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2018년 맥라렌이 공개한 슈퍼카 스피드테일(Speedtail)이 경매 무대에 등장했다. 106대 한정판 모델로 소개된 스피드테일은 175만 파운드(약 25억 8,000만원)의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자동차 전문 경매업체인 RM 소더비(RM Sotheby)가 오는 22일부터 경매를 시작할 맥라렌 스피드테일은 주행거리가 30마일(약 48km)에 불과한 새차 수준의 컨디션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106대 가운데 36번째로 생산된 스피드테일은 17만달러(약 1억 8,450만원)의 옵션이 추가된 상태로 Heritage Atlantic Blue 외장 색상과 탄소섬유 소재로 제작된 휠 커버, 아날린 가죽, 카본 트림, 알칸타라로 둘러쌓인 인테리어 등이 특징이다.
주최측인 RM 소더비는 경매 시작일을 제외한 나머지 정보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채 경매 당일인 22일 시작가와 상세 정보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맥라렌 스피드테일 (사진 RM Sotheby)
맥라렌 스피드테일
맥라렌이 제작한 모델 가운데 가장 빠른 모델 중 하나인 스피드테일은 ‘M840TQ’ 4.0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과 병렬식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시스템 출력 1070마력, 최대토크 117.3kgf·m를 내뿜는다.
스피드테일은 5,200mm에 이르는 큰 차체를 지녔음에도 탄소섬유 섀시와 경량 복합소재 차체 등을 활용해 무게를 1,430kg에 묶어 0-300km/h의 가속시간을 단 12.8초만에 해치우며, 최고속도는 403km/h에 이른다.
지난해 맥라렌은 스피드테일의 내구성 시험을 위해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30회 연속으로 최고속도에 도달하는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맥라렌의 전통에 따라 독특한 3인승 구조의 스피드테일은 2025년으로 예정된 새로운 슈퍼카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강력한 모델의 지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1990년대 슈퍼카 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은 17인치 휠과 5단 수동변속기로 무장하고 변변한 전자장비 도움 없이 시속 300km를 넘나들었다. 30년 지난 현재 기준으로 보면 어떨까?
포르쉐 959
OLD DAYS
포르쉐 첫 슈퍼카 탄생은 911 플랫폼의 한계를 시험하는 데서 비롯했다. 국제자동차연맹 (FIA) 그룹 B 규정에 맞는 경주용 자동차이면서 동시에 일반도로를 달리는 데 문제가 없는 스포츠카를 만들고자 했다. 일반에 판매하는 911은 1988년 카레라 4 등장까지 뒷바퀴굴림을 고수했다. 하지만 그에 앞서 포르쉐는 네바퀴를 굴리는 궁극의 911을 준비하고 있었다. 1983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에 등장한 콘셉트카 그루페 B가 그 실체를 드러냈다.
개발 무대는 그룹 B에서 장거리 랠리로 옮겨졌다. 1984년 포르쉐는 911을 대폭 개량한 네바퀴굴림 랠리카 953으로 다카르 랠리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그 자리는 미완성 상태 959에게 넘겨졌다. 일반 시판용 959는 1985년 IAA에서 데뷔했고, 1년 뒤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완성한 959는 1986년 다시 다카르 랠리 우승을 차지했다.
959는 상황에 따라 구동력 배분을 바꾸는 전자제어 네바퀴굴림을 비롯한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로 업계 파문을 일으켰다. 수평대향 6기통 2.8L 엔진은 시퀀셜 트윈터보에 힘입어 450마력, 51.0kg·m 힘을 냈다. 바퀴마다 댐퍼를 2개씩 달아 운전석에서 댐핑과 차체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6단 수동변속기는 전진을 G(오프로드)-1-2-3-4-5로 구성했다.
959는 당시 슈퍼카에 당연시했던 강관 스페이스 프레임 섀시 대신 911의 스틸 모노코크를 바탕으로 했다. 대신 보닛과 도어는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케블라 복합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줄였다. 17인치 휠은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고 세계 최초 런플랫 타이어와 전자식 공기압 감시장치를 달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까지 3.7초, 200km 가속까지는 11.4초가 걸렸고 최고시속은 317km였다.
