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폭스바겐/아우디' 카테고리의 글 목록 (27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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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라는 호칭은 함부로 쓰기 어렵다. 한 분야에 대해 완벽히 꿰뚫는 것은 물론이고 누구나 인정할 때 비로소 마스터라고 불릴 수 있다. 최전선에서 고객과 만나는 아우디 테크니션들이 끊임없이 담금질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아우디

차가 아무리 좋아도 오만 정이 다 떨어질 때가 있다. 아무 이상 없이 작동하던 차가 갑자기 문제가 생겼을 때. 그래서 수리를 맡겼는데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오랫동안 쌓아온 자동차 브랜드 이미지가 순식간에 바뀐다. 테크니션의 숙련도는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런 까닭에 자동차 브랜드들은 서비스센터에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를 너무 잘 아는 아우디는 테크니션을 매우 체계적으로, 치밀하게 만든다. 그렇다. 만들어진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이 정교한 계획은 사회에 발을 디디기 전부터 시작된다. 국내 전문대학 자동차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어프렌티스(Apprentice) 프로그램을 진행해 될 성 싶은 뽕잎부터 가리는 것. 냉정한 평가과정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은 12주간 교육비를 받으며 이론 및 실습을 겸한 특화 교육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졸업 후에 성적 우수자는 아우디 테크니션과 서비스 어드바이저로 취업할 기회도 갖는다.  

 어프렌티스 같은 산학협력 프로그램은 학생과 아우디 모두에게 큰 이득이다. 아우디 공식딜러 태안모터스의 김용욱 전무의 말을 들어보자. 경력직은 잘하는 사람도 물론 있죠. 하지만 잘못된 업무태도나 우리와 맞지 않는 사고 방식을 갖고 있으면 오히려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 번 몸에 베인 습관은 바꾸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거든요. 경력이 있으니까 어느 정도 퍼포먼스를 낼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처음부터 가르친 신입에게 역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아우디

또 다른 이유에서 신입 테크니션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강원도 원주 딜러인 한서모터스의 박용환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제게 가장 큰 의미는 판매 1위가 아닙니다. 한솥밥 먹는 직원들이 얼마나 소속감을 갖느냐 에요. 지난 3년 동안 한서모터스의 직원들은 아무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똘똘 뭉쳤어요. 이건 세일즈보다 서비스 쪽에 더 의미가 있죠. 사실 원주는 실력 있는 미케닉을 데려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리적인 문제가 커요. 좋은 인력은 서울에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무슨 학원 같았어요. 신입 뽑아 잘 키워놓으면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게. 그게 그렇게 억울하고 힘들더군요. 그래서 2017년도 끝 무렵에 모든 직원들에게 건의사항을 받아서 대부분 반영했습니다. 급여, 복지도 수도권 기준으로 맞췄죠. 그리고 분기보너스를 얘기하기에 전원 CS만족하면 지급한다고 했습니다. 기다렸단 듯이 전원 달성하더군요.󰡓 한서모터스는 직원의 이직률이 낮은 것으로도 타 딜러사의 부러움을 받는다.

 모든 업종이 그렇지만 수입차 업계에서 미케닉 시장은 좁다. 하나 건너면 다 안다. 그런 가운데 아우디 출신이라고 하면 대체로 평판이 좋다. 각 딜러 별로 차별화되는 트레이닝은 물론이고 아우디 코리아 차원에서 테크니션에 대한 교육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  

출처아우디

 

채용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 아우디 테크니션이 되면 본사에서 정한 표준 기술교육 300시간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그리고 300시간 받았다고 다가 아니다. 웹을 통해 항상 최신 기술 습득을 독려하고 평가한다. 평가에는 경쟁심을 유발해 각 테크니션이 자발적으로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해마다 펼치는 서비스 경진 대회, 아우디 트윈 컵이 그것이다. 전 세계 아우디 서비스 직원들의 서비스 역량 향상을 꾀하기 위해 도입한 이 대회는 말 그대로 마스터 중의 마스터를 가리는 명예의 전당이다. 아우디 코리아는 지난 2008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트윈 컵을 펼치고 있다. 아우디 공식 딜러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아우디 트윈컵은 고객 응대 역량 및 제품 지식을 겨루는 서비스와 정비 기술력을 평가하는 테크놀로지로 나눠 진행한다.

