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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시승했다. 매년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신차를 시승하고 글로 남기는 것은 즐거운 일인데, 국내에는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4월 초 벚꽃 만개는 남쪽에서 시작돼 북쪽으로 만개 시기가 옮겨간다.

이번 시승은 봄철 벚꽃이 만개한 다양한 드라이빙 코스를 찾아나섰다. 대표적인 벚꽃길은 춘천 부귀리 벚꽃길(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북산면 부귀리 산115-7), 여주 흥천 남한강 벚꽃길(경기 여주시 흥천면 귀백리 38-8)이 유명한데, 닭갈비나 아울렛 쇼핑과 연계하면 좋다.

또한 서산 개심사(충남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로 321-86)는 인근 서산목장, 해미읍성 등 드라이브 코스를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청양 장곡사 벚꽃길(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길 241)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선정된 곳으로, 약간의 와인딩 코스를 즐길 수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25년형 출시와 함께 온스타 서비스를 선보이며 원격 제어와 차량 진단을 제공해 연결성이 강화됐다. 또한 트랙스 고유의 스타일과 여유로운 공간, 그리고 주행감각은 고속도로와 국도, 직선과 굽은 길을 포함한 벚꽃 드라이브에 어울리는 선택지다.

시승차는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 모델이다. 액티브 트림 전용 외장컬러 어반 옐로우가 적용됐으며, 액티브(2821만원) 트림에 테크놀로지 패키지(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파워 리프트게이트, 75만원)와 선루프(70만원)이 추가된 풀패키지로 차량 가격은 2966만원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전장 4540mm, 전폭 1825mm, 전고 1560mm, 휠베이스 2700mm의 크고 와이드한 차체를 갖는다. 동급 경쟁차 중 실내공간이 넓은 셀토스의 전장 4390mm, 휠베이스 2630mm 보다 차체가 크고, 실제 실내공간에서도 여유로워 준중형 SUV에 가깝다.

장거리 드라이브에서는 시트포지션이 중요하다. 피로감을 좌우하기 때문인데,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안정적인 포지션을 제공한다. 쉐보레가 잘하는 부분 중 하나다. 풀 화면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되며, 스티어링 휠 열선, 1열 시트에는 열선과 통풍이 함께 적용된다.

정차시 엔진의 소음과 진동의 실내 유입은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소음에 대한 역위상 사운드를 방출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이 전 트림 기본인데, 이는 국산차 최초다. 과거 3기통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걱정될 수 있지만, 이제 기술적으로 안정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일상주행에서의 가속은 꽤나 빠르게 속도를 높여간다. 1.6 가솔린 자연흡기 보다는 빠르고, 과거 i30 1.4 터보와 유사한 퍼포먼스다. 저회전부터 발생되는 22.4kgm의 최대토크는 2.4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 수준이다. 정지에서 100km/h 가속은 8초 후반을 마크한다.

풀가속에서는 180km/h 넘어서까지 쉬지 않고 가속한다. 배기량을 고려하면 대단한 가속력이다. 최고속도는 계기판 기준 197km/h 부근에서 제한된다. 고회전을 사용한 급가속시 엔진 소음 유입은 다소 많아진다. 하지만 초고속영역에서의 실내 정숙성은 중상급 이상이다.

파워트레인은 1.2리터 3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139마력(5000rpm), 최대토크 22.4kgm(2500-4000rpm)를 발휘한다. 18인치 휠 기준 공차중량 1330kg, 국내 복합연비는 12.3km/ℓ(도심 11.2, 고속 14.0)다. 3종 저공해차 혜택이 가능하다.

운전보조장치는 장거리 피로감을 줄여주는 요소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부드럽게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조절한다.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경고와 제동을 지원한다. 엔트리 트림에서도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더하는 가격은 40만원에 불과해 역대 국산차 중 최저가다. 

주행감각은 견고한 차체를 기반으로 다소 단단한 감각을 전한다. 이는 쉐보레 고유의 특성으로 고속주행시 최고속도까지 유사한 감각을 이어가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중저속 일상주행에서는 롤을 다소 허용하는 부드러운 감각이 전달되는데, 패밀리카로도 무난한 수준이다.

가족과 함께 이동시에는 2열 레그룸이 중요하다. 트랙스는 상위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 대비 60mm 긴 휠베이스가 2열 공간에서 그대로 확인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헤드룸에서 보다 여유로운 설정이다. 실내공간에서의 비교우위는 현대차나 기아보다 앞서는 모습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GM은 2024년 1분기 미국내 소형 SUV 판매량에서 39.5%를 차지했는데, 트랙스 크로스오버(18.6%), 트레일블레이저(11.5%)가 탑3에 올랐다. 2023년 한국의 최다 수출 모델도 이들 차종이다. 

2023년 수출량은 트랙스 크로스오버(21만6833대), 트레일블레이저(21만4048대)에 달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국내외 전문가 집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2024 베스트 10 트럭 & SUV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2024 잔존가치상, 2024 대한민국 올해의 차에도 올랐다.

