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달리고픈 질주 본능과 럭셔리가 만났다
BMW에서 운전 재미 빼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독일 뮌헨 출신 자동차 브랜드에게 운전 재미는 그만큼 중요한 요소다. 럭셔리카라고 할지라도 다르지 않다. 플래그십 세단인 7시리즈에조차 역동성의 농도가 어찌나 짙은지 체통 다 잊고 작정하고 내달리면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이 여느 BMW 모델 못지않다. 지나치게 럭셔리 쪽으로 치우친 BMW 모델은 아직 어색하다. 그렇다고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럭셔리 감성을 아예 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스포츠와 럭셔리 비율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뭘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우선 SUV는 탈락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큰 덩치와 스포츠는 안 어울린다. 뜀박질을 잘하려면 차체가 너무 크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면 풀사이즈에 속하는 7시리즈도 안녕. 4기통 엔진은 BMW 스포츠를 대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것저것 잰 끝에 540i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바로 위에 M550i가 있지만, M배지가 스포츠성에 더 치중한 모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단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시승차는 스포츠와 럭셔리가 한데 어우러진 외모가 보기 좋다. 버니나 그레이는 볼수록 오묘한 색상이다. 5시리즈가 가지는 럭셔리 세단의 이미지를 한 꺼풀 벗겨 스포티하게 보이는가 싶다가도 어떨 땐 고급스럽고 세련돼 보인다.
잠깐만 몰아봐도 BMW가 이 차를 어떻게 조율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엔진 성능에는 거의 감격했다. 사실 540i를 고른 것도 직렬 6기통 3.0L 터보 엔진이라는 이유가 제일 컸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힘은 BMW 스포츠 DNA를 담기에 넉넉하고, 부드러운 회전질감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출력 전달은 신속하되 급하지 않다. 아무리 차를 세차게 몰아붙여도 주행 안정성이 무너지지 않는다. 큰 출력을 한 번에 쏟아내지 않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내어놓는 느낌이다. 스티어링은 가벼운 편이지만, 빠릿빠릿한 스티어링 응답성은 BMW답다. 서스펜션은 노면과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부드러운 주행성에 한몫한다. 미친 듯 빠르지만, 미친 듯 날뛰진 않는다.
눈치챘는가? 사용 빈도가 낮다는 이유로 삭제된 어라운드뷰 카메라를 비롯해 하위 트림에는 없는 편의 기능이 540i에는 여럿 보인다. 540i는 성격이 뚜렷하다. 완전히 매력적인 두 얼굴을 가졌다. 물론 당신이 원하는 이상과 맞는 차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포츠와 럭셔리를 마음대로 오가는 540i는 정말이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차다.
글 박지웅 사진 이영석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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