 아우디 코리아 대표팀은 뛰어난 서비스 퀄리티 및 기술력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2013년 종합우승, 2015년 서비스 부문 2위 수상에 이어 2016년에도 서비스부문 1위에 올랐다. 올해 아우디 트윈컵 2019 한국 결선 서비스 부문 최종 1위는 한서모터스 Thepark21 팀, 2위는 고진 모터스 gojinHQ팀이 이름을 올렸다. 테크놀로지 부문 최종 1위는 고진모터스 고진수원팀, 2위는 위본모터스 most팀, 3위는 고진모터스 Seen팀이 차지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트윈컵에서 부문별 개인 성적 우수자 3인을 선발, 총 6명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지난 7월 독일(마인츠, 비스바덴)에서 열린 아우디 트윈컵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순위권에 들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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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가 되기 위한 과정은 험난하다. 그리고 잘 키운 마스터 하나는 100명의 테크니션보다 나은 경우도 있다. 김 전무에게 신입 채용을 해서 웬만큼 교육해놓으면 다른 데로 이직하지 않느냐고, 속 아프지 않냐고 뼈 있는 얘기를 던졌다.󰡒지속적인 보상을 줘야죠. 단지 물질적인 게 아니라 태안의 DNA인 영업 철학을 끊임없이 알려줍니다. 영업이 무슨 수학 미적분도 아니고 공식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고객을 통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 VIP 40~50명을 확보하고 관리하는 노하우는 태안모터스라는 울타리 안에 있어야 습득할 수 있습니다.󰡓 테크니션과 세일즈의 영역은 분리된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완전히 꿰고 있는 한 분야를 바탕으로 다른 분야까지 꿸 줄 알아야 진짜 마스터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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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아우디

아우디 브랜드의 간판 모델인 A8 L이 연신 어깨며 엉덩이를 들썩이고 있다. 미국 거리문화를 반영한 영화나 뮤직비디오에서 심심찮게 보게 되는 혹은 미국 SEMA 쇼의 단골손님인, 힙합 비트에 맞춰 깨방정을 떠는 커스텀카처럼 말이다. 세련되고 매끈하며 현대적인 이미지가 강한 자동차 브랜드가, 짐짓 젠 체하거나 냉철한 분위기가 강해 실수하는 모습 따위 일절 보이지도 않을 것 같은 아우디가 왜? 하물며 ‘춤신’ A8 L이 서 있는 그 무대는 SEMA 쇼도 아니다. 매년 초 IT 업계는 물론 자동차 업계까지 뛰어들어 첨단 기술 각축전을 벌이는 신세대 모터쇼, 2019년의 CES다. 

[영상] 엉덩이를 들썩이며 춤을 추는 아우디 A8

 

자동차는 새로운 국면으로 달려가고 있다. A라는 지점에서 B라는 지점까지 이동하기 위한 ‘이동수단’이라는 정의를 뒤로 하고, 이동하는 시간과 여정 전체에 특별한 가치를 더해주는 ‘이동성의 매체’라는 새로운 정의를 덧입어가고 있다. 최근 부쩍 자주 접하게 되는 ‘이동성 서비스’ 또는 ‘MaaS(Mobility as a Service)’라는 개념이다. 

 

 

오토모빌(auto-mobile)의 시대에서 MaaS 시대로의 전환을 촉발한 것은 기술의 혁신, 보다 구체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이었다. 자율주행 기술은 디지털 카메라와 센서, 고정밀지도, 초고속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기술, 그리고 전자화된 핵심 차량기능이 한데 어우러진 디지털 기술의 총아였다.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혁신적인 개념(concept)이 100여 년 이상 이어져온 전통의 모터쇼 대신 CES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를 데뷔 무대로 삼아온 건 그래서 더욱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우디 역시 2013년 CES에서 기술개발 로드맵을 발표하며 자율주행 시대로 가는 길을 열었다.  

 

CES에 참가한 기업들은 이후에도 자동차 이상의 자동차 시대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핵심 주제들을 꾸준히 던져왔다. 연결성(connectivity),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용자맞춤형 콕핏 개념, 5G 네트워크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기술적 키워드들은 MaaS라는 뚜렷한 미래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MaaS는, 아우디 브랜드의 언어로 말하자면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의 중간 기착지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출처아우디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이동성 매체’의 활용 방안은 최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용도부터 대중교통에 가까운 형태, 물류 등 산업적 측면의 쓰임새를 고려한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개인적인 용도가 어떤 형태로 구현될 것인지도 점점 구체화돼 가고 있다. 그 힌트는 자율주행 기술이 안겨줄 혜택에 있다. 운전 행위로부터의 해방, 신체의 자유와 잉여의 시간 등이다.

