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불황없는 슈퍼 럭셔리카 대결… 마이바흐 vs. 팬텀 vs. 벤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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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사무실’이 ‘도로 위의 유령’을 잡았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슈퍼 럭셔리카 전쟁에서 벤츠 ‘마이바흐(Maybach)’가 롤스로이스 ‘팬텀(Phantom)’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달리는 사무실’과 ‘도로 위의 유령’은 각각 마이바흐와 팬텀의 별칭이다.

이들과 더불어 세계 3대 명차로 분류되는 폭스바겐 ‘벤틀리(Bentley)’는 절반 수준의 가격을 앞세워 슈퍼 럭셔리카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마이바흐는 7대, 팬텀은 4대였다. 두 차 모두 지난 2004년부터 국내에 시판됐으며, 지금까지 누적 판매대수도 마이바흐가 44대, 팬텀이 28대로 압도했다. 0.1%의 슈퍼부자들이 타는 이런 슈퍼 럭셔리카들은 불황과 상관없다. 한국 슈퍼 럭셔리카 시장에서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세계 3대 명차를 살펴 본다.

▲어떤 차인가=마이바흐는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랩탑 컴퓨터와 팩시밀리, 칵테일 바, 미니 냉장고 등을 갖춰 ‘달리는 사무실’로 불린다. 20세기 초반에 명성을 날린 자동차 디자이너 빌헴름 마이바흐에서 이름을 땄다. 57, 62 두가지 모델이 있고, 숫자는 차 길이를 나타낸다. 57은 5.7m, 62는 6.2m다. 현대 에쿠스의 5.1m와 비교하면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실내 디자인에 210개 가죽조각과 100여개 원목장식을 써 호텔 스위트룸 분위기를 연출했다. 2.8t에 달하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5.2초. 12기통 6ℓ 바이터보 엔진 덕분이다.

팬텀의 또다른 별칭은 ‘달리는 별장’이다. 그림같은 해변의 저택, 호화요트와 맘먹는다. 차 안에서는 시계소리만 들리고, 찻잔 속 커피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정숙함 때문이다. 팬텀이라는 이름도 고속 주행 때의 소음, 실내 이음부분의 작은 잡소리 등을 완벽하게 잡아내 유령처럼 소리없이 다가오고 달린다는 데서 따 왔다. 실내 장식에 18마리의 소가죽과 6가지 원목나무를 썼고, 버튼으로 문을 닫을 수 있는 게 특징. 정지에서 시속 100km까지는 5.8초가 걸린다.


벤틀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세단이다. 슈퍼 럭셔리카를 타고 속도경쟁을 벌일 일은 없겠지만, 마이바흐나 팬텀에 비해 날렵하다는 얘기다. 블루투스가 통합된 전화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5.2초다.

▲얼마나 하나=마이바흐와 팬텀은 7~8억원 수준이다. 강남 아파트 1채와 맞먹는다. 벤틀리는 이의 절반 수준인 3억원 가량. 마이바흐와 팬텀의 경우 지난 2004년 국내 시판 이후 연간 판매대수가 큰 변화가 없어 눈길을 끈다.

마이바흐는 시판 첫 해인 2004년 6대 이후 2005년 11대, 2006년 9대, 2007년 11대가 팔렸고, 올해도 10대 내외가 예상된다. 팬텀도 시판 첫 해인 2004년 5대 이후 2005~2007년 5대, 8대, 6대로 큰 변화가 없고, 올해 역시 6~8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마이바흐나 팬텀을 살 정도의 고객이라면 사실 돈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관계 없이 일정 수준이 팔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들의 절반 가격인 벤틀리의 고속 질주는 눈부시다. 시판 첫 해인 2006년에 8대가 팔렸던 벤틀리는 지난해 101대로 급증했고, 올해도 8월까지 벌써 72대가 판매됐다. 마이바흐나 팬텀이 부담스러운 고객층에 어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누가 타나=마이바흐는 국내에서 이건희 전 삼성 회장, 구자경 LG 명예회장, 영화배우 배용준 등이 타고 있다. 이처럼 유명 인사들이 타는 것으로 소문이 나면서 한국 내 판매가 팬텀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에서는 팝가수 마돈나가 마이바흐를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팬텀의 국내 소유자가 베일에 싸여 있다. 중견건설업체 오너가 타고 다닌다더라 정도의 소문만 들린다. 해외에서는 팝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영화배우 제니퍼 로페즈 등이 애용한다.

벤틀리는 ‘부호의 애마’로 불리는데서 유추되듯, 모나코 황실 등의 왕족과 신흥 부호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계 미식축구 선수인 하인즈 워드도 벤틀리를 탄다. 김필수 기자(pilsoo@heraldm.com)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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