포르쉐 911 카레라 S
THESE DAYS
현재 포르쉐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911 카레라 S는 슈퍼카로 쳐주지도 않는 평범한(?) 스포츠카다. 최고출력 450마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시간 3.7초와 같은 제원은 959와 소름 돋을 정도로 흡사하다. 최고속도(시속 308km)는 약간 떨어지지만 스포츠크로노팩 옵션 장착 시 0→시속 100km 가속시간이 3.5초로 단축된다.
959처럼 네바퀴를 굴리는 카레라 4S는 각각 3.6초와 3.4초다. 엔진은 수랭식으로 바뀌었고(959 엔진은 공랭식이고 헤드만 수랭식) 배기량이 3.0L로 커졌지만 수평대향 6기통 트윈터보라는 점은 같다. 최신 911은 앞바퀴에 20인치, 뒷바퀴에 21인치 휠을 끼운다. 변속기는 8단 PDK(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이며 오프로드 모드는 없다.
페라리 F40
OLD DAYS
포르쉐 959 등장 당시 페라리가 판매하던 288 GTO는 원시적인 슈퍼카로 보일 만했다. 페라리는 그룹 B에서 959에 대적할 수 있도록 288 GTO를 개량했다. 그룹 B 폐지로 갈 곳을 잃자 도로용 슈퍼카로 신분을 세탁했다. 1987년 288 GTO 후속으로 등장한 F40이다. F40은 페라리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이름표뿐 아니라 페라리 창업자 엔초 페라리가 승인한 마지막 모델이라는 점에서 뜻깊은 자동차다. 400대 한정이었다가 결국 1100대를 만들었다. 이때 페라리는 한정 생산 슈퍼카의 맛을 알아버렸다.
페라리 슈퍼카 계보는 F40 이후 F50과 엔초로 이어졌다. F40은 959를 겨냥해 나온 차로 보기 어려울 만큼 안락성이나 첨단기술과 거리가 멀었다. 경주용 자동차를 조금 손봐 도로에 풀어놓은 듯한 광기가 엿보였다. 스파르타 분위기인 F40과 비교하면 959는 고급승용차 같았다. 대신 F40은 가벼웠다. 959보다는 200kg쯤! 스틸 튜브로 만든 섀시에 알루미늄· 탄소섬유·케블라로 만든 차체를 덮었다. 창문은 폴리카보네이트와 렉산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일부 모델은 옆으로만 조금 열 수 있는 슬라이딩 창문을 달았다. 실내에서는 오디오, 도어패널, 도어핸들, 글로브박스, 가죽 마감, 카펫을 생략했다. 의외로 에어컨은 남겼다.
운전석 뒤에 얹은 F120 엔진은 V8 2.9L 트윈터보로 959보다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다. 7000rpm에서 최고출력 478마력을 뽑아내고, 최대토크는 58.8kg·m 에 달했다. 소량 생산한 콤페티치오네 모델은 8000rpm, 700마력까지 올라갔다. 네바퀴굴림은 고려대상도 되지 않았고 변속기는 5단 수동에 머물렀다. F40은 시속 100km 가속 4.1초, 200km 가속 11초, 최고시속 324km를 기록했다. 959와 큰 차이는 아니지만 시속 200마일(322km)을 넘어섰다는 의의를 더했다.
페라리 F8 트리뷰토
THESE DAYS
F50 이래 25년간 페라리 슈퍼카와 정규 플래그십 모델에 자연흡기 V12 엔진을 탑재하는 일이 당연시됐다. 그런데 최근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모델로 등장한 SF90 스트라달레는 V8 4.0L 트윈터보 엔진을 주축으로 3개의 전기모터가 도와 최고출력 1000마력을 내고 네바퀴를 굴린다.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2.5초다. 엄청난 성능이지만 페라리 스스로 “미드 엔진 쿠페(F8 트리뷰토)와 슈퍼카(라페라리)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F40과 비교하기에는 F8 트리뷰토도 충분하다. V8 3.9L 트윈터보로 최고출력 720마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 시간이 2.9초, 200km 가속 시간은 7.6초에 불과하다. F40과 달리 지붕만큼 높은 대형 리어윙은 없지만 최고시속은 340km다.
F40같은 헐벗음은 없다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OLD DAYS
도어를 위로 열고, 문턱에 앉아 뒤를 보며 후진하면 여럿 쓰러졌지
페라리에 발끈해 스포츠카를 만들기 시작한 람보르기니다. 슈퍼카라는 개념을 이끌어낸 미우라를 빚은 곳도 람보르기니다. 마르첼로 간디니 디자인으로 하늘을 향해 열리는 시저 도어와 쐐기형 차체를 지닌 쿤타치를 탄생시켜서 슈퍼카 전형을 확립한 것도 람보르기니다.