 

자율주행 차 개념이 등장한 초기에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공으로 여정을 풍요롭게 하거나, 목적지까지 스스로 움직이는 동안 업무를 볼 수 있는 무빙 오피스 등의 아이디어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이후 사고발생률의 획기적인 경감과 같은 안전성이 크게 대두됐고, 인공지능의 가이드에 따라 서킷 랩 타임을 단축시키는 등 자동차 광이 환호할 법한 운전 재미라는 요소가 유행처럼 소개된 바도 있다. 

 

최근에는 취침 설비를 갖춘 장거리 이동 모델, 저녁 모임이나 파티 또는 연인간 데이트 등 승객의 요청에 따라 차내 공간을 가공해 제공하는 사용자맞춤 콘셉트 등 자율주행차의 미래상이 점점 더 세부적으로 제안되고 있다. 물론 그 중에는 공유경제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자율주행 기술을 오롯이 소유자의 편리와 편의에만 맞춘 럭셔리 버전도 빠지지 않는다.

출처아우디

앞서 소개한 ‘춤신’ A8 L을 다시 살펴보자. 이 차는 정차해 있는 자동차를 유희의 매체로 해석한 하나의 프로젝트다. ‘아우디 이머시브 인-카 엔터테인먼트(Audi Immersive In-Car Entertainment)’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머시브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차내에 마련하고 있다. 이머시브(immersive)는 ‘에워싸는 듯한’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표현으로 이머시브 미디어, 이머시브 VR, 이머시브 인터페이스 등의 사례가 있다. 우리말로 풀어 쓰면 실감미디어, 실감형 VR, 몰입형 인터페이스쯤 되겠다. 

 

여전히 선뜻 와 닿지 않는다면 최근 우리 주변에서 어렵잖게 만날 수 있는 4DX 영화관을 떠올리면 된다. 아우디 이머시브 인-카 엔터테인먼트는, 말하자면 4DX 영화관처럼 자동차 추격신이나 폭풍우, 사막에서 불어오는 후끈한 바람 같은 것을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아우디 A8 L인 셈이다.  

 

아우디는 2019 CES 무대에 오른 A8 L 4DX 영화관의 상영작으로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저스>를 내세웠다. Q7 지붕에 올라타 윈터 솔저를 좇던 블랙 팬서가 바닥으로 나동그라질 때는 차체가 심하게 요동쳤고, 헐크와 헐크버스터가 거대한 주먹을 맞부딪히는 장면에선 의자가 들썩이고 세찬 후폭풍이 탑승객(혹은 관람객)의 몸을 휘감기도 했다.  

출처아우디

CES 출품작인 A8 L에는 전자기계식으로 움직이는 액티브 섀시가 장착돼 있었다. 네 개의 액추에이터는 차 네 귀퉁이를 밀어내거나 당길 수 있는 1100Nm 이상의 힘을 지녔고. 이를 통해 A8 L은 0.5초 만에 차체를 최대 85mm까지 들어올리는 게 가능했다. 이 같은 과잉 기능이 필요한 이유는 간명하다. 정확한 타이밍에 특수효과를 구사하는 것이 4D 경험 구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시트 역시도 특별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 각각에는 200Hz 이상 주파수로 진동을 만들어내는 10개의 모터가 담겼다. 이는 현대적인 4D 영화관에 있는 모션 시트와 비슷한 성능이다. 실내 조명과 송풍구도 한층 강렬한 실감형 경험(immersive experience)을 연출했다. 40개의 LED 엠비언트 라이트가 영화 속 장면과 호흡하며 번쩍였고, 송풍구는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달리하며 한층 더한 몰입감을 불어넣었다. 아우디가 자체 개발한 사운드 시스템의 23개 스피커는 영화 감상의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화룡점정이 됐고.  

 

아우디 이머시브 인-카 엔터테인먼트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미래의 자동차 공간은 우리 일상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움직이고, 멈추고, 즐기고, 쉬고, 심지어 잠을 자거나 사랑을 나누는 일까지 말이다. 이 차의 경우 자동차에 엔터테인먼트 미디어라는 완전히 새로운 기능성을 견주어 본 케이스이고.  

