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자동차 전문 미디어 ‘카라이프 미디어 그룹’이 ‘2008 올해의 차’(Car Of The Year)를 선정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이번 평가는 더욱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정을 위해 1차 채점으로 후보차 10대를 선정해 2차 테스트 시승을 거쳤다
2008 COTY PART 1
후보차 선정 및 1차 채점 결과
월간 <자동차생활>과 <카비전>으로 이루어진 ‘카라이프 미디어 그룹’은 매년 12월호에 ‘올해의 차’를 선정한다. 국내에서 발간되는 자동차 전문 월간지 중에서는 ‘카라이프 미디어 그룹’의 ‘올해의 차’가 유일해 더욱 의미 있는 행사이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올해의 차’는 그 해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차를 대상으로 한다. 후보차 선정은 잡지 마감 관계상 2007년 11월 16일부터 2008년 11월 15일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차들을 대상으로 하되, 가지치기 모델(왜건, 해치백 등)과 마이너 체인지된 이어 모델(year model)은 제외했다. 또 판매대수가 연간 25대(수입차), 500대(국산차) 이상이거나 그럴 것으로 예상되는 차를 후보차에 포함시켰다.
이렇게 선정 기준으로 압축한 결과 모두 31대(국산 9대, 수입 22대)의 차가 후보에 올랐다. 후보차가 어느 해보다 많았던 것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확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국산차의 비중이 높아졌다. 세대 변경이 되는 차들도 있었지만, 현대 제네시스와 제네시스 쿠페, 기아 쏘울, 르노삼성 QM5, 기아 모하비 등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모델이다. 이렇게 국산차 메이커들이 제품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모습도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후보차 선정단은 <자동차생활>과 <카비전>의 자동차 전문기자와, 자동차에 대한 전문지식과 소양을 갖춘 외부 필자로 제한했다. 평가절차는 31대의 차종을 직접 시승해본 평가자들이 각 평가항목에 따라 1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주어 이를 환산해 10대의 후보차를 선정했다. 1차 평가항목은 개념과 기술의 참신함, 디자인, 성능, 편의성(실용성, 안락성 포함), 값 대비 가치, 종합적인 가치까지 모두 6개 항목이었다.
1차 채점 결과 1위 포드 S맥스, 2위 아우디 A3, 3위 폭스바겐 티구안
1차 채점 결과 포드 S맥스가 60점 만점에 평균점수 48.0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모두 4명의 평가자가 채점한 S맥스는 개념과 기술의 참신함, 디자인, 편의성 등 대부분의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며 2위를 2.0점 차로 따돌리고 1차 채점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국산차는 현대 제네시스 쿠페 1대뿐이었다. 근소한 차이로 기아 모하비(11위)와 제네시스(12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실용성에 중점을 둔 MPV, 해치백, SUV 모델들이 1~3위를 차지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고성능이나 디자인에 특화된 모델보다는 다양한 평가항목에서 두루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유리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올해는 유난히 유럽차가 강세를 보였다. 1차 채점에 뽑힌 10대 중 7대가 유럽차였다. 유럽차가 후보에 11대로 가장 많이 오른 이유도 있겠지만, 유럽차들이 국내 시장에서 차값을 점점 내리고 있는 실정이 반영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지난 1~3회의 ‘올해의 차’에도 유럽차들이 후보로 많이 올라왔지만, 정작 미국과 일본차들이 1위를 했었다. 이는 ‘차값 대비 가치’ 평가항목에서 유럽차들의 점수가 낮았기 때문이다.
2008 COTY PART 2
2차 테스트 과정
2차 테스트는 1차 테스트에서 선정된 10대의 차종을 대상으로 했다. 지난 11월 13~14일 10대의 차를 한자리에 모아 2차 테스트를 거쳤다. 2차 테스트 항목은 1차 채점 때와는 약간 다르게 구성했다. 1차의 ‘종합적인 가치’ 대신 ‘연비/친환경성’ 항목을 넣었다. 연비와 친환경이 세계적인 관심사인 데다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CO₂ 배출량 표기가 의무화된 점을 반영한 것이다. 참고로 연비와 CO₂ 배출량은 비례관계에 있다.