그들이 포르쉐, 페라리가 차세대 슈퍼카를 만들어 주목받는 꼴을 그냥 두고 볼 리 만무했다. 비록 당시 람보르기니가 창업자 페루치오 람보르기니 손을 떠나 파산하고 표류한 끝에 미국 크라이슬러에 흡수(1987년)된 상태였기는 하지만. 1990년 쿤타치 후속으로 출시한 디아블로(악마)는 간디니가 그린 초안을 크라이슬러 디자이너들이 손질해 완성했다. 쿤타치보다 강력한 V12 5.7L 492마력 엔진을 운전석 뒤에 얹고 5단 수동변속기를 거쳐 17인치 휠이 달린 뒷바퀴를 굴렸다. 시속 100km 가속시간은 4.5초다. 최고시속이 F40보다 빨라야 했기 때문에 325km를 마크했다.
현재 람보르기니 표준 구성인 네바퀴굴림은 1993년 디아블로 VT(비스커스 트랙션)가 처음 도입했다. 1999년에는 가동식 전조등을 고정형으로 바꾸는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했다. 이때 선보인 디아블로 GT는 배기량을 6.0L로 높여 583마력을 내고 네바퀴굴림 대신 뒷바퀴를 굴려 트랙 주행에 중점을 둔 모델이었다. 디아블로 GT는 2000년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8분 4초를 기록했다.
아우디 TT RS
THESE DAYS
AMG A 45 S는 2.0L 421마력이라지?
현재 람보르기니는 폭스바겐그룹 중에서도 아우디 산하에 있다. 아우디 TT는 가로배치 엔진을 운전석 앞쪽에 싣고 앞바퀴를 굴리는 소형 쿠페다. 고성능 버전 TT RS는 네바퀴를 굴린다. 엔진은 디아블로 반토막도 되지 않는 직렬 5기통 2.5L지만, 터보차저를 달아서 무려 400마력을 낸다. 2017년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랩타임 7분 48초를 기록했다. 물론 지난 십수 년 세월 동안 람보르기니 식구들도 장족의 발전을 거쳤다. 2016년 우라칸 퍼포만테(6분 52초 01)에 이어 지난해 아벤타도르 SVJ가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6분 44초 97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직 공식 도전한 적 없는 우루스는 비공식 테스트에서 7분 47초를 기록했다(카더라)는 후문이다.
부가티 EB110
OLD DAYS
폭스바겐그룹은 1998년 부가티 브랜드를 사들였고 수년간 몇 가지 콘셉트카를 개발하며 준비한 끝에 첫 슈퍼카 베이론을 출시했다. 하지만 부가티를 슈퍼카 브랜드로 부활시킨 아이디어는 폭스바겐 것이 아니었다. 1987년 이탈리아 사업가 로마노 아르티올리가 브랜드에 대한 권리를 사들여 부가티 자동차를 설립했다. 화려한 공장은 이탈리아 모데나의 캄포갈리아노에 지었다. 참고로 부가티는 프랑스 자동차라서 프렌치 블루 색상을 즐겨 쓰고 현재 본사도 프랑스 몰샤임에 있지만, 창업자 에토레 부가티는 이탈리아 사람이다.
첨단 슈퍼카에는 역시 우드 트림이지
부가티에서 아르티올리가 만든 처음이자 유일한 모델이었던 EB110 이름은 에토레 부가티(EB) 탄생 110주년을 뜻했다. 1991년 등장한 EB110(GT)은 마르첼로 간디니가 부가티 유산을 녹여 초안을 그린 독특한 디자인과 다양한 첨단 기술을 자랑했다. 탄소섬유 모노코크 섀시와 능동 가변 공기역학 장치, 네바퀴굴림을 갖췄다. 엔진은 당시에도 터보차저 4개를 사용했다. V12이고 배기량은 3.5L에 그쳤다(베이론, 시론은 W16 8.0L 쿼드터보). 최고출력은 550마력, 최대토크는 58.0kg·m 였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3.5초가 소요됐다. 최고시속은 350km다. 6개월 후 나온 EB110 SS(슈퍼스포츠)는 최고출력(612마력)이 더 높을 뿐 아니라 150kg이나 가벼웠다. 덕분에 시속 100km 가속 3.2초, 최고시속 355km로 개선됐다. 1993년에 기록한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은 7분 44초다.