출처아우디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샘솟을 수 있고, 콘셉트카는 자동차의 꿈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과연 4DX 영화관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자동차가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까? 정말 사람들이 그런 자동차를 필요로 하긴 하고? 무책임한 결론이지만,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채 여물지 않은 2019년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그러나 이 재기발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아우디 팀은 그 미래를 꽤 긍정적으로 보는 듯하다. “2020년대 중반이면 자동차를 영화관이나 게이밍 룸처럼 활용하는 케이스가 하이엔드 패키지로 시장에 등장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물론 아우디 이머시브 인-카 엔터테인먼트 패키지가 실제로 시중에 유통되더라도 그 기능은 ‘정차 중’에만 사용이 가능할 터다. 도로 위를 자율주행 중인 차가 보닛이며 엉덩이를 들썩이며 달리는 모습이라면, 그야말로 SEMA 쇼의 깨방정 커스텀카와 다를 게 없을 테니까.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형준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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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턴 시그널

 

세상에는 수많은 자동차가 있다. 브랜드도 많고, 차종은 더 많다. 자동차 한 대 선택하기까지 수많은 저울질을 거친다는 뜻이다. 물론 각각 비슷한 가격으로 묶이긴 한다. 그럼에도 선택지는 여전히 적지 않다. 경쟁이라는 천형 앞에서 브랜드는 선택받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 덕분에 자동차 산업은 발전했다. 모두 발전하는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브랜드가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작위 같은 특별한 지위도 획득했다. 같은 등급의 자동차라도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하는 힘. 브랜드가 쌓아올린 유산이자 매력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시장을 선도한다. 다른 브랜드가 생각하지 못한 시도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시도는 기술력이 될 수도, 스타일이 될 수도, 때로 어떤 발상이 될 수도 있다. 좌우간 사람들을 주목시킨다. 그 시도가 적용된 자동차를 갖고 싶게끔 한다. 소유욕을 품게 한다는 점은 제품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덕목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그런 시도를 통해 시장에 반향을 일으켜왔다. 성공한 기술 혹은 전략은 산업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니까. 시장을 이끈다는 얘기는 여기서 비롯한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단지 비싸서 얻은 호칭이 아닌 셈이다.  

 

아우디 100 스키점프 주행

 

◆ 사륜구동을 세단에 적용하는 판을 바꾸다

 

아우디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시장을 자극해왔다. 아우디의 시도 중 가장 강렬한 한 방은 콰트로다. 당시 사륜구동은 승용차에선 볼 수 없었다. 군용차나 정통 SUV의 특성이었다. 험로를 천천히 확실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속도와는 상관없었다. 아우디는 그 속도를 사륜에 대입했다. 속도도 빠르면서 노면 안정성도 뛰어난 자동차. 어떻게 보면 발상의 전환이었다. 더 나은 자동차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생각을 전환했다.  

 

아우디 콰트로는 랠리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승용 모델로 이식됐다. 이때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기발한 방법도 시도했다. 이제는 너무도 유명한 1986년 스키 점프대 광고다. 아우디 100 CS가 스파이크 타이어만 신고 스키 점프대를 올랐다. 승용차 타고 스키 점프대에 오를 이유 따윈 없다. 하지만 아우디는 스키 점프대로 자동차를 내몰았다. 덕분에 아우디 콰트로를 어떤 설명보다 확실하게 사람들 뇌리에 각인시켰다.  

스키점프대에서 위용 과시하는 e-트론

 

승용차에 사륜구동을 대입한 시도, 콰트로를 알리기 위해 스키 점프대를 오른 시도, 그걸 광고로 찍어 한 방에 알린 시도. 이런 발상의 전환이 아우디를 달리 보게 했다. 그리고 그 시도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았다. 시장이 꿈틀거렸다. 이제 승용차에 사륜구동 방식은 익숙해졌으니까. 시작은 아우디였다. 

RS 7 싱글 프레임 그릴

 

◆ 라디에이터 그릴과 램프로 스타일을 살리다

 

아우디는 1990년대만 해도 지금과 인식이 달랐다. 지금은 ‘디자인의 아우디’로 불리지만, 그때는 그냥 기술 좋은 우직한 자동차로 인식했다. 아우디는 1995년 아우디 TT를 선보이며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했다. 간결한 선이 돋보이는 유선형 차체. 몇 년 후에는 싱글 프레임도 선보였다. 그 전까지 라디에이터 그릴은 범퍼를 기준으로 위아래로 나뉘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자동차,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형태였으니까. 