GM은 2022년 10월 한국 출범 20주년을 맞아 한국내 성장 비즈니스 전환을 위한 전략과 목표를 제시했다.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트랙스 크로스오버) 생산을 위한 최신식 설비투자를 창원공장에 단행하고, 쉐보레-캐딜락-GMC의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판매 확대를 도모한다.

쉐보레는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1년여만에 2025년형 모델을 선보였다. 2025년형 트랙스는 스타일을 강조한 레드라인 트림(2595만원)이 새롭게 더해졌으며, GM의 혁신적인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앱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온스타(OnStar) 서비스는 모바일 앱을 통해 원격 제어(시동, 도어 잠금, 경적&비상등)와 차량 상태 정보(주행기록, 타이어 공기압, 연료량, 엔진오일수명, 연비), 그리고 차량 진단 기능을 제공한다. GM 한국법인은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순차적으로 온스타 서비스를 적용한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소형 SUV 카테고리에서 가장 큰 차체와 여유로운 주행감각을 지녔다. 2천만원대에서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였지만, 가족과의 드라이브에서 중요한 정숙성과 공간, 그리고 수동적 안전성과 능동적 안정장비를 갖춰 매력적인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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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경도로 가는 카페리다. 시승을 목적으로 간 여행이 아닌 탓에 사진이 부실하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남 여수를 다시 갔다. 자동차와 무관한 일로 4년째 3월 끝자락에 여수를 찾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도 여수는 매년 다른 모습으로 손님을 맞는다. 유채꽃, 동백, 개나리, 목련, 벚꽃이 핀 정도가 매년 달랐다.

올해는 개나리며 진달래까지 드문드문했다. 기후 변화가 실감 난다. 동행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올해 타는 차도 달라야 했다. 어떤 차종을 선택할지 논쟁은 없었다.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로 만장일치다. 그 때 기억을 더듬어 요즘 하이브리드를 왜 대세로 보고 있는지 알아 보려고 한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최대 장점은 공간이다. 4열, 9인승 시트의 끝자리만 접으면 부피가 큰 4개의 골프가방과 보스턴백, 여행용 가방 여러 개가 여유 있게 실린다. 3열 시트 쿠션의 팁업, 롱 슬라이딩만으로도 엄청난 공간이 나온다.

기름 넣을 때 되지 않았어? = 믿거나 말거나 3열까지 모두 접으면 8개의 골프가방과 보스턴백이 그 공간에 다 실린다. 시트 베리에이션이 버튼이나 로프로 간단하고 쉽게 이뤄진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동승한 이들이 더 마음에 들어 했던 건 2열 독립 시트였다.

경유지를 들르고, 여수에 닿아 또 여기저기를 오가며 다시 서울로 900km를 달리면서 누구 하나 시트나 공간에 대해 불평을 하지 않았다. 더 놀란 건 연비다. 서울 방향으로 달리면서 중간중간 "기름 넣을 때 되지 않았어"라는 말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운전하는 이는 그때마다 "아직 여유가 있다"라고 했다.

실제 서울 만남의 광장(경부고속도로)에 도착했을 때 카니발 하이브리드 계기반에는 주행 가능 거리 120km를 표시하고 있었다. 하이브리드의 연료 효율성, MPV의 강점인 공간, 패밀리카에 최적화한 시트가 1000km에 달하는 여정을 완벽하게 만들어 줬다. 하이브리드라서 가능한 얘기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너 좀 비켜봐! = 하이브리드 돌풍은 작년 후반기 불기 시작했다. 유럽은 진즉 그랬고 전기차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미국에서 늦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하이브리드 수요가 급증했다. 국내라고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국내 친환경 차 판매 대수는 사상 처음 40만 대를 돌파했고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비중이 60%를 넘는다.

완성차들이 공격적으로 차종을 늘리면서 올해 하이브리드 국내 수요는 연간 60만 대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승용 차종만 놓고 보면 순수 내연기관차 비중과 비슷해지거나 넘어설 수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최고 인기 모델인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최소 7개월,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1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기 기간은 무려 1년, 그리고 대부분 모델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출고 대기 기간은 적어도 6개월 이상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완성차, 전기차 속도조절...하이브리드 집중 = 올해 월간 신차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은 30%를 넘기고 있다. 아직은 휘발유가 40% 이상으로 가장 높기는 하지만 역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요 증가세가 워낙 빨라서다. 작년 1월까지만 해도 하이브리드 비중은 17% 수준에 불과했지만 12얼 28%로 상승했고 올해 30%를 돌파했다.

전기차와 같은 불안감 없이 경제적인 보유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한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로 눈을 돌린 것이다. 1000km를 추가 주유 없이 달린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모든 장점을 보여준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복합 13.5km/ℓ((도심 14.0/고속도로 12.9km/ℓ() 연비에 72리터의 연료 탱크 용량을 갖고 있다. 대부분 고속도로를 달리고 계산상 1000km를 달리는데 부족한 수치지만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120km를 더 달릴 수 있었다.