폭스바겐 골프 GTI 클럽스포트 S
THESE DAYS
마트 가는 길이 멀고도 험난하구나
2016년 등장한 부가티 시론은 최고출력 1500마력, (제한)최고시속 420km의 성능을 갖췄다. 정지상태에서 가속 시간은 시속 100km 2.4초, 200km 6.1초, 300km 13.1초다. 시속 400km까지 가속에는 32초 남짓 걸린다. 가격이 2배(500만유로, 66억원)인 40대 한정판 디보를 구입하면 트랙을 더 빠르게 돌 수 있지만 최고시속은 오히려 380km로 떨어진다. 이런 차로 뉘르부르크링을 돌면서 성능을 끝까지 쥐어짤 용자는 찾기 어려울 듯하다. 폭스바겐그룹 반대편에서 다른 예를 찾아보면 어떨까. 한때 노르트슐라이페에서 가장 빠른 앞바퀴굴림차 기록 (7분 47초 19)을 보유했던 골프 GTI 클럽스포트 S다. 베이론·시론·디보의 딱 4분의 1인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을 품고 310마력 내는 이 3도어 핫해치는 무게를 1285kg까지 낮추기 위해 수동변속기만 탑재했다. 400대 한정 생산 모델이다.
맥라렌 F1
OLD DAYS
1992년 고든 머레이 설계로 탄생한 맥라렌 F1은 양산차 최초 탄소섬유 모노코크 섀시 및 보디, 금으로 만든 엔진 방열판, 3인승 좌석 배치로 숱한 화제를 낳았다. 맥라렌 경주용 자동차에 엔진을 공급하던 혼다로부터 포뮬러 원 엔진을 가져오려던 계획이 좌절되자 기회는 BMW로 넘어갔다. BMW M에서 맞춤 제작한 V12 6.1L 엔진은 터보차저나 슈퍼차저 없이 최고출력 627마력을 냈다. 6단 수동변속기와 결합해 17인치 마그네슘 휠 끼운 뒷바퀴를 굴렸다. 무게는 1138kg에 불과했지만 에어컨, 오디오를 비롯해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일반적인 트렁크를 대신한 측면 적재공간에 맞춤형 가방 세트까지 마련했다. 이런 차가 1998년 시속 386.4km로 양산차 세계 최고속도 기록을 수립했다. 가속성능은 0→시속 100km 3.7초, 0→시속 200km 8.8초, 0→시속 300km 20.3초였다.
맥라렌 스피드테일
THESE DAYS
현재 맥라렌 모델 중 가장 성능이 떨어지는 모델은 540C다. 570S를 기본으로 일상주행에 더 어울리게 디튠한 결과물이다. V8 3.8L 트윈터보 엔진 최고출력은 이름 그대로 540마력이다. 그런데 여전히 0→시속 100km 가속 3.5초, 0→시속 200km 가속 10.5초, 최고시속 320km 라는 만만치 않은 성능을 품었다. 최근 발표한 맥라렌 GT는 V8 4.0L 트윈터보로 F1과 비슷한 620마력을 낸다. 변속기는 7단 듀얼클러치. F1처럼 미드 리어 엔진 배치이고 위쪽으로 삐딱하게 열리는 다이히드럴 도어를 채택했다. 시속 100km 가속에 3.2초, 200km 가속에 9초 걸리고 최고시속은 326km다. 최고속도와 좌석 배치가 F1에 더 가까운 차는 스피드테일이다. 최고시속 403km를 내는 3인승 모델로 V8 4.0L 트윈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 최고출력은 1070마력이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300km까지 13초 만에 도달한다.
재규어 XJ220
OLD DAYS
맥라렌 F1에 깨지기 직전까지 양산차 최고속도 기록을 보유했던 모델이다. 1992년 시속 220마일(354km)을 뜻하는 차명에 조금 못 미치는 349km를 기록했다. XJ220은 1988년 영국 버밍엄모터쇼에 프로토타입으로 처음 등장했다. 양산 모델은 1992년 출시했다. 원래 그룹 B 규정에 맞춘 V12 네바퀴굴림차로 기획했지만 양산화 과정에서 V6 3.5L 트윈터보, 뒷바퀴굴림으로 바뀌었다. 엔진은 547마력, 65.6kg·m 힘을 내고 5단 수동변속기와 어울렸다. 바퀴는 뒤쪽을 훨씬 크게 만들었다. 앞쪽에 255/55 ZR17, 뒤쪽에 345/35 ZR18 타이어를 끼웠다. 무게는 1470kg. 1991년, 개발 과정에서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7분 46초 36을 기록했다.