 

아우디는 왜 그래야 하지? 하며 위아래를 붙였다. 덕분에 자동차 디자인이 더욱 자유로워졌다. 이제 범퍼 구별 없이 라디에이터 그릴이 붙은 자동차가 흔하다. 세월이 지나면 미의 기준이 달라진다고 한다. 아우디는 아예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며 기준을 개척했다. 아우디의 시도가 시장을 자극한 결과다.  

아우디 TT

 

스타일 좋은 자동차로 자리매김한 아우디는 다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램프류에 전구 대신 LED를 심었다. 자동차 인상은 각종 램프류가 많은 부분 좌우한다. 사람도 눈빛이 인상을 좌우하잖나. 아우디는 어떤 브랜드보다 먼저 눈빛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스타일 좋은 자동차라는 지위를 더욱 탄탄하게 하고자 했다.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아우디는 A8에 LED 주간주행등을 처음 적용했다. 2004년 일이었다. 주간주행등은 낮이든 밤이든 선명하게 인상을 드러낸다. LED는 전구보다 디자인 자유도도 높다. 덕분에 아우디는 또렷한 인상을 모델별로 다채롭게 선보였다. 아우디에 사람들 시선이 머무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다른 브랜드 또한 LED 주간주행등으로 캐릭터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물론 법규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LED 주간주행등으로 멋을 내는 방향성은 아우디의 시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우디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으로 주목시킨 아우디는 LED 램프에 집중했다. 사람들은 신차가 나올 때 디자인을 먼저 본다. 그때 램프류는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우디가 LED 램프에 집중한 건 효과적이었다. 아우디가 지향하는 진보적 스타일과도 맞아떨어졌다.

 

아우디는 R8에 풀 LED 헤드램프를 적용하는 시도로 주목받았다. 이후 똑똑한 헤드램프인 매트릭스 헤드램프도, 유려하게 밝히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 램프도 아우디다운 시도로 이어졌다. 자동차 램프에 관해서 아우디의 시도는 자동차 산업에 굵직한 인장을 남겼다.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도 이런 시도는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했다. 헤드램프, 하면 아우디를 떠올리니까. 대표성이야말로 브랜드에는 훈장이나 다름없다. 흐름을 이끈 시도 덕분이다. 

매트릭스 헤드램프

 

◆ 풀 디지털 계기반으로 실내를 혁신하다

 

자동차 실내에서도 아우디는 누구보다 먼저 색다른 시도를 선보였다. 3세대 아우디 TT를 선보이며 풀 디지털 계기반인 버추얼 콕핏을 적용했다. 아우디의 스타일을 재정립한 TT를 통해 자동차 인테리어의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한 셈이다. 풀 디지털 계기반을 처음 적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독특한 시도라고 평하는 건 아니다. 풀 디지털 계기반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사용자 경험이야말로 진정한 시도로 작용했다. 계기반이 디지털로 바뀌었을 때 운전석 느낌이 어떻게 변하고 얼마나 신선한지 제시했다.  

3세대 아우디 TT 실내

 

다채롭게 변화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계기반으로서 미래를 당긴 셈이다. 이제 버추얼 콕핏이 나온 지도 몇 년 지났다. 여러 브랜드 차종에도 풀 디지털 계기반이 쓰인다. 열선시트처럼 보편적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우디 버추얼 콕핏은 어떤 계기반보다 화려하고 신선한 자극을 준다. 볼 때마다 새롭다. 그만큼 아우디의 시도가 시간 다툼이 아닌 혁신적이라는 뜻이다.

버추얼 콕핏

 

이제 자동차마다 기술 간극이 좁혀진 시대다. 신기술이라도 비슷한 시기에 적용된다. 누가 먼저 시도하느냐는 마케팅 요소로만 쓰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먼저 대중을 자극하는 브랜드의 시도는 언제나 흥미롭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다가오는 지금, 아우디는 또 어떤 시도로 우리를 놀라게 할까?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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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회사들은 아우디에게 고마워해야 합니다.’

