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천재적 튜너들이 만들어낸 지상 최고의 파이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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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찍어내듯 똑같은 차에 질렸다면 튜닝카에 관심을 기울여 보라. 때론 잘 차려진 밥상보다 밥상을 차리는 과정에서 더 큰 기쁨을 누리는 법. 자동차 튜닝에 초짜라면 흥미를 끌 수 있는 대상을 결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녀석들의 사진을 가까운 곳에 붙여놓고 최면을 걸어라! 


▲앞쪽에 12피스톤 캘리퍼와 380mm 디스크로터를, 뒤쪽에 6피스톤 캘리퍼와 360mm 디스크로터를 달았다

양가죽을 쓴 아우토반의 폭군 BRABUS BULLIT

7년 만에 풀 체인지된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작은 차체에 꽤 어울리는 디자인을 지녔지만 스포티함을 말하기엔 2% 부족하다. 눈치 빠른 브라부스가 벤츠 스페셜리스트답게 파워패키지를 선보였다. 보닛 아래의 엔진은 730마력의 파워를 내고, 보디 디자인도 고속주행에 최적화했다

튜닝은 ‘조율한다’는 뜻을 지닌 말로, 자동차 튜닝은 자동차가 가진 특징을 오너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려놓는다는 의미를 가진다. 어떤 이는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 배기를 바꾸고, 어떤 이는 멋진 디자인을 위해 보디 파츠를 달며, 스피드를 위해 엔진 출력을 높이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자동차 튜닝=양야치’라는 공식을 들먹이면서 튜닝 매니아 전체를 매도하지만 이는 하나의 잘못된 행동을 보고 열을 판단하는 어리석음이다. 사실, 자동차 튜닝은 상당히 고급 레포츠에 속한다. 들어가는 비용도 적지 않다. 1,000만 원도 안 되는 마티즈에 1억 원이 넘는 돈을 쏟은 오너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보통 차값과 맞먹는 돈이 드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외국의 유명한 튜너가 생산한 모델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오래될수록 값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 튜닝문화가 발달된 유럽과 일본, 미국의 튜닝 시장 규모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 북미 지역의 애프터마켓 시장 규모는 300억 달러(약 28조 원)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뛰어난 종마(기본 모델)를 많이 가지고 있는 독일은 일찍이 튜닝문화를 꽃피웠고, 출력과 배기량 제한에 걸렸던 일본 업체들은 작은 엔진에 과급 시스템을 다는 데 남다른 재주를 가지고 있다.

브라부스, AC슈니처, 겜발라, 압트, HKS, 무겐, TRD, 쉘비, 헤네시스 등은 이들 나라의 대표적인 튜닝업체다. 이들 대부분은 새차 개발에서부터 완성차 메이커와 긴밀한 의견을 주고 받는다. 특히, 튜너들은 실전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메이커의 고성능 모델 개발에 핵심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그들이 내놓은 최신작 중에서 눈에 띄는 모델을 살펴보자.


▲브라부스 SV12 6.3L S 바이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730마력 이상의 파워를 낸다

30여 년간 파워 튜닝의 선구자로 활동해온 독일 브라부스가 메르세데스의 컴팩트 세단 C클래스(W204)를 괴물로 바꿔놓았다. C클래스는 벤츠 라인업에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순한 양이지만 브라부스의 마술 덕분에 수퍼카급의 성능으로 거듭났다.

배기량 6.3L의 브라부스 SV12 S 바이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730마력 이상의 파워를 낸다. 기본 엔진의 보어를 키우고 강화 피스톤을 넣는 것쯤은 경험 많은 브라부스 엔지니어들에게 손쉬운 일이다. 당연히 실린더 헤드 가공과 ECU 매핑 작업도 이뤄졌고 두 개의 커다란 터빈을 달아 흡기로 들어가는 공기를 압축하도록 했다.

커스텀 제작된 인터쿨러는 압축된 공기를 냉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저항을 줄이도록 설계된 스테인리스 배기 시스템과 메탈 촉매 컨버터로 배압을 줄였다.

잘 달리는 데 있어 최고출력 730마력보다 중요한 것은 134.6kg.m나 되는 최대토크다. 넉넉한 토크는 언제 어느 때 가속 페달에 힘을 주더라도 변속기가 오르락내리락 방황하지 않도록 한다. 강력한 토크를 뒷바퀴에 전달하기 위한 변속기는 5단 자동으로 한정된다. 이 엄청난 파워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브라부스 5단 자동변속기는 이미 고출력 모델에서 그 내구성과 성능을 검증받았다.

성능 면에서 브라부스 블릿을 상대할 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다. 게다가 동급으로 한정짓는다면 정상은 블릿 차지가 될 것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데 3.9초가 필요할 뿐이고 시속 300km도 24.5초 만에 도달한다. 최고시속은 얼마냐고? 자그마치 300 하고도 60km나 더 낸다.

DTM 머신을 닮은 에어로파츠는 물론이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까지 블릿의 모든 것은 시속 300km 이상에 최적화되어 있다. 3피스 리어 스포일러, 디퓨저, 프론트 스포일러는 윈드터널에서 반복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결과물이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선택한 알루미늄 보닛에는 작은 구멍을 뚫어 엔진의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시키도록 했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와이드 펜더 때문에 양산 C클래스보다 트레드가 60mm 넓다.

