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컴백 포니 쿠페" 현대차-주지아로, 49년 만에 '헤리티지'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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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숨겨진 영웅' 포니 쿠페 콘셉트가 49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볼 전망이다. '포니 아버지'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와 현대차가 사라진 원형을 복원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현대차의 과거 헤리티지(유산)이자, 미래 디자인 영감이 될 수 있어, 큰 의미를 갖는다. 

주지아로는 24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콘서트' 행사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의 원형 복원 요청에 대해 "당연히 수락한다"며 "과거 열정을 갖고 디자인했던 차량을 좀 더 진보적인 모습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산업디자인 스튜디어 'GFG 스타일'의 대표인 주지아로는 현대차와 인연이 깊다. 1973년 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현대차의 첫 번째 자체 제작 차량의 디자인을 부탁하기 위해 이탈리아 토리노를 찾아 주지아로를 직접 설득했고, 그는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 디자인을 맡았다. 이후 약 20년 간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1·2세대 등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했다. 

주지아의 이번 방한은 포니 쿠페 콘셉트의 원형 복원 프로젝트의 시작을 위해서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1974년 토리오 모터쇼에 포니와 함께 전시됐다. 현대차는 1976년 포니를 양산하고, 포니 쿠페 콘셉트의 프로토타입도 만들었다. 하지만 당시 기술력과 시장성, 생산비용 등의 이유로 양산되지 못했다. 포니 쿠페 프로토타입은 1970년 대 말 유실되면서, 사진, 설계도, 드로잉 등만 남아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쐐기 모양 노즈와 원형 헤드램프, 종이접기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 선으로 당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지아로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하는 '드로리안 DMC 12'를 디자인하면서 포니 쿠페를 기반으로 완성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비록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현재까지도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차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7월 처음 공개된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 74'는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현대차는 "이번 복원 프로젝트는 포니 개발을 통해 자동차를 국가의 중추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길 원했던 정주영 선대회장의 수출보국 정신과 포니 쿠페를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던 당시 임직원들의 열정을 되짚어 보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주지아로는 50년 만에 다시 현대차 울산 1공장을 찾은 소회도 밝혔다. 울산 1공장은 2973년 당시 주지아로가 방문한 현대차 공장의 첫 부지였고, 포니가 처음 생산된 곳이기도 하다. 현재 '아이오닉 5'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주지아로는 "50년이라는 세월의 차이에는 많은 기술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며, 1973년 초기 포니를 만들면서 힘들었던 것들이 떠오르기도 했다"며 "이동수단의 새로운 시스템을 보여주는 '아이오닉 5'는 무엇보다 심플하면서도 과거와 미래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정말 놀랄 정도로 훌륭한 아키텍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디자인 토크쇼에서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를 디자인했던 과정과 소회, 그리고 개인적 의미 등을 설명했으며, 당시 포니 개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현대차 임직원들이 보여줬던 다양한 일화들도 소개했다.

이어진 대담 자리에서는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이상엽 부사장과 함께 현재의 현대차 디자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세계적 디자인 거장인 주지아로와 함께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이 프로젝트는 역사적 가치 측면뿐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교류를 이어 가기 위한 시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상엽 부사장은 "오리지널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는 세계적으로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아이오닉 5'와 N비전74' 등 여러 모델에 영향을 미친 특별한 작품"이라며 "주지아로의 손으로 다시 태어날 포니 쿠페 콘셉트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그리다'라는 철학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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