 

농담이 아니다. 왜냐하면 아우디는 세계의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LED 산업의 가장 큰 고객들이 되도록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조명이란 조명은 모두 LED로 사용하는 모델들까지 있을 정도로 자동차에는 엄청난 숫자의 LED가 사용되고 있다. 

 

아우디가 자동차에 LED를 처음 사용한 브랜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우디가 자동차 LED의 시조처럼 여겨지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바로 LED DRL(daytime running light), 즉 주간주행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최초의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2006년 아우디는 고성능 세단인 신형 아우디 S6를 발표했다. 이제는 세단은 물론 스포츠 카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어진 V10 5.2리터 자연 흡기 엔진으로 뜨거운 성능을 자랑했던 S6이였지만 이것 말고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헤드라이트 아래쪽 로워 그릴에 장착되었던 일자형 LED DRL이었다.  

 

 

좌우 각각 고휘도 LED 5개를 사용하여 V10 엔진을 상징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대낮에도 한눈에 확 들어오는 빛의 수평선 두개는 바로 ‘와! 아우디다!’라는 탄성으로 직결될 정도로 자동차 애호가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의 머릿속에도 아우디의 이미지를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이전까지 가장 또렷한 헤드라이트의 이미지로 기억되었던 경쟁 상대의 서클 라이트는 한순간에 희미해져버렸다. 

아우디 S6

 

S6에서 첫 선을 보였던 일자형 LED DRL은 이후 아우디의 다른 모델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헤드라이트와 한 몸이 되면서 헤드라이트의 디자인은 더욱 중요해졌다 강렬한 디자인 요소인 LED DRL을 품은 헤드라이트는 자동차의 앞 얼굴을 결정하는 핵심적 디자인 요소가 된 것이다. 즉 아우디는 LED DRL로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모든 자동차 브랜드들이 – 할 수만 있다면 – 아우디의 뒤를 따랐다.

 

그러나 LED DRL은 단순히 디자인 요소만은 아니었다. 그 출발은 안전이었다. 낮에도 차량 앞에 불이 켜 있으면 상대방 운전자가 차량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사고를 방지할 수 있겠다는 발상이었다. 1970년대 낮이 짧고 어두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부터 주간주행등이 의무화가 되는 나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조등을 어둡게 해서 들어오게 하거나 방향 지시등이 항상 켜지도록 하는 등 여러 방법이 사용되었다.  

아우디 R8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전조등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전력 소모 증가로 에너지 효율이 문제가 되었다. 그 이외 모든 전구들도 항상 켜져 있으면 자주 끊어져서 불편하거나 안전에 문제가 될 수가 있었다. 바로 이 때 LED로 만든 주간주행등이 등장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아우디가 2006년 LED DRL을 S6에 장착하기 2년 전인 2004년에 최상위 기함인 A8 W12 모델에 일반 전구를 대신하여 LED 다섯 개를 네 잎 클로버 모양으로 배치한 LED DRL을 장착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러나 아우디 LED 테크놀로지의 진짜 핵심은 사실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꿈의 헤드라이트라고 불리는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다. 

 

누구든지 한밤중에 운전할 때는 상향등을 켜고 멀리 보고 싶다. 하지만 좀처럼 그럴 수가 없다. 반대편에서 차가 오고 내 앞에도 차가 있다. 길가의 보행자들이나 건물 안의 사람들도 내가 상향등을 켜면 눈이 부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이빔 어시스트라는 기능이 태어났다.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상향등을 자동으로 켜 주는 장치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붐비는 곳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매트릭스 LED

 

그래서 생각했다. 눈부심을 느낄 대상만 빼고 다른 곳은 상향등처럼 최대한 멀리 비추어 볼 수는 없을까? 처음엔 별의 별 방법들이 등장했다. 전조등 전구 앞에 여러 조각으로 나뉜 스크린을 두어 상향등의 일부분만 차단하는 방법도 있었고 DLP 방식의 프로젝터처럼 움직이는 작은 거울들을 이용하여 빛의 방향을 조절하는 방법도 고안되었다. 하지만 모두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너무 복잡했지만 효과는 기대 이하였다.

 

결국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종래의 헤드라이트처럼 하나 또는 두 개의 광원으로 전체 면적을 비추며 일부분을 가리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아예 수많은 광원이 바둑판처럼 구역을 나누어 조명하다가 필요할 때 그 구역만 끄는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제한된 자동차 헤드라이트 면적에 많은 숫자의 광원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수십 개의 초소형 고휘도 LED가 집적된 능동형 헤드라이트의 탄생, 바로 아우디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다. 