보조금을 받아도 비싸고 충전 불편까지 감수해야 하는 전기차 대안으로 내연기관차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연료 효율성을 갖춘 하이브리드 선택은 앞으로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시장이 변화하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글로벌 완성차들도 전동화 전략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하이브리드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ℓ당 연료비, 하이브리드 119원...휘발유 185원

하이브리드도 비싸긴 하다. 동종의 동급 차종을 기준으로 하면 수백만 원 추가 부담을 해야 한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도 터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면 455만 원이 추가된다. 그 돈을 더 줘도 경제성이 있는지 이제부터 꼼꼼한 계산이 필요하다.

카니발 시그니처(9인승) 가격은 4250만 원이다. 터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면 455만 원 추가한 4705만원이 된다. 각각 2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해서 기름값을 보자. 연비는 3.5 가솔린 9인승이 9.0km/ℓ(복합/9인치 타이어),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14.0km/ℓ(9인승/18인치 타이어)다.

3.5 가솔린은 연간 2220ℓ로 370만 4074원, 1.6 터보는 1428ℓ로 238만 476원의 연료비를 지출한다. 차이는 132만 3598만원, km당 연료비는 각각 185원, 119원으로 66원 차이가 난다. 3년 조금 더 타면 찻값 상쇄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오피넷 4월 2주차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가 1667원)

카니발 하이브리드만의 얘기가 아니다. 같은 차종의 동급 모델 간 파워트레인에 따라 대부분 비슷한 차이가 난다. 주행거리가 길면 길수록 이런 계산의 장점이 뚜렷해진다. 연간 주행거리가 짧은 경우 가격 차이를 상쇄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중간에 되팔 경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가 대세라는 말에 현혹될 것 없이 자신의 운행 여건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1.6 터보 하이브리드의 '힘'을 의심하는 얘기가 있다. 카니발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합산 출력 245마력, 최대 토크는 37.4kgf.m를 발휘한다. 가솔린과 배기량에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성능 수치의 차이는 크지 않다. 먼 길을 함께한 4명의 운전 교대자 누구도 '힘'을 지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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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풀-사이즈 SUV, 타호가 국내에 상륙했다. 쉐보레 타호는 현재 국내에서 대형 SUV로 취급되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나 기아 모하비, 쌍용 G4 렉스턴 보다도 더욱 큰 SUV로, 포드 익스페디션과 경쟁하는 모델이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타호의 상륙과 맞물려,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격이 다른 정통 미국식 풀사이즈 SUV, 쉐보레 타호를 시승하며 그 매력을 알아본다. 시승한 쉐보레 타호는 최상위 트림에 속하는 '하이 컨트리(High Country)'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9,253만원.

풀-사이즈 SUV(Full-size SUV)란, '크기'에 대한 개념이 남다른 미국에서 진짜배기 '대형'으로 취급하는 체급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대형 SUV로 분류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의 경우에는 '3열 좌석을 갖춘 중형 SUV(3-Row Mid-Size SUV)'로 취급되며, 기아 텔루라이드 역시 이 분류에 해당된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중에 있는 풀사이즈 SUV는 쉐보레 타호를 비롯해 GMC 유콘, 포드 익스페디션, 지프 왜고니어, 토요타 세쿼이아, 닛산 아르마다 등이 있다. 한국지엠에서는 타호를 두고, '초대형 SUV'로 칭한다.

쉐보레 타호의 외관은 그야말로 '웅장'하다. 온갖 시각적 트릭을 동원해 어떻게든 커 보이게 하려고 기를 쓰는 흔해 빠진 크로스오버 SUV들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다. 일단 크기부터가 남다르다. 쉐보레 타호는 길이만 5,350mm에 폭은 무려 2,060mm에 달하며, 높이는 1,925mm에 이른다. 이렇게 차원이 다른 크기로 인해, 행사 진행을 위해 동원된 쉐보레 트래버스가 작아 보일 지경이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동급 최대 사이즈로 이른 바 '슈퍼 SUV'를 자처한 바 있는데, 그 트래버스조차 초월하는 몸집을 가진 것이다. 한정된 몸집 안에서 더 크고 웅장해 보이려고 기를 쓰며 사람의 시각을 속이려 드는 수많은 중형급 SUV들과는 차원이 다른 첫 인상이다.

쉐보레 타호는 크기만 웅장한 것이 아니다. 차체의 외관을 이루는 디자인 또한 그 압도적인 크기를 십분 활용한 느낌이다. 전면부는 쉐보레 전통의 시그니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듀얼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을 현대적으로 세련미 있게 재해석하여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나올 법한 거대 로봇의 얼굴을 연상시킨다. 수평향의 기조를 크게 강조하면서도 군데군데 입체감을 잘 살려 실로 다부진 인상을 받는다.

