에도 제격인 르노 마스터는 승용차형 디자인의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기어노브 등이 적용돼 있고, 계기반에는 시인성이 우수한 클러스터와 3.5인치 TFT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다. 또한, 넉넉한 용량에 보냉 기능을 더한 10.5리터 대형 슬라이딩 글로브 박스, 오토 헤드라이트 및 오토 와이퍼까지 적용돼 편의성이 높다.
마스터 버스에 장착된 2.3L 직분사 트윈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8,7Kg.m로 충분한 출력을 제공한다. 수동 6단 변속기에 오토 스탑&스타트 시스템 및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가 기본 적용돼 있어 경제성과 운전 편의성을 함께 제공한다.
도로 조건에 맞춰 구동력을 제어하는 익스텐디드 그립 컨트롤 기능과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그리고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기능도 기본 탑재되어 있다.
특히 기본 적용된 측풍 영향 보정 기능으로 시속 70km 이상의 고속 직진주행 시에도 높은 안정성을 확보해 준다. 측풍 영향 보정 기능은 밴, 버스 등 전고가 높은 상용차량이 고속으로 직진 주행 시 강한 측면 르노 마스터 버스바람에 의해 차량이 순간적으로 차선을 이탈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르노 마스터 15인승 버스 기반 캠핑카를 9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스포츠∙레저산업 박람회에 출품한 월든모빌 권민재 대표는 “가족 단위로 더욱 넉넉한 공간의 캠핑카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마스터 15인승 버스를 기반으로 제작한 캠핑카를 선보이게 되었다”고 말하고, “마스터 15인승 버스의 넓은 실내 공간을 활용해 1열에 회전시트를 적용해 2열과 마주할 수 있는 4인 라운지 공간을 마련했고 취침 공간도 밴 기반 모델과 비교해 더욱 여유롭게 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특장 협력업체인 나인인디에어의 강봉구 대표는 “심플하면서도 직관적인 기능의 캠핑카를 선호하는 장년층 캠퍼들의 요청에서 착안해 마스터 15인승 버스 기반 캠핑카를 제작했는데, 실제로 50대 이상 고객들에게 마스터 15인승 버스 기반 캠핑카가 매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최근 자동차 충돌사고로 인해 사망자가 증가함에 따라 3점식 좌석안전띠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과 다수의 탑승자가 이용하는 승합차의 경우 3점식 안전띠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 차종 모든 좌석에 3점식 이상의 좌석안전띠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모든 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정작 자동차 제작 및 판매 단계에서 모든 차종, 모든 좌석에 3점식 좌석안전띠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것. 헌행 법령은 승용자동차에 한해 모든 좌석에 3점식 좌석안전띠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 외의 경우 운전자 및 운전자좌석과 옆으로 나란한 좌석에만 3점식 안전띠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탑승객이 많은 승합차의 경우 대부분이 탑승자의 복부만을 고정하는 2점식에 의지하는 실정이다.
실제 매년 아이들 통학과 관련 교통사고 소식이 끊이질 않으면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유치원을 비롯해 방과 후 학원이나 각종 시설을 다니는 아이들의 차량 이용이 많아지며 안전띠 중요성이 부각된 것.
르노삼성은 아이들 통학 버스로 사용되는 르노 마스터에 일찍이 3점식 좌석안전띠를 장착해 주목받고 있다. 르노 마스터는 모든 좌석에 3점식 안전띠를 적용했다. 안전벨트는 크게 2점식과 3점식으로 나눌 수 있다. 2점식 안전벨트는 승합차와 버스, 비행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안전벨트다. 두 개의 부문을 연결해 허리를 고정하는 방식으로 랩 벨트(Lap Belt)라고 불린다. 2점식 안전벨트는 허리 부분만을 고정하기 때문에 가슴이나 머리를 보호할 수 없다. 사고가 났을 때 허리를 중심으로 복부를 강하게 압박하는 특성이 있어 장기파열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은 단점도 있다.
이런 이유로 르노는 마스터의 모든 좌석에 안전도가 높은 3점식 안전벨트를 장착했다. 3점식 안전벨트는 어깨와 상체를 가로지르는 벨트와 허리에 고정시키는 2점식을 합친 방식이어서 2점식 안전벨트의 문제점을 보완했다.
