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번호판 꼼수'와 '할인 폭탄'에..불매에도 日자동차 판매량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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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수협사거리에서 인천 시민들이 일본자동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불매운동으로 일본 맥주, 의류, 관광산업 등이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일본 수입차는 판매량이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을 맞아 일본 수입차 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에 들어간 것에 더해 일부 영업사원들이 ‘꼼수’ 번호판을 발급받아 주는 것이 위축된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불매운동 이후 첫 2000대 판매량 돌파… 전문가 “일부 1500만원까지 할인”

일본차 업계는 불매운동 시작 이후 저조한 판매량을 이어왔다. 지난 7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7.2%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8월엔 -56.9%, 9월(-59.8%), 10월(-58.4%)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판매 차량 대수로는 8월 1398대, 9월 1103대, 10월 1977대였다. 

그런데 11월 들어 판매량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2357대가 팔렸는데 이는 전달 대비 약 20% 증가한 수치다. 여기엔 연말 맞이 ‘재고 떨이’용 할인 공세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차종에 따라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 차량 금액 할인 및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권용주 국민대 겸임교수(자동차운송디자인학)는 지난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마어마한 할인이 들어갔고, 그 할인이 구매심리를 일부 자극한 것”이라며 “일부 차종은 1500만원까지 깎아줬다. 수입사나 딜러들이 (할인액을) 다 부담할 정도가 못되니까 일본(제조사)에서 돈을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일본 업체들이 계속 할인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 할인하는 건 올해 말까지 무조건 털어내야(팔아야) 할 재고를 할인해서 물량을 밀어낸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 자리 번호판을 두 자리로 바꿔주는 꼼수도

판매량 증가를 위해 일부 일본차 판매자들이 세 자리 번호판을 두 자리로 바꿔주는 ‘꼼수’를 쓰는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9월부터 새로 등록하는 차량의 번호판 앞 숫자가 두자리에서 세 자리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보배드림 등 차량 전문 커뮤니티에선 불매운동 이후 일본차를 구매한 사람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세자리 번호판 감별법’이 공유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세 자리 번호판을 단 일본 차량이 신호 위반 등 범법을 저지르면 바로 신고하자” 등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난9월1일부터 도입된 번호판. 연합뉴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과)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편법을 사용해 옛날 차량처럼 앞자리 숫자가 2개가 들어가는 구형 번호판을 발급받는 꼼수가 있어 최근에 신형 일본차 구매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번호판을 신청을 할 때 (차종이) 구형이라 짧은 번호판 규격에 맞춰진 차량이다라고 살짝 거짓말을 하면 앞의 숫자가 두 자리로 된 옛날 번호판을 발급해 준다”며 “이걸 달고 다니다가 검사소에 가서 길쭉한 번호판에 이 번호를 다시 새겨달라고 해서 교체한다.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새로운 번호판 제작비만 살짝 들이면 티 안 나게 구형 번호판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업체에서 영업 노하우로 알려줬을 가능성 있어”… 처벌 규정 미비

일본차 업체들이 판매자들에게 이러한 꼼수를 알려줬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일본차 판매사 영업사원들이 ‘두 자리 번호판을 달아줄 수 있습니다’라고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이것은 판매사 측에서 영업 노하우라고 알음알음 전했을 수도 있지 않나. 이렇게 많은 지역에서 이렇게(꼼수를) 얘기를 하고 있다면. 결국 그래서 (업체가) 몰랐다고 하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발뺌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관련 처벌 규정이 미비해 국토교통부가 이러한 편법 행위를 처벌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매운동에도 꼼수까지 써가며 일본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심리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동차가 ‘고관여 상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관여 상품은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할 때 많은 고민을 거치는 성격의 상품으로 대체로 가격이 비싸다.

권 교수는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가장 비싼 제품이니까. 한 번 사면 많게는 길게는 10년까지 타다 보니 본인 입장에서는 ‘나 나름대로 괜찮은 차 타고 싶은데 왜 말리느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어떻게 보면 할인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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