측면에서는 절제가 잘 이루어진 차체 형상이 눈에 띈다. 마치 근육질의 프로레슬러가 잘 재단된 맞춤 정장을 갖춰 입은 모습과도 같다.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아 은은하게 우러나오는 볼륨감과 절도 있게 끊어지는 라인을 통해 튼튼해 보이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5,350mm에 달하는 길이가 그제서야 실감이 되면서 실로 '미국스럽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여기에 A필러 뿌리 부근에 큼직하게 붙여 둔 하이컨트리 엠블럼과 직경 22인치에 달하는 알로이 휠로 그 크기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뒷모습에서는 전통적인 쉐보레 대형 SUV들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이다. 단순하게 조형되어 있으면서도 군데군데 볼륨감을 주어 입체적이고도 단단한 느낌을 살려준다. 정말로 두터운 장갑판이 삽입되어 있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크고, 단단하고, 우람한 모습이 '마초스럽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남성적이다.

내부는 거대한 몸집에 걸맞게 전방위로 널찍한 느낌이다. 이전까지의 쉐보레 SUV들은 우락부락한 덩치에 비해 다소 좁은 느낌의 실내공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반해, 신형의 쉐보레 타호는 확실히 덩치에 걸맞은 공간을 가진 느낌이다. 대시보드는 수평향으로 쭉쭉 뻗어 있으면서도 두툼한 형상으로 디자인되어 SUV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한 편, 내장재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수준으로 잘 꾸며진 느낌이다. 물론 버튼과 다이얼 같은 디테일의 경우에는 너나할 것 없이 투박하고 큼지막하게 만들어져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운전중에도 조작이 편하고 직관적이다. 여기에 쉐보레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되어 편의성 높은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변속 장치의 경우에는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전통의 칼럼식 대신, 버튼식 변속장치를 적용하였다. 하지만 버튼들의 위치는 칼럼시프트 방식을 사용했을 때의 위치와 거의 같은 곳에 위치하여, 운전대에서 손이 떨어지는 시간이 짧다. 또한 P(주차)레인지와 N(중립)레인지는 누르는 버튼으로, R(후진)레인지와 D(전진)레인지는 당기는 버튼으로 설계하여 오조작의 위험성을 낮췄다.

좌석은 쉐보레 타호의 최고급 사양 모델 답게 편안한 착좌감을 선사한다. 두텁게 설계된 착좌부와 등받이 덕분에 튼실하게 신체를 지지해 주는 느낌과 더불어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조절 기능과 함께 3단계 통풍기능도 적용된다. 편안한 착좌감을 자랑하는 시트 덕분에 장시간의 주행에도 몸이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

2열 좌석은 독립식으로 설계되어 있어, 우수한 거주성과 더불어 좋은 착좌감을 제공한다. 시트의 질감은 약간 부드러운 편에 속하고, 신체 또한 든든하게 지지해 준다. 또한 양쪽에 전용의 팔걸이까지 제공하며, 수동 레버를 이용해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전후 슬라이딩 역시 가능하다. 2열 좌석에는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3열 좌석은 덩치에 맞게 상당히 넉넉한 편이다. 의외로 성인도 승차할 만한 거주성을 제공하는 쉐보레 트래버스보다도 더 넉넉하게 느껴진다. 적어도 2열좌석에 탑승한 사람이 약간만 양보해 준다면 미니밴에 버금가는 거주성을 경험할 수 있다. 최근의 미니밴 모델들 중에는 3열좌석의 크기와 기능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타호의 3열 좌석은 충분히 용인할 만한 편의성과 거주성을 제공한다고 본다.

트렁크 공간 역시 압도적이다. 3열좌석까지 모두 전개했을 때의 기본 적재공간만 722리터에 달하는 데다, 3열좌석을 접는 순간 2,056리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2열좌석까지 모두 접어버린다면, 미니밴마저 능가하는 3,480리터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한 쉐보레 타호는 최상위 트림에 해당하는 하이컨트리 모델로, GM의 LS2 스몰블록 계열의 6.2리터 V8 OHV 자연흡기 엔진을 심장으로 삼는다. 쉐보레 카마로 SS,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물론, 쉐보레의 풀사이즈 픽업트럭 실버라도에도 사용되는 이 엔진은 426마력/5,600rpm의 최고출력과 63.6kg.m/4,100rp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변속기는 동사의 픽업트럭 모델에도 사용되는 자동 10단 변속기가 적용되며, 구동방식은 정통 SUV다운 파트타임 사륜구동을 사용한다. 이 사륜구동 시스템은 평상시에는 풀타임 사륜구동으로 작동하다가도, 운전자가 원하는 때에 사륜구동으로 고정시킬 수 있음은 물론, 저속트랜스퍼 케이스까지 갖추고 있는 '진짜배기'다.

