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강자 내연기관 하이퍼카에 전기모터로 무장한 전기 하이퍼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인물과 뉴비의 처절한 혈투, 승자는?

부가티 볼라이드(Bugatti Bolide)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하이퍼카의 대표주자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는 단연 부가티다. 전기 하이퍼카의 첫 번째 상대로 부가티만큼 제격인 존재도 없지만, 1500마력을 자랑하는 시론도 최근 등장하는 전기 하이퍼카에 대적하기엔 약간 부족하다. 그래서 꺼내든 카드는 볼라이드. W16 8.0L 쿼드터보 엔진을 얹은 볼라이드는 최고출력 1850마력, 최대토크 188.6kg·m 성능을 발휘하는 괴물이다. 엄청난 출력을 네 바퀴를 거쳐 도로에 뿌리면서도 무게는 극단적인 경량화 작업을 거쳐 1240kg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비행기처럼 떠오르지 않는 이유는 부가티 역사상 가장 강력한 다운포스 덕분이다. 시속 320km에서 리어 스포일러에 1800kg, 앞쪽 윙에 800kg에 이르는 다운포스가 차체를 내리누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걸리는 시간은 2.17초이고, 33.6초 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500km를 찍고 다시 완전히 멈춘다. 아쉽게도 볼라이드는 트랙에서만 달릴 수 있다.

코닉세그 예스코(Koenigsegg Jesko)
안전하게 차를 타는 사람만 가득할 듯한 스웨덴에서 태어난 돌연변이 브랜드. 코닉세그는한 때 세상에서 제일 빠른 양산차 타이틀을 얻었을 만큼 뛰어난 하이퍼카를 만드는 브랜드다. 코닉세그에서 꼽은 모델은 예스코다. V8 5.0L 트윈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1600마력, 최대토크 152.9kg·m. 루프에서 바로 이어져 연결되는 거대한 리어윙은 1400kg에 달하는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최고속도에 초점을 맞춘 예스코 앱솔루트는 F-15 전투기에서 영감을 얻은 리어 후드 핀이 리어윙 역할을 대신한다. 22세부터 하이퍼카를 꿈꿔온 코닉세그의 창립자 크리스티안 본 코닉세그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에 자신의 꿈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아버지 이름을 붙였다. 입이 떡 벌어지는 효도에 경의를 표한다.

파가니 와이라 R(Pagani Huayra R)
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버티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파가니는 당당히 하이퍼카 브랜드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파가니가 만든 두 번째 모델인 와이라는 2011년 처음 등장한 이후로 많은 파생 모델이 나왔다. 이 역사의 마지막 챕터를 장식하는 모델이 파가니 와이라 R이다. 새롭게 개발한 엔진은 이전에 사용하던 트윈터보 대신 자연흡기 방식을 택했다. 덕분에 엔진회전수는 9000rpm까지 올라간다. 최고출력은 850마력으로 부가티나 코닉세그와 비교하면 떨어질지 모르지만, 차체에 잔뜩 사용한 탄소섬유와 첨단 소재 덕분에 무게는 1050kg에 불과하다. 시속 320km에서 발생하는 다운포스 1000kg을 생각하면 정말 가벼운 셈이다. 수치는 부족할지 몰라도 트랙에서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터다.

리막 네베라(Rimac Nevera)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난 젊은 천재는 현재 자동차 업계를 뒤흔드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그의 손에서 전기 하이퍼카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리막은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열며 게임체인저가 됐고, 이제는 부가티를 품을 만큼 거대해졌다. 리막이 내놓은 첫 양산 모델인 네베라는 내연기관 하이퍼카를 위협하는 강력한 존재다. 네베라에 갖춘 전기모터 4개는 최고출력 1914마력, 최대토크 240.7kg·m라는 무시무시한 성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1.85초로 눈 깜짝 사이에 도달한다. 리막이 공개한 자료에 나오는 최고시속은 415km. 2t이 넘는 차 무게를 생각하면이 수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120kWh 리튬·망간·니켈 배터리를 사용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도 547km(WLTP 기준)까지 나온다. 첫 양산 모델인데도 리막은 엄청난 결과물을 내놨다. 이제 부가티의 노하우까지 흡수하게 된 리막이 다음에 어떤 모델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피닌파리나 바티스타(Pininfarina Battista)
피닌파리나. 자동차 특히 페라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이름이다. 이탈리아 명문 디자인 회사가 자동차 디자인을 넘어 직접 만들어 낸 첫 모델이 바티스타다. 리막 네베라와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많은 부분을 공유하지만, 외모만큼은 더 멋스럽다. 수많은 디자인 조합은 9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동차를 디자인한 경력의 산물이다. 그렇다고 바티스타가 디자인이 전부인 차는 아니다. 네 바퀴에 각각 자리 잡은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900마력을 도로에 토해낸다. 바티스타는 빠르게 달리면서도 5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해 상황에 따라 GT처럼 편안하고 나긋나긋한 특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네베라가 성능에 치우쳤다면 바티스타는 전기 하이퍼카의 여러 잠재력을 드러내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아스파크 아울(Aspark Owl)
일본 엔지니어링 회사 아스파크는 세상에서 가속이 가장 빠른 전기차를 만들고자 했다. 201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아스파크는 2021년 1월 양산 모델 ‘아울’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놨다. 아울의 앞뒤 펜더는 극단적으로 부풀었고, 높이는 990mm에 불과하다. 아스파크는 최적의 에어로다이내믹을 구현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아울은 전기모터 4개에서 2012마력에 이르는 시스템 출력을 뽑아낸다. 이탈리아 미사노 월드 서킷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1.72초 만에 가속하는 놀라운 성능을 확인했다. 아스파크는 아울을 50대 한정 생산한다. 더 빠른 모델을 만들기 위한 두 번째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글 김완일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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