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이름값 하길 기대해, 포드 익스플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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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어딘가 휑한 포트폴리오가 서럽다. 이제 다시 채워갈 시간, 첫 순서는 새 단장 마친 익스플로러다

포드코리아는 지난 몇 달간 아주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이유는 간단하다. 팔 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포드는 글로벌 시장에 올해 초 점유율이 떨어지는 세단 라인업을 정리하는 대신 SUV와 픽업트럭 등 덩치 큰 차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 발표했다. 지난 3월에는 34년간 동고동락한 베스트셀러 세단 토러스마저 단종 절차를 밟았다. 비인기 차종 쿠가와 몬데오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이미 오래다. 한동안 국내 시장에서 머스탱과 익스플로러만 판매했던 이유다.

바쁘다 바빠

머스탱은 2도어 스포츠카 특성상 많은 물량이 팔리길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출시한 지 9년 지난 5세대 익스플로러는 저력을 과시하면서 브랜드 대들보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다만 다양한 신차가 쏟아져 나오는 터라, 기세가 한풀 꺾인 상태였다. 가을 너머 겨울도 다가오는데 하루빨리 비어가는 곳간을 채워줄 새 모델이 필요했다.

드디어 구원투수가 도착했다. 세대교체 한 익스플로러 6세대가 한국 땅을 밟았다. 전 세계 두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다. 미국 바로 다음 출시했다는 점에서 포드가 한국 시장을 얼마나 주목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간 국내 시장에서 거둔 좋은 성적을 생각하면 절로 기대가 든다.

그렇다고 결과를 확신하기는 이르다. 대서양 넘어올 준비를 하는 동안 경쟁자가 하나씩 늘었다. 선택지가 많아진 만큼 실력으로 압도하거나, 개성을 뽐내야 소비자 마음을 잡을 수 있다. 익스플로러가 미국에서 무얼 챙겨왔을지 기대하며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국내에 먼저 들어오는 모델은 2.3 리미티드다. 3.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 상반기 출시가 목표다. 2.3L 에코부스트 엔진은 최고출력 304마력에 최대토크 42.9kg∙m의 힘으로 네 바퀴를 굴린다. 여기에 10단 자동변속기를 짝지어 연료 효율까지 챙겼다. 적재용량은 기본 515L, 3열 폴딩 시 1356L, 2열까지 접는다면 2486L다. 이마저도 아쉽다면 뒤에 최대 견인력 2404kg을 활용해 카라반을 끌고 다닐 수도 있다.

짐? 싣고 더블로 가!

외모 변화는 정면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헤드램프는 이전 세대보다 길게 늘이는 한편 그릴 상단과 수평을 맞추었다. 앞에서 보면 여전히 차분한 인상이지만 눈꼬리 덕에 옆태가 날렵해 보인다. 이에 포드 차세대 아키텍처가 비율에 변화를 주었다. 뒷바퀴굴림 뼈대를 적용하면서 앞 오버행이 눈에 띄게 짧아졌다. 이전 세대와 그릴과 헤드램프 위치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명확하다.

앞코가 납작해졌다고 아쉬워 할 필요없다

뒷모습에 큰 변화는 없다. 요철을 더 깊게 판 정도다. 두툼한 C필러는 강조하기 위해 차체 색과 통일한 뒤, A∙D필러는 검은색으로 칠하는 방식은 여전하다. 덕분에 색상은 총 10가지. 소비자가 많이 찾는 흰색∙회색∙검은색에서만 6가지 선택지를 마련했다. 단번에 끌리는 색이 없는 예비 오너라면 고민깨나 할 듯하다. 전보다 날렵해진 생김새를 쨍한 파란색으로 마무리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모습이다.

제품 설명 순서에서는 사용자 중심 편의 기능을 강조했다. 통합운전자지원시스템 코파일럿 360 플러스를 탑재했고, 시트를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2열 이지엔트리 버튼과 3열 파워폴드 기능을 더했다. 분리와 양면 사용이 가능한 트렁크 적재판은 차 안 공간을 부담 없이 쓸 수 있도록 한 포드의 세심한 배려다. 흙이 잔뜩 묻어도 떼어내 세척하면 그만이다.

실내 소음도 잡았다.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에 엔진룸과 탑승공간 사이 소음 흡음재를 이중으로 덧댔다. 덕분에 뱅앤올룹슨 스피커 12개가 내는 사운드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물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무선충전패드 자리는 암레스트 앞이다. 휴대폰을 눕히지 않고 반쯤 세워두는 형태로 마련했다. 공간을 허투루 쓰지 않아 다른 물건 두기 편해졌지만, 휴대폰 화면을 수시로 확인하는 현대인에게 편리할지는 의문이다.

둘의 콜라보는 기대해도 좋다

시야를 센터페시아로 옮기면 8인치 가로형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북미 시장에 선보인 10.1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에 홀렸던 탓일까. 못내 아쉽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는 더 커지길 기대한다.

익스플로러 출시는 포드코리아의 새 전략 실행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포드는 2020년 익스플로러로 기반을 다진 뒤, 특색 있는 모델을 차례로 들일 계획표를 미리 그려놓았다. 한동안 텅 비어있던 포트폴리오를 어떤 모습으로 채우게 될지는 익스플로러 성적표에 달려있다.

덩치가 커졌으니 매출도 커질거야

익스플로러는 그 동안 국내 시장에서 탐험가라는 이름에 걸맞은 성과를 보여왔다. 세단이 대세였던 1996년 국내 시장에 이미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후 꾸준히 국내 대형 SUV 영역 확장에 기여했다. 2017, 2018년에는 두 해 연속 수입 SUV 판매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익스플로러가 한국 시장 탐험을 다시 시작했다. 미지의 영역으로 당당하게 파고드는 탐험가다운 행보를 기대한다.

박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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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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