테스트는 차종에 따라 스포츠, 세단, MPV 그룹별로 묶어 시승했다. 시승의 편의성과 함께 같은 차종별 시승으로 비교치를 구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다. 스포츠 그룹에는 현대 제네시스 쿠페, BMW M3,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이 들어가고, 세단 그룹은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3, 재규어 XF, 혼다 어코드, MPV 그룹은 폭스바겐 티구안, 푸조 308SW, 포드 S맥스를 넣었다.
평가자들은 10대의 차를 두루 타보는 것만으로도 자동차의 동력성능뿐만 아니라 실내 편의성 및 안락성 등을 비교하는 것이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또 한자리에 모인 평가인원이 자연스럽게 차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의견을 조율하기보다는 생각과 느낌에 대한 차이점을 들어보면서 시승차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모습이었다.
스포츠 그룹에서는 평가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단연 BMW M3의 움직임이 현대 제네시스 쿠페와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을 압도했다고 말했다. 동력성능에 있어서 420마력이나 뽑아내는 M3의 V8 4.0L 엔진은 어느 속도 영역에서나 빠르고 강력한 반응을 보였고, 고속 코너링에도 세련된 서스펜션 움직임으로 차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도 코너링에서만큼은 M3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였다. 하지만 승차감이 워낙 떨어지고 소음도 커 항목별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웠다. 또 고속에서의 가속력이 떨어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직렬 4기통 2.0L의 배기량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다만 WRC에서 가다듬은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서스펜션의 세팅, 터보 엔진,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참신하면서도 뛰어난 특성을 보였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에 대해서는 평가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엔진 출력과 반응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수동 트랜스미션을 변속할 때 클러치를 밟으면 갑자기 엔진 반응성이 떨어지면서 가속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었다. 시속 150km 이상의 속도에서는 차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포츠 그룹과는 달리 세단 그룹에서는 평가자들의 치열한 설전이 이어졌다. 급기야 ‘세단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한 모델이 무엇이냐’는 화두가 제기되었고, 평가자들은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3, 재규어 XF, 혼다 어코드를 대변이라도 하듯 많은 말을 뿜어냈다.
세단은 무엇보다 편하고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가장 합당한 모델은 C클래스라는 평도 있었고, 운전자세를 잡기 편할 뿐더러 시야도 좋고 무엇보다 차체의 움직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고속 안정성은 세단 그룹에서 최고라는 평가에 대부분 동의했다.
아우디 A3은 엄밀히 말하면 세단이 아니지만 해치백도 세단의 파생 모델이기에 세단 그룹에 포함시켰다. 평가단은 A3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낼 수 있는 서스펜션이라며 세단 그룹에서 가장 재미있는 차라는 평을 내놓았다. 단 이 차를 패밀리 세단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평했다. 그 주된 이유가 아이러니컬하게도 서스펜션이었다. 단단한 서스펜션이 뒷자리 승객에게는 부담을 줄 것이라는 평이다.
