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멀티플레이어, BMW 640i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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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완성차 업체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SUV와 세단을 적절하게 버무린 크로스오버 신차를 내놓는 분위기다. BMW 6시리즈 GT 역시 그중 하나일까? 아니다. 요즘 흔히 보이는 크로스오버와 6시리즈 GT는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6시리즈 GT는 7시리즈의 고급스러움과 안락함, SUV의 실용성과 공간성, 여기에 브랜드 특유의 스포츠 DNA까지 더해 차별화를 꾀한 모델이다.

 

크로스오버의 다재다능한 매력은 물론 운전 재미까지 인정받으며 독보적인 장르로 성장했다. 운전을 좋아하고, 짐 싣는 일이 많거나 혹은 장거리 출장이 많은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다. 5시리즈 GT(국내명 ‘그란투리스모’)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이후, 전 세계 5만대 이상 판매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시승차는 부분변경 6시리즈 GT에 직렬 6기통 3.0L 터보 엔진을 물린 640i GT다. 아마도 BMW GT 고유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모델일 터다. 전체적인 디자인에 큰 변화는 없다. 기존 모델 디자인이 뛰어나기도 했고, 직접적인 경쟁 차종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부분변경에서부터 힘을 뺄 필요도 없었다. 헤드램프, 테일램프, 키드니 그릴, 프런트 범퍼 같은 디테일만 역동적으로 다듬고 실루엣은 그대로 살렸다. 

 

작은 변화는 큰 차이를 만들었다. 볼륨감 넘치는 차체와 바뀐 디테일이 역동적인 매력을 한층 생생하게 표현한다. 이젠 BMW 최신 디자인 언어에 점차 적응되어 가는 건지 사이즈를 키운 그릴도 이젠 제법 자연스러워 보인다.

승차감은 안락해서 마치 플래그십 세단을 타는 기분이다. 짐공간은 기본 600L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800L까지 확장된다. 크로스오버의 다재다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주행 성능까지 마음에 쏙 든다. 무게가 2.3t이 넘기 때문에 가속 성능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민첩한 주행성에 감격할 지경이었다. 눈 녹듯 부드럽게 기어를 바꿔 무는 8단 자동변속기는 빠르고 편안한 주행성에 한몫한다. 

 

BMW는 최근 5·6시리즈 부분변경 때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선보였다. 48V 스타터 제네레이터가 순간적으로 11마력을 발휘하는 전기 부스트 효과를 내서 출발 가속 또는 추월 시 역동성을 더한다. 하지만 640i로는 신기술을 경험할 수 없었다. BMW가 디젤 파워트레인에만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적용해서다.

 

잠깐만 몰아봐도 BMW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6시리즈 GT를 요리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640i GT는 특히나 성격이 뚜렷했다. 편안한 고급 세단, 역동적인 스포츠 세단, 실용성 넘치는 SUV. 완전히 다른 세 가지 자동차 성격을 한 대의 자동차에 담아냈다. 터보 엔진은 너무 많은 출력을 한 번에 쏟아내지 않고 감당할 수준으로 쏟아내서 고속주행 시에도 불안함이 차오르지 않는다. 6시리즈 GT는 아늑하고 고급스럽고 음식 맛까지 좋아 이름난 강남 맛집 같았다.

 박지웅 사진 이영석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 코리아>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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