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포르쉐가 정한 타이칸의 배터리 용량,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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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꽤 많은 전기차가 나왔다. 실용적인 컴팩트 크로스오버와 럭셔리 세단 및 SUV, 고성능 스포츠카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그러나 주요 관심사는 여전히 ‘주행거리’다. 주행거리가 짧으면 충전도 자주 해야 하고, 장거리 여행 시 계획을 철저하게 짜야 하니까. 그런데 최근, 포르쉐가 배터리의 적정 용량을 증명한 재미있는 실험 결과를 내놨다.

1차원적으로 생각하면, 배터리 용량이 클수록 주행거리도 길다. 하지만 배터리는 굉장히 무거운 부품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체 무게중심을 내리고 균형을 지키기 위해 가장 밑바닥에 배터리를 깔아 넣는 이유다. 육중한 몸무게는 효율과 성능을 떨어뜨린다. 때문에 배터리 크기를 무작정 늘릴 수 없다.

포르쉐는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차 타이칸 터보 S로 배터리 용량에 따른 성능 변화를 테스트했다. 앞뒤 차축에 전기 모터를 하나씩 얹어 최고출력 761마력(오버부스트 기준), 최대토크 107.1㎏·m를 뿜는 최상위 모델이다. 원래 배터리 용량은 93.4㎾h인데,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70㎾h와 85.1㎾h, 100㎾h, 130㎾h 네 가지 배터리를 넣고 뉘르부르크링 완주 기록을 쟀다.

기준점인 85.1㎾h 버전부터 측정했다. 총 몸무게는 2,419㎏으로, 1바퀴를 도는 데 7분 39.5초가 걸렸다. 이어서 배터리 용량을 70㎾h로 낮추자 공차중량도 2,310㎏으로 내려갔다. 가속 성능에도 영향을 끼쳤다. 0→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0.02초 빠른 2.9초를 찍었으며, 시속 200㎞까지는 약 0.08초 늘어난 9.51초를 기록했다. 랩타임은 7분 40.2초. 포르쉐는 “줄어든 무게가 배터리 용량 감소로 인한 성능 저하를 보상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100㎾h 모델 차례. 공차중량은 2,526㎏으로 훌쩍 뛰었다. 더불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200㎞ 가속 시간도 3.04, 9.71초로 늘었다. 랩타임은 7분 42.4초. 무려 2,743㎏에 달하는 130㎾h 버전은 7분 48.2초에 골인했다. 시속 100, 200㎞ 가속 시간 역시 3.28, 10.48초로 늘어, 더 이상의 용량 증가는 의미가 없음을 입증했다.

 

한편, 포르쉐는 전기차 운전자들의 주행 패턴을 분석했다. 고객 대부분은 하루에 80㎞ 미만 거리를 이동하며, 그중 80%는 1주일 동안 주행 거리 450㎞를 넘기지 않았다. 즉, 자신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비교적 충전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다행히 타이칸은 속도 빠른 800V 충전 시스템도 갖췄다. 최대 270㎾ 출력으로 5→80% 충전을 22.5분 만에 마친다. 단 5분 충전으로 100㎞를 달릴 만큼 채울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9개 포르쉐 센터 및 전국 10여 개 주요 장소에서 포르쉐코리아와 대영채비가 함께 설치한 320㎾급 초급속 충전기(High Power Charger)와 완속 충전기(AC Charger) 100개를 이용할 수 있다. 2025년까지는 완속 충전기 250개를 더 마련할 계획이다.

글 서동현 기자
사진 포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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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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