2차 테스트 평가항목(각 항목별 10점 만점)
1. 개념과 기술의 참신함
차의 컨셉트나 설계, 기술 등에서 얼마나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모습을 보였는가
2. 디자인(실내외)
기능성과 실용성 등을 제외하고 대상차종의 미학적인 면만을 대상으로 디자인의 매력도와 완성도가 얼마나 뛰어난가
3. 성능
구동계, 가속 및 주행, 핸들링, 제동력, 서스펜션의 움직임 등 자동차의 동적인 특성이 비교차종들에 비해 얼마나 뛰어난가
4. 편의성/실용성/안락성
장비구성 및 배치, 좌석 및 장비의 조작 편의성과 실용성, 승차감과 안락성, 정숙성 등이 얼마나 뛰어난가
5. 연비/친환경성
연료효율성이 얼마나 뛰어난가. CO₂를 비롯한 유해배출가스를 얼마나 줄였는가. 내장 등에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였는가
6. 값 대비 가치
차값과 유지비 등을 포함한 자동차 투자금에 대비한 자동차의 전체적인 가치
2008 COTY PART 3
2차 테스트 결과
2차 시승 테스트 결과 폭스바겐 티구안이 ‘카라이프 미디어 그룹’의 ‘2008 올해의 차’에 당당히 1위에 뽑혔다. 티구안은 개념과 기술의 참신함(7.06), 디자인(7.31), 성능(7.44), 편의성(8.06), 연비/친환경성(8.00), 값 대비 가치(8.00)에서 두루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총점 45.88점으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푸조 308SW HDi, 3위는 아우디 A3이었다. 모두 편의성과 실용성이 높은 차이고, 1, 2등은 연비가 좋은 디젤 모델이다. 또 차값이 비교적 낮은 모델들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높고 유지비가 적으면서 실용적이 모델이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2008 올해의 차’ 결과는 이처럼 시대가 원하는 자동차의 방향성이 잘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최종 2위 푸조 308SW HDi, 3위 아우디 A3
1차 채점에서 8위였던 푸조 308SW HDi는 놀랍게도 2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15.6km/L나 되는 1등급 연비를 앞세워 당당히 연비/친환경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값 대비 가치와 편의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307보다 내장재 마감이 좋아졌다는 평가도 많이 나왔다. 특히 시트 베리에이션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것과 지붕을 다 뚫어 놓은 파노라믹 루프 등은 비슷한 가격대에서 볼 수 없는 옵션이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3위에 오른 아우디 A3은 성능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A4의 엔진은 직렬 4기통 2.0L밖에 안 되지만, 배기량에 비해 출력(200마력)이 높으면서도 반응성이 빨랐다. 여기에 6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이 호흡을 맞추면서 어느 속도 영역에서나 뛰어난 반응을 보였다.
반면 1차 채점에서 1위에 올랐던 포드 S맥스는 5위로 떨어졌다. 미국 브랜드이지만 유럽에서 만든 S맥스는 1차 채점에서 실내 구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차 비교 테스트에서 내장재의 질이 떨어지고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관계로 차후 중고차값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카라이프 미디어 그룹’의 ‘올해의 차’는 자동차를 직접 시승한 기자들이 특정 개인이나 단체, 기업 집단 등과의 이해관계를 떠나 자동차라는 제품 자체만을 평가하는 것이다. 평가되는 자동차들은 새로운 개념, 기술, 디자인, 차체, 엔진, 구동계, 서스펜션 등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의 시승과 테스트에 걸쳐 작성된 귀중한 자료이다.
이렇게 카라이프 미디어 그룹이 매년 ‘올해의 차’를 선정하는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자동차 선택에 있어서 기준점을 제시하며, 아울러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 전문 언론으로서의 기능으로 자동차 메이커에 더 좋은 차를 만들면서 현실적인 가격을 촉구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전문 미디어로서의 역량을 확대해, 한국 자동차 시장이 세계 시장의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스탠더드를 제시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08 COTY WINNER
Volkswagen Tiguan
‘2008 올해의 차’ 행사를 마치며
올해 7월 티구안이 국내 시장에 출시될 당시 폭스바겐코리아는 크게 고무되어 있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높은 혼다 CR-V의 수요층을 빼앗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폭스바겐코리아의 기대는 거의 맞아 떨어졌다. 매월 꾸준히 300~400대씩 팔리던 CR-V는 티구안이 시판된 7월 278대로 떨어졌고, 같은 달 티구안은 203대나 팔렸다. 그 뒤로도 CR-V는 300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티구안이 100대 이상씩 팔리면서 CR-V의 소비자들을 끌어들인 것이다.
우리는 올해 국내 판매를 시작한 차 31대 중에서 폭스바겐 티구안을 ‘소비자에게 추천할 만한 가장 좋은 차’로 뽑았다. 한 달 동안 진행된 ‘올해의 차’ 선정은 꽤 고되고 힘든 작업이었다. 하지만 좋은 차를 선정하고 그 차를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
우리는 티구안의 판매가 늘어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제시한 ‘올해의 차’ 결과물이 소비자들이 차를 선택함에 있어 객관적인 정보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2008 올해의 차’로 선정된 폭스바겐 티구안에 싱싱한 꽃다발을 던진다. 아울러 <자동차생활>이 준비한 올해의 ‘마지막 잔치’를 독자들도 마음껏 즐겨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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