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의 역사는 레이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라리 창시자인 엔초 페라리는 레이서 출신이다. 양산 모델을 공개하기 전 스쿠데리아 페라리 팀을 만들어 일찍 레이싱에 참가해 명성을 드높였다. 1947년 레이싱 팀을 운영할 자금 조달을 위해 스포츠카 양산차를 만든 게 페라리 역사의 시작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양산차를 먼저 생산하고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 레이싱에 참가하지만 페라리는 반대의 행보를 걸었다.
페라리 308 GTB
페라리 F40
용인 에버랜드 서킷에서 시승한 모델은 페라리 중심축 역할을 하는 F8 트리뷰토다. 심장은 V8 3.9 가솔린 트윈 터보다. 통상 슈퍼카는 ‘V12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진짜라는 게 고정 관념이었다. 하지만 페라리 8기통 엔진은 조금 특별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975년 출시한 2인승 베를리네타 라인업 첫 모델인 308 GTB부터 시작한다. 1984년 출시한 GTO, 페라리 마니아라면 모두가 수긍하는 페라리의 아이코닉 모델 F40로 이어지는 8기통 엔진의 계보는 페라리 판매의 중심이 되는 458 이탈리아와 488 GTB로 이어지며 한층 성숙해졌다.
미드쉽을 보여준 페라리 F8 트리뷰토 엔진
F8 트리뷰토 3.9L 가솔린 터보 엔진은 7단 듀얼 클러치와 맞물린다. 최고출력 720마력, 최대토크 78.5kg.m의 힘은 온전히 뒷바퀴를 통해 지면으로 전달된다. 이전 모델인 488 GTB보다 최고출력이 50마력 높아졌다. F8 트리뷰토가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2.9초다. 488 GTB 보다 0.1초 빠르다. 페라리의 모든 모델이 테스트를 거치는 피오라노 서킷에서 488 GTB보다 0.5초 앞선 1분22초5의 랩타임을 기록하기도 했다.
날카로워진 헤드램프
트렁크는 전면에 있다
유려한 캐릭터 라인. 우아하다
F40 테일램프를 오마주했다
F8 트리뷰토 운전석에 앉기 전 외관부터 살폈다. 이전 모델보다 날타로워진 ‘L’자 모양의 헤드램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면 범퍼 아래로 뚫린 에어터널은 F1을 제작하던 노하우에서 가져왔다. 엔진이 운전석 뒤쪽에 위치한 미드십 모델답게 보닛에 트렁크가 자리한다. 디자인의 정점은 측면이다. 유려하게 흐르는 캐릭터 라인이 우아함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표현한다.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균형미다. 도어 뒤쪽에 자리한 큼지막한 에어 인테이크는 속도를 낼수록 공기를 제대로 흡입하게 설계했다. 새롭게 바뀐 디자인에서 페라리는 후면부를 강조한다. ‘전설적인 모델 F40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고 주장한다. 양쪽에 각각 2개씩 동그랗게 자리한 테일램프는 이전 모델 느낌을 완전히 지워낸다. 거대한 테일 파이프 역시 범퍼를 뚫고 좌우로 나란히 자리잡았다. 카본으로 제작돼 속도에 따라 가변으로 움직이는 리어 윙은 F1의 기술력이 집약된 작품이다.
기본기 세 가지 잘 달리고, 돌고, 선다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벌레 느낌이 난다?
F8 트리뷰토의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등 뒤에 자리한 거대한 엔진이 포효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강력한 사운드다. 첫 바퀴는 기본 주행 모드인 스포츠로 달렸다. ‘터보 엔진이 맞나’라는 의심이 들만큼 터보렉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밟기 전 엔진 토크의 80%를 미리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페라리 관계자가 부연 설명을 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km까지 도달하는데 7.8초가 걸린다. 눈을 한 번 깜빡하면 속도계는 순식간에 시속 200km를 가리키고 있다.