이번에 시승한 쉐보레 타호는 먼저 정숙성부터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실내의 방음처리가 상당히 충실하게 이루어진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특유의 진동이 발생하는 V8 엔진의 특성을 잘 억제한 것이 인상적이다. V8 엔진은 카운터 웨이트 및 배기가스 간섭 등의 문제로 특유의 강한 진동이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V6 엔진이나 V12 엔진에 비해 회전질감이 거칠고 진동이 심한 편이다. 하지만 타호에 적용된 V8 엔진은 정교한 전자제어에 힘입어 불쾌한 진동은 줄이고, V8 특유의 음색과 질감은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타호의 정숙함은 정차했을 때 뿐만 아니라 도로로 나서서 주행을 하고 있을 때에도 일관되게 이어지며, 고급 브랜드의 SUV들에 전혀 밀리지 않는 정숙함을 느낄 수 있다. 잔잔하게 기분 좋은 맥동을 전해주는 V8 엔진의 질감은 덤이다.

승차감 또한 아주 편안하다. 그러면서도 차 자체가 굉장히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 덕분에 어디를 가든 마음 편하게 차를 몰 수 있다. 미국식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한 편,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의 도움으로, 지나치게 느슨하거나 대책없이 넘실거리는 등,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은 제법 깨끗하게 걸러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 여유로우면서도 적당히 안정감까지 확보한 승차감은 유럽산 고급 브랜드의 SUV들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과는 세계관이 다른 느낌이다. 우열의 의미가 아닌, 서로 전혀 다른 색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가속력은 준수하다. 넉넉한 V8 엔진에서 우러나오는 동력성능은 공차중량만 2.5톤을 넘기는 쉐보레 타호에게 충실한 추진력을 제공한다. 고전적인 푸시로드식 OHV 방식의 V8 엔진이 뿜어내는 나지막하면서도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음색과 맥동이 가속을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미국 기준으로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의 0-60mph(약 96km/h) 가속 시간은 6.5초로, 여느 고성능 SUV 부럽지 않은 순발력을 가진다. 단, 가속이 아주 득달같이 이루어지는 느낌은 아니다. 시종일관 여유로움으로 일관하는 자동 10단 변속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진 자체의 힘이 워낙 넉넉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변속과정이 답답하게 느껴질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쉐보레 타호는 워낙 큰 몸집과 육중한 몸무게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코너링에서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 전통적인 바디-온-프레임 방식을 사용한 쉐보레 타호는 섀시 강성은 실로 든든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방식의SUV이기 때문에 둔중하고 무게중심이 높아, 구불구불한 산악도로나 급격하게 감겨 들어가는 램프 구간에서는 몸을 충분히 사릴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기본기 자체가 빠지는 편은 절대 아니다. 되려 이 정도의 체급을 가진 차의 코너링 실력으로는 합격점 이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비교적 괜찮은 제어력을 보여주는 덕분이다. 단, 브레이크의 경우에는 다소 아쉬운 느낌을 준다.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무리가 전혀 없지만 급제동 시에 밀리는 느낌을 종종 받게 되며, 내리막길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해진다. 전륜에 적용된 브레이크 시스템의 용량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 아쉽다.

그렇다면 오프로드 성능은 어떨까? 한국지엠은 이번 미디어 시승행사를 위해 기착지인 양지파인리조트에 특설 오프로드 코스를 마련했다. 이 코스에서 취재진은 쉐보레 타호의 험로주파능력을 살펴볼 수 있었다. 6.2리터 V8 엔진과 유연한 10단 자동변속기, 고전적이지만 신뢰도 높은 바디-온-프레임 차체구조, 그리고 저속트랜스퍼케이스까지 갖춘 정통 SUV 타호는 양지파인리조트의 슬로프를 아무런 무리 없이 오를 뿐만 아니라, 불규칙하게 구덩이가 파여진 구간이나 진창이 된 구간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돌파능력을 선사한다.

여기에 오프로드 전용의 정보창도 마련되어 있고, 내리막 주행 보조장치 등의 안전장치도 충실하며, 차고조절이 가능한 에어서스펜션까지 적용되어 보다 안전하게 오프로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차량의 체급 상, 굉장히 크고 무겁기 때문에 비좁은 임도나 큰 돌이 많은 계곡 등에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국내에 출시된 쉐보레 타호는 다양한 능동안전장비를 갖추고 있다. 전방 보행자 감지(Forward Collision Alert) 및 제동 시스템(Automatic Emergency Braking)을 시작으로 4대의 카메라로 차량 외부를 360도 모든 각도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경고 시스템, 차선 변경 경고 시스템 및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이 기본적용되어 있으며, 여기에 고급 브랜드인 캐딜락 차종에서나 볼 수 있었던 운전석 시트 햅틱 경고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이 외에도 스마트 하이빔, 힐스타트 어시스트 등 다양한 장비들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더욱 안전한 주행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상품성도 크게 신경 썼다.