또 마스터는 보통 승합차에 많이 쓰이는 접이식 의자가 아닌 고정식 의자로 설계해 승차감을 보완하면서 안전성까지 높였다. 마스터는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도 충족했다. 이 규칙에 따르면 어린이 운송용 승합자동차의 좌석 규격 중 머리 지지대를 포함한 좌석 등받이의 높이는 71㎝ 이상이어야 한다. 보통 학원 등에서는 등받이 높이가 65㎝가 되지 않는 차를 많이 이용해왔다. 특히 승합차에서 보조 의자를 떼면 승용차로 분류돼 아이들 통학용으로는 금지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르노 마스터는 통학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만큼 어린 아이들의 안전 보호가 최우선돼야 한다"며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3점식 안전띠를 전 좌석에 장착하고 고정식 의자를 채택해 어린이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르노 마스터는 출시 이후 40년간 누적 300만대가 판매된 스테디셀링카다. 가격은 13인승이 3,729만원, 15인승이 4,699만원이다. 디자인은 세미 보닛 타입의 스타일로 보닛과 윈드 스크린의 구분이 이전보다 눈에 띄고 보닛의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은 안전성을 높였다.
희한했다. 익숙한 풍경인데 느낌이 전혀 달랐다. 이유는 여럿이었다. 무엇보다 절대 속도가 낮았다. 그만큼 스쳐 지나던 풍경을 더 오래 시야에 가뒀고, 덕분에 갓길 너머 풍경 같은 디테일까지 꼼꼼히 훑었다. 운전대 뒤채고 기어 봉 휘저어 힘 뿜는 과정 또한 상대적으로 슬로모션. 그래서 맛난 음식 아껴먹듯 모든 순간을 찬찬히 곱씹고 음미할 수 있었다.
과거 시승을 위해 즐겨 달렸던 강원도 대관령 옛길을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그동안 이 꼬부랑길을 세단과 SUV, 스포츠카 등 갖가지 차종과 함께 했다. 특히 엄동설한에 괜한 객기로, 크라이슬러 크로스파이어의 지붕 열고 고개 넘다 지독한 감기로 고생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땐 젊었다. 이번에 함께 한 차는 생뚱맞다. 르노 마스터 버스 13인승이다.
지난 20세기 말, 영동고속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 개통하기 이전의 대관령 옛길은 횡계와 강릉 잇는 주요 통로였다. 그래서 여름 휴가철이면 예외 없이 정체로 들끓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갯마루 넘나드는 지역 주민의 출퇴근 시간 빼면 대체적으로 한산하다. 번듯한 추월 차선 갖춘 오르막과 비교적 넓은 갓길, 다양한 곡률의 코너를 갖춰 시승 코스로 그만이다.
지금껏 별별 차로 여길 달려봤지만 이번처럼 묘한 희열을 느낀 적은 드물었다. 르노 마스터 버스를 여기서 몰아보니 외모와 덩치, 제원이 주는 편견(걱정)과 퍽 거리가 있었다. 일단 쾌적했다. 운전석이 높고 앞과 옆 유리 면적이 넓어 같은 풍경도 초대형 TV로 보는 듯 시원시원했다. 의외로 무게중심도 낮아 물리력에 정처 없이 휘둘리지 않고 제법 잘 버텼다.
나아가 6단 수동변속기를 갖춰 엔진 브레이크를 걸기 좋았다. 낮은 기어 문 채 회전수 높여 다가오는 코너로 돌진하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심한 굽잇길을 제법 여유롭고 매끄러운 궤적으로 도려냈다. 가파른 고개도 농익은 토크로 심드렁하게 치고 올랐다. 이때의 성취감은 기대 이상 컸다. 긴박하지 않고 느긋해 역설적으로 더 명징했다.
우월한 덩치만큼 껑충하고 널따란 실내
출발 전 마스터 버스와 마주하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13인승도 새삼 커서다. 길이×너비×높이는 5,550×2,020×2,500㎜. 수시로 주차칸 씹어 먹는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 길다. 물론 너비와 높이가 주는 압도감에 비할 바는 아니다. 특히 키가 대부분 지하주차장의 높이제한(2.1~2.3m)을 웃돈다. 휠베이스는 3,685㎜로, 현대 쏠라티보다 15㎜ 더 길다.
주위를 의식해야 할 만큼 커다란 덩치는 광활한 실내로 보답한다. “12인승 스타렉스보다 한 명 더 태우기 위해 최대 1,200만 원 이상 더 쓸 필요 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모르는 소리다. 공간의 질이 다르다. 스타렉스는 어깨만큼도 오지 않는 보조좌석을 몽땅 펼쳐야 비로소 정원을 태운다. 고급형인 ‘어반’ 빼면 2열 이후 좌석 벨트는 아직도 2점식이다.