매트릭스 LED

 

수십 개의 LED 광원은 주행 조건에 따라 최적의 패턴으로 빛의 방향과 밝기를 섬세하게 변화시킨다. 눈부심을 느낄 만할 대상을 만나면 그 부분의 LED만 끄고 나머지는 그대로 유지하여 나와 상대방을 모두 만족시킨다. 필요할 때는 일부러 빛을 비추어 신호를 보내는 역할까지도 하는 지능형 헤드라이트다.

아우디 A7 스포트백

 

황홀함 그 자체, 아우디 A7 스포트백 매트릭스 LE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가 장착된 차량을 운전하는 것은 황홀함 그 자체다. 내 눈앞에서 빛이 춤을 춘다. 지나가는 차량을 따라 바로 릴레이하듯 LED들이 꺼지고 켜지는 모습은 빛의 파도처럼 보인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내 시야는 항상 최고로 밝다는 것이다.

 

건강이 십이면 눈이 아홉이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차라도 앞이 보이지 않으면 달릴 수 없다. 그리고 서로의 안전을 위하여 나를 잘 보여주기도 해야 하고 남들의 시야를 가려서는 안 된다. 이런 협력의 기본을 아우디는 LED 빛의 테크놀로지에서 실현하고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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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여 년 동안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 스마트폰은 디지털 혁명을 일으켰다. 정보의 양과 속도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변화는 사회 전 분야에서 일어났다. 간결하게 정리하자면, 세상은 디지털로 급속도로 재편됐다. 활자와 사진은 디지털 속에 녹아 들어갔다. 영상은 특별한 무엇이 아닌 일상의 언어로 다가왔다. 20여 년 전 일상이 박물관 유물처럼 됐으니까.

아우디 시티

출처아우디

이런 흐름에서 자동차 브랜드도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고객과 직접 만나는 전시장은 변화가 필요했다. 자동차 전시장의 속도는 천천히 흐른 게 사실. 실물을 보고, 설명을 듣고, 시승하는 과정은 시대 불문 비슷했으니까. 그게 꼭 최선일까? 아우디는 이 의문에 답을 찾기로 했다. 이미 7년 전의 일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개념의 전시장인 ‘아우디 시티’가 등장했다. 디지털로 소통하는 시대의 흐름을 전시장에 적극 투영했다. 색다른 시도였다.

 

 

아우디 시티는, 간단하게 말하면 디지털 전시장이다. 실물 자동차보다는 디지털화된 자동차를 선보인다(몇몇 모델은 실물로 전시하기도 한다). 언뜻 잘 와닿지 않는 부분일 수도 있다. 자동차란 모름지기 실물을 봐야, 만져보고 앉아봐야 감흥을 느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은 그 통념을 희석시킨다. 그 사이, 디지털로 구현한 것들을 즐기는 데 거부감도 줄어들었다. 오히려 더 편하고, 감각적이며, 즐거운 경험으로서 디지털을 받아들인다. 디지털은 보편성을 띤 지 오래다. 도전할 시기가 무르익었다. 

아우디 시티 - 파리

출처아우디

아우디 시티의 핵심은 디지털로 구현한 확장성이다. 자동차를 전시하려면 공간이 필요하다. 많이 전시할수록 더 큰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디지털은 수많은 자동차를 데이터로 보여줄 수 있다. 공간의 제약을 줄이고 정보 접근성을 높인다. 이제 차량의 기본적인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얻는다.

 

아우디 시티는 단지 정보를 디지털로 전환한 장소가 아니다. 기존 전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감흥까지 최대한 구현하려고 한다. 그러니까 실제적인 크기 같은. 아우디 시티의 상징 같은 ‘파워 월(Powerwall)’ 덕분이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벽면을 아예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만들었다. 벽 자체가 화면이니 1대1 크기로 차량을 보여줄 수 있다. 디지털화된 정보지만 최대한 실제 느낌을 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이지만 실제와 같은 감흥을 준다는 점이 핵심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각기 다른 장점을 조합해 새로운 접점을 찾은 셈이다. 디지털이지만 최대한 실제처럼.  