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저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헤비듀티 엔진오일과 변속기 오일 쿨러, 히치뷰 카메라 기능, 트레일러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등, 보다 손쉬운 견인주행을 돕는 장비들이 모두 기본으로 적용된다. 이렇게 충실한 견인관련 하드웨어를 갖춘 쉐보레 타호는 최대 3,402kg의 견인중량을 가져, 현재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 거의 모든 카라반을 견인할 수 있으며, 중소형 크루즈 보트도 견인할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한 쉐보레 타호는 모든 면에서 그야말로 '격이 다른' 편안함과 감성을 제공하는 SUV다. 현재 국내에서 '대형 SUV'임을 내세우고 있는 현대 팰리세이드나 쉐보레 트래버스 등이 조그맣게 느껴질 정도로 압도적인 몸집을 시작으로, 실내공간, 승차감, 주행감각 등, 모든 면에서 '체급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현대적인 크로스오버 SUV들과는 직접 비교가 불가능한 아메리칸 풀-사이즈 SUV 고유의 매력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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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올 뉴 기아 니로

사전계약을 통해 공식 출시 3일 만에 인수한 니로 하이브리드를 운행한 지 보름이 지났다. 평일 늦은 시간, 주말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누적 주행거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도 받은지 정확히 보름 만에 1000km 주행을 넘었다. 이 정도 추세라면 연간 주행거리 2만km도 어렵지 않게 넘을 수 있을 듯 하다. 긴 주행거리에도 끝판왕인 연비 덕에 유류비 걱정은 없다. 롱텀시승기 1편에 니로를 3500만원대에 구매하기로 했다고 적었더니 댓글에 '호구됐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1000km를 주행해보니 불길했던 호구 생각이 싹 가신다.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신차 길들이기 주행거리는 1000km다. 사용 설명서에 ‘신차 길들이기’라는 별도의 소제목까지 달아놨다. 그만큼 길들이기가 자동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매뉴얼에는 ‘급출발, 급정거를 자제하고 4000rpm이 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주행을 하면서 길들이기에 목숨을 걸진 않았지만 높은 연비를 위해서 최대한 부드러운 운전을 진행했다. 자연스레 3500rpm을 넘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보름 만에 길들이기를 끝냈다. 1000km를 넘었지만 운전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없다. 차량 성격에 맞게 얌전한 주행을 계속할 예정이다.

디 올 뉴 기아 니로

신형 니로의 가장 큰 만족도는 연비다. 빌트인캠을 적용하지 않고 18인치 휠이 들어간 내 차의 공인 복합 연비는 리터 당 19.1km다. 스타일을 포기하고 16인치 휠을 끼우면 연비는 20.8km/L까지 올라간다. 국내 SUV 중 최고 연비다.

계기판에는 3가지의 트립 정보창이 있다. 첫번째 트립은 출고부터 리셋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트립을 초기화하지 않고 주행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두번째 트립은 주유를 할 때마다 리셋을 진행한다. 세번째 트립은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초기화된다. 첫번째 트립은 평균연비 19.0km/L를 기록 중이다. 인도 초반 선팅샵에서 공회전을 돌려 연비가 낮았지만 지속적인 주행으로 연비가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구매 후 주유는 총 2번 진행했다. 출고 시에 기름의 잔량은 약 4분의 1 정도다. 인도 첫날 남아있는 기름의 절반 정도를 사용하고 주유를 하니 40L가 들어갔다.(연료탱크 42L) 첫번째 주유 후 기름 4분의 3정도를 사용하고 두번째 주유를 진행했다. 약 30L를 사용하면서 평균 연비는 트립 컴퓨터를 기준으로 19.5km/L가 나왔다. 주행거리를 주유량으로 나눠보니 리터당 19.2km를 주행했다.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 주유기에 따라 나오는 오차범위 수준이다. 아직 길이 들지 않고 날씨가 추워 히터를 키고 다녔음에도 공인연비를 상회한다.

디 올 뉴 기아 니로 길들이기

1000km를 주행했더니 약간의 품질 문제도 보인다. 앞쪽 대시보드 양쪽에서 플라스틱 소리가 간혹 들려온다. 조립 완성도가 높지 않아 발생하는 소음인 듯하다. 트렁크 좌우 단차가 손가락이 들어갈만큼 생각보다 넓지만 다행히 물이 새지 않아 수리는 맡기지 않을 생각이다. 오히려 수리를 진행하면 문제가 더 커지는 일이 생기곤 한다.

한가지 옵션 부재가 아쉽다. 바로 무선 폰 커넥티비티 기능이다.  차량 센터페시아에 악세사리 부착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충돌 사고시 악세사리가 떨어지면서 탑승자에게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서다. 또한 깔끔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그 흔한 방향제조차 부착하지 않았다. 애플 카플레이를 연결하기 위해 늘 지렁이 같은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만 무선을 지원한다..

