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고유가'가 불러온 겨울철 新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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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가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자취를 감췄던 '카풀제'와 '문풍지'가 등장하는 등 고유가가 겨울 풍속도까지 바꾸고 있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 A 회사에는 최근 들어 '카풀' 바람이 불고 있다.
유가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700원 선을 훌쩍 넘자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자체적으로 생긴 것.

이들은 4-5명이 한 조를 이뤄 요일별로 각자 지정해 차량을 운행하고, 복잡한 출근길에 낭비되는 기름이 아까워서 새벽 6시에 만나 회사로 향한다.

처음엔 극성스럽다며 눈총을 주던 일부 동료들도 지칠 줄 모르는 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이제 카풀바람에 가세했다.

직장인 강 모(34) 씨는 "카풀을 하려다 동료들과 출퇴근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서 미뤘는데, 이제 시내 한복판에는 유가가 리터당 1800원 정도 되니깐 도저히 부담스러워서 차량을 몰고 다닐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A포털 사이트에서는 기름값을 절약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카페가 초절정 인기를 얻고 있다.

각 정유회사별로 할인되는 금액을 조목조목 분석한 게시글이 꼬리를 잇는가 하면, 지역별로 셀프주유소 위치와 주유소별 가격비교까지 상세히 적혀있다.

이같은 관심에 힘입어 인터넷 쇼핑몰에는 연료 절감에 도움을 주는 연료 첨가제와 카 파워 기계 등의 구입문의가 폭등하면서 평소 대비 매출이 120%나 늘었다.

B 자동차 용품 판매업자는 "연료 첨가제 등 차량 부품들이 직접적으로 연비를 절약시켜주는 것은 아니라고 광고글에 크게 적어 놓아도 구입문의가 폭증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구입하는 것 같다"며 때아닌 연말 특수에 놀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운전자들의 위축된 심리를 이용해 유사 휘발유 업자들의 판매 방법은 더욱 대담해졌다.

골목길에 보일 듯 말듯 숨겨 놓았던 입간판을 아예 대로에 내놓고 배짱 장사를 하는가 하면, 서면 유흥가 밀집지, 시외버스터미널 등 사람들 왕래가 많은 시내를 중심으로 전화번호가 적힌 판촉명함 뿌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크게 늘면서 평일 오전 아파트 단지에는 주차장이 꽉꽉 들어차 있는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북구에 있는 A아파트 부녀회는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주부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실내에서 내복 입기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무료로 문풍지를 나눠주는 행사를 벌였다.

지칠 줄 모르는 유가 고공행진이 서민들의 지갑을 주름 짓게 하면서 겨울철 풍속도까지 바꾸고 있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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