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이너 다니엘 크로스맨이 공개한 페라리 첫 SUV ‘프로산게(Purosangue)’ 예상도.
[M 오토데일리 최태인 기자] 페라리가 브랜드 최초로 선보일 슈퍼 SUV 페라리 ‘프로산게(Purosangue)’ 예상도가 새롭게 등장했다.
그동안 페라리 프로산게의 다양한 예상도가 등장했지만,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Carscoops에 개제된 디자이너 다니엘 크로스맨(Daniel Crossman)의 예상도는 디자인과 그래픽 완성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아쉽게도 후면부만 공개됐지만, 페라리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잘 녹아들었고 앞서 페라리가 언급했듯 근육질보다 볼륨을 강조한 매끈한 차체가 눈에 띈다.
전반적인 느낌은 페라리 GTC4 루쏘와 488 GTB, F12 베를리네타를 교묘하게 잘 섞 어색함 없는 스타일링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페라리가 새롭게 공개한 로마 GT에서 영감을 받아 등장하고 있는 예상도와 다른 점도 돋보인다.
프로포션과 실루엣 등을 살펴보면, 알파로메로 스텔비오나 마세라티 르반떼와 비슷한 매끈하고 쿠페라이크한 스타일을 가졌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익스프레스가 공개한 페라리 '프로산게' 예상도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익스프레스가 공개한 페라리 '프로산게' 예상도특히, 페라리는 브랜드 첫 SUV를 ‘FUV(Ferrari Utility Vehicle, 개발명 175)'로 부르며, 지금까지의 고성능 SUV들과 차별화를 둘 계획이다.
'프로산게'란 차명은 순종을 의미하며,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일반적인 SUV가 아닌 로마 GT, GTC4 루쏘처럼 역동적인 GT 스타일을 적용한다. 아울러 프로산게는 프론트 미드십 레이아웃의 모듈형 플랫폼으로 설계되며, 페라리는 프로산게를 통해 두 가지 아키텍처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인테리어는 GT카를 표방하는 만큼 안락함과 편의성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2+2, 4+ 등의 다양한 시트구성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 ‘프로산게’ 예상도
프로산게는 V6, V8, V12의 엔진뿐만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동력계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이 중 V8 3.9L 트윈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탑재가 유력하다. 특히, V8 3.9L 트윈터보 엔진은 ‘SF90 스트라달레’에 적용돼 시스템 총 합산출력 1,000마력을 발휘한다.
다만 프로산게는 실용성을 강조한 SUV인 만큼 약 700-800마력 수준의 출력을 갖출 전망이다. 이밖에 출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V12 엔진 탑재여부도 배제할 수 없다.
페라리 FUV 프로산게는 람보르기니 우루스, 애스턴마틴 DBX, 벤틀리 벤테이가, 포르쉐 카이엔 터보 등과 슈퍼 SU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1980년대 중반 불붙은 수퍼카 전쟁. 우리는 내로라하는 수퍼카 브랜드들의 자존심 건 최고속도 경쟁에 열광했다. 그 뜨거운 열기가 서서히 사그라들고 있는 요즘, 그 불씨가 SUV 시장으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포르쉐 카이엔 성공이 수퍼카 브랜드의 SUV 시장 진출을 부채질했다. 2020년 새로이 펼쳐질 ‘수퍼 SUV 전쟁’의 주역을 모았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각 제조사
람보르기니 미우라 P400(왼쪽)과 디아블로(오른쪽)
현존 최강 SUV, 람보르기니 우루스
세계 최초의 수퍼카로 인정받는 미우라, 그리고 페라리 F40 콧대를 꺾은 디아블로를 내놓았던 수퍼카 명가 람보르기니가 내놓은 SUV다. 우루스는 ‘세계 최초 수퍼 SUV’를 표방하며 등장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우루스는 현존 SUV 중 가장 빠르다. 최고속도가 무려 시속 305㎞다. 힘의 원천은 V8 4.0L 트윈 터보 엔진. 우라칸과 아벤타도르의 V10 또는 V12 엔진을 물려받지 못했으나, 람보르기니 최초로 터보를 얹어 최고출력이 650마력, 최대토크가 86.7㎏·m에 달한다. 2,196㎏ 덩치를 단 3.6초 만에 시속 100㎞로 내모는 성능이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시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우루스 등장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서 총 11대 팔았던 람보르기니가 올해는 11월까지 무려 155대를 판매했다. 14배 늘어난 수치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전 세계 4,553대 판매해 지난해 동기보다 96% 성장했다. 성장 동력 핵심은 단연 우루스다. 전체 판매 비율의 절반 이상(국내 58.7%, 해외 59.1%)이 모두 우루스 차지다.
처음으로 1966년 현대적인 수퍼카 기준을 정립했던 미우라처럼, 우루스는 수퍼 SUV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뎌, 그 가능성을 제대로 확인했다.
