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비범한 스타일리시 크로스오버, 인피니티 EX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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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EX35는 분명한 색깔이 있는 컴팩트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거기다 이름처럼 비범(extraordinary)하다. 크로스오버의 유용성에선 약간 손해를 봤지만 인피니티가 지향하는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주행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쓴 결과 잘 달리는 멋진 스타일리스트로 탄생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들여다 볼수록 재미있고 뒷좌석을 전동으로 눕히고 펼 수 있는 화물공간은 호사스럽다.

글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사진 / 고병배(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인피니티는 그 동안 세대 교체가 다소 더딘 편이었다. 하지만 지난 세대의 탈을 가장 먼저 벗어 던진 M은 최근 페이스 리프트까지 마무리하면서 뛰어난 상품성을 국내에서도 재 인식시켜가고 있으며, M의 뒤를 이어 등장한 신형 G 세단은 한국 닛산으로서는 행운의 모델로, 다소 부진했던 국내 상황을 반전시킨 주역이 되었다. 여세를 몰아 G37까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막상 가장 맏형인 Q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모델 체인지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이처럼 시급해 보이는 기함의 모델 체인지에 앞서 인피니티는 SUV 라인업 확대를 먼저 단행했다.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은 기함 SUV QX56과, 멋진 스타일과 스포티한 주행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FX 아래, 최근 여러 메이커들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는 컴팩트 SUV로 눈길을 돌려 매력적인 컴팩트 크로스오버 EX를 먼저 선 보인 것이다. 그리고 최근 빨라진 행보에 가속이 붙은 듯 인피니티의 원조 크로스오버 FX도 지난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서 완전히 새롭게 변신한 모습을 선보였다.

EX의 등장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컴팩트 SUV 시장에 대응한 것으로, 이 분야는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일본과 한국의 컴팩트 SUV와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상륙한 BMW X3에 이어 여러 브랜드가 앞 다투어 참여하고 있는 세그먼트다. 인피니티 EX를 비롯해서 볼보 XC60, 폭스바겐 티구안 등이 이미 그 모습을 드러냈고, 메르세데스-벤츠 GLK와 아우디 Q5 등도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어쨌든 가장 최근에 등장한 인피니티 EX는 경쟁모델들과는 차별화 됨을 발견할 수 있다. 컴팩트 SUV 개발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을 고려한 측면이 강한데, EX는 체구가 작은 만큼 더 경제적일 수는 있겠지만 경제성을 우선으로 고려하기 보다는 고성능을 함께 염두에 둔 모델임을 라인업을 통해서 인지할 수 있다. 낮은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이나 디젤 엔진이 고려되고 있지 않음이 이를 말해 준다.

익스테리어

가장 늦게 라인업에 참여한 EX는 지난 해 뉴욕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 첫 선을 보인 후 지난 여름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를 통해 공식 데뷔했다. 국내 도입에는 다소 시간이 걸려 그 동안은 자료 사진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는데 스타일에서 다소 균형이 맞지 않는 듯한 어색한 느낌이 강했었다. 그런데 신차발표회장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은 전혀 달랐다. 마치 늘씬한 해치백인양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EX는 크로스오버를 지향하는 기존의 중형 SUV, FX의 DNA와 최신 플랫폼인 G35의 FR-L 플랫폼의 만남으로 이루어졌다. 크기 면에서 G35 세단을 위로 늘여 놓은 듯한 느낌이 들면서 지붕을 우아하게 떨어뜨려 SUV라기 보다는 해치백의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런 점이 또한 FX와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상대적인 배경이 없는 장소에 서 있다면 해치백으로 보기에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특히 EX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롱노즈 숏테크(?) 스타일이다. 물론 해치 도어를 갖고 있는 만큼 숏테크로 보기는 어렵지만 전체 길이에 비해 노즈가 긴 특성이 두드러진다는 말이다. 이런 롱노즈 숏테크 스타일은 강력한 퍼포먼스와 핸들링을 자랑하는 정통 로드스터나 스포츠 쿠페에서 흔히 만나 볼 수 있는 타입인 만큼 EX가 지향하는 바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는 FX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결국 인피니티가 지향하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함을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리 크지 않은 차체를 가진 컴팩트 SUV에서 롱노즈 스타일로 인해 외관상 스포티함이 돋보이는 장점이 있다면 단점은 줄어드는 실내와 화물공간이다. 넉넉한 공간 때문에 SUV를 선호하는 사회적인 요구를 감안하면 분명 감점요인이 된다. 그런 만큼 EX는 그 추구하는 철학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접근할 때 그 가치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전체적인 스타일에서 스포티한 크로스오버로 인기를 얻고 있는 FX의 DNA가 묻어 있다면 세부적인 면에서는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G35 세단의 터치가 강하다. 펜더 위로 파고 드는 날렵한 헤드램프, 더블 아치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물 흐르듯 흐르는 곡선처리 등에서 G35를 읽을 수 있다. 물론 약간의 변화를 거친 터치다. 전면이 강조된 사진에서는 길고 넓은 보닛 상단이 다소 심심해 보였었는데 실물을 보면 역동적인 곡면 처리가 돋보인다.

옆모습에서는 굴곡이 큰 캐릭터 라인이 두드러지고 뒤로 가면서 쿠페처럼 떨어지는 지붕선이 역동성을 잘 살리고 있다. 사진으로 봤을 때 다소 심심하거나 혹은 어색해 보였던 뒷모습도 측면에서 비스듬히 바라보면 시선을 잡아 끄는 터치들이 많이 보인다. D필러 위쪽에서 내려오는 지붕선의 주름이라든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에 숨어 있는 예리한 모서리 등이 그것이다. 리어 윈도우 위를 덮고 있는 스포일러는 마치 선바이저 같은 느낌이다.

