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글로비스 시흥 중고차경매장 가보니
평가점수로 공개 경쟁
출품·낙찰 수수료 내도
판매 희망가격 웃돌아
다단계 줄어 매매상도 이익
커다란 전광판에 까만색 그랜저가 등장했다. 2005년식 2700㏄ 엔진 모델. 평가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
자리에 앉아있던 중고차 딜러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한번 누를 때마다 3만원씩 가격이 올라가는 버튼을 연신 눌러댔다. 전광판에는 이미 판매자의 희망가격이 넘어섰다는 의미의 빨간 불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격은 한참을 더 올라서 결국 1776만원에 판매됐다. 낙찰된 딜러가 기분이 좋은 듯 손뼉을 딱 쳤다. 다른 딜러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나왔다.
다음달 2일 본격 개장에 앞서 지난 26일 첫 시범 거래에 나선 글로비스 ‘시화경매장’의 모습이다. 이날 시범 거래에는 총 300여대의 차량이 출품됐으며 130개 중고차매매 업체가 경매에 참여했다.
시화경매장은 현대·기아차그룹의 물류회사인 글로비스의 두 번째 차량 경매장이다. 글로비스의 첫 경매장은 2003년부터 경기 광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분당경매장이다. 현재 국내 중고자동차 경매장은 글로비스의 경매장 2곳을 포함해 대우자판계열이 운영하는 서울경매장, 개별 매매업체가 운영하는 광명경매장, 대구경매장 등 총 5곳이다.
자동차 중고차 경매는 수백개 회원사가 참여해 개인이나 법인이 출품한 차량을 공개경쟁을 통해 낙찰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공개경쟁인 만큼 자동차를 팔러온 사람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 개인이나 법인 모두 출품수수료 5만5천원과 낙찰가격의 2.2%인 낙찰수수료를 내면 여기서 차량을 팔 수 있다. 아무리 비싸게 팔아도 낙찰수수료가 33만원을 넘어가지는 않는다. 입찰은 회원사로 등록한 자동차 중고매매상과 수출업체들만 가능하다.
왜 수수료를 손해보며 중고차를 여기서 팔아야 하나 싶지만 지금까지의 실적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글로비스의 경매장에서는 고객의 희망가격 대비 평균 24만원 이상 비싸게 팔린다. 희망가격에 경매가가 미치지 못하면 유찰되는데 지난해 글로비스 경매장의 평균 낙찰률은 60%에 이른다. 희망가격은 보통 수수료 등 비용까지 더해서 적어내기 때문에 출품 고객들의 이익은 상당한 편이다. 차를 사는 중고매매상들도 여러 단계의 유통 구조에서 생기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 ‘윈-윈’할 수 있다. 중고차 거래에서 경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이미 경매를 통한 중고차 판매가 활성화돼 있다. 판매가 상승과 거래투명성 제고 효과 못지 않게 자동차의 상태를 점검해줘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고, 복잡한 명의이전 업무까지 한꺼번에 처리해주기 때문이다. 중고차 거래에서 경매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이 60%에 이르고 미국도 25%나 된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신차 판매가 128만8천대였던 데 비해 중고차 거래는 185만3천대에 이를 만큼 중고차 거래가 활발한데 경매거래의 비중은 3.8%에 불과하다.
글로비스 유종수 시화경매소장은 “현재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매매 관행을 양성화하고 한해 180만대가 넘는 규모지만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고차 거래 시장을 재편하는 것이 경매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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