아우디 시티 - 이스탄불

출처아우디

당연한 말이지만, 아우디 시티에서 디지털의 장점은 극대화된다. 다양한 모델에 수많은 요소를 손쉽게 조합해 보여준다. 공간의 한계를 극복했달까. 커다란 전시장이라도 모든 선택사양을 두루 실물로 보여줄 순 없다. 선택사양은 카탈로그를 보며 가늠하게 한다. 하지만 아우디 시티에선 고려하는 모델의 색상부터 각종 실내 선택사양을 양껏 조합할 수 있다. 게다가 파워 월이 보여주는 1대1 크기 그대로 선보인다. 선택사양에 속한 가죽 견본도 비치해놓아 시각과 함께 촉각까지 만족시키기도 한다. 해서 디지털 정보지만 체감 느낌은 생생해진다.

아우디 시티 - 베를린

출처아우디

가상현실 기술(VR)도 빼놓을 수 없다. 디지털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해 적용했다. 단지 아우디 모델을 보여주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우디 모델과 어울리는, 혹은 아우디 모델로 가고픈 장소까지 선택할 수 있다. 가령 프랑스 르망 서킷에서 감상하는 아우디 R8 같은 구성.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아우디 모델을 체험하는 즐거움으로 전시의 영역을 확대한다. 경치와 함께 차체를 둘러보거나 문을 열어 실내를 훑어보면 감흥이 또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정도면 정보라기보다는 유희의 영역으로까지 확장한다. 아우디 시티가 노리는 지점도 비슷하다. 단순히 디지털로 구현한 전시장을 넘어 더 쉽고, 신선하며, 다채롭게 아우디라는 브랜드를 접할 공간을 제시한다. 

아우디 시티 - 파리

출처아우디

물론 아우디 시티는 경험만 제공하는 건 아니다. 기존 전시장과도 연결돼 있다. 아우디 시티에서 유희처럼 체험한 후 더 관심이 생긴 사람들을 기존 전시장의 시승 프로그램으로 연결한다. 즉, 최신 언어로 소통하면서 아우디와 고객의 접점을 넓히는 역할을 수행한다. 아우디 시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전 세계 주요 도시로 뻗어 나간 중요한 이유다.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하는 첨병 역할이랄까. 디지털이라는 최신 방식으로 브랜드를 소통하는 장.

아우디 시티

출처아우디

해서 아우디 시티는 문화 공간으로도 영역을 확장한다. 디지털 콘텐츠를 자유롭게 구현하기에 공간을 활용할 여지가 많으니까. 게다가 주요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다는 점도 문화 행사를 열기에 적절하다. 기존 전시장은 공간 문제로 주로 외곽에 있다(국내는 좀 다르지만). 시대의 감각이 예민하게 날 서 있는 도시 중심부에서 아우디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기능한다. 이런 지리적 이점이 문화 공간으로서 아우디 시티의 영역을 확장한다. 

아우디 시티 - 베를린

출처아우디

아우디 시티에선 어떤 행사든 열릴 수 있다. 클래식카를 전시하거나 심지어 연사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기도 한다. 아우디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다면 제한은 없다. 아우디 시티를 디지털 전시장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아우디라는 브랜드의 감각과 취향을 드러내는 특별한 공간. 아우디 시티는 라이프스타일로 자동차를 선보이려는 브랜드의 최신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미래적인 공간. 단지 디지털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출처아우디

아우디 시티는 세계 각국 주요 도시에 포진해 있다. 2012년 런던에서 처음 생긴 이후로 유명 도시에 하나둘 생겼다. 2013년에는 베이징에, 2014년에는 베를린에 문을 열었다. 이스탄불과 파리, 모스크바도 아우디 시티가 자리 잡은 도시다. 지난해 10월에는 바르샤바에 문을 열어 아우디 시티가 여전히 확장한다는 걸 보여줬다. 아우디 시티는 현재진행형이다. 

아우디 시티 - 바르샤바

출처아우디

프리미엄 브랜드는 누구보다 먼저 시도한다. 그 도전과 성과가 쌓여 프리미엄이란 호칭을 받았다. 그에 합당한 결과물은 기본이다. 아우디는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슬로건으로 도전해왔다. 그 도전을 꼭 자동차 제품 기술에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브랜드를 전하는 방식에서도 도전은 통용된다. 아우디는 아우디 시티를 통해 소통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아우디 시티 - 베를린

출처아우디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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