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전기모터 품은 베스트셀러, 혼다 CR-V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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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장점을 두루 갖춘 크로스오버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개척하느라 바쁘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은 소형차 쪽이다. 이 살벌한 전장에서 혼다 CR-V는 예전부터 판매 1·2위를 다투며 뛰어난 경쟁력을 입증했다.

 

국내에선 한동안 조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혼다코리아가 모처럼 침묵을 깨고 국내 홍보 및 마케팅 활동에 기지개를 켰다. 신형 CR-V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는 일종의 복귀 신호탄이었다. 기존 5세대 CR-V 가솔린 모델을 대체하는 부분변경 모델이다. 혼다로서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다. 

 

이미 다른 브랜드는 진작부터 하이브리드 SUV를 만들었는데 왜 이제서야 선보이냐고 따져 물을 수는 없다. 각자 사정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래도 전기 SUV 신차 소식이 헤드라인을 점령하는 요즘, 하이브리드 SUV 출시 소식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파워트레인 외의 업그레이드는 진작에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불만이다. 업데이트 내용을 보면 처음부터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편의성을 갖추는 게 무리였을 것 같지는 않다.

 

파워트레인은 어코드 하이브리드에서 직렬 4기통 2.0L 엔진(145마력)과 전기모터 한 쌍(184마력) 그대로 가져왔다. 시스템출력은 215마력을 발휘한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처럼 일반적인 변속기는 없다. 엔진 뒤에 있는 전기모터와 디퍼렌셜 모터 사이에 물린 클러치 시스템이 변속기 역할을 대신한다. 

 

초반 가속감은 기존 1.5 터보 가솔린 모델보다 확실히 낫지만,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게 조금 아쉽다. 0→시속 100km 가속이 가솔린 모델을 능가할 것 같지는 않다. 연료효율 14.5km/L은 꽤 만족스러운 수치지만, 경쟁 모델인 라브4 하이브리드에는 약간 못 미친다. 

 

CR-V 하이브리드는 네바퀴굴림 SUV다. 앞서 잠시 언급했듯 줄곧 앞바퀴굴림 모델에만 적용했던 혼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네바퀴굴림과 조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전 CR-V 가솔린 모델과 구조적으로 차이가 거의 없다. 뒤쪽에 전기모터를 물려 네바퀴굴림을 구현하는 일부 경쟁사와 달리 CR-V는 일반적인 SUV처럼 기계식 구동축으로 앞뒤를 연결한다. 슬립이 감지될 땐 전자식 디퍼렌셜 기어가 개입해 차체제어를 돕는다.

 

시프트레버는 버튼식으로 변경했다. 인테리어 레이아웃이 파일럿과 유사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화려하진 않아도 사용이 무척 편리하다. 여기저기 크고 작은 수납공간이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EV모드가 있긴 하지만, 1.4kWh의 작은 배터리로는 전기로만 갈 수 있는 거리가 그리 길지 않다. 게다가 EV모드로 낼 수 있는 속도도 시속 40km가 고작이다. 기름 안 태우고 계속 달리다간 뒤차 운전자에게 욕먹기 딱 좋다. 

 

CR-V 하이브리드는 이미 붐빌 대로 붐비는 소형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쟁자 다수는 이미 비슷한 수준의 스펙을 갖췄다. 그러나 CR-V 하이브리드는 부분변경을 통해 보여준 향상된 상품성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혼다가 낳은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CR-V의 명성을 실감할 수 있다. 혼다는 라인업에 전동화 모델을 늘리기로 다시 한번 다짐했다. CR-V 하이브리드는 너무나도 좋은 시작점이지만, 이 같은 다짐이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박지웅 사진 혼다코리아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 코리아>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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