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모하비, 대륙 횡단의 꿈에 불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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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마니아라면 누구나 대륙 횡단 같은 장거리 자동차 여행의 꿈을 한 번쯤 꿔봤을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로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유럽이나 북·남미, 호주 등과 달리 한국은 위쪽으로는 북한, 남쪽으로는 바다로 막혀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한국에서 차를 몰고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그날이 올 수도 있다.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중국, 인도, 터키 등으로 이어지는 아시안 하이웨이가 개통되면 말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기 위해서는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편안한 차가 필요하다. 승차감이 좋더라도 고급 세단은 적합하지 않다. 때때로 고속도로를 벗어나 드넓은 초원과 험로를 달리려면 힘 좋고 튼튼한 SUV가 제격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SUV 중 유라시아 대륙 횡단의 파트너로 어떤 차가 좋을까? 아마도 강인한 험로 주파 성능과 우아한 승차감을 모두 갖춘 모하비 더 마스터가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모하비는 기아차 RV 라인업의 기함이다. 2008년에 처음 등장한 모하비는 V6 3.0L 디젤 엔진을 얹은 프레임 바디 SUV라는 차별성을 내세워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후속작인 모하비 더 마스터도 이 구성을 물려받았다. 기아차는 이를 “정통 SUV의 정체성을 계승했다”라고 말한다. 전작이 자랑한 매력 포인트를 물려받되 대부분의 요소를 새로 설계한 신형 모하비는 더욱 개성 있는 차가 되었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길이×너비×높이는 4,930×1,920×1,790㎜. 휠베이스는 2,895㎜다. 커다란 차체가 주는 당당한 멋과 넓고 쾌적한 실내 등 대형 SUV의 이점을 살리기에 충분한 크기다. 신형 모하비의 디자인에는 굵은 선의 매력이 있다. 호랑이코 그릴 디자인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첨단 기술의 이미지를 더한 풀 LED 헤드램프, 버티컬 큐브 주간 주행등처럼 여러 디자인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웅장하면서도 하이테크한 멋을 풍긴다.

 

 

 

 

RV 라인업의 기함에 걸맞은 고급스러운 실내도 모하비 더 마스터의 매력이다. 대시보드는 안정감을 더하는 가로형 구조를 택하면서 센터페시아의 구성을 간결하게 바꿔 심플함의 미학을 살렸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안락한 분위기도 돋보인다. 나뭇결무늬를 살린 우드그레인 가니시로 센터페시아와 도어를 연결해 실내를 감싸는 효과를 냈고, 도어 트림 등 곳곳을 고급 가죽으로 감싸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첨단 기술의 이미지도 물씬하다. 특히 대시보드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중앙에는 12.3인치 터치스크린을 배치하고, 설정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입체적으로 비추는 3D 패턴 무드 램프를 달아 하이테크 이미지를 강화했다. 실내 요소의 경계를 없애는 심리스(Seamless) 디자인을 이용해 각 요소를 매끈하게 연결한 감각도 인상적이다. 멀티미디어 조작부는 K9과 같은 금속 재질로 마무리해 RV 라인업의 기함임을 강조했다.

 

 

 

 

 

 

 

시승차는 7인승 모델이다. 2,895㎜의 긴 휠베이스 덕분에 2열의 다리 공간이 상당히 넉넉하다. 2열 좌석은 앞뒤로 밀고 당길 수 있어 3열 좌석의 다리 공간을 조절할 수 있다. 한편, 가족의 자동차로 주로 쓰이는 SUV의 특성을 반영해 뒷좌석을 배려한 기능을 보강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앞좌석 마이크와 뒷좌석 스피커를 연동해 목소리를 전달하는 후석 대화 기능, 실내의 볼륨을 낮추고 앞좌석에만 소리를 보내는 후석 취침 모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모하비는 강인하고 야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도심 속에서는 우아하게 달린다. 모하비 전용의 V6 3.0L 디젤 S2 엔진은 최고출력 260마력을 3,800rpm에서, 최대토크 57.1㎏·m를 1,500~3,000rpm에서 낸다. 저회전부터 최대토크를 끌어내는 엔진에 각 단의 기어비가 촘촘한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주행 중 최대한 엔진회전수를 낮추며 부드럽게 달린다. 잦은 가속에도 시내에서 2,000rpm을 넘길 일이 드물었다.

방향 전환은 탄력적이다. 조향 시스템을 바꾼 덕분이다. 기아차는 모하비 더 마스터에 벨트타입 R-MDPS를 적용했다. 모터와 랙을 벨트로 연결한 방식으로 직결감이 뛰어나고 세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다만 단가가 비싸 고급 모델에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V6 3.0L 디젤 엔진의 매력은 모하비 더 마스터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전 중 하나다. 디젤 엔진은 좋은 연료효율과 강력한 저회전 토크 등 이점이 많다. 하지만 거친 진동 등의 약점도 있다. 모하비의 S2 엔진은 디젤 특유의 진동 대신 기분 좋은 고동감만 남긴다. 8단 자동변속기와의 궁합도 좋아 엔진회전수를 최대한 낮춰 달리며 연료효율을 높인다.