630마력짜리 저먼 스트리트 파이터
TECHART GTstreet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테크아트 튜닝의 장점은 기술과 예술의 절묘한 만남이다. 996 보디에 이어 탄생한 997 보디의 GT스트리트는 포르쉐 튜닝의 정점이라 해도 좋을 만큼 화려하다. 630마력의 고출력 엔진과 안정적인 서스펜션, 고급스러운 실내를 갖춰 열정 가득한 스피드 매니아를 유혹한다


▲2개의 가변식 VTG 터보와 스포츠 에어필터, 전용 흡기 매니폴드, 인터쿨러, 메탈 촉매 컨버터, 스테인리스 스틸 배기 파이프로 구성된 TA 097/T3 컨버전 키트를 달아 최고출력 630마력을 낸다

2001년 포르쉐 996보디의 터보 모델을 가지고 GT스트리트 컨셉트 모델을 선보였던 테크아트가 997 터보에도 같은 이름의 컨버전 모델을 만들었다. GT스트리트는 2개의 가변식 VTG 터보와 스포츠 에어필터, 전용 흡기 매니폴드, 인터쿨러, 메탈 촉매 컨버터, 스테인리스 스틸 배기 파이프로 구성된 TA 097/T3 컨버전 키트를 달아 최고출력 630마력을 낸다. 시속 100km를 3.2초 만에 주파하는 순발력을 지녔고 10.9초의 시간이 지나면 시속 200km로 달린다.


▲가변식 리어 스포일러와 범퍼 아래에 설계된 디퓨저는 고속주행 때 차체의 안정적인 다운포스를 만든다


최고시속은 345km. 윈드터널에서 담금질한 에어로파츠는 고속주행 때 차체 안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와이드 펜더로 트레드를 10mm 넓혔고 브레이크 냉각을 돕기 위해 앞 펜더 뒤에 공기출구를 두었다. 사이드의 커다란 에어 스쿱은 엔진과 인터쿨러(과급된 흡입공기 냉각)의 냉각을 위한 것이다. 루프 끝의 스포일러는 공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가변식 리어 스포일러로 안내하고 이는 디퓨저와 함께 강력한 다운포스를 만든다.

테크아트는 GT스트리트 구매자를 위해 2가지 타입의 20인치 휠을 준비했다. 포뮬러 휠은 1피스 타입이고 포뮬러Ⅱ휠은 림을 분리할 수 있는 2피스 타입이다. 앞쪽에는 8.5J×20 휠에 245/30 ZR20 타이어, 뒤쪽에는 12J×20 휠과 325/25 ZR20 타이어를 신었다. 강력한 엔진과 어울리는 파워 브레이크는 앞 6피스톤 캘리퍼와 390mm 디스크로터, 뒤 4피스톤 캘리퍼와 365mm 디스크로터로 구성되었다. 서스펜션은 포르쉐 가변 댐핑 시스템(PASM)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차고 조절식 테크아트 코일오버 타입이고 차체를 최대 25mm까지 낮출 수 있다.

페라리 FXX의 맞수
EDO COMPETITION MC12 XX

에도 컴피티션이 마세라티 MC12로 페라리 FXX에 맞장을 제안했다. V12 6.3L 엔진은 FXX와 같은 최고출력 800마력을 낸다. 낮게 엎드린 자세와 매끈한 보디, 커다란 리어 윙으로 무장한 차체는 일반도로보다 서킷에 어울린다


▲커다란 리어 윙과 범퍼 밑의 디퓨저로 충분한 다운포스를 만든다

흔히 강력한 포스를 지닌 튜닝카들은 일반도로보다 서킷 주행의 재미를 위해 제작된다. 에도 컴피티션이 손본 마세라티 MC12 XX도 비슷한 컨셉트이다. 물론 일반도로에서 전혀 주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위험 요소를 감당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외형적으로 기본 모델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헤드램프 커버를 초경량 투명 플라스틱인 마크롤론(Makrolon)을 이용해 손으로 만들었고 페인팅에 차별화를 둔 정도다.

미드십으로 얹힌 V12 6.3L 엔진은 페라리로부터 물려받은 V12 6.0L 엔진의 업그레이드판이다. 최고출력 800마력은 정확히 페라리 FXX와 같은 출력이다. 배기량을 300cc 키우고 강화 실린더와 피스톤, 티타늄 밸브 스프링과 컨넥팅 로드, 새 캠 샤프트 등을 달았다. 흡배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매니폴드의 디자인을 바꿨고 에어필터는 오픈 타입이다. 연료냉각 시스템과 에어 램 시스템 덕분에 엔진에 차갑고 밀도 높은 공기를 몰아넣을 수 있다.

모든 베어링과 가스킷, 오일펌프는 새것으로 바뀌었다. 2가지 레벨로 즐길 수 있는 배기음은 스포츠 촉매를 거쳐 스테인리스 배기 시스템을 통과하면서 만들어지는 오케스트라 사운드다. 강력한 엔진출력과 100kg 정도 가벼운 차체를 기반으로 시속 100km 도달시간 3.2초, 최고시속 390km를 자랑한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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