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GENESIS COUPE SPECIAL 1 ROAD IMPRESSION - Independenc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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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등은 자아에, 아 조선의 뒷바퀴굴림 쿠페의 독립국임을 선언하노라! 우리나라도 이제 제네시스 쿠페로 버젓한 정통 뒷바퀴굴림 쿠페를 갖게 되었다. 처음 만든 뒷바퀴굴림 쿠페이지만 완성도가 높고 쿠페의 본질적인 특성을 잘 담았다

지난 10월 13일 현대가 제네시스 쿠페를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정통 뒷바퀴굴림 쿠페의 독립을 선언했다. 40여 년의 국내 자동차 역사상 뒷바퀴를 굴리는 쿠페는 제네시스 쿠페가 처음으로, 현대자동차는 물론 국내 자동차산업에 있어서도 상당히 의미 있는 모델이다. 이에 현대는 출시 이전인 10월 10~11일 제주도로 기자들을 불러들여 독립선언서를 발표하듯 제네시스 쿠페의 미디어 론칭과 함께 시승회를 열었다.

행사장에는 자동차 전문지를 비롯해 신문, 방송, 인터넷 등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그 중에는 해외 저널리스트도 보였다. 이들은 한국 자동차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제네시스 쿠페의 출시를 국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현대는 이들로 하여금 처음으로 제네시스 쿠페를 검증받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존재감이 확실한 멋스러운 외관
현대는 제주도로 제네시스 쿠페 380 GT 30여 대를 실어왔다. 1열로 늘어선 형형색색의 제네시스 쿠페들은 아스팔트 위에 뿌려진 무지개처럼 장관을 이뤘다. 이날 대부분의 기자들은 제네시스 쿠페를 처음 보았고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제네시스 쿠페를 보았을 때 생각보다 크다는 느낌이 먼저 떠올랐다. 길이와 너비가 얼핏 보아도 투스카니보다 훨씬 크다. 제네시스 쿠페는 길이×너비×높이가 4,630×1,865×1,385mm로 투스카니(4,395×1,760×1,330mm)에 비할 바가 아니다. 현대가 라이벌 모델로 지목한 인피니티 G37 쿠페(4,655×1,825×1,395mm)와 비슷한 사이즈다. G37 쿠페에 비해 길이는 약간 짧지만 너비는 넓고 높이는 낮다. 덕분에 자세가 잘 나온다. 이렇게 넓은 스탠스는 트랙션에 유리하고 지붕이 낮으면 에어로다이내믹에 효과적이다.

제네시스 쿠페는 준대형 세단 제네시스의 플랫폼을 개량해 만들었다. 현대에 유일한 뒷바퀴굴림 세단 전용 플랫폼이다. 쿠페의 특성에 따라 길이, 너비, 높이를 모두 줄였다. 따라서 휠베이스와 트레드도 줄었다.

제네시스 쿠페는 크기뿐만 아니라 스타일에서도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시승회에 참가한 많은 기자들은 제네시스 쿠페의 디자인에 대해서 호평을 내놓았다. 2개의 캐릭터라인이 중첩되는 옆모습은 역동적이면서 속도감 있는 스타일을 완성한다. 노즈-루프-리어 데크로 이어지는 라인도 세련되게 잘 뽑아냈고, 볼륨을 넣은 휠하우스와 송곳처럼 날카롭게 뽑아낸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현시대의 디자인 트렌드를 잘 반영하면서 고성능 쿠페의 이미지를 잘 살렸다. 휠도 각과 면을 조화롭게 디자인해 빛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이 멋스럽게 잘 깎아냈다. 또 스포크를 얇게 만들어 캘리퍼가 잘 보이게 했다.

붉은색의 브렘보(Brembo) 캘리퍼는 금방이라도 디스크를 빨갛게 달굴 것처럼 강한 인상을 남긴다.
많은 기자들이 외관에 대한 호평을 내놓았지만 그릴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얘기하는 기자들도 많았다. 기자도 너무 얄팍한 것보다는 그릴을 키워 앞차가 미러로 보았을 때 존재감을 확실히 하는 디자인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무거운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으니 버킷시트가 엉덩이와 옆구리를 기분 좋게 감싼다. 그런데 차에 앉을 때 차체가 출렁이는 느낌이 거의 없다. 몸을 상하좌우로 크게 움직여도 차체가 꼼짝달싹하지 않는다. 그만큼 서스펜션이 단단하다는 말이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벌써부터 달려 나가고 싶은 충동이 일게 만든다. 하지만 30여 대의 차가 출발하기 위해서는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덕분에 실내를 찬찬히 훑어볼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의 지름이 약간 작지만 스포티한 느낌이 덜하다. 둥글넓적하게 어정쩡한 허브가 스포티한 맛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허브를 약간 줄이고 휠 스포크를 얇고 길게 만들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밑부분을 잘라낸 보텀 플랫(bottom flat) 타입이었으면 금상첨화.

