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환희의 여신상 No! ‘캐딜락 여신’ 60년 만에 부활…전기차에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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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여신

한 때 고급자동차의 상징처럼 사용했던 후드 오너먼트(Hood Ornament). 현재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메르세데스-벤츠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대부분 보행자 안전규정 때문에 쓰지 않는다.

1933 캐딜락 에어로다이내믹12

본래 후드 오너먼트는 라디에이터 캡의 과열 여부 판단할 온도 측정기로 시작했다. 운전자가 주행 중 보기 쉽도록 라디에이터 뚜껑을 위쪽으로 솟아오르게 만들었는데, 여기에 부가적인 장식을 더하면서 하나의 상징처럼 쓰기 시작했다. 국산차 중엔 과거 현대 에쿠스와 쌍용 체어맨 등이 고유의 장식을 달고 고급감을 뽐냈다. 여담이지만, 현재도 일부 택시에서 후드 오너먼트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 같은 장식은 롤스로이스나 메르세데스-벤츠처럼 보행자 충돌 시 차체 안으로 들어가거나 접히지 않아 상해를 입힐 수 있다.

각 브랜드마다 고유의 장식 앞세웠던 20세기

재규어 리프

영국의 재규어는 동물 재규어 형상을 축소한 ‘리퍼(Leaper)’를 보닛 위에 얹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 보행자 안전규정을 이유로 없애고, 지금처럼 라디에이터 그릴 안에 동그란 엠블럼을 붙이고 있다.

링컨 그레이하운드

보닛에 개를 붙인 제조사도 있었다. 1922년, 헨리 포드는 위기에 빠진 링컨을 인수했다. 이후 링컨에 새 정체성을 부여하고자 독특한 장식을 고안했다. 바로 그레이하운드다. 시속 70㎞로 달릴 수 있는 개다. 길고 얇은 꼬리, 270°의 시야, 근육질 체형으로 무장한 게 특징이다. 링컨은 이 오너먼트를 1930년대에 썼다.

롤스로이스 환희의 여신

현존하는 가장 멋진 오너먼트를 꼽으라면 단연 롤스로이스의 ‘환희의 여신(Sprit of Ecstasy)’이다. 1900년대 초, 당시 영국 귀족 가문의 자제이자 롤스로이스의 대주주였던 존 월터 에드워드가 영국의 조각가 찰스 로빈슨 사익스에게 여신 제작을 요청했다. 이후 1911년 실버 고스트부터 들어갔고,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04년부턴 모든 장식에 도난 방지 기능을 심어, 도둑질을 원천봉쇄했다.

캐딜락 여신

오늘의 주인공은 미국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이다. 캐딜락도 보닛 위에 여신을 올린 시절이 있다. 이름은 ‘캐딜락 여신(Cadillac Goddess)’. 1933년부터 1956년까지 생산한 캐딜락 모델에 해당 장식을 붙였다. 1959년 캐딜락 엘도라도 일부 모델에 잠깐 사용한 적은 있지만, 이후 자취를 감췄다. 롤스로이스 여신이 고개를 숙이고 공작새처럼 날개를 펼쳤다면, 캐딜락 여신은 허리를 활처럼 펴고 날아가는 모양이다.

 

 

이처럼 1950년대 이후 쓰지 않던 캐딜락 여신이 60년 만에 부활했다. 얼마 전 캐딜락이 공개한 차세대 럭셔리 EV 셀레스틱에 캐딜락 여신을 적용했다. 그런데, 과거처럼 후드에 붙은 오너먼트 형태는 아니다. 21세기 전기차에 걸맞은 업데이트를 치렀다. 가령, 실내 인포테인먼트 컨트롤러에 은은하게 새겼다. 충전할 때도 여신이 나타나는데, 충전을 시작하고 종료할 때 화면에 여신 그래픽을 띄운다.

캐딜락 디자인 전무 브라이언 네스빗(Bryan Nesbitt)은 “셀레스틱은 캐딜락 미래의 시작이다. 우리는 이 플래그십 EV가 진정 의미 있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중요한 유산을 구현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즉, 이를 통해 미래 전기차 시대에서 캐딜락의 포지션을 가늠할 수 있다. GM 내 가장 럭셔리 브랜드로서, 1930~1950년대 캐딜락 기함처럼 위치를 더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각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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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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