부족한 운전실력도 보완해주는 F8 트리뷰토
두 번째 바퀴에선 마네티노 스위치를 레이스 모드로 돌렸다. 서킷 경험이 풍부하지 않지만 F8 트리뷰토를 타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편안하다’였다. 운전의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높은 속도로 코너에 진입해도 모든 과정이 말끔하다. 다양한 안전장비 덕에 F8 트리뷰토는 488 GTB보다 6%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간다. 스티어링 휠 조작 범위도 30% 줄어 자로잰듯한 핸들링을 구사할 수 있다.
빨라진 가속력과 민첩한 코너링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488 GTB 대비 40kg 가벼워진 무게가 한 몫 한다. 엔진 자체의 무게를 줄인 것은 물론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범퍼, 카본으로 만든 리어 스포일러,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엔진 커버 등을 적용해 공차중량을 1575kg까지 낮췄다.
강력한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F8 트리뷰토를 코너에서 밀어 붙여봤다. 너무나 안정적이다. 488 챌린지,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F1 머신, 488 GT3 까지 수 많은 레이싱에 참가해 쌓은 데이터를 대거 적용해서다. 전면과 후면 범퍼, 리어윙, 캐릭터 라인 하나까지 오로지 달리기를 위해 디자인했다. 차체 하부에도 공기가 흐르는 터널을 만들어 접지력을 높여 준다.
정신없이 서킷을 질주하고 나니 비로소 실내 디자인에 눈이 간다. 시트는 몸을 붙들어 매고, 센터페시아는 운전자를 둘러 싼다. 아날로그 방식의 RPM 바늘 양 옆으로 펼쳐진 디스플레이는 기본 주행 정보를 보여준다. 내비게이션 화면도 볼 수 있다. 488 GTB 보다 직경이 줄어든 스티어링휠로 대부분 장비를 조작할 수 있다. 시동을 키고 끄는 것은 물론 주행 모드 변환, 방향 지시등, 와이퍼 조작 등이 스티어링휠에서 가능하다. ‘두 손은 스티어링휠에, 두 눈은 도로 위에’라는 페라리의 철학을 잘 표현해낸다. 동승객을 위한 편의장비도 마련했다. 조수석 앞 센터페시아에는 7인치 패신저 스크린을 옵션으로 선택 할 수 있다. 주행과 관련된 정보를 띄워 동승객도 달리기의 재미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오로지 달리기 성능에 집중해 화려한 편의장비는 없다
딱 필요한 기능에 충실하다
페라리를 타는 건 언제나 가슴 뛰는 경험이다. 새롭게 바뀐 F8 트리뷰토는 내외관 디자인을 매만지고 출력을 끌어올렸다. 슈퍼 스포츠카 시장은 페라리와 페라리에 도전하는 브랜드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왕좌에 앉아 있는 페라리에 많은 브랜드들이 이를 갈며 덤빈다. 좀처럼 페라리는 왕좌를 내어주지 않는다.
페라리의 아성은 언제까지 지켜질까
페라리는 콧대가 높다. 그럼에도 인정 받는 건 압도적인 기술력과 역사 속에 쌓아 온 헤리티지가 있어서다. 이전 모델보다 진일보한 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F8 트리뷰토 역시 페라리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모델이다. 가격은 3억 중후반으로 예상된다.
페라리가 사상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고성능 스포츠카 SF90 스트라달레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페라리 최초의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며 4WD라는 점이 포인트다. 1,000마력이라는 최고출력을 비롯해 모든 절대 수치가 극강의 스포카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시대 스포츠카는 실제 도로에서의 활용보다는 서킷에서의 주행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SF90 스트라달레도 예외가 아니다. 페라리의 전동화 스포츠카의 의미에 대해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포르쉐가 918스파이더를 선보였을 때만 해도 슈퍼 스포츠카의 전동화에 대해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슈퍼 스포츠카는 단지 엄청난 구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0~100km/h나 최고속도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하이퍼 스포츠카는 통상적으로 말하는 자동차와는 거리가 먼 탈 것이다.
