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스페어타이어 가는 법, 몰라도 될까?

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운전의 불청객 ‘타이어 펑크’는 자동차의 역사 내내 함께 했다. 가령 자동차 여행의 여명기였던 20세기 초반에는 지금처럼 아스팔트 도로가 흔하지 않았다. 작은 돌을 깔고 흙을 덮은 마차용 도로를 함께 달렸고, 말굽의 못 등 박편이 많아 타이어의 손상이 잦았다. 그래서 당시 운전자들의 기본 소양에는 펑크 수리도 있었다. 매번 자동차에서 휠을 분리해 타이어를 때우고 다시 바람을 넣어 출발해야 했다. 신기하게도 당시에는 스페어타이어라는 개념이 없었다.

최초의 스페어타이어는 영국에서 개발되었다(1904년)

스페어타이어의 최초는 1904년 영국의 토마스 모리스 데이비스(Thomas Morris Davies)가 발명한 ‘자동차 휠 바깥에 붙이는 보조 바퀴’로 꼽힌다. 타이어를 분리할 필요 없이 보조바퀴를 붙여 정비소까지 간다는 개념을 제시한 그는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소비자의 선호도를 파악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여분의 스페어타이어를 제공하면서 사업은 금방 쇠퇴기를 맞았다.

예전 차들은 스페어타이어를 양쪽에 하나씩 두 개를 달고 다녔다

1930년대에도 스페어타이어는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 사양 중 하나였다. 차의 옆구리에 하나씩, 총 두 개의 스페어타이어를 다는 등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기도 했다. 현대의 SUV 또한 뒷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종종 스페어타이어를 활용했다. 기아 스포티지 1세대, 레토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예비용 타이어라는 기능적인 역할 외에도 험로를 간다는 강인한 인상을 더하는 요소로 활용했다.

 

1세대 기아 스포티지는 뒤쪽에 스페어타이어를 달았다

1세대 기아 스포티지는 뒤쪽에 스페어타이어를 달았다

하지만 요즘의 승용차에서는 점점 스페어타이어를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더 넓은 실내, 더 좋은 연비를 추구하는 시대의 변화 때문이다. 스페어타이어는 크고 무겁다. 트렁크 아래에 숨겨도 공간 일부를 활용할 수 없게 되며, 무게만큼 연료효율성도 손해를 보게 된다. 그래서 이를 대체할 ‘템포러리’(Temporary, 임시를 뜻하는 영단어) 타이어를 만들었다.

 

풀사이즈 스페어타이어와 템포러리 타이어

풀사이즈 스페어타이어와 템포러리 타이어

기존의 풀사이즈 스페어타이어는 교체를 위한 ‘예비용’ 타이어의 개념에 가깝다. 반면 템포러리 타이어는 서비스센터로 가는 길까지만 사용하는 ‘임시용’의 개념이다. 단거리만 사용하니 크기와 부피를 덜어내 작고 가볍다. 스페어타이어에 비해 작으니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가벼우니 연료효율성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든다. 대신 폭이 좁아 조향 성능이 떨어지기에 속도를 낮춰 안전하게 달려야 한다. 제한 속도와 주행 범위는 타이어에 적혀 있다. 대부분 시속 80km로 제한된다.

스페어타이어 대신 타이어 리페어(수리) 키트를 비치한 기아차 K7 프리미어

하지만 요즘의 자동차들은 템포러리 타이어까지도 없애는 추세다. 연비 향상은 물론 수납 및 부품 공간의 확보를 위해서다. 일례로 바닥에 배터리를 까는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템포러리 타이어까지 싣기엔 여유 공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자동차들은 대부분 ‘타이어 리페어 키트’(수리용 간이 장비)를 싣는다. 사용법이 간단해 타이어 교체 등 자동차 정비가 멀게 느껴지는 초보 운전자들에게도 어렵지 않다.

기아차 K7 프리미어의 타이어 리페어 키트

사용법은 간단하다. ① 실란트 용기를 잘 흔들어 컴프레서에 연결한다. ② 호스의 한쪽 끝은 용기에 꽂고, 다른 한쪽은 타이어 공기 주입구에 연결한다. ③ 컴프레서에 달린 시거잭을 자동차에 연결한 뒤 시동을 걸어 전원을 공급한다. ④ 컴프레서의 스위치를 눌러 실란트를 주입한다. ⑤ 5~7분 정도 작동해 적정 타이어 공기압을 채운다.