2세대 니로는 특이한 옵션 구성을 갖고 있다. 내비게이션을 선택하지 않아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가 적용될 경우 무선 폰 커넥티비티(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오히려 내비게이션을 선택할 경우 해당 기능을 유선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현대기아 다른 모델도 그런 경우가 많다.

대신 자체 앱에 있는 뮤직 스트리밍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유료다. 저렴하지도 않다. 지니와 멜론을 사용할 수 있다. 각 스트리밍 사이트의 이용권은 기본이고 차량 데이터 이용료를 기아 커넥트를 통해서 매달 결제해야한다. AAC+ 음질은 월 3300원, 그 이상의 음질은 월 9900원이다. 데이터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1분 미리듣기만 가능하다. 너저분한 케이블을 치우기 위해 AAC+ 음질을 결제했다. 문제는 로딩 속도다. 3G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다. 음악이 넘어갈 때 로딩 시간이 최대 5초 이상 소요된다. 결국 유선 케이블을 다시 꺼내들었다.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는 1주일만에 해지를 신청한 상태다.

결과적으로 아쉬운 점은 기계장치가 아니라 앱과 연동되는 커넥티비티다. 현대기아의 가장 아픈 점이기도 하다. 기계적 완성도는 높지만 MZ세대가 선호하는 부분에서는 약점을 보인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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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형 쉐보레 트래버스가 국내 시장에 출시가 되었다. 쉐보레는 지난 1월 26일부터 쉐보레 트래버스의 사전계약을 실시한 바 있으며 현재는 최상급 트림인  하이컨트리(High Country) 모델에 한해 정식으로 계약을 받고 있다. 쉐보레는 트래버스의 본격적인 출시와 더불어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준비했다. 새로워진 쉐보레 트래버스, 그 중에서도 프리미엄급에 준하는 구성을 갖춘 하이컨트리 모델을 시승하며 그 매력을 짚어보고자 한다.

새로워진 쉐보레 트래버스의 외관은 지난 2020년에 공개된 것과 동일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기존의 쉐보레 트래버스는 현행의 쉐보레 디자인 언어와 괴리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선이 굵은 스타일에 단순한 디테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현행의 2세대 트레일블레이저는 현행의 중형 SUV 블레이저(Blazer)와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Trail Blazer) 등 보다 앞서서 출시가 된 모델이었기에, 최신 모델들과의 디자인적인 공통점을 확보하고 상품성을 제고하기 위해 변화를 꾀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새로워진 모습의 쉐보레 트래버스는 현행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반영하고 있다. 현행 쉐보레 SUV 라인업의 디자인언어에서 나타나는 날카로운 느낌의 디테일과 더욱 과감하고 화려해진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이 덕분에 수더분한 인상을 주었던 기존 쉐보레 트래버스보다 더욱 대담해진 분위기다.

특히 전면부 디자인의 변화가 크다. 신형의 트래버스는 블레이저 및 트레일블레이저에서 나타나는 상하 분리형 헤드램프를 어느 정도 재현하고 있다. 헤드램프의 기본적인 구조는 바뀌지 않았지만 이것만으로도 현행 쉐보레 SUV라인업과 일체감을 이루는 데에는 충분하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경우에는 상하가 분리된 형상을 채용했고 그 위아래로 총 5개의 가로줄을 삽입했다. 이 가로줄은 사양에 따라 통상의 크롬 장식, 혹은 브론즈 컬러의 장식으로 교체할 수 있는데, 이번에 시승하게 된 하이컨트리 모델은 이 가로줄이 브론즈 컬러로 마감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뒷모습에서 바뀐 부분은 테일램프다. 물론 기본적인 틀은 크게 변형되지 않았지만 내부구조를 트레일블레이저에서 볼 수 있었던 스타일의 면발광형으로 변경하여 한층 세련되고 날카로운 느낌을 주었으며, 위아래로 나뉘어져 있는 스타일을 취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새로운 디자인의 6-스포크 스타일 알로이 휠을 적용해 한층 세련된 감각을 뽐낸다.

인테리어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구조는 거의 변화가 없지만 디테일에서 몇 가지가 달라졌다. 말리부 등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새로운 풀 TFT LCD 계기반과 더불어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편의성과 시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여기에 고급 트림인 하이컨트리의 경우, 부분부분마다 스웨이드 마감재를 적용하여 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시트에 적용되는 마감재 역시 변경되어 한층 향상된 감성품질을 제공한다. 새로운 트래버스에는 쉐보레의 신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무선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와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동시에 지원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새로운 트래버스의 전좌석에는 모두 USB4 포트가 적용된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여전히 동급에서 최상의 공간과 거주성을 제공한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동급에서 가장 큰 몸집을 가진 SUV로, 이를 십분 활용한 넉넉한 공간이 특징이다. 대형 SUV에 미니밴의 성격을 접목한 트래버스만의 개성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판매되는 쉐보레 트래버스는 기존에 사용했던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사용한다. GM의 3.6리터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자동 9단 변속기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 직분사 기구를 채용한 3.6리터 가솔린 엔진은 314마력/6,800rpm의 최고출력과 36.8kg.m/2,8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구동방식은 전륜구동을 기반으로 하는 상시사륜구동(AWD)을 사용하며, 견인운행을 위한 별도의 주행모드와 지형감응장치를 제공한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적어도 정숙성 면에서는 기존과 다를 것이 없다. 물론 이것은 나쁜 의미가 아니다. 기존에 이미 훌륭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여준 바 있기 때문이다. 파워트레인 뿐만 아니라 외부소음까지 충실하게 막아주는 N.V.H 대책 덕분에 트래버스는 고급 SUV 부럽지 않은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

