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만 번듯한 무늬만 쿠페형 SUV는 가라. 디자인과 성능을 다 잡은 SUV 쿠페를 만났다
SUV와 쿠페는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달라서 물과 기름처럼 섞이려야 섞일 수 없는 장르 같았다. 이 둘을 조합한 쿠페형 SUV의 등장은 정말이지 신선한 충격이었다. 새로운 장르의 폭발적인 인기는 안 그래도 달아오른 SUV 시장을 더 뜨겁게 달궜고, 많은 제조사가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었다.
포르쉐는 정상급 쿠페를 만드는 정통 스포츠카 브랜드이자 카이엔으로 큰 성공을 맛본 SUV 맛집이다. 자신만만한 두 개의 장르를 합친 기막힌 조합, 쿠페형 SUV를 포르쉐가 마다할 리는 없다.
포르쉐는 전혀 다른 모델을 개발하는 모험은 하지 않았다. 사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카이엔은 이미 스포츠카 혈통을 이어받은 모델답게 SUV치고는 늘씬한 몸매를 갖추고 있었다. 단숨에 속도를 높일 수 있고, 거친 코너를 거리낌 없이 돌 수 있는 스포츠카급 성능도 가졌다. 포르쉐로서는 이미 쿠페형 SUV로 다듬기 좋은 재목이 있던 셈이다.
카이엔 쿠페는 쿠페형 SUV 신드롬에 대한 포르쉐의 대답이다. 디자인은 날렵한 지붕선 하나로 기존 카이엔과 완전히 차별화됐다. 몇 가지 전용 디자인 특징도 추가했다. 앞유리는 역동적인 루프 라인에 자연스럽게 어울어지도록 약간 누웠다. 덩달아 A필러와 루프 양 끝쪽도 20mm 정도 낮아졌다. 뒷문과 뒤펜더도 새로 설계했다. 18mm 넓힌 어깨는 더 강인한 인상을 만든다.
가변 리어 스포일러는 카이엔 터보의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 특징을 고스란히 녹였다. 쿠페 실루엣에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스포일러는 시속 90km 이상으로 주행하면 135mm까지 전개해 뒷바퀴 접지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놀랍게도 2.16㎡ 면적의 대형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기본으로 제공되어 인테리어를 멋스럽게 빛낸다. 일반 선루프와 달리 고정식이지만, 공간감이 대단하다. 옵션으로 마련한 탄소섬유 루프를 적용하면 무게중심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똑같이 탄소섬유 루프를 갖춘 911 GT3 RS 느낌을 조금이나마 낼 수 있다. 정말이지 보닛에서 루프 쪽을 올려다보면 영락없는 스포츠카다.
쿠페형이라고 해서 항상 2열 헤드룸에서 손해를 보는 건 아니다. 뒷좌석을 카이엔보다 30mm 낮게 설치해서 지붕선이 뒤로 뚝 떨어지더라도 헤드룸 부족하지 않다. 2열은 독립 시트 2개 구성이 기본이고, 3명이 앉을 수 있는 컴포트 리어 시트 구성도 추가 비용 없이 선택할 수 있다. 짐공간은 625L. 뒷좌석을 접으면 1540L까지 늘어난다.
강력한 파워트레인과 혁신적인 기술을 머금은 하체 세팅, 디지털화를 이룬 세련된 인테리어는 3세대 카이엔을 그대로 반영한다. 터빈 한 발을 장착한 V6 3.0L 엔진은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을 발휘한다. 결코 작은 힘이 아니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되는 카이엔 쿠페는 론치컨트롤을 쓰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초에 끊는다. 체감은 이보다 훨씬 빠르다. ‘포르쉐는 발표한 스펙보다 항상 더 빠르다’라는 소문이 사실인 듯하다. 최고시속은 243km이다. 카이엔 쿠페는 성능과 디자인을 다 잡은 프리미엄 SUV다.
포르쉐의 지갑을 두툼하게 부풀릴 또 하나의 비밀병기가 탄생했다. 쿠페형 디자인을 빼면 많은 부분이 익숙해서 눈 돌아갈 만큼 특별하게 여겨지지는 않지만, 친근하고도 특별한 매력에 더 끌린다. 카이엔 쿠페는 무늬만 쿠페가 아니다. 스포츠 쿠페처럼 달릴 수 있는 진짜배기 포르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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