최고출력 수치와 0~100km/h 가속 성능, 최고속도 등을 전면에 내 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희소성을 무기로 하는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하는 제품이다. 이들에 대해 서스펜션 세팅을 최적화하고 핸들링 성능이 최고라는 것을 강조하며 사운드로 스포츠카를 즐기는 초고성능 스포츠카라고 저널리스트와 칼럼니스트들은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장르의 모델들은 폭스바겐이나 현대와 같은 만인을 위한 차는 물론이고 20세기까지만 해도 희소성을 무기로 했던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그것과는 확실히 구분된다. 20세기 말 이후 자동변속기를 도입하고 SUV를 만들며 누구나 탈 수 있는 스포츠카를 표방하며 볼륨을 늘려 온 포르쉐와도 거리가 있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의 스타일링 익스테리어를 보고 모두가 아름답다거나 매력적이라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낮은 차체에 그로테스크한 얼굴, 탑승이 쉽지 않은 전고, 낮은 최저지상고로 인해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조차 여의치 않은 점 등 불편한 점이 훨씬 많다. 특히나 SUV가 대세인 이 시대는 이런 차이가 더 도드라진다.
도어를 열고 엉덩이를 들이밀며 고개를 숙이며 탑승하기 쉽지 않다. 그나마 오늘날은 시트에 앉으면 안락한 분위기와 자세가 나오지만, 과거에는 자리를 잡은 후에도 적응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었다. 그래서 스포츠카라는 장르가 말하듯이 스포츠 선수와 같은 체력이 필요했었다.
테스타로사 시절부터 자동차를 배워 온 입장에서 본 오늘날의 페라리는 분명 위에서 설명한 것과는 달리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차 만들기를 하고 있다. 페라리의 주장대로 ‘눈은 도로를, 손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오롯이 달리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왼발로 클러치를 밟고 오른손으로 기어 레버를 잡는 등의 번거로움(?)은 더 이상 없다.
그런데도 통상적이지 않은 스타일링 디자인으로 인해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싫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저 낮은 차체의 모델을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물론 그보다 더 거리감을 느끼는 것은 접근하기가 어려운 가격대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이들 슈퍼 스포츠카들은 지금 사상 최대의 판매고를 자랑하며 일취월장하고 있다. 단순히 그렇게 표현하면 대단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연간 글로벌 판매 대수 1만 대가 되지 않는다. 람보르기니가 우루스를 출시하며 올해 1만 대를 넘길 것으로 보이지만 양산 브랜드들의 판매 대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것을 커버하는 것이 고부가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높은 수익성이다. 역사상 억만장자가 가장 많고 지금도 부자들의 재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은 이런 하이퍼 브랜드들에는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들 슈퍼 스포츠카들이 21세기의 환경규제로 인해 존재감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됐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 등 유해 배기가스 저감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에 대해 오히려 역공하는 사람도 있다. 페라리는 특별한 경우에만 도로 위에 나서기 때문에 날마다 40~60km를 주행하는 패밀리카보다는 오히려 유해가스 배출이 적다는 역설적인 논리가 그것이다.
