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도로의 귀여운 악동… 탈수록 재미있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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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식 기자의 시승기> 기아 쏘울

【광주=윤정식 기자】쏘울은 분명 이제까지 한국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디자인이다. 신차발표회장에서 봤던 쏘울과 시승을 위해 일반 도로에 나와있는 쏘울의 느낌은 전혀 딴판이다. 전자가 새로운 시도쯤으로 보였다면 후자는 도로의 악동과 같은 느낌이랄까.

빛고을이자 쏘울의 고향이기도 한 광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아자동차 공장 앞마당에서 만난 쏘울은 외관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어떤 국내산 차들보다도 강한 이미지를 풍겼다.

강한 이미지는 너무 강할 경우 부러질 수도 있다. 고객들의 선호 차이가 뚜렷한 차라는 말이다. 즉 그렇고 그런 무난한 디자인으로 만인의 연인이 되기보다는 특별한 몇몇을 위한 이른바 ‘완소’(완전 소중한) 애마가 되고픈 차라는 의미다.

쏘울은 2008년 프랑스 파리모터쇼에 나간 국산차들 가운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22일부터 시판한지 3주만에 2536대 가 팔려나가 같은 기간 경쟁차종인 포르테나 아반떼에 비해 훨씬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비결은 디자인에서 나왔다. 기아차는 쏘울의 디자인 컨셉트를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넘어 ‘탈수록 재미있는 디자인’에 맞추고 있다. A필러(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앞기둥)를 검은색으로 처리해 세련미를 더했고 둥그면서도 직선으로 곧게 뻗은 박스모양 차체는 시선을 끌기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을 위한 차라는 느낌이다.

운전석에 앉아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니 각진 외관과는 달리 모든 것이 원형이다. 계기판서부터 앞좌석 중앙에 위치한 우퍼 스피커나, 센터페시아 내부의 버튼 하나까지 모두 원형의 형태를 띠고 있다. 룸미러 안의 LCD후방모니터와 번쩍거리는 불빛의 라이팅스피커, 선 하나 없이 핸드폰에 저장된 MP3음악파일이 차오디오를 통해 나오게 하는 블루투스 오디오 기능들은 첨단과 세련됨이 만났을 때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를 보여준다.

이날 시승한 차는 1.6리터 휘발유 엔진으로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모두 탐내하던 감마엔진이다. 포르테 1.6에도 같은 엔진이 적용된다. 쏘울을 몰고 광주 외곽 순환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세단과 CUV의 차이일까. 124마력에 15.9㎏의 토크의 쏘울은 리터당 13.8㎞의 고연비지만 달리기에서는 뒷심이 부족했다. 포르테가 1187㎏이고 쏘울이 1190㎏로 무게에서는 3㎏ 차이지만 짧은 휠베이스를 비롯 순발력은 한 발 뒤처지는 점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점이 아쉬운 이들은 240만원을 더해 128마력 26.5㎏.m토크(연비도 15.8 km/ℓ)의 디젤 모델을 선택할 듯하다. 뒷트렁크는 골프백을 넣기에는 안좋지만 대학생들의 MT용으로는 딱 맞을 만한 실용성이 엿보였다.

하지만 이 모든 장.단점들이 뭐그리 중요하겠는가. 디자인부터가 운전자의 영혼(Soul)을 감싸며 오감을 사로잡아 버리는데….

윤정식 기자(yjs@heraldm.com)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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