반면 마스터 버스는 제대로 된 크기의 좌석으로 정원을 보듬는다. 또한, 모든 좌석에 3점식 시트벨트를 채운다. 나아가 천정이 워낙 높아 평균 키라면 반듯이 선 채 실내를 오갈 수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13인승은 운전석 제외하곤 슬라이딩은 물론 등받이 조절 기능마저 없다. 그래서 허리를 꼿꼿이 펴고 앉아야 한다. 그거 얼마 한다고 좀 넣어주지.
그래도 시승차는 마스터 버스 15인승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자동문과 전동 발판을 갖췄다. 르노삼성 연구소에서 테스트할 겸 달아놓은 장비인데, 시승하면서 굉장히 요긴하게 썼다. 타고 내릴 때마다 저 큰 문을 ‘스매싱’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어깨가 쑤신다. 만약 르노 마스터 버스 13인승을 산다면, 전동 슬라이딩 도어 개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성문처럼 높고 웅장한 뒤쪽 양문을 열면 황당하게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패키징의 달인’ 현대차였다면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시트 한 열 구겨 넣었을 텐데. 마스터 버스는 빈틈없이 시트 채울 미련을 버린 대신 캐리어를 인원수대로 쌓고도 남을 트렁크를 챙겼다. 짐 공간의 너비는 1,739㎜, 높이(시트 등받이까지)는 1,300㎜, 깊이는 최대 925㎜다.
상용차답게 견고하고 수수한 내장재
르노 마스터 버스는 밴을 바탕으로 해외의 외주업체가 내장재를 씌우고 시트 얹어 완성한다. 내구성에 초점 맞춘 상용차 베이스의 흔적은 실내 곳곳에 묻어난다. 무미건조한 색감과 뻣뻣한 감촉의 플라스틱이 대표적이다. 운전석에 ‘오르면’ 온통 진회색 천지. 광활한 대시보드는 여기저기 다양한 크기와 용도의 수납공간을 품었다. 그런데 구성이 다소 산만하다.
마치 디자이너가 여백 발견할 때마다 무언가 하나씩 더한 느낌이다. 바탕 면적이 넓다보니 옵션인 내비게이션 품은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가 새삼 앙증맞아 보인다. 대시보드 상단엔 무시동 히터 스위치를 달았다. 엔진을 깨우지 않고도 난방이 가능해 겨울철 ‘차박’할 때 요긴한 장치다. 트렁크 왼쪽 바닥의 시커먼 박스가 바로 이 스위치와 연결된 장치다.
계기판은 심플하다. 프랑스의 주요 제한속도에 맞춰 속도계 또한 70·90·110 등 홀수만 오롯이 새겼다. 림이 제법 두툼한 스티어링 휠은 위아래 각도조절만 가능하다. 기어 봉은 길이와 조작범위 모두 예상보다 짧다. 클러치 페달은 가벼우면서도 깊게 밟히고, 거의 다 떼었을 때 동력을 잇는다. 위치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변속하지 않을 때 왼발 놓기 편하다.
직물로 감싼 시트(인조가죽은 옵션)는 딱히 입체적이지 않고 쿠션이 얇은 편이다. 1열엔 최대 3명까지 앉을 수 있다. 하지만 가운데 좌석은 앞쪽의 수납공간 때문에 무릎공간이 넉넉지 않다. 대신 좌우 어깨 공간은 여유만만이다. 2열 이후 좌석은 가운데는 직물, 가장자리는 인조가죽으로 씌웠다. 13인승은 세 좌석을 나란히 붙여 한쪽에 복도를 마련했다.
송풍구는 2열 위쪽에서 뒤를 향해 나란히 6개를 뚫었다. 풍량이 충분해 고래뱃속처럼 뻥 뚫린 실내를 원하는 온도의 공기로 채우는데 부족함이 없다. 창문이 큼직해 풍경도 막힘없이 내다볼 수 있다. 실내를 둘러보고 있으니 10개의 빈자리에 태우고 싶은 이들의 얼굴과 이런저런 조합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상상만으로도 흐뭇해 입 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대형 버스 모는 듯 낯설고 흥미로워
스마트 키 같은 사치는 없다. 브레이크와 클러치 페달 밟고 스티어링 칼럼 왼편의 구멍에 열쇠 꽂고 돌리면, 대시보드 너머 엔진이 절절 끓기 시작한다. 시야와 감각 모두 평소 익숙한 승용차의 느낌과 차원이 다르다. 기어를 1단에 물리고 가속페달을 살며시 밟자 커다란 버스가 의외로 사뿐히 발걸음을 뗀다. 크기를 의식하다 보니 운전이 평소와 달라진다.
