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승 목표는 명확하다. ‘최고의 연비를 기록하자.’ K8 하이브리드를 사는 사람이라면 역시 최대 관심사가 연비 아니겠나. 실제 운전 스타일도 여유롭고 경제적일 테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 차를 지극히 효율적으로 운전했을 때 연비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직접 달려봤다.
단, 시승차가 최고 효율 모델은 아니다. 큼직한 18인치 휠과 모든 선택 장비를 골라 넣은 복합연비 16.8km/L(기본 모델은 18.0km/L다) 시그니처 등급 풀옵션이다. 시승 코스는 서울 광진구에서 경기도 가평을 왕복하는 도심과 고속도로, 외곽 국도를 골고루 누비는 구간. 출발 시간은 오후 두 시 즈음이다. 자, 출발!
‘L에 33km? 엄청나구먼!’ 역시 저속 주행은 하이브리드 강점이다. 지하주차장을 나올 때도, 가다 서다 반복하는 도심을 달릴 때에도 엔진을 잠재워 전기차처럼 달린다. 전기모터가 참 끈덕지다. 다른 하이브리드라면 기름을 태웠을 오르막에서도 K8 엔진은 묵묵부답이었다. 전기모터 최대토크만 2.5 가솔린 모델(25.3kg·m)을 넘어서는 26.9kg·m다. 무리도 아니다.
서울을 빠져나와 고속도로 구간에 진입했다. 고속 주행 시에는 엔진이 깨어날 수밖에 없다. 그간 소모한 배터리를 채워야 하고 전기모터 역시 힘을 보태야 하니까. 연료효율은 당연히 떨어진다. 도심을 빠져나올 때 1L에 26.8km까지 기록한 트립컴퓨터 연비가 19km/L까지 푹 꺼졌다. 그래도 시속 100km로 평지를 항속할 때나 가속 페달 떼고 타력 주행할 때는 부리나케 엔진을 재워 살뜰히 기름을 아낀다.
다시 회복의 시간이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가장 높은 효율을 기록할 수 있는 한적한 외곽 국도다. K8은 고속도로에서 충분히 채운 배터리로 다시 전기차로 변신했다. 시속 80km 도로에서 제한 속도 끝까지 전기모터만으로 가속할 정도다. 마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같다. 이전 52마력에서 60마력으로 출력을 높인 전기모터 힘이 제법 강력하다. 가속 페달을 잘 조절하면 시속 100km 가속도 충분하겠다. 반환점에서 힐끗 본 누적 연비는 1L에 25.6km.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문제가 생겼다. 1L에 24.5km 수준을 지키며 돌아왔는데, 오후 4시 30분 즈음 서울 올림픽대로와 천호대교가 꽉꽉 막힌다. 처음엔 속도가 느려진 만큼 전기모터 작동 범위가 늘어나서 연료효율이 올랐다. 그러나 정체 구간이 너무 길어지니 배터리가 바닥나서 수시로 엔진이 깨어났다. 하이브리드는 대체로 도심에서 연료효율이 뛰어나다지만, 정체가 극심할 때는 별수 없이 효율이 떨어지고 만다.
모든 주행이 끝났다. 결과는? 112.6km를 2시간 25분 동안 달린 결과 1L에 24.8km를 기록했다. 역시 하이브리드다. 5m 넘는 대형 세단 실제 연비가 이토록 좋을 줄이야. 주행감도 좋았다. 4기통 1.6L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 6단 자동변속기가 어우러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동력 전환이 매끄러웠고, 전기로만 달리는 저속 주행은 6기통 엔진 정숙성이 부럽지 않았다. K8 하이브리드는 소형차의 효율성과 대형차의 안락함을 모두 아울렀다. 합리적인 대형 세단이다.
글 윤지수
사진 윤지수, 기아
<제원>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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