타이어 리페어 키트의 사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주입을 마치면 즉시 시속 20km 이상으로 10분 정도, 10km 거리 정도를 운행해야 한다. 실란트는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멈춘 상태에서는 타이어 아래쪽에 고일 수 있다. 따라서 원심력을 이용해 실란트가 타이어 내부에 고르게 퍼져 손상 부위를 메운 채로 굳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에도 공기압이 줄어든다면 위의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리페어 키트를 사용한 이후에는 서비스 센터를 찾는 것이 좋다

물론 타이어 리페어 키트가 만능은 아니다. 타이어가 6mm 이상 손상되었을 경우 유용하지 않으며, 못이나 나사 등 날카로운 물질이 타이어에 박혔을 경우에는 임의로 제거하지 말고 가까운 서비스 센터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실란트를 타이어에 주입하는 것은 타이어 내부의 무게를 더하는 일이기에 타이어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때문에 실란트를 주입한 이후에는 시속 80km 이내로 운행하는 것이 좋고,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서비스 센터를 찾는 것이 좋다.

 

요즘은 타이어 공기압을 계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K7 프리미어)

요즘은 타이어 공기압을 계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K7 프리미어)

주행 중 타이어를 교체할 일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과거에는 귀성길 등 장거리 주행을 앞둔 날, 출발 전에 꼭 타이어를 육안으로 확인하거나 발로 눌러보며 공기압을 확인하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타이어의 공기압을 계기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공기압이 부족하거나 갑작스럽게 줄어들면 경고 메시지도 뜬다.

 

삼각대는 평소 펼치는 연습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삼각대는 평소 펼치는 연습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이물질을 밟아 타이어의 공기가 새는 상황이라면 비상등을 켜고 서서히 속도를 줄여 차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뒤따라오는 차량과의 2차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갓길 등 위험이 예상되는 지역에 차를 세웠다면 트렁크를 열고 비상등을 켜 차가 고장 난 상황임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주간에는 후방 100m, 야간에는 후방 200m에 삼각대를 설치한 후 사람은 가드레일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 위 거리에 삼각대의 설치가 여의치 않거나 삼각대를 설치하러 가는 길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면 가능한 먼 곳에 두어야 한다.

적정 공기압을 맞추지 않으면 주행 중 타이어가 쉽게 손상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상황은 주행 중 타이어가 터지는 것이다. 장애물로 인해 터질 수도 있지만 적정 공기압을 맞추지 않은 상태로 오래 운행해 타이어가 변형됐거나, 마모 한계를 넘어선 타이어를 지나치게 오래 사용하는 경우에도 일어날 수 있다. 이때에도 최대한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타이어가 터진 쪽으로 스티어링 휠이 쏠릴 수 있으니 평소보다 운전대를 꽉 잡은 상태에서 천천히 방향을 바꿔 안전지대로 대피하자. 이때 급제동은 피해야 한다. 펑크로 인해 양쪽 바퀴의 접지력이 달라져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균형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어 펑크가 났을 때의 행동 요령

출처한국도로공사

타이어 펑크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상등 점멸, 안전지대 이동, 삼각대 사용을 통한 2차 사고의 예방이다. 이후 승객은 모두 내려 차와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갓길은 고장 및 사고 차량의 회피를 위해 있는 곳이지 안전지대가 아니다. 갓길에 차를 세운 후 타이어를 교체하거나 수리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견인 후 안전지대에서 작업하는 것이 안전하다.

긴급출동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타이어 펑크 수리 방법 정도는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다

도로망이 잘 되어 있고 어디서든 전화 한 통으로 긴급출동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스페어타이어나 타이어 리페어 키트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정비가 익숙하지 않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 펑크 등 차량 트러블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안전이 확보된 곳에서는 충분히 자가 수리가 가능하기에 기본적인 사용 방법 정도는 알아 두면 좋을 것이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