포르쉐 959
포르쉐 카레라 GT(왼쪽)와 918 스파이더(오른쪽)
포르쉐 기둥으로 거듭나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 S E-하이브리드
포르쉐는 수퍼카 전쟁에 불을 지폈다. 양산차 최초로 시속 300㎞ 벽을 넘었던 페라리 288 GTO(최고속도 304㎞/h)에 맞서 1987년 포르쉐는 최고속도 317㎞/h 성능을 자랑하는 959를 내놨다. 959는 트랙 위 경주를 넘어 다카르랠리까지 석권했던 4륜구동 수퍼카. 이후 카레라 GT와 918 스파이더까지 수퍼카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 S E-하이브리드(3세대)
1세대 카이엔 터보(왼쪽)와 2세대 카이엔 터보 S(오른쪽)
카이엔은 그런 포르쉐의 고성능 SUV다. 지난 2002년 일찍이 스포츠카 브랜드로서 SUV 시장에 뛰어들어 화제를 모았다. 처음엔 브랜드 정체성을 흐린다는 비난이 일었지만, 카이엔은 보기 좋게 성공해 오늘날 포르쉐 간판 모델로 거듭난다. 지난 2013년 누적 판매 50만 대를 뛰어넘어 지금은 80만 대를 바라보고 있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 S E-하이브리드(3세대)
카이엔은 이제 3세대로 거듭났다. 그중 카이엔 터보 S E-하이브리드는 카이엔 라인업 정점이다. 918 스파이더가 그랬듯 전기 모터가 힘을 보태는 하이브리드 SUV로, 최고출력 550마력을 내는 V8 4.0L 가솔린 엔진과 136마력 전기 모터가 힘을 합쳐 결합 최고출력 680마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8초, 최고속도는 시속 295㎞다. 더욱이 전기만으로 시속 135㎞로 달릴 수 있고, 최대 40㎞를 주행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SUV이기도 하다.
재규어 XJ220
재규어 XJ220
뷰티풀 패스트 SUV, 재규어 F-페이스 SVR
‘재규어가 수퍼카 제조사야?’라고 묻는다면 옛날 재규어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재규어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퍼카를 만든 제조사였다. 1992년 등장한 재규어 XJ220은 양산차 역사상 가장 빠른 최고속도 시속 349.4㎞를 기록했다. 더욱이 92년에 세운 7분 42초 37 뉘르부르크링 랩타입은 20세기가 끝날 때까지 끝끝내 지켜낸 양산차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재규어 F-페이스 SVR
오늘날 재규어는 수퍼카 성능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섰지만, SVR 배지를 붙인 고성능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F-페이스 SVR은 재규어 SUV 라인업의 정점.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69.4㎏·m 화끈한 성능을 자랑하는 V8 5.0L 수퍼차저 엔진을 품었다. 알루미늄 차체에 능통한 재규어답게 차체의 80%를 알루미늄으로 꾸린 점이 특징이다. 시속 100㎞까지 4.3초 만에 가속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283㎞다.
재규어 F-페이스 SVR
F-페이스는 지난 2016년 재규어가 처음으로 내놓은 SUV다. 역시 SUV 광풍을 타고 재규어 전체 판매를 견인하는 중이다. 재규어 역사상 단기간에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을 정도다.
마세라티 MC12(왼쪽)와 250F(오른쪽)
레이싱 혈통을 담다, 마세라티 르반떼 트레페오
마세라티는 2004년 느지막이 수퍼카 전쟁에 합류했다. 그 주인공은 MC12. FIA GT 경주에 출전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수퍼카로 2009년 GT1 클래스 우승을 거머쥐었다. 사실 마세라티는 자동차 경주의 전설적인 브랜드다. 이미 1950년대 포뮬러 원을 포함해 500여 회 우승을 달성했고, 역사상 최고의 경주차로 추앙받는 250F를 만들기도 했다.
마세라티 르반떼 트레페오
마세라티 르반떼 트레페오
마세라티 레이싱 혈통이 SUV로 번졌다. 2016년 등장한 르반떼다. 르반떼 트레페오는 그중 가장 강력하다. 페라리와 만든 V8 3.8L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590마력, 최대토크 74.85㎏·m 성능을 낸다. 트랙을 호령했던 마세라티인 만큼, 앞뒤 무게 배분 50:50을 철저히 지켜냈으며, 무게 중심도 바닥으로 끌어내려 스포츠카 버금가는 운동 성능을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단 3.9초, 최고속도는 시속 304㎞/h다.
애스턴마틴 원-77(왼쪽)과 발키리(오른쪽)
애스턴마틴 기대주, 애스턴마틴 DBX
고성능 GT로 이름 높은 애스턴마틴. 그러나 그들이 만든 수퍼카는 입이 떡 벌어진다. 2009년 등장한 원-77이 그 시작점. 탄소섬유 복합 소재와 알루미늄을 활용한 차체에 V12 7.3L 엔진을 넣어 최고속도 시속 354㎞를 자랑했다. 그 계보는 오늘날 시스템 최고출력 1,160마력을 내는 발키리까지 이어져, 수퍼카(요즘은 하이퍼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쟁에 불을 지피는 중이다.
애스턴마틴 DBX
애스턴마틴도 지난 11월 106년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SUV DBX를 선보였다. 스포츠카 만들 듯이 빚은 차체가 눈에 띄는 특징. 디자인도 그렇지만, 애스턴마틴 특유의 접착식 알루미늄 기술을 사용해 무게를 덜어냈다. 길이 5,039㎜ V8 엔진 얹은 육중한 SUV 무게를 2,245㎏로 억제할 수 있었던 이유다.
애스턴마틴 DBX
물론 화끈한 성능은 기본이다.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1.4㎏·m 성능을 내는 V8 4.0L 트윈 터보 엔진을 얹었다. 9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5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291㎞다.
맥라렌 F1
한편, 수퍼 SUV 전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퍼카 전쟁의 핵심이었던 페라리가 2022년 SUV를 내놓기로 했으며, 양산차 최고속도 시속 490㎞ 기록을 세운 부가티도 하이퍼 SUV 등장을 예고했다. 다만 아쉽게도 최고속도 391㎞로 90년대 수퍼카 전쟁을 종결지었던 맥라렌 F1을 만들었던 맥라렌은 여전히 SUV 시장 진출을 꺼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