두 개의 원통을 박아 넣은 계기판은 푸른색이 감돌면서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분위기를 만든다. 원통도 무광으로 처리했지만 햇빛에 대한 대책이 미흡했다. 계기판 오른쪽으로 빛이 반사되면서 시인성이 떨어진다. 센터페시아는 작은 정보창과 오디오, 에어컨, 트랜스미션까지 통으로 이어져 있다. 버튼이 다소 많은 듯하지만 모두 큼지막하게 만들어 사용하기는 편하다. 다만 모니터가 없으니 내비게이션이나 비디오 시스템 등은 넣을 수 없다.

든든한 하체가 만드는 정확한 코너링
실내를 찬찬히 둘러보는 사이 드디어 출발할 차례가 되었다.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가하니 차체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출발 가속에서는 차체가 움찔하면서 튀어나가는 세팅을 지양했다. 처음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서 차의 성격이 GT쪽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피니티 G37 쿠페는 고개가 젖혀지면서 나갔을 것이다.

스티어링 휠은 국내 모델 중에서 가장 무겁지만 G37 쿠페에 비하면 가볍다. 저속에서도 무게의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또 드로틀 밸브가 갑작스럽게 열리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액셀 페달을 신경 써서 밟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서스펜션이 단단해 저속에서도 노면의 상태를 읽을 수 있다. 또 과속방지턱에서는 속도를 확실히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닥에서 ‘쾅’ 하는 소리가 들리고 머리가 천장에 닿을 수 있다.

속도를 낼 수 있을 만한 곳에 접어들어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자 액셀 페달에서 ‘딸깍’ 하는 소리가 나면서 빠른 가속을 만든다. 트랜스미션의 킥다운도 빠르고 엔진도 빠르게 반응한다. 초반 가속감은 가볍고 날쌔게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약간 무겁고 두텁게 토크를 끌고 나가는 느낌이다. 이후 2단으로 변속되는 시속 70km 이후에서는 빠르고 강력한 가속감을 만든다. 정확히 레드존(6,500rpm)을 넘어서면서 변속이 이루어지고 시속 200km까지 쉽게 올라선다. 또 풀 액셀링 상태에서는 언제나 차체 뒤쪽에 힘이 남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데 시속 160km 이상에서는 차체가 낮게 가라앉는 느낌이 아니라 약간 떠오르는 느낌이다. 이는 차체 아래쪽으로 바람이 많이 들이치기 때문이다. 범퍼를 더 내리거나 아예 지상고 자체를 더 낮췄으면 더 안정적인 고속주행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다행인지는 몰라도 제네시스 쿠페는 19인치 타이어를 끼워도 휠하우스와 타이어의 사이가 넓어 지상고를 더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고속주행에서 약간의 실망이 있었지만 코너링 감각에서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운동성능을 보였다. 엔진을 약간 뒤쪽으로 밀고 구동계를 뒷바퀴로 옮기면서 앞뒤 무게배분을 54:46으로 만들었다. 밸런스가 잘 맞아 코너에서 뒤쪽이 빠지는 느낌이 덜하다. 여기에 단단한 서스펜션이 하체를 야무지게 받치고 있다. 타이어 안쪽과 바깥쪽의 패턴이 다른 40시리즈의 브리지스톤 광폭 타이어도 끈적끈적한 접지력으로 도로를 물고 늘어진다.

특히 서스펜션의 움직임도 인상적이다. 제네시스 쿠페는 앞 듀얼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타입을 사용한다. 여기에 국산차 처음으로 뒤쪽에 이중튜브 방식이 아닌 모노튜브 방식을 사용했다. 모노튜브 쇼크 업소버는 오일층과 고압의 가스실을 완전 분리함으로써 고속 충격에서 일시적으로 감쇠력 떨어지는 현상 없이 우수한 응답 특성을 낸다. 또 노면 충격을 줄이면서 감쇠력이 뛰어나 든든한 승차감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코너링에서는 롤각을 줄이고 하체 추종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덕분에 웬만한 속도에서도 뒤가 흐르는 일이 없다. 설사 뒷바퀴가 그립력을 잃는다 해도 곧바로 VDC가 작동하면서 ‘드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브레이크를 잡고 주행 방향을 잡는다.

