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매력에 매력을 더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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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그랜저에 이어 이번에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하게 됐다. 그랜저에 대한 관심은 항상 높았고, 이번 모델 역시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부터 관련한 기사와 예측들이 쏟아지는 모습에서 그랜저가 ‘국민차’의 반열에 올랐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물론 그랜저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건 하이브리드 사양일 것이다. 성능 수치 면에서는 그랜저 3.5 모델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최근 러시아-우크리아나 전쟁 등으로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자 사람들이 유류비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유류비만 놓고 보면 가장 좋은 선택은 전기차겠으나, 장점을 상쇄시키는 단점들, 긴 충전시간과 부족한 인프라, 많은 대기 수요 등으로 인해 절충안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에 관심 갖는 것은 당연지사.

실내 일부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한 모델에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두 사양으로 나뉘다 보니 외관에서의 차별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실내에서도 차이점을 찾는 게 쉽지 않은데,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전장용 12V 배터리를 리셋시킬 수 있는 버튼이 추가된 정도가 전부다. 계기판에서는 조금 변화가 보이는데, 엔진 회전계 자리에 연비계를 도입, 차량의 주행 상태에 따라 효율적인 운전을 하고 있는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용 배터리가 충전 중인지, 아니면 엔진과 모터가 모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아래로는 배터리의 전력량계가 있는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순수전기차라면 신경 써서 봐야겠지만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주행 과정에서 알아서 충전이 이뤄지기 때문에 ‘참고용’ 수준으로만 봐두면 된다. 최근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모델은 별도의 전기모드 전환 버튼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런 자신감의 이유는 주행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출발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요즘같이 한파가 몰아치는 상황에서는 내부 부품 등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엔진이 작동하지만, 일정 이상 온도라면 엔진보다는 모터를 먼저 사용하게 된다. 주차장을 빠져나가 도로로 진입하며 가속페달에 얹은 발에 힘을 보탰지만 아직까진 엔진이 조용하다. 조금 더 달려 고속도로에 합류하기 위해 힘을 더 보태자 그제야 엔진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어느 정도 흐름에 맞춰 정속 주행을 시작하자 다시 엔진이 멈추고 모터가 타력 주행을 돕는다. 순식간에 연비가 두 자릿수로 쑥 올라간다.

성능보다는 연비 중심의 모델인지라 차량 전반의 세팅도 이에 맞춰 적용돼있지만, 그래도 1.6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이 생각 외로 시원하다. 1.6 터보엔진의 성능은 최고출력 180마력/5,500rpm에 최대토크 27kg‧m/1,500rpm으로 2,5 모델보다 조금 낮은데, 여기에 전기모터가 44.2kW의 출력과 264Nm의 토크를 보태 전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230마력의 성능으로 부족하지 않은 파워를 보여준다. 물론 고속 영역에서는 3.5 모델이 더 앞서겠지만, 고속으로 달릴 일이 그리 많지 않고 성능보다 연비를 중시하는 타입이라면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훨씬 맘에 들 것이다. 터보 엔진 기반인지라 급가속 시 약간의 터보 랙이 느껴지긴 하나 그리 과하지 않고, 이 모델을 타면서 터보 랙을 느낄 일이 많다는 건 차량 선택을 잘못한 것이라 본다.

이전 세대 대비 휠 크기가 1인치 커졌지만, 엔진이 1.6 터보로 바뀌며 연비가 상승했다

여기에 기존 2.4 자연흡기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에서 1.6 터보엔진 기반으로 바뀌며 연비가 향상된 것도 이번 신형의 키포인트 중 하나다. 2.4 하이브리드는 16km/L(17인치 휠 기준)를 살짝 넘는 공인연비를 기록했던 반면, 1.6T 하이브리드는 18km/L(18인치 휠 기준)에 달해 유지비 절감을 위해 하이브리드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어필하고 있다.

실내 공간이나 적재 공간 모두 내연기관 모델과 같다

이런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함께 있어야겠는데,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추가로 가격이 올랐다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단점을 찾기가 어렵다. 특히 이런 모델의 경우 추가적으로 장착되는 부품들로 인해 내연기관 대비 공간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지만,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사양과 동일한 트렁크 용량이라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연비를 높이는데 도움되는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다

주행보조장치는 동일하게 탑재되어 있다. 지난 3.5 모델 시승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는데, 연비 주행에 도움이 되도록 언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타력주행을 해야할 지 알려준다는 점이다. 오래 운전해온 사람이라면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타이밍을 잘 맞추겠지만, 모든 운전자가 숙련자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런 기능들이 널리 도입되는 점이 더 좋지 않을까. 이해 가지 않는다면 뻥 뚫린 내리막에서 내 앞차가 무난하게 타력 주행으로 가는 쪽과 수시로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오며 신경쓰이게 하는 쪽 중 어떤 것이 더 나은지를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

강풍 속에서도 주행보조기능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시승 중 인천대교를 달리게 됐는데, 최근 들어 한파와 함께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코스를 잘못 잡았다고 생각했다. 다리 진입 전부터 전광판에 ‘강풍을 주의하라’는 문구에 조금 당황했는데, 의외로 여기서 주행보조 기능이 빛을 발한다.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이 바쁘게 작동하며 몰아치는 횡풍 속에서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은 채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되는 것이, 이런 상황 속에서는 주변 차량들이 횡풍의 영향으로 차선을 넘어올 수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도 더욱 주변 차량을 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위험한 움직임을 보이는 주변 차량이 없어 한결 마음을 놓고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연비에 좋지 않은 여러 조건 속에서도 13km/L 넘는 연비를 기록했다

시승 내내 가속 테스트도 여러차례 진행하고 사진 촬영 내내 시동을 끄지 않아 높은 연비를 기록하기에 그리 좋은 조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13km/L가 넘는 연비는 하이브리드를 왜 선택하는지를 금방 깨닫게 한다. 지인 중에 이전 세대 모델을 타는 사람이 있어 잠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장거리 주행이 얼마 없다 보니 평균 연비가 18km/L 정도라 매우 만족한다는 이야기에 높은 인기의 이유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소음 저감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에 하이브리드 기술이 더해져 전기차급 정숙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욱 우수한 정숙성도 매력을 더한다. 이중접합차음유리 등 충실한 NVH 대응 설계와 함께 노면 소음까지 저감시키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기능으로 충분히 실내가 조용한데, 여기에 모터로 구동이 이뤄질 때는 엔진 소리마저 사라지기 때문에 전기차 수준의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서 조용한 실내를 더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전기모터 중심으로 주행하도록 신경써야 하는데, 덤으로 높은 연비까지 따라오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그랜저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상황에서 널뛰기하는 유가까지 고려하면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구매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장거리 운행이 많지 않은데 굳이 하이브리드를 사야 하냐?’, ‘최근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섰는데 하이브리드까진 필요 없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초기 구입비용이 적게는 500만 원에서 많게는 700만 원 가까이 차이나지만, 그 정도 차이는 2배 이상 차이나는 유류비에서 금세 메워질 뿐 아니라 그만큼 엔진 작동 시간이 줄어 수리나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어 유지비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전기차가 고민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답은 하이브리드고, 넉넉한 공간과 편의사양까지 원한다면 답은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최근 6개월 더 연장된 만큼 서둘러서 계약한다면 최대 100만 원 가량의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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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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