 

 

효율과 연비에서는 배기량이 크지 않은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 앞서겠지만 모하비는 기아차 RV 라인업의 기함이자 감성을 자극해야 하는 플래그십이다. 때문에 힘과 고동감, 그리고 부드러움까지 모두 갖춘 V6 3.0L 디젤 엔진이 어울린다. 시속 100㎞에 맞춰 순항할 때 엔진회전수는 1,500rpm, 시속 120㎞에서는 1,800rpm이다. 대배기량 엔진으로도 장거리 주행에서 괜찮은 연비를 낼 수 있는 이유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상당수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기본으로 단다. 전방 충돌 방지, 차로 유지 및 이탈 방지, 후방 교차 충돌 방지, 후측방 충돌 방지 등 다양한 보조 기능을 갖췄고, 내비게이션과 연동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하이빔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의 다양한 첨단 기술도 기본으로 달았다. 일상적인 사용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확실히 줄여주는 기능들이다.

 

 

 

고속 주행에서의 승차감과 안정감도 전작보다 훨씬 개선되었다. 프레임 바디 SUV는 승차감이 나쁘다는 말은 모하비 더 마스터에겐 통하지 않는다. 기아차는 프레임과 차체 사이에 들어가는 보디 마운트 부싱과 뒷바퀴 서스펜션 구조를 바꿔 승차감을 개선하는 한편, 프레임과 차체가 따로 놀지 않고 하나처럼 움직이는 맛도 잘 살려냈다.

 

 

험로를 달리는 차들은 서스펜션이 움직이는 거리(트래블, Travel)가 길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출렁임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기아차는 모하비 더 마스터의 댐퍼에 차세대 밸브 시스템을 적용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는 동시에 출렁임도 줄였다. 또한 뒤쪽 서스펜션을 수직에 가깝게 세워 주행 중 생기는 자잘한 진동을 크게 줄였다. 기존 모하비 대비 승차감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다.

오프로드에서 발견한 모하비의 또 다른 가치

 

 

 

서울에서 먼 길을 떠난 끝에 험로에 도착했다. 험로야말로 모하비 더 마스터의 무대. 모래톱, 진흙길, 돌무지길 등 여러 장소를 마음껏 누볐다. 대부분의 험로는 ‘험로 주행 모드’(Terrain Mode)만 써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전자식 4WD 시스템은 설정한 노면(MUD, SAND, SNOW)의 상태에 맞춰 구동력을 조절한다. 덕분에 오프로드 주행 경험과 기술이 없어도 이들 노면을 손쉽게 다스릴 수 있다.

 

 

 

 

부드러운 흙 사이로 돌부리가 튀어나온 길에서는 잠깐만 멈춰도 바퀴가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가속 페달에 조금만 힘을 주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발걸음을 옮긴다. 이끼 때문에 바퀴가 헛돌 수밖에 없는 미끄러운 물길에서도 접지력을 잘 찾아 나가며 자연스레 달렸다. 수풀이 가득한 길을 조심스레 빠져나올 때는 모험가라도 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돌멩이로 가득한 오르막길, 모래무지 등에서는 4WD 로(Low) 기어가 빛을 발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작동하며, 이때는 속도 대신 힘을 높인다. 로 기어 덕에 모하비의 힘은 두 배 이상으로 커진다. 로 기어가 있는 모하비는 2개의 변속기가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평소에는 4WD 하이(High) 기어를 물려 변속기의 힘을 1:1 그대로 전하지만, 4WD 로 모드에서는 2.717:1로 바꾼다. 바퀴가 구르는 속도는 1/2.717로 줄지만, 바퀴에 보내는 힘은 2.717배로 커지니 260마력의 몇 갑절 힘으로 장애물을 탈출할 수 있다.

 

 

 

경사로 중간엔 살짝 패인 부분이 있어 한쪽 바퀴가 헛돌았다. 하지만 이내 뒷바퀴의 락킹 디퍼렌셜이 작동해 손쉽게 험로를 탈출했다. 모하비는 양쪽 뒷바퀴의 회전수 차이가 발생하면 디퍼렌셜 기어를 잠가 헛돌지 않는 바퀴에 동력을 전달한다. 약간의 접지력이라도 간절한 상황에서 접지력과 견인력 모두 출중한 모하비의 실력은 빛을 발했다.

 

 

보통의 SUV라면 곤란했을 길에서 모하비 더 마스터는 어떤 어려움도 없이 달렸다. 너무 싱겁게 느껴졌을 정도다. 이런 오프로드 극복 능력은 모하비 더 마스터를 특별한 존재로 만든다. 모두가 도심 속 SUV임을 자랑하는 시대에, 도심 속에서의 안락함은 물론 험로까지 높은 수준으로 다스릴 수 있는 SUV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모하비 더 마스터에게 험로는 장애가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빌딩 숲의 도심이나 고속도로를 달리기에도 더없이 안락하다. 언제나 넉넉하고 부드러운 출력을 뿜어내는 V6 3.0L 디젤 엔진과 안정적인 접지력을 끌어내는 풀타임 네바퀴굴림 시스템, 그리고 기존 모델 대비 크게 개선된 승차감과 핸들링,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넉넉한 크기와 고급스러운 실내 등 일상을 함께할 대형 고급 다운 덕목을 두루 갖췄다.

하지만 역시 모하비 더 마스터는 마음속에 장대한 여정과 모험의 꿈을 품은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 아직은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할 아시안 하이웨이의 개통이 먼 훗날의 얘기 같지만, 변화는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 북한을 통과해 중국, 인도, 터키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고속도로는 물론 주변의 온갖 도로를 거침없이 헤쳐 나가는 꿈을 모하비 더 마스터와 함께 꿔 본다.

글, 사진 K-PLAZA 편집팀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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