그러나 벤틀리 벤테이가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을 라인업하고 람보르기니도 프랑크푸르트 오토쇼를 통해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수퍼카 시안(Sian)FKP 37을 공개하는 등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도 고성능 디비전 M의 7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을 추가한다는 뉴스가 시선을 끌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특히 폭스바겐 그룹 내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행보를 보인다. 그런데도 V형 12기통 엔진을 베이스로 한다는 점에서는 819마력이라는 수치와 함께 과연 이것이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별세계에 있는 자동차라고 생각됐던 슈퍼 스포츠카 브랜드들도 환경이라는 이 시대의 도전 과제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가 전동화 모델을 만든 것은 스포츠카에 대한 시대의 변화, 더 나아가서는 사용자의 연성화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더불어 수퍼카도 환경을 생각한다는 이미지 메이커의 역할도 고려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내연기관의 배기량을 늘리지 않고도 전기모터의 힘을 빌려 훨씬 강력한 파워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이런 변화를 하게 된 배경이다. 포르쉐 타이칸이 전기차라는 점을 내 세우고 있지만, 효율성 높고 합리적인 가격이 중요한 패밀리카와는 거리가 먼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다시 말해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실제로는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면서도 람보르기니는 EU규제 등과 관계없이 대 배기량 자연 흡기를 고수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점이 그런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통상적인 개념의 자동차와는 거리가 있는 수퍼카 본연의 자세라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페라리의 DNA를 바탕으로 시대적 과제를 부각해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는 페라리 F1 레이싱팀 설립 9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다. 그런 만큼 스타일링도 포뮬러 머신을 연상시키는 후드의 캐릭터 라인 등이 돋보인다. 레이싱 머신 컨셉의 페라리에만 채용하는 앞 펜더 위의 방패 모양의 엠블럼이 존재감을 내뿜고 있다. 대신 뒤쪽 서브네임을 도로를 의미하는 스트라달레로 해 공도용 스포츠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페라리의 스타일링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1950년대부터 2010년까지 페라리의 스타일링 디자인을 전담했던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타타 산하로 들어갔고 페라리는 자체 디자인팀을 운용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페라리의 DNA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미드십 차체의 전형이라든지 뒤쪽에 엔진이 유리창을 통해 드러나 보이게 한 것 등은 그대로 살아 있다.
람보르기니가 6각형과 Y자를 모티브로 날카로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비해 페라리는 부드러운 곡면을 다용해 억양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을 느끼게 하는 요소다. 특히 루프와 엔진룸의 유리창 커버 등은 기존의 페라리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디테일에서는 SF90 스트라달레만의 것들을 채용하고 있다. 슬림한 헤드램프를 비롯해 테일램프의 타원형 그래픽 등이 그것이다.
특히 뒤쪽에 셧 오프 거니 (shut-off Gurney)라는 특허 기술을 채용해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있다. 이런 장르의 차에서 중요한 것은 자체 윗부분에서 발생하는 바람의 제어는 물론이고 다운포스 역시 주행성에 많은 영향을 준다.
인테리어의 레이아웃과 디자인도 통상적인 패밀리카와는 다르다. 익스테리어와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곡선을 다용하고 있으며 기능과 패널을 뚜렷이 구분하는 선 등이 살아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디지털 계기판과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창이다. 통상적인 패밀리카의 그것과는 달리 스포츠카의 심플함을 주제로 하고 있다. 오디오의 비중이 낮은 것은 변함이 없다. 엄지손가락만으로 모든 장치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컨셉도 그대로다.
전동화를 추구했지만 2014년 페라리의 첫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 라 페라리가 그렇듯이 페라리만의 디자인 철학은 고수하고 있다. 이는 페라리라는 브랜드가 존재하는 한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파워트레인은 4년 연속 ‘올해의 엔진 상’을 수상한 3,990cc V형 8기통 780ps의 가솔린 엔진과 220마력을 발휘하는 3기의 전기모터를 결합해 최고출력 1,000ps를 발휘한다, 차체 패널에 카본 파이버를 다용해 경량화함으로써 건조 중량을 1,570kg으로 억제했다. 여기에서 건조 중량이라는 것은 오일과 냉각수 등 액체를 제외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공차 중량 기준으로는 1,800kg에 육박하고 총 중량으로는 2톤가량이 된다.
또 하나의 특징은 페라리 최초의 4WD 스포츠카라는 점이다. 앞 액슬에 두 개, 리어 액슬에 위치한 8단 DCT와 엔진 사이에 한 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하면서 자연스럽게 네 바퀴를 구동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eDrive모드를 비롯해 하이브리드 모드, 퍼포먼스 모드, 퀄리티 모드 등 네 가지가 설정되어 있다. e드라이브 모드를 통해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EV모드 주행거리가 25km로 패밀리카들에 비하면 짧다.
