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기아차의 외침, "도레미파~쏘~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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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쏘울은 요즘 자동차관련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이 차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미 다양한 평가와 나름의 시승기 그리고 아낌없는 개선 조언까지 쏟아지고 있다. 요즘은 자동차에 매료된 누리꾼들의 신차 분석은 자동차회사 상품담당자도 놀랄 정도다. 그 만큼 자동차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눈높이가 수준급이 됐다는 얘기다. 그래서일까. 쏘울에 대한 평가도 까칠하다. 특히 남성들에게 쏘울은 혹평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다르다. 마치 '미니 쿠퍼에 이스트를 넣어 오븐에 쪄낸 것 같은' 깜찍한 스타일은 시선을 잡아당기기에 충분하다.

▲스타일&인테리어
쏘울의 스타일은 사실 별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은 부분이다. 이미 도로 위에 많은 차가 돌아다니고 있고, 간혹 주차장에 세워진 차를 쉽게 볼 수 있다. 이제껏 성냥갑처럼 생긴 1.5박스형 차종은 대부분 이웃나라 일본차를 통해 봤던 탓에 쏘울은 신선함마저 준다.

쏘울 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은 직선이 강조된 사각형이다. 이른바 다목적차라는 점에서 실내 공간활용성을 최대한 강조할 수 있게 외형을 다듬었다. 앞, 옆, 뒤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앞모양은 전반적으로 높이 설계한 덕에 엔진위치가 낮다. 뒷모양은 리어 램프가 세로형으로 깜찍하게 자리했다.

실내에 앉으면 쏘울이 주목하는 소비층의 성향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 가운데서도 라이팅 스피커가 눈에 띈다. 음악에 따라 빛을 발하는 제품인데, 젊은 분위기를 격앙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드와 뮤직 등의 모드 조절도 가능하다. 센터페시아는 깜찍함을 풍기는 라운드 형태다. 반원형인데, 원형의 로터리 스위치와 잘 어울린다. 계기판도 실린더 타입 3개 원형으로 구성됐다. 외관은 사각형이, 실내는 원형이 디자인 주제다. 룸미러에는 하이패스 카드가 들어갈 수 있도록 돼 있어 별도로 하이패스 단말기를 앞유리에 달 필요가 없다.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했고, 아이팟 단자도 있다.

▲성능
엔진은 최고출력 124마력의 1.6ℓ 가솔린이 기본이다. 최대토크는 15.9㎏·m다. 2.0ℓ는 142마력과 19.0㎏·m이며, 1.6ℓ 디젤은 128마력과 26.5㎏·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 가운데 시승차로 나온 1.6ℓ 가솔린은 무난한 달리기가 특징이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인상적인 가속보다는 누구나 ‘1.6ℓ에 이 정도면 뭐~’라는 느낌을 준다.

쏘울이 역동성보다는 개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는 점에서 잘못된 선택으로 볼 수는 없지만 번쩍이는 라이팅 스피커가 괜히 운전자를 자극하면서 속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쏘울의 성능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아반떼나 포르테와 다를 바 없다고 얘기하면 될 것 같다. 국산 준중형차의 성능이야 사실 거의 비슷한 수준이 아니던가. 그러나 코너링에선 조심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차체가 높아 급회전 때 휘청거린다. 쏘울을 타면서 공격적인 코너링 공략을 통해 스릴을 느끼려는 생각은 거둬야 할 것 같다.

시속 80㎞ 정도까지는 조용하다. 실제 요즘 국산 승용차의 NVH(소음진동) 수준은 높다. NVH면에서 앞선 일본차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소음 수준은 유럽차보다 낫다. 물론 유럽은 지나치게 소음을 차단할 경우 운전자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엔진소음 등을 남겨 놓는다. 무조건 소음을 줄이는 게 좋은 지, 적당히 남겨두는 게 좋은 지는 사람마다 평가기준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BMW보다 렉서스가 조용한 건 사실이지만 렉서스는 오로지 NVH를 줄이는 데 치중하고, BMW는 NVH를 다듬는 데 노력한다.

줄이는 것과 다듬는 것에서 쏘울은 줄이는 데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비용상의 한계로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 시속 100㎞를 넘으면 풍절음이 심하게 들린다. 물론 여기서 늘 감안해야 하는 게 이 차가 1.6ℓ급 준중형차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풍절음이나 엔진부밍 등은 개의치 않아도 될 수준이다. 결국 생각하기 나름이다. 기아로선 쏘울의 수요층을 여성으로 봤고, 여성은 세밀한 NVH보다 스타일에 무게중심을 둔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성&총평
쏘울은 가격대가 1,400만원에서 시작한다. 1.6ℓ 디젤은 최고 2,080만원에 달한다. 전반적으로 싼 가격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기아는 쏘울의 커스터마이징을 선언했다. 필요할 경우 개성을 덧댈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2030세대 젊은 층이 쏘울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일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신차효과가 있으나 '선호'와 '비선호'가 확연하게 갈릴 수밖에 없는 스타일을 지녀서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스타일 외에 쏘울만의 강점이 없다는 게 걸림돌이다. 그래서 쏘울의 타깃은 여성 수요가 많은 아반떼다. 남성적인 포르테와 여성적인 쏘울이 동시에 아반떼를 공략하는 형국이다. 얼마나 많은 여성이 아반떼에서 쏘울로 관심을 옮길 지에 따라 쏘울의 판매실적은 좌우될 것이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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