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신생 전기차 브랜드의 당찬 포부 Byton M-by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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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전시장 한켠에서 바이튼의 양산버전 M바이트를 만났다. 명신 컨소시움이 옛 GM군산공장에서 생산한다고 발표한 바로 그 차다. 아직은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는 바이튼의 실체를 PR 매니저 크리스티앙 세켄바흐(Christian Scheckenbach)를 통해 알아보았다.

양산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난징 공장. 14억 달러가 들어갔다

바이튼은 중국회사인가?

바이튼은 단정하기 어려운 다국적 회사다. 바이튼의 본사가 홍콩에 기반을 두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엄격한 외환관리법을 따르기 위해서다. 현재 전기차 관련 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은 중국이지만, 외국회사가 중국에서 유치한 투자 자금을 국외로 송금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복잡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송금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발생한다. 바이튼은 전세계에 산하 조직을 운영 중이며 이들의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재정적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중국의 대형 투자자들과 긴밀한 협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본사를 중국에 두는 것은 필요하다.

공장은 중국 난징에, 디자인 스튜디오는 독일 뮌헨과 상하이에, 기술연구소는 미국 산타클라라에 있다. 대부분의 인력이 BMW, 닛산, 테슬라 같은 자동차 회사에서부터 오로라 같은 자율주행 기술그룹, 구글과 애플, 텐센트 같은 IT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다. 여러 나라의 사람이 모여 각지에서 일하는 우리를 한마디로 어떠한 국적의 브랜드로 단언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자본 외에는 중국회사라 볼 여지가 적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CEO 대니얼 커처트는 BMW와 인피니티의 중국 제조와 판매만 15년 넘게 담당한 중국통이다. 중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한다. CTO 데이비드 투익은 르노 전기차 조에와 알피느 A110의 개발을 총괄한 엔지니어이고, 디자인 치프 베누아 제이콥은 BMW i시리즈의 수석 디자이너(M바이트에서 i시리즈의 향취가 묻어나는 이유다)였다. 이미 거대 자동차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던 이들이지만, 바이튼에 합류한 동기는 단순하다. 거대 회사가 줄 수 없었던 자율성과 유연성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뜻대로 차를 만들어도 된다는 건개발자에게 굉장한 매력이다. 그래서 디자인, 파워트레인, 생산기술 및커넥티비티와 자율주행 등 전부분에 걸쳐 뛰어난 인재를 모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에 이만큼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길이 4.9m에 육박하는 중형 크로스오버인 M바이트는 대형차 수준의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유례가 없는 방식의 대시보드다. 자동차라기 보다는 IT기기에 가까운 느낌이다.

우리가 M바이트를 만들 때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이다. 신생 자동차 제조사로서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전통적인 자동차의 연장선에서 이해되기보다는 차세대 스마트 디바이스에 가까운 존재로 받아 들여지기를 바랐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초대형 화면이다. 대시보드를 가득 채운 48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BOE와 함께 개발한 바이튼의 고유 장비다. 다채로운 정보 표시는 물론이고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커넥티드(connected)가 일상화된 세계에서는 운전자가 정보를 독점할 수 없다. 탑승자 모두가 공유할 수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화면이 커야 한다.

모든 기능은 스티어링 휠 속에 자리한 7인치 터치 패널로 제어되며, 음성이나 제스처를 통한 제어기능도 마련되었다. 동승자를 위해 8인치 터치스크린이 따로 달려 차의 모든 기능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나중에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사용법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거대한 화면은 다시 말해 커다란 가능성이기도 하다.

큰 화면에 따르는 안전 문제는 없는가?

그냥 큰 화면을 다는 일은 쇼카나 컨셉트카에 머물러 있다.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장벽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각국의 법규도 있다. 화면이 보닛 라인을 넘어서는 안되거나, 5도가량 하방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나라도 있다. 이 모든 법규를 다 만족시키는 일은 힘들었지만, 결국은 완성시켰다. 진동이나 충격, 극단적인 온도변화에 견딜 수 있는 높은 내구성도 필수다. 빛 반사 대책은 물론이고 탑승자 부상을 막기 위한 특수 실리콘 코팅도 적용했다. 깨져도 파편이 비산하지 않아 사고 시에 안전하다.

M바이트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이 넓은 모니터다

자율주행의 단계는 어디에 와 있는가?

바이튼은 자율주행 기업 오로라 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과 협업을 통해 초기부터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있다. 시판 단계에서는 레벨 3 자율 주행을 지원하며, 이것은 제한된 도로에서 스티어링과 페달 조작이 필요없는 수준에 해당한다.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끊임없이 성능개선이 이루어지며, 모듈화된 카메라와 하드웨어 업데이트로 보다 상위 레벨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모듈 교체를 통한 업데이트는 비단 ADAS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시판 단계에서는 4G만 지원되지만, 5G망이 충분히 갖춰지는 시점에는 지원 모듈과 펌웨어가 준비될 것이다. 5G는 커넥티드카는 물론 레벨5 자율주행에 도달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차의 상당 부분이 이런 식의 추가 업그레이드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있다.

M바이트의 세그먼트는 어디에 해당하나.

길이 4,875mm, 폭 1,970mm(리어뷰 미러 포함), 높이 1,665mm의 중형 크로스오버다. 휠베이스가 2,950mm나 되기 때문에 실내는 대형차 수준이며 다섯 명이 쾌적하게 탈 수 있다. 특별한 사양을 원하는 사람을 위해 독립식 뒷좌석의 4인승도 가능하다. 트렁크는 550L, 뒷시트를 접으면 1,450L까지 늘어난다. 앞좌석의 방향을 180도 바꿀 수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진짜 거실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기저항계수는 0.3으로 중형 SUV로는 좋은 수준이다.

