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린 동물이 하늘을 누비고 있을 때 인간은 대지를 누비며 부러워했다. 닿을 수없는 세계를 꿈꿔왔다. 문명의 발달로 인간은 비행기를 만들고 헬리콥터를 만들어 하늘을 누비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젠 비행기를 자동차와 같은 선상에 놓으려 한다. 자동차를 하늘에 띄움으로써.
영화 E.T에서처럼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하늘로 그냥 날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실제론 불가능한 영역이다. 자동차가 하늘을 날기 위해선 날개가 필요했다. 라이트 형제가 글라이더 형식의 비행기를 만들어 레일, 바퀴로 진화했든 플라잉 카는 비행기에 자동차를 가져다 붙인 형태에서 완전 결합 형태로 바뀌었다.
컨베이어 카(Convair Car)
자동차가 비행기에 결합한 형태의 플라잉 카는 1947년 등장했다. 컨베이어 카(Convair Car)라 이름 붙여진 이 플라잉 카는 경비행기 바닥면에 자동차가 붙은 형태로 만들어졌다. 약 300kg이 넘는 컨베이어 카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시범 비행을 진행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컨베이어 카(Convair Car) 추락 장면
하지만 컨베이어 카의 역사는 흑역사가 됐다. 1시간가량 비행했는데 추락하고 만 것. 추락 원인은 연료 부족이다. 시범 비행 전 연료를 확인했을 땐 이상이 없었다. 왜냐면 비행체가 아닌 자동차 연료를 확인했기 때문에 말이다. 환호는 절규로 바뀌었다. 다행인 건 조종사가 살아남았다는 것.
추락이라는 흑역사는 남긴 채 컨베이어 카는 사라졌다. 굳이 추락이 아니더라도 컨베이어 카는 플라잉 카로써 제구실을 하기 힘들었다. 비행기와 자동차의 단순한 결합이었기에 도로를 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대로 도로를 주행하면 날개가 주변 차량을 전부 박살 낼 테니 말이다.
에어로카(Aerocar)
에어로카(Aerocar) 탈착 장면
몇 년 뒤 비슷한 형태의 플라잉 카가 등장했는데 이름은 에어로카(Aerocar), 컨베이어 카와 비슷하지만 날개와 후면 프로펠러를 탈 부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생산 설비 부족으로 금세 사라졌다.
비록 초창기 플라잉 카는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항공 회사, 자동차 회사 등은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2000년대 들어서 자율 주행과 드론이 새 시대 기술로 떠올랐고 플라잉 카는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2009년 미국 스타트업 회사 테라푸지아 트랜지션(Transition)을 만들어 세상에 공개했다. 탈부착이 아닌 날개를 접었다 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도로도 달릴 수 있고 하늘도 날 수 있다.
PAL-V Liberty 플라잉 카
네덜란드 PAL-V Liberty 플라잉 카는 헬리콥터와 자동차를 엮었다. 두 개의 엔진을 얹어 도로 주행용, 비행용으로 도로와 하늘 모두를 누빈다. 물론 면허증도 두 개가 있어야 한다. 비행 면허와 운전면허.
볼로콥터(Volocopter) 2x
볼로콥터(Volocopter)의 2x 헬리콥터와 드론이 합쳐진 모습인데 공중 택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범 주행도 마친 상태, 트랜지션이나 리버티 플라잉 카처럼 도로를 주행할 순 없다. 바퀴가 없으니 애초에 주행 추진력으로 날아오르지도 않는다. 헬리콥터나 드론처럼 수직 상승해 비행한다. 현재 볼로콥터 2x는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있어 교통 정체 없이 비행 택시를 이용할 날도 멀지 않았다.
현대 우버 S-A1
보잉 PAV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이외에도 현대자동차, 토요타, GM, 포르쉐 등 플라잉 카 개발 혹은 협업으로 시장 선도를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슬로바키아의 에어로모빌와 토마로크 에어로, 미국 워크호스, 보잉 등 산업 군을 가리지 않고 플라잉 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토마로크(TOMARK) AERO
에어로모빌 (Aeromobil) 4.0
땅과 하늘의 경계가 사라지고 자동차와 비행기의 경계가 사라지는 날, 먼 미래로 여겨왔던 그날은 어쩌면 내일, 어쩌면 바로 오늘 이미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김상혁 cardyn@carlab.co.kr
재미있는 자동차 미디어 카랩
'자동차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쟁 뜨거운 '왼발 브레이크' 위험하기만 할까? (0) | 2021.01.17 |
---|---|
뒷좌석 안전벨트 매지 않으면..과연 사망률은 몇배나 높아질까? (0) | 2021.01.16 |
카랩 위클리 신차, 내 픽은 누구? (0) | 2021.01.14 |
다양한 레저활동을 위한 선택! - 세계의 중소형 픽업 (0) | 2021.01.14 |
엔진 브레이크, 제대로 사용하고 계십니까? (0) | 2021.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