처음 드는 감정을 간추릴 표현은 의기양양. 토르의 망치나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처럼, 막강한 무기 쥔 듯한 착각에 뿌리를 둔 감정이다. 그런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같은 고배기량 대형 SUV 몰 때 느낀 우월감과는 결이 좀 다르다. 자신감이 차오르되 여러 승객을 태운 기사로서의 책임감 또한 동시에 밀려든다. 그래서 사소한 조작도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졌다.
특히 경차 한 대 길이 꿀떡 삼키는 휠베이스 때문에 좌우 회전 때 충분한 간격을 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뒷바퀴로 연석을 타고 넘을 수 있으니까. 갑자기 끼어드는 차도 신경 써야 했다. 제동 및 회피기동 성능이 승용차만 못한 탓이다. 한참 운전에 몰입하다 문득 피식 웃음이 새나왔다. 45인승 대형 버스 기사라도 된 양 비장해진 내 모습이 왠지 머쓱해서다.
하지만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 이내 덩치와 움직임에 익숙해졌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운전이 보다 과감하고 자연스러워졌다. 어느덧 코끝부터 꽁무니까지 완전히 파악하고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 딱 그즈음 대관령 옛길에 접어들었다. 캠핑카와 카라반 정박장으로 변한 대관령 휴게소를 지나 내리막 시작되는 정점을 지났다. 이제 제대로 운전할 차례다.
르노 마스터 버스의 엔진은 직렬 4기통 2.3L(2,299㏄) 디젤 터보다. 밴은 같은 엔진을 얹고서 145마력 내는데, 버스는 18마력 더 높은 163마력을 낸다. 최대토크 또한 밴은 36.7㎏·m, 버스는 38.7㎏·m다. 마스터 버스의 공차중량이 밴보다 최대 1,500㎏ 더 나가지만, 가속이 확실히 더 기운차다. 수치 차이를 고스란히 머리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기대 이상 힘차고 재미있는 주행성능
활강코스 같은 내리막에서도 위축될 필요 없었다. 네 바퀴 디스크 브레이크와 ABS는 물론 전자식으로 제동력을 나누는 ‘EBD’와 페달을 깊이 밟지 않아도 충분한 제동력을 지원하는 ‘BAS’까지 기본으로 갖춘 까닭이다. 실제로도 이날 기나긴 내리막을 달리며 제동을 반복했지만, 브레이크는 피곤해하거나 느슨해지는 기색 없이 상큼한 컨디션을 유지했다.
1단 기어는 기어비가 꽤 길다. 같은 이유로, 2단 출발이 퍽 상쾌하지 않다. 따라서 1단으로 어느 정도 끌어준 뒤 2단으로 갈아탈 때 보다 매끄럽고 경쾌했다. 고속도로에선 기어 바꿀 일이 거의 없다보니 간혹 정체구간을 만나고 나서야 수동 변속기의 존재를 깨닫기도 했다. 이날 대부분 시간을 혼자 탔는데, 이 기준으로 체감가속은 수치를 성큼 넘어섰다.
강릉으로 접어들기 직전 차를 돌렸다. 수동 변속기로 토크를 잔뜩 응축시켜 후련하게 쏟아내며 언덕 치고 오르는 재미가 기대 이상 긴박하고 흥미진진하다. 뒤 서스펜션의 탄탄한 판스프링은 롤과 악수조차 거부했다. 구동계 때문에 앞쪽으로 쏠렸던 무게도 뒤쪽로 나뉘면서 밸런스도 훨씬 좋아졌다. 덕분에 마치 클리오라도 되는 듯 흥에 흠뻑 취해 몰았다.
주변 해안도로에서 후배에게 운전 맡기고 2열로 옮겼다. 이번엔 커다란 창문 밖 뽀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여행자로 빙의했다. 그야말로 비교체험 극과 극. 이처럼 색다른 경험과 추억을 한 가득 안겨줄 마스터 버스 13인승의 가격은 3,630만 원. 기아 카니발 수준이다. 수동뿐인 변속기가 걸림돌이라면, 시중에서 150만 원이면 반자동으로 개조할 수 있다.
내년 중 부분변경 거친 마스터가 들어온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같은데, 디자인 다듬고 장비를 더한다. 가격은 오르고 혜택은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1~11월, 마스터 국내 판매는 3,094대. 2019년이 끝나가는 지금, 밴은 재고가 거의 바닥났고, 버스는 좀 남았다. 마스터를 고민 중이었다면, 지금이 좋은 기회다. 개인적으론, 지금 디자인이 더 예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