승차감 또한 여전히 편안하다. 하지만 그 편안함의 '결'은 확실히 달라졌다. 기존에는 일상운행부터 비포장 도로 환경까지 고려한, 철저한 미국식 패밀리 SUV의 전형을 보여주는, 부드러운 질감으로 일관했다. 허나 이러한 승차감은 탑승자의 성향에 따라서 자칫 '출렁대는' 느낌으로 비춰질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트래버스의 승차감은 사뭇 다르다. 기존 대비 좀 더 타이트하고 단단해진 느낌이기 때문이다. 큰 요철에서는 다소 강하게 충격을 받아내더라도, 차량의 자세를 쉽게 무너뜨리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온로드 주행에 훨씬 비중을 두고 있는 설정이라고 생각되며, 포장도로가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교통환경에는 이쪽이 더 잘 어울린다고 본다.

가속성능은 여전히 준수하다. 314마력의 3.6 V6 엔진과 자동 9단 변속기 조합은 다소 여유를 부리는 느낌이 있지만 길이만 5미터를 훌쩍 넘고 몸무게는 2톤을 넘나드는 트래버스를 추진시키기에 한 점의 모자람도 없다. 가속 페달에 힘을 줄 때마다 기운 찬 느낌으로 차를 밀어주는 느낌은 여전히 좋다. 고속 주행 중의 직진안정성 역시 여전히 뛰어나다.

코너링에서는 조금 더 탄탄해진 서스펜션 설정 덕분인지, 차를 다루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체급을 뛰어넘는 몸집을 가진데다, 기본적으로 편안한 일상 운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설정이기에 한계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기존 트래버스의 느슨하고 둔중한 느낌보다는 적잖이 개선이 이루어진 느낌이기에 이 부분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이 뿐만 아니라 기존에 가장 큰 아쉬운 점으로 지적받았던 능동안전장비의 대폭적인 강화가 눈에 띈다. 2022년형 쉐보레 트래버스는 이번에 시승한 하이컨트리 트림 뿐만 아니라 국내 판매되는 전 트림에 15종의 능동안전장비를 기본으로 적용하여, 상품성과 경쟁력 면에서 큰 진보가 있었다. 자동 긴급제동장치를 비롯하여 차선이탈 방지장치, 전방 추돌 경고, 자동 하이빔, 차간거리 조절 기능,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아울러 쉐보레 트래버스는 동급에서 최상급의 견인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일단 견인 봉을 장착할 수 있는 체결부를 전차종에 기본으로 제공하며, 미국식 7핀 커넥터 또한 기본으로 제공한다. 최대견인중량은 2,268kg으로, 최대 3톤 이상까지 견인 가능한 여타 SUV 보다는 다소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만 돼도 국내에서 시판되는 카라반들은 대부분 견인이 가능하다. 고중량의 미국식 트레일러들의 경우에는 다소 제약이 있을 수 있으나, 중량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유럽식 카라반은 소형부터 대형급까지 문제 없이 견인 가능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트레일러의 체결부터 견인, 그리고 주차까지 폭넓게 도와주는 다양한 보조기능들이다. 룸미러의 경우에는 초광각 카메라를 이용한 전자식 룸미러를 제공하는데, 이는 통상적인 거울형을 사용하는 경우, 트레일러의 크기로 인해 생기는 사각(死角)으로 인해 룸미러를 사실 상 못 쓰게 되는데, 이 전자식 룸미러는 한층 넓은 범위를 보여주기 때문에 트레일러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후진시 차량의 견인봉 위치를 나타내주는 인디케이터가 마련되어 있어, 혼자서도 비교적 안전하고 정확하게 트레일러 체결이 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라 트레일러 체결을 마친 뒤에는 전용의 견인주행 모드(Tow/Haul 모드)를 제공하여 변속기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면서도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견인주행이 가능하다.

새로운 얼굴과 대폭 개선된 상품성으로 거듭난 쉐보레 트래버스는 국내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동급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와 다시금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세그먼트를 초월한 차체 크기와 광활한 내부공간, 다양한 레저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견인주행 하드웨어, 그리고 동급 차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품성까지 두루 겸비한 2022년형 쉐보레 트래버스는 올 한 해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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