현대는 제네시스 쿠페의 휠 슬립을 조금도 허용하지 않았다. 차체를 세운 상태에서 풀 드로틀을 해도 슬립이 일지 않는다.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뒷바퀴에서 하얀색 연기를 일으키며 스핀이 일지만, 이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돌려도 브레이크가 걸린다. 이는 커브길에서 미끄럼을 방지하는 차동제한장치(LSD)가 바로 켜지기 때문이다. 좌우 바퀴가 스핀을 일으키며 회전차가 생기면 바로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VDC를 끄거나 퓨즈를 제거해도 트랙션 컨트롤을 끌 수 없기 때문에 뒷바퀴를 흘리는 드리프트는 좀처럼 만들기 힘들다. 드리프트를 하기 위해서는 ECU 등 전자기 계통을 다시 손봐야 한다.

차체 밸런스와 서스펜션, 접지력이 좋으니 당연히 핸들링 감각도 뛰어나다. 노면의 충격이 스티어링 휠로 전해지면서 차체의 흐름과 주행 방향에 대한 움직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다만 스티어링 휠이 노면의 상태를 너무 잘 전달하는 경향이 있어 꽉 쥐어야 한다. 골이 파인 노면을 따라 스티어링 휠이 ‘휙’ 하고 돌면서 주행 방향이 틀어질 수 있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노면 타는 현상’이 심한 것이다.

제동성능에 있어서는 별다른 코멘트가 필요 없을 것이다. 브렘보제이기 때문이다. 고성능 자동차에만 주어지는 훈장이나 다름없는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은 제네시스 쿠페의 고성능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킨다. 제네시스 쿠페는 앞 340mm, 뒤 330mm의 디스크에 앞뒤 모두 4피스톤 알루미늄 합금 모노블록 캘리퍼를 끼웠다. 브레이크 페달의 유격거리가 약간 긴 편이어서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차가 꿀럭거리며 서는 강한 제동력을 만들지 않는다. 급브레이크에서만 노즈가 다운되는 강력한 제동력을 만든다.

제네시스 쿠페는 기자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잘 만들어졌다. 생각 이상으로 빠른 가속을 냈고, 특히 코너에서의 하체 반응성에 만족감을 느꼈다. 외관 스타일에서도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디자인이다. 실내 거주성과 각종 편의장비도 좋다. 충분히 미국을 비롯해 유럽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의 기대대로 제네시스 쿠페는 브랜드 이미지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고무적인 모델이 될 것이다.

왜 뒷바퀴를 굴려야 하는가?
스포츠카가 뒷바퀴굴림이어야 하는 명확한 이유는 빠르고 강하게 달리기 위해서다. 앞바퀴굴림 차는 그립력이 좋은 반면 좌우 움직임에서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려 언더스티어의 경향이 심하다. 또 고성능 엔진을 얹을 경우 토크 스티어(torque steer)가 심해 출발이 느리거나 좌우 바퀴의 회전차가 생겨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차가 갈 수 있다. 때문에 앞바퀴굴림 차에는 300마력 이상 되는 엔진을 얹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 뒷바퀴굴림은 그립력이 약간 떨어지지만 무게중심을 뒤쪽으로 옮길 수 있어 좀 더 활발한 좌우 움직임을 만들 수 있다. 또 급출발이나 가속에서 노즈가 뜨고 뒤쪽이 내려앉기 때문에 뒷바퀴 쪽의 접지력을 높일 수 있다. 때문에 고성능 스포츠카나 스포츠 세단은 대부분은 뒷바퀴굴림을 사용한다.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이태리의 브렘보는 1961년부터 브레이크 시스템을 만들었다. 디스크 브레이크에 대한 독보적인 전문성을 바탕으로 페라리, 마세라티, 포르쉐, 파가니 존다 등의 고성능 머신에 공급해 오고 있다. 또한 페라리 등을 포함한 F1팀과 모터 GP 두가티팀과도 계약을 맺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정교하면서도 내구성 강하고 고성능을 내는 브레이크를 만들어 브레이크 시스템 메이커로서는 대적할 상대가 없다. 가격 또한 만만치 않지만 브렘보를 대신할 브레이크 시스템이 없고, 브렘보의 브랜드 이미지가 자동차를 더욱 고성능으로 보이게 하면서 수요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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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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