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운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와이퍼다.
와이퍼의 ‘유리창에 붙은 빗방울을 와이퍼 날이 왕복하며 닦는다’라는 기본 구조는 지난 100년간 변화하지 않았다.
엔진이나 구동계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왜 와이퍼는 진화하지 않는 것일까?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될까? 아니면 눈치채지 못했을 뿐 계속 변화하고 있었던 것일까?
# 자동차는 여러 면에서 진화하고 있는데?
‘고무 블레이드를 유리에 눌러 표면의 물을 닦는다’라는 와이퍼의 기본 동작은 1903년에 미국의 메리 앤더슨이라는 여성에 의해 발명돼 특허 등록됐다.
5년 뒤인 1908년에는 독일에서 수동식 와이퍼 특허가 등록됐으며, 1926년에는 독일 보쉬가 전동모터에 의한 와이퍼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후 다양한 진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기본 동작이 100년 전과 똑같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대로’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타이어도 계속 검고 둥근 상태지만 많은 발전을 하고 있듯이 자동차에 사용되는 여러 장비들도 언뜻 보면 그대로인 듯해도 분명히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 와이퍼의 역사
보쉬가 발표한 ‘와이퍼의 역사’를 보면 의외의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현재와 같은 곡면 앞 유리에 대응할 수 있는 와이퍼 블레이드가 등장한 것이 1958년이라는 것이다. 그 이전의 앞 유리들은 대부분 평면 유리였다. 현재의 유리는 3차 곡면 유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 나은 밀착력을 필요로 한다.
궁극적으로 레이싱카, WEC(FIA)용 차량에도 와이퍼가 존재하는데 이제는 매우 강한 곡면으로 이뤄진 앞 유리에 대응할 수 있는 와이퍼가 존재한다. 또한 ‘윈도우 워셔’가 등장한 것은 1959년으로 이 또한 생각보다 새로운 것임을 알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뒤 창문용 와이퍼인데, 이는 1970년대에서야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헤드램프 와이퍼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972년의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다.
# 사실 와이퍼도 진화하고 있었다
그 후에도 와이퍼는 여러 진화를 거듭했다.
먼저 일반적인 와이퍼의 원리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와이퍼가 창문에 붙은 빗물을 닦아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와이퍼는 빗물을 닦아내는 것이 아니라, 균일하고 얇게 펴서 일정한 두께의 수막을 만들어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약 40년 전부터는 창문에 발수가공을 하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애프터 마켓이었지만, 이제는 제조사에서도 기본적으로 발수가공을 한다. 이로 인해 발수가공을 한 창문에서는 물을 균일하게 펴는 대신, 튕겨서 시야를 확보하게 됐다. 또한 발수가공은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재가공이 필요한데, 와이퍼를 작동시키면서 발수제를 바르는 식으로 이를 와이퍼에 맡기기도 한다.
와이퍼 자체뿐만 아니라 그 제어 시스템도 진화하고 있다.
초기의 와이퍼는 ‘하이’와 ‘로우’의 두 종류 밖에 조절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시간을 두고 작동하는 ‘간헐적 와이퍼’와 최근에는 자동으로 작동하는 ‘오토’ 와이퍼도 많아지고 있다.
오토와이퍼의 경우 초기에는 비교적 큰 센서가 장착됐지만, 현재는 룸미러 근처에 광학센서와 진동센서를 설치해 작동하기 때문에 더 이상 센서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물론 와이퍼 본체의 기계적인 부분이나, 소재도 다양한 진화를 이뤄왔다, 그 예시로 고무 표면에 탄소 코팅이 되어있는 그라파이트 와이퍼 등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등장한 것이다.
# 와이퍼를 포함해 자동차는 항상 진화해
와이퍼 자체나 그 주위를 보면 ‘진화는 멈추지 않았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와이퍼와 관련해서 매년 20~50건 정도의 새로운 특허나 실용신안, 디자인 등록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와이퍼가 많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자동차는 더욱 매력적이기 위해, 더 안전하고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항상 진화하고 있다. 일부는 폐지되기도 하지만, ‘언제나 진화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박도훈 기자
@thedrive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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