재규어 F-페이스 SVR
THESE DAYS
XJ220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3.6초 걸렸다. 현재 재규어 양산차 중 F-타입 SVR이 3.7초로 비슷한 성능을 낸다. 재규어·랜드로버 고성능 모델들이 두루 사용하는 V8 5.0L 슈퍼차저 엔진을 얹고 575마력을 내는 쿠페다. 8단 자동변속기와 네바퀴굴림을 사용하고 최고시속은 322km. 여기 소개하는 다른 차들과 달리 국내에서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가격은 2억1590만원. 엔진 최고출력만 비교하자면 SUV 모델인 F-페이스 SVR도 괜찮다. F-타입 SVR과 같은 엔진으로 550마력을 발휘하고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4.3초다. 아쉽지만 최고속도나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에서 XJ220을 넘어서는 재규어 양산 모델은 현재 보이지 않는다.
혼다 NSX
OLD DAYS
혼다는 페라리 V8 정도 성능을 낼 수 있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포츠카를 만들겠다는 거룩한 목표하에 NSX를 빚었다. 1990년 출시 후 본고장 유럽에서 슈퍼카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족보 없는’ 설움을 견뎌야 했다. 양산차 최초 올 알루미늄 보디를 적용하고, 개발 최종 단계에 F1 챔피언 아일톤 세나가 참여해 화제도 낳았다. 무엇보다 슈퍼카는 무조건 불편하고 신뢰성이란 개념은 엿, 아니 멋과 바꿔먹은 차인 줄로만 알았던 당시에 ‘꼭 그럴 필요는 없다’는 선례를 남기면서 전환점 역할을 한 차다. 운전석 뒤에 얹은 엔진은 V6 3.0L이고, 혼다의 유명한 VTEC 가변밸브타이밍 기술을 접목해서 최고출력 276마력을 냈다. 5단 수동변속기를 기본으로 1994년에는 4단 자동변속기를 추가했다. 트랙주행 성능을 강화한 NSX-R 페이스리프트 버전은 2002년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7분 56초 73을 기록했다. 페라리 360 챌린지 스트라달레와 동등한 수준이었다.
혼다 시빅 타입 R
THESE DAYS
NSX 엔진 최고출력은 첫 출시 당시에도 그리 높지 않게 여겨졌다. 따라서 혼다가 만든 요즘 핫해치가 가뿐히 뛰어넘었다고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시빅 타입 R은 I4 2.0L 터보 VTEC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20마력을 낸다. 1997년 NSX가 배기량을 3.2L로 높여 업그레이드한 출력 294마력보다도 높다.
시빅 타입 R 무게는 1380kg으로 NSX와 비슷하고 후기형 NSX-R보단 100kg 무겁다. 변속기는 6단 수동이고 앞바퀴만 굴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5.7초, 최고시속은 267km다. 2017년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를 7분 43초 8에 주파해 앞바퀴굴림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현재 그 영광은 르노 메간 R.S. 트로피-R(7분 40초 1)이 가져갔지만.
일반적으로 ‘비싼 자동차’라고 하면 롤스로이스, 벤틀리,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들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한 명단이 있다. 바로 미국의 ‘US 뉴스&월드리포트’가 선정한 ‘2019년 가장 비싼 차량 TOP10’다.
US 뉴스&월드리포트의 올해 가장 비싼 차량 목록에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올 한해 미국에서 판매된 양산 차량이며, 시장가격(특별 옵션 제외)을 기준으로 삼았다. 경매나 주문 제작과 같은 특별한 판매 방식은 제외됐고, 50대 미만 생산 혹은 이미 단종된 모델도 순위에서 빠져있다. 다만, 판매가 종료된 차량이라도 아직 고객인도가 끝나지 않았을 경우 해당 목록에 등재됐다
주목할 점은, 리스트에 오른 차량 10대 모두 슈퍼카이지만 순수내연기관 차량은 단 3대뿐이다. 나머지 7대는 하이브리드 및 순수전기차다. 전동화 시대로 흘러가는 럭셔리 & 슈퍼카 시장의 변화가 체감되는 부분이다.