베터리의 용량은? 공급처는 어디인가?

2가지 용량의 배터리가 있는데,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구동방식도 달라진다. 72kWh 사양은 후륜구동으로 272마력의 출력을 내 0→100km/h를 7.5초에 가속한다. 95kWh의 상급사양은 네 바퀴를 굴리는 2모터 방식으로 408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낸다. 0→100km/h 가속 5.5초로 성능도 뛰어나다. 변속기 없이 단일 감속기만 쓰는 구조라 최고속도는 190km/h로 제한된다. 모든 배터리는 CATL에서 제공하는 사각형 프리스매틱(Prismatic) 셀을 쓴다. 효율과 안정성을 위해 원통형과 파우치는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다. CATL은 전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 1위 회사이자 바이튼의 투자사다. CATL이 직접 투자한 전기차 회사는 우리가 유일하다.

이 차는 GM코리아의 옛 군산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냉각은 수냉식인가?

수냉식이다. 방전 시 발생하는 배터리의 열을 회수해 난방에 사용한다.

히트펌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PTC의 의존도를 줄여 겨울철의 극단적인 주행거리 감소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모터, 배터리, 실내의 열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무척이나 중요하다. 여기에도 우리의 노하우가 많이 들어간다.

주행거리는 얼마나 되는가? 비현실적인 NEDC 말고 다른 측정치가 있나?

EPA 테스트는 미국 사양의 시험차가 만들어진 시점에서 진행할 예정으로 아직 데이터가 없다. 다만 NEDC보다 현실적인 WLTP 테스트 결과치는 있다. 72kWh 사양이 360km, 95kWh의 AWD 사양이 435km를 달린다.

PR 매니저인 크리스티앙 세켄바흐는 이 차가 차세대 스마트 디바이스에 가까운 존재로 받아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충전 방식은 어떤가?

배터리 용량에 따라 다르다. 72kWh 사양은 CCS1(국내명칭 DC콤보) 기준 120kW를, 95kWh급은 150kW를 지원한다. 150kW 충전기를 쓸 경우 80% 충전까지 35분이 소요된다. AC 완속 충전의 경우 7kW가 표준이며, 옵션에 따라 11kW와 22kW를 선택할 수 있다.

내부전압이 400V인가?

바이튼은 400V 전압을 사용한다. 350kW급의 초급속 충전을 쓰기 위해서는 거쳐갈 방향이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현재까지 내부 전압 800V대로 올라간 차는 타이칸이 유일하다. 100% 충전 시 조금 높은 430V정도가 나온다.

모터는 영구자석 동기식을 사용하는가?

영구자석 동기식이다. 보쉬(Bosch)가 전기차 구동용으로 만든 최신 고효율 모터다. 회생제동 기능이 있으며 강도조절이 가능하다. 세가지 선택지 중에서 선택하는 식이다. 너무 많은 선택지를 주면 오히려 소비자는 혼란스러워 한다. 우리의 조사에서 밝혀진 바로는 모든 사람이 원페달 드라이빙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제어용 터치 스크린

충돌 테스트 결과가 있는가?

충돌 테스트는 해당 국가의 시판 전에 이루어진다. 안전관련 기준은 세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만들었다. 자체 테스트에서는 NCAP 기준 별 다섯 개를 기록했다.

M바이트의 예상 발매일과 시판가를 알려 달라.

M바이트는 2020년 중순부터 고객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우선은 중국에 공급을 시작하고, 미국과 유럽은 2020년 주문접수를 시작해 2021년 중 고객에게 차가 전달될 예정이다. 유럽 내 판매가격은 4만5,000유로(약 5,880만원)부터 시작한다. 탑재된 기술과 부품은 동종의 유럽산 프리미엄 전기차에 뒤지지 않지만 가격은 매우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했다.

한국은 이 차의 자체 생산이 예정된 지역이다.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이 차를 만날 수 있나?

초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능력이다. 생산이 시작되는 2020년에 난징 공장은 연간 1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지만 궁극적으로는 30만대를 목표로 준비된 곳이다. 이 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완성시키느냐에 보급 일정이 달렸다.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된 바가 없다.(인터뷰 며칠 뒤, 대니얼 커처트 CEO가 방한해 명신 컨소시움과 국내 생산계약을 체결했다. 생산지는 바로 GM코리아의 옛군산공장이다)

특징적인 거대 스크린으로 각국의 법규를 만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패러데이 퓨처, NIO 등 해외 기술과 중국 자본을 결합한 전기차 회사 대부분이 자본잠식이나 개발지연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초기 계획과 비교해 볼 때 전체 스케줄은 약 3개월 정도 지연된 상황이다.

좋은 일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해낸 일을 생각하면 스스로도 경이로울 정도다. 중국 자본을 대규모로 유치한 다른 회사와 달리 바이튼은 재원 부족이나 핵심 개발자의 이탈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지 않다. 투자자 대부분은 자동차의 기술, 제조, 판매 유관기업들로 자본투자 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양산에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 부분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14억 달러를 들인 난징 공장은 양산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창업 3년 만에 백지상태에서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차를 발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회사는 전 세계를 통틀어 얼마 되지 않는다.

800V 전기차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차의 성능은 특별하지 않다. M바이트를 다른 전기차와 구분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면?

전기차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성능은 이미 평준화된 상태다. 성능으로 바이튼이 차별화된 지점은 최고성능이나 주행거리가 아니다. 바이튼의 독특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한 사용자 경험(UX)의 확대이며, 이를 통해 미래 프리미엄 전기차의 선도자 지위에 오르는 것이 최종 목표다. 지금까지의 결과물은 우리의 목표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한국에서도 2021년이면 이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바이튼, 변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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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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