변속기는 8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으로 효율성은 높이고 성능은 증강됐으면서 자체 중량은 7kg 더 가볍다. 그로 인해 출력 대비 중량은 1.57kg/PS에 불과하다. 0~100km/h 가속 성능은 2.5초, 0-200km/g는 6.7초로 몬스터 중의 몬스터다.
이런 성능을 뒷받침해 주는 것은 하체다. 굽힘 강성 20%, 비틀림 감성이 40% 강화됐으며 플로어 팬에 콰이어트 알루미늄이라는 새로운 합금을 사용해 소음과 진동을 억제했다. 250km/h 주행 환경에서 390kg의 다운포스를 형성한다는 것도 이런 장르의 차에서는 중요한 내용이다.
혹자는 환경으로 인해 촉발된 시대에 슈퍼 스포츠카들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적어도 아직은 규모의 경제에 적용을 받는 양산 브랜드들의 이야기이다. 물론 수퍼카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 분위기라면 오늘날 통용되는 개념의 수퍼카는 언젠가는 퇴보할 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세계의 부유층의 호사가들을 위한 존재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거품이 꺼지고 멸종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
비현실적일 정도로 파워풀하고, 빠르고, 그리고 시판 가격이 20억~30억 원에 달하는 이런 부류의 모델이 존재하는 방식은 통상적인 경제 이론과는 거리가 멀다. 적어도 마차 시대였던 19세기 말의 ‘전문가’들이 내연기관 자동차를 금방 사라질 장난감이라고 평가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빈 카운터스들의 생각과는 다른 세계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존속할 것이다. 그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판매 대수를 더 늘려만 가고 있다.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SF90 Stradale)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다.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PHEV)인 SF90 스트라달레는 페라리 레이싱팀 스쿠데리아 페라리 창립 90주년의 의미를 담은 모델로 F1 기반의 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됐다.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는 최고출력 1000마력, 시속 250km에서의 다운포스 390kg 등 기존 양산형 라인업에서는 전례 없는 세그먼트 최강의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8기통 모델이 페라리 양산형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SF90 스트라달레에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8기통 엔진으로 780마력을 발휘하며, 220마력의 전기모터와 결합된다. 전기모터는 3개로 F1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MGUK가 엔진과 리어 액슬에 위치한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사이에, 다른 두 개는 프론트 액슬에 위치한다.
SF90 스트라달레는 eDrive, Hybrid, Performance, Qualify 4가지 파워 유닛 모드에 따라 정교한 제어로직이 8기통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 사이의 동력 흐름을 관리한다. 이번 모델은 페라리 최초의 전동 사륜구동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SF90 스트라달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의해 생성된 강력한 동력을 극대화해 0-100km/h 도달까지 단 2.5초, 0-200km/h 도달까지 단 6.7초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성능을 자랑하며 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또한 차체 상부의 공기 흐름을 조절해 고속에서의 드래그를 감소시키고 제동 및 방향 전환, 코너링에서의 다운포스를 높이는 페라리의 독보적인 특허 기술 셧-오프 거니(shut-off Gurney)를 비롯한 혁신적인 공기역학적 솔루션을 적용해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새로운 페라리 시리즈의 첫 모델이자 하이퍼 익스트림 스포츠카로서 미래지향적이며 혁신적인 디자인을 만든다는 원칙에 따라 기술, 성능까지 매끄럽게 조화를 이루며 진정한 슈퍼카의 완벽한 비율을 지닌 외관을 선보였다.
인테리어 역시 트랙 기반의 '눈은 도로에, 손은 스티어링 휠에'라는 철학을 중심으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만으로도 차량의 모든 부분을 제어할 수 있는 HMI(Human Machine Interface) 시스템 등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술이 적용됐다.
SF90 스트라달레는 극강의 퍼포먼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스탠다드 모델보다 30kg 경량화 및 다운포스 향상으로 성능이 강화된 스포츠 모델 '아세토 피오라노(Assetto Fiorano)' 버전도 함께 선보인다. 이는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동시 출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