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
포르쉐는 전통성을 고집하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은 브랜드다. 911의 헤리티지는 꾸준히 유지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던 '카이엔'과 '파나메라'를 출시하며 새로운 포르쉐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해 주는데 성공했다.
2002년 최초로 세상에 등장한 스포츠 SUV '카이엔'은 출시 초기 포르쉐 골수 마니아들에게 엄청난 혹평을 받아왔다. "순수한 포르쉐는 이제 끝이다","포르쉐에서 SUV를 만들다니","끔찍한 결과물이 탄생했다" 다"라는 평가가 이어졌지만 결국 포르쉐는 카이엔을 흥행시키는데 성공했다. 포르쉐 역대 판매량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카이엔은 이제 더 이상 포르쉐 마니아들도 혹평을 이어가지 않는 명실 명부 최고의 스포츠 SUV로 인정받고 있다.
1세대 955/957 카이엔
포르쉐가 재정난에 빠져있을 90년대 후반, 993의 후속 모델로 출시한 996의 평가가 좋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자 SUV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게 된다. 당시 포르쉐의 대주주였던 폭스바겐은 플랫폼을 공유해 주는 등 여러 가지 도움을 주면서 포르쉐가 만든 첫 SUV 탄생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렇게 포르쉐가 만든 첫 SUV '카이엔'은 2002년 955 코드네임을 가지고 세상에 탄생한다. 911을 사랑하던 골수 포르쉐 마니아들은 날이 선 비판을 이어갔다. "멍청한 사람들이나 저런 차를 살 것이다","포르쉐가 끔찍하게 변했다"라며 혹평이 이어졌고 대부분 사람들은 카이엔이 얼마 가지 못해 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었다.
모두가 "망할 거야"라고 외쳤지만 그들은 성공했다
하지만 포르쉐는 여기에 굴하지 않았고 마침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SUV 인기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카이엔에 대적할만한 스포츠 SUV가 존재하지 않았을뿐더러 포르쉐라는 이름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 4륜 구동 시스템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주행성능, 포르쉐 다운 즐거운 운전 재미를 가미해 시간이 갈수록 많은 소비자들은 카이엔을 찾기 시작했다.
패밀리카로도 이용할 수 있는 전천후 포르쉐가 등장한 것이다. 모험을 시도했던 포르쉐에게 카이엔은 다른 브랜드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성공사례로 기억된다.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 958 카이엔
디자인에서 혹평을 받아온 1세대 카이엔을 뒤로하고 2011년엔 2세대 '958 카이엔'이 등장하였다. 폭스바겐 투아렉과 플랫폼을 공유하여 중형 SUV 사이즈로 만들어진 카이엔은 여전히 뛰어난 운동성능과 전천후성을 가진 패밀리 스포츠 SUV였으며 이전 세대에서 지적받아온 디자인을 말끔히 고쳐내어 1세대 모델보다 더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데 성공했다.
특히 국내시장에서도 2세대 카이엔은 상당히 많은 인기를 끌어 911은 물론 파나메라와도 맞먹거나 오히려 뛰어넘는 판매량을 보여줄 때가 많았다. 2세대 카이엔은 카이엔, 카이엔 S, 하이브리드, GTS, 터보, 터보 S뿐만 아니라 디젤 모델도 판매를 하여 다양한 소비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1세대에서 지적받아왔던 올드 한 인테리어 역시 파나메라처럼 신형 포르쉐 스타일을 갖추었기 때문에 전작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2세대 카이엔은 다른 제조사에선 잘 볼 수 없는 중앙 센터패시아 쪽의 수많은 버튼들이 특징이었다. 국내에 가장 많이 판매된 2세대 카이엔은 디젤 모델인 것으로 보아 대한민국은 가솔린보단 디젤 SUV가 더 강세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성능 GTS 등장
2세대 카이엔은 고성능 'GTS' 모델도 등장했었다. 1억 2,270만 원에 판매되었던 2014 2세대 카이엔 GTS는 V8 4.8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해 최대출력 420마력과 최대토크 52.5kg.m을 발휘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는 5.7초가 소요되었으며 풀타임 4륜 구동이 적용되어 언제 어디서나 파워풀한 카이엔의 성능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V8 대배기량 자연흡기에서 나오는 우렁찬 사운드 역시 카이엔 GTS에서 누릴 수 있었던 특권과도 같다.
많은 변화를 겪은 3세대 9Y0 카이엔
2017년 등장한 '3세대 카이엔'은 이전 모델보다 더 매끈한 디자인과 강력한 동력성능, 뛰어난 험지 주파 능력을 가지며 더욱더 완벽한 자동차로 진화하였다. 스포츠카 스럽지 않은 차체를 가졌지만 곳곳엔 포르쉐 디자인 DNA가 녹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롱하게 앞을 비추는 헤드 램프, 파나메라를 떠올리게 되는 테일램프 등으로 스포티한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했다.
매끈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역시 매력적인 디자인 요소다. 22인치 대형 휠 타이어는 언제 어디서나 최상의 접지력을 보여주며 최대 315mm 규격을 갖춘 후륜 타이어는 스포츠 주행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최고의 운동성능을 위하여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SUV 지만 포르쉐인 만큼 성능은 양보할 수 없다.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은 주행모드에 맞추어 실시간으로 서스펜션 감쇠력을 변화시킨다. 차체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탑승자가 언제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작동하며 스포츠 주행이 필요할 시엔 노면을 꽉 움켜쥐도록 영민한 반응을 보인다.
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PDCC) 역시 즐거운 운전에 도움을 주는 기능이다. 코너에서의 롤링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며 코너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움직임을 스스로 감지하여 차체의 불필요한 롤링을 억제하는 똑똑한 기능이다.
후륜도 조향이 들어간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
3세대 카이엔에서는 역대 카이엔 최초로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이 옵션으로 제공된다. 이는 필요시 뒷바퀴에도 조향이 되도록 작동하는 기능으로 저속에선 회전반경을 줄여주며 고속에선 뒷바퀴와 앞바퀴를 같은 방향으로 조향하기 때문에 주행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영민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주행모드에 맞게 스프링 상수를 전자식으로 제어한다. 오프로드 모드에선 지상고를 높여주어 원활한 주행이 가능하게 도와주며 스포츠 모드에선 환경에 맞게 탄탄하게 차체를 조여주며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짜릿한 드라이빙 감성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다른 포르쉐들에서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는 카이엔에서도 선택할 수 있다. 버튼 하나로 스포츠카의 주행감성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이 옵션은 드라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꼭 추가해야 할 필수 옵션과도 같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추가하게 되면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에 디지털 및 아날로그 스톱워치, 수평 가속도 표시 인스트루먼트 패널, 랩타입 계기 등이 탑재된다.
카이엔 쿠페 새로운 도전
글의 서두에서 포르쉐는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는 현재진행형으로 포르쉐는 3세대 카이엔 모델을 스타일리시하게 변형한 카이엔 쿠페를 출시하였다.
스포츠 SUV 시장에 새로운 문을 연 포르쉐 카이엔은 이제 쿠페형 SUV 시장에서도 강자가 되려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카이엔 쿠페는 출시 초기임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꽤 좋은 편이다. 그들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으니 말이다.
글 김재한 저널리스트(아우토슈타트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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