#10위. 코닉세그 레제라, 180만 달러(21억5730만원)
스웨덴 출신 코닉세그의 하이브리드 슈퍼카 ‘레제라’가 10위를 차지했다. 이번 목록에서는 가장 저렴한 180만 달러(21억5730만원)다.
1100마력을 발휘하는 5.0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이미 넘치는 출력이지만, 여기에 700마력급 전기모터가 추가됐다. 덕분에 시스템 출력은 무려 1800마력에 이른다. 단, 상황에 따라 3개의 전기모터를 제어하기 위해 최고출력은 1500마력으로 제한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은 2.8초 만에 끝낸다.
특이한 점은 ‘KDD(Koenigsegg Direct Drive)’라 명명된 자체 개발 변속기이다. 저속 주행시 후륜쪽 전기모터의 가속을 담당하며, 이후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주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이용해 50km/h 이하 속도에서 전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이 밖에 코닉세그를 대표하는 ‘다이히드럴 싱크로헬릭스 액츄에이션 도어’가 탑재됐다. 도어가 90도 가량 회전하면서 열리는데, 무려 자동이다. ‘오토스킨’이라 불리는 자동개폐시스템은 앞 트렁크와 뒤 엔진룸에도 적용돼 네 곳 모두 리모컨 조작만으로 여닫을 수 있다.
레제라는 80대 생산 예정이며, 모든 물량이 이미 판매 완료됐다.
#공동 8위. 로터스 이바야, 210만 달러(25억1685만원)
영국 로터스의 첫 전기차 ‘이바야’가 공동 8위를 기록했다.
25억원짜리 전기차는 각각의 바퀴에 493마력의 전기모터를 달아 최고출력 1972마력, 최대토크 170kmf.m란 다소 현실감 없는 제원을 보여준다.
이바야는 포뮬러원(F1)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영국 윌리엄스 어드밴스드 엔지니어링과 공동 개발한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초고속 충전기를 이용해 18분 만에 100% 충전이 가능하다. 로터스는 1회 충전으로 약 4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유럽 WLTP 기준).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초 이내, 300km/h까지는 9초 이내 가속할 수 있다.
공차 중량은 1678kg다. 로터스의 경량 철학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이는 고성능 순수전기차 중 가장 가벼운 편이다.
이바야는 130대가 생산될 예정이다.
#공동 8위. 리막 C_Two, 210만 달러(25억1685만원)
크로아티아의 전기차 제조사 리막이 만드는 ‘C_Two’가 이바야와 함께 공동 8위를 차지했다. 리막은 지난 5월 현대차그룹이 8000만 유로(1067억원)를 투자해 국내에도 익히 알려진 바 있다.
이바야와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둘 다 순수전기차이면서 각 바퀴에 들어가는 4개의 전기모터와 210만 달러라는 가격, 1800마력이 넘는 출력, 버터플라이도어 탑재 등이 유사하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650km로 이바야보다 다소 앞선다. 이밖에 안면인식기능, 레벨4 자율주행시스템, 액티브 세이프티 적용 등 첨단사양도 챙겼다.
150대 생산되는 C_Two 역시 전량 판매가 끝났다. 한편, 리막은 10위인 레제라에 들어가는 전기모터를 공급하고 있다.
#7위. 맥라렌 스피드테일, 225만 달러(26억9865만원)
맥라렌 ‘스피드테일’은 브랜드 최상위 라인업 ‘얼티밋 시리즈’에 속하는 슈퍼카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카였던 전설적인 모델 ‘맥라렌 F1’의 후속 모델이다.
이차는 에어로다이내믹을 극대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유려한 차체 디자인은 물론, 프론트 휠에도 공기 역학 디자인이 적용됐다. 공기 흐름에 방해가 되는 사이드미러는 카메라로 대체됐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스피드테일은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돼 시스템출력 1070마력을 발휘하며, 최고속도는 403km/h로 제한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실내 구조다. 1열 운전석이 가운데 위치한 3인승이다. 이러한 구조는 앞서 맥라렌 F1에서도 적용된 바 있다. 버튼식 기어 레버 및 각종 조작 장치는 천정으로 올라갔다.
