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아우디 SQ5, 못 하는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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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Q5는 비교적 합리적인 고급 자동차다. 요모조모 활용성 좋은 적당한 덩치, 아우디 특유의 탄탄한 주행 질감, 네바퀴굴림 시스템 콰트로를 갖춘 중형 SUV니까. 여기에 강력한 V6 터보 엔진을 얹고 에어서스펜션을 붙인 SQ5는? 무엇이든 다 하는 만능 재주꾼이다.

 

일단 빠르다. Q5 앞에 붙은 S는 단순히 스포츠의 S가 아니라 최고의 성능을 뜻하는 ‘Sovereign Performance’의 첫 글자다. ‘최고’라는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덩치가 현대 투싼 만 한 자동차에 과분한 354마력 V6 3.0L 터보 엔진을 얹었다.

야무지게 얽힌 스트럿바가 눈에 띈다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8단 팁트로닉 변속기가 부리나케 저속 기어를 물고 엔진이 즉각 50.99kg·m 최대토크를 1370~4500rpm 넓은 회전 영역에서 분출하며 튀어 나간다. 이때 뒤쪽에서는 V형 6기통 실린더가 고회전으로 치닫는 속 시원한 배기 소리가 들려온다. 조심해야 한다. 소리에 흠뻑 빠지면 나도 모르게 시속 100km를 한참 넘어선 속도로 질주하고 만다.

 

굽잇길을 요리조리 질주하는 날쌘 해치백 같은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주행모드 스포츠에서 에어서스펜션이 차고를 낮춰 무게중심을 끌어내린다. 코너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면 묵직한 서스펜션이 쏠림을 버텨내고, 피렐리 P 제로 타이어가 도로를 든든히 붙든다. 이때 차축에 달린 스포츠 디퍼렌셜이 코너 안쪽 바퀴엔 제동을 걸고, 바깥쪽 바퀴는 가속해 마법 같은 움직임으로 코너를 공략한다. 괜히 최고의 성능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까.

공기를 먹으면 키가 쭉쭉 자란다

길 위에서 빠른 차는 길 밖에선 맥도 못 추기 마련이다. SQ5는 예외다. 에어서스펜션에 공기를 잔뜩 집어넣으면 차체가 쑥쑥 올라간다. 길지 않은 (길이 4690mm) SUV가 바닥을 들어 올리니, 본격 오프로더 못지않은 접근각과 이탈각, 최저지상고를 확보한다. 물론 높이가 다는 아니다. 뛰어난 트랙션으로 정평이 난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이 네바퀴를 굴린다. 시승 중 갑자기 눈이 내리는 기상 상황에도 마음이 편안했던 이유다.

 

기본적으로 실용적인 중형 SUV인 만큼 일상에선 듬직한 동반자로 손색없다. 실내에는 성인 네 명이 편안히 앉을 수 있다. 510L 용량 트렁크는 웬만한 캠핑 장비는 꿀꺽 삼킨다. 물론 용도에 따라 뒷좌석을 접어 짐칸을 자유자재로 늘리는 공간 활용성도 Q5와 똑같다.

SQ5는 서스펜션 힘을 풀어 편안하게 달리는 방법도 안다.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바꾸면 에어서스펜션을 높이고 잔뜩 조였던 힘을 뺀다. 그래도 일반 SUV보단 승차감이 단단하지만, 도리어 출렁이지 않고 간결하게 충격을 흡수해 더 편안하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빠르게 넘는 솜씨가 발군이다.

진짜처럼 보이려고 가운데 날개도 달아놨다. 누가 봐도 가짜인데..

차를 거의 타지 않고 세워놓는다고 하더라도 걱정 마시길. SQ5는 제 역할을 한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쿠페형 윤곽과 검은색으로 번쩍이는 범퍼 장식, 그릴, 루프랙, 유리창 테두리 몰딩이 고성능 아우라를 물씬 풍긴다. 뒤쪽엔 무려 네 개의 배기구(가짜다)가 달렸다. 출근하고 퇴근할 때 주차장에 서있는 모습만 봐도 마치 거실 진열장 속 멋진 모형 슈퍼카를 볼 때처럼 뿌듯할 테다.

좋게 말해서 기계적이고 클래식한 실내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보기 좋다 / 붉은 나파 가죽을 씌웠다

그렇다면 수입차의 아킬레스건, 편의장비는? 찬찬히 살펴보자. 유리창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빛나고(만세!) 그 아래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1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자리 잡았다. 음악을 틀어보면 755W로 19개 스피커를 울리는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3D 사운드 시스템이 섬세하고 풍부한 소리를 퍼뜨린다. 추울 땐 스티어링휠과 엉덩이를 따뜻하게 덥혀줄 히팅 기능이 있으며, 시트는 나파가죽을 씌워 부드럽다. 당연히 오늘날 필수 장비인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도 빼놓지 않고 챙겼다. 아, 통풍시트는 없으니 기대하지 말자.

SQ5가 못하는 일이 과연 있긴 할까? 딱 하나 있다. V6 터보 엔진과 콰트로 시스템, 에어서스펜션, 온갖 장비를 갖춘 SQ5는 무게가 2t에 이른다. 무슨 얘기를 꺼낼지 알겠는가? 누적 372.7km를 달리는 동안 기록한 실제 연비는 1L에 8.2km였다. 70L 연료탱크가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냈다. 그래, SQ5는 돈을 아낄 줄 모른다. 가격도 1억원에 다다른 9523만원이다.

 

 윤지수 사진 이영석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 코리아>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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