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비 오는 날의 수채화’ 속으로 빠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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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하나가
창틀에 터억
걸터앉는다

잠시

나의 집이
휘청- 한다

강은교의 시 <빗방울 하나가>의 전문이다. 짧은 시이지만 읽을 때마다 매번 사람을 휘청, 하게 만드는 아주 힘 센 시다. 장마를 알리는 빗줄기가 시작되었다. 비 오는 날엔 시인의 눈으로 빗줄기를 바라보자. 맑은 날엔 경험치 못하는 분위기와 깊이가 빗속에 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에 있는 일영 허브랜드는 언제 찾아가도 산뜻한 곳이지만 비 오는 날에는 그 분위기가 더욱 그윽해지는 곳이다. 시인 마종기는 그의 시 <비 오는 날>에서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다고 나직이 속삭이고 있는데, 이곳에 가면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이 확연히 들리는 초록 숲길이 펼쳐지고, 그 길을 따라 가면 각종 허브향이 품어내는 은은한 향기가 온몸에 산뜻한 기운을 충전시켜 준다.

행정구역으로는 경기도 양주시와 고양시 경계에 위치하고 있지만 서울 은평구 구파발에서 지척인 거리에 있는 허브랜드는 1만여 평의 부지가 온통 허브향으로 가득한 허브천국이다. 아름드리 미루나무가 수문장처럼 주변을 지키고 선 그곳엔 테마별로 꾸며진 테마 가든과 산책로, 분수를 뿜어내는 연못, 식물원을 비롯해 레스토랑과 허브숍도 자리하고 있다.

테마 가든은 피로회복에 효과적인 라벤다 가든, 우울한 기분을 해소시켜주는 허브의 왕으로 불리는 로즈마리 가든, 야생화로 꾸며진 로맨틱 가든, 온갖 종류의 장미와 단맛이 나는 스테비아 등의 허브식물로 이뤄진 로즈가든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들 테마 가든 사이로 난 산책로 곳곳에는 나무로 만든 탁자와 의자를 배치해 놓아 언제든 편안하게 앉아 숲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게 해놓았다. 또 그곳에 포토 존을 만들어 아름다운 추억을 촬영할 수 있게 했다.

온실 형태의 허브식물원에는 세이지, 팬지, 재스민을 비롯한 150여종의 다양한 허브식물들이 은은한 향을 내뿜고 있다. 허브는 옛날부터 병의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서 차나 약술 등 평소에 마시는 음료에 이용했고, 방충, 방부제로서도 역할을 해왔다. 이곳에서 작은 허브 화분 하나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은은한 허브향이 장마철 눅눅한 분위기를 산뜻하게 바꿔 줄 것이다.

허브로 만든 생활용품에 관심이 많다면 허브숍이 기다린다. 각종 다양한 생활용품과 액세서리, 방향제, 허브차 등 300 여종의 허브 제품 및 아로마 용품이 판매된다.

허브랜드 안에 자리한 솔베이지 레스토랑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북유럽 풍 분위기가 물씬한 레스토랑이다. 허브가 가미된 바비큐와 스파게티, 비빔밥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허브의 식용꽃과 새싹을 재료로 한 허브꽃밥이 많이 찾는 메뉴. 어린이들은 수타피자를 선호한다. 주말에는 음식을 기다려야하는 시간이 너무 긴 것이 흠.

(허브랜드: 문의 031-871-5047, www.iyherb.co.kr)

*가는 요령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구파발 삼거리에서 은평뉴타운 공사현장을 끼고 들어간다. 일영유원지 방향으로 5km 남짓 가면 오른쪽으로 이정표가 보이고, 진입로로 들어서면 곧 허브랜드 주차장이 나온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①번 출구로 나가 360번 혹은 7023번 버스를 타고 삼하리 마을회관에서 내리면 된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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