106대만 생산되는 스피드테일은 225만 달러(26억9865만원)라는 가격표를 달았지만 이미 전량 판매가 완료된 상태다. 신차는 2020년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6위. 파가니 와이라 로드스터, 240만 달러(28억7830만원)
이탈리아 슈퍼카 업체 파가니에서 생산하는 ‘와이라 로드스터’가 6위를 차지했다. ‘와이라’는 남아메리카 케추아 부족이 믿는 ‘와이라타타(바람의 신)’에서 따왔다.
메르세데스-AMG에서 와이라 전용으로 제작한 M158 6.0리터 V12 엔진을 공급한다. 최고출력 764마력, 최대토크 102kgf.m를 발휘하며 7단 듀얼클러치와 맞물린다.
프레임 전체가 카본으로 이뤄져 1280kg이라는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특이한 점은, 천정이 열리는 로드스터 모델임에도 쿠페 모델(1350kg)보다 가볍고 강성은 더 높다. 단, 천정이 없어진 탓에 쿠페 모델이 자랑하는 걸윙도어를 잃고 비교적 평범한 스완 도어를 달았다.
100대가 생산되는 와이라 로드스터는 사전 계약이 종료됐다.
#5위. 피닌파리나 바티스타, 250만 달러(29억 9825만원)
디자인 회사로 더 유명한 피닌파리나의 전기슈퍼카 ‘바티스타’가 5위에 랭크됐다. 디자인 업체에서 제작사가 된 피닌파리나가 만든 첫 차량, 바티스타는 이로써 가장 비싼 순수전기차 자리를 차지했다.
파워트레인은 리막 C_Two와 40~50%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각각의 회사가 세팅을 달리해 주행 질감은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출력 1900마력, 최대토크 234.5kgf.m를 발휘하며, 최고안전속도는 349km/h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까지 2초 내 끝낸다. 여기에 120kW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450km를 확보했다.
150대가 생산되는 바티스타는 ‘피닌파리나 SpA 디자인 하우스’ 설립 90주년인 2020년 말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고객 인도가 시작된다. 이후 2021년 미국 및 아시아에 50대씩 배정될 예정이다.
한편, 피닌파리나는 바티스타에 이어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르스 등과 경쟁할 전기SUV를 준비 중이다.
#4위. 메르세데스-AMG 원(One), 272만 달러(32억6155만원)
AMG 페트로나스 F1 팀의 노하우가 대거 적용된 하이브리드 슈퍼카 메르세데스-AMG ‘원(One)’이 4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역사상 F1 엔진을 양산차에 탑재한 시도는 페라리 F50과 AMG 원이 유이하다.
현행 F1 엔진 규격인 1.6리터 V6 엔진과 8단 자동화 수동변속기가 탑재된다. 국산 준중형 세단 등에 탑재되는 엔진 크기에서 나오는 출력은 무려 1020마력이며, 한계 회전수는 1만1000rpm에 이른다. 최고속도는 350km/h에 제한된다.
F1에도 사용되는 운동에너지 회수 시스템(KERS)을 탑재했으며, 800V 배터리를 이용해 순수전기모드로 25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F1의 심장을 얹은 대가가 따른다. 누적 주행거리 5만km마다 엔진 대규모 점검을 위해 전용 서비스 센터로 차를 보내야 한다. 작은 엔진에서 극한의 성능을 뽑아내기 위해 내구성을 포기한 F1 엔진을 적용한 탓이다.
이외 운전자의 신체에 맞게 커스텀 제작이 가능한 스티어링 휠과 버킷시트가 들어가며, 비싸기로 유명한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등이 기본 장착된다.
프로젝트 원은 275대가 생산될 예정이며, 현 AMG 페트로나스 소속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과 전 드라이버 니코 로즈버그가 한 대씩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3위. 코닉세그 제스코, 280만 달러(33억5690만원)
‘제스코’는 현재 기네스북 ‘가장 빠른 양산차 기록(457.5km/h)’을 가지고 있는 ‘아제라 RS’의 후속 모델이다. 두 모델 사이에 ‘레제라’가 출시됐지만, 이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기 때문에 아제라의 정식 후속 모델로 인정하지 않는 모양새다.
제스코는 코닉세그의 창립자이자 CEO 크리스티안 폰 코닉세그의 아버지 ‘예스코’의 이름을 땄다. 아버지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부여한 이름이다.
5.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한 제스코는 전기모터의 도움 없이 1580마력, 152.9kmf.m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480km/h 이상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