FX의 거대한 20인치 휠에 비하면 다소 작은 18인치 알로이 휠도 컴팩트한 차체의 EX에서는 그 위용이 20인치 못지 않다. 8개의 스포크 디자인은 인피티니 모델들에서 자주 보아왔던 터치와 크게 다르지 않아 친숙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이 좋다.

인테리어

EX에는 웰컴 라이팅 시스템이 있어 캄캄한 밤에 차에 접근하면 사이드 미러 아래로 등을 켜서 주인을 반갑게 맞아준다. 도어를 열고 실내를 들여다 보면 실내 또한 G35 세단을 세로 방향으로 늘여 놓은 듯한 느낌 그대로다. 스티어링 휠도 센터 페시아도 기어 레버도 모두 익숙하다. 하지만 도어 트림에서부터 센터 페시아 상단을 아우른 후 다시 반대편 도어 트림으로 내려가는 라인을 따라 2분할되는 인테리어 전면은 세단에 비해 훨씬 더 아늑하고 감싸인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세단이 아늑하고 SUV는 여유로움으로 다가오기 마련인데, EX에서는 세단 못지 않은 아늑함이 돋보인다. 이 역시 FX에서부터 이어져온 스포티하고 아늑한 실내의 전통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SUV의 거북스런 몸 놀림 대신 날렵한 세단의 달리기 실력을 기대하게 만든다.

상하 투톤으로 처리된 실내에서 밝은 베이지 색 내장은 화사하고 고급스럽지만 관리 면에서는 다소 부담이 되겠다. 실내를 둘러 보면 독특한 터치도 여기 저기 보인다. 도어 패널의 알루미늄 트림도 그렇고 길쭉한 타원형의 공기 배출구도 그렇다. 무엇보다 글로브 박스 윗부분에 새겨진 세 가닥 세로 주름은 낯설어 자꾸만 손가락으로 따라 그려 보게 된다. 진짜 가죽으로 덮은 후 가죽이 주름진 골이라면 무척이나 고급스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의 실내로 들어설 때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시트 포지션이다. 흔히 SUV에서는 높은 시트 포지션으로 인해 올라타는 느낌이 강한데, EX는 거의 걸터앉는 느낌이다. 최저 지상고가 낮을 뿐 더러 시트 포지션도 최대한 낮춘 결과다. 험한 오프로드에 들어갈 요량이 아니면 일상적인 용도에서 아주 편리한 부분일 수 있겠다. 물론 여성 운전자들에게는 큰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시트 이야기가 나왔으니 전동으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2열 시트도 주목해 보자. 우선 해치를 열면 트렁크 좌우 벽면에 각각 폴딩 스위치가 있다. 이 스위치로 2열 시트를 눕힐 수도, 또 세울 수도 있다. 시트를 세울 때는 완전히 세워질 때까지 스위치를 누르고 있어야 한다. 운전석의 기어 레버 아래에도 시트 폴딩 버튼이 한 쌍 더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는 누운 시트를 세울 수만 있다. 2열 시트는 버튼을 이용해 전동으로만 작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방식대로 락을 풀고 수동으로 눕히거나 세울 수도 있어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 센터 페시아 등은 G35 세단과 G37 쿠페에서 보아 온 것과 거의 똑 같다. G 모델들에 적용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던 한지 느낌의 센터페시아 트림은 우드 그레인으로 대체되었다. 오디오는 역시 보스 시스템이 적용되어 음악 감상에 즐거움을 더한다. G37 쿠페에서는 도어에 장착된 10인치 우퍼가 주목을 받았는데, EX에서는 10인치 우퍼는 적용되지 않은 반면 트렁크 아래 스페어 타이어 수납공간에 서브 우퍼를 장착해 풍부한 저음을 제공한다.

이제 인티니티 EX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능을 살펴보자. 후방카메라, 전방 카메라에 이어 마침내 사방을 동시에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등장했다. 기자도 실제 그런 상상을 한적이 있다. 하늘 위에서 사방을 다 보여주면 편할 수 있겠다고. EX에서 선보인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기자가 상상한 것에는 못 미치지만 주차 시 자동차 사면에 숨어 있는 장애물을 모니터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기능이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를 위해서는 화각이 아주 넓은 초 광각 카메라가 앞, 뒤 그리고 좌우 사이드 미러 아래쪽에 장착되어 있으면서 영상을 모니터로 보내주면, 차량의 전후 좌우 영상을 적절히 조합해 모니터에서는 공중에서 내려다 본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우선 모니터 아래 있는 [CAMERA] 버튼을 누르면 기어 포지션에 따라 전방 혹은 후방의 영상과 함께 우측 분할 화면에는 차량 우측면 바닥 영상이 나타난다.

그 상태에서 [CAMERA] 버튼을 한 번 더 누르거나 모니터 상에 있는 Change View를 누르게 되면 우측 화면이 어라운드 뷰 모드로 전환된다. 이 때는 가운데 EX를 내려다 보는 이미지가 중앙에 나타나고 분할된 네 개의 화면이 마치 한 화면인양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전후 좌우를 한꺼번에 보여준다. 사진에서처럼 주차 라인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되어 있는 차량 사이를 지날 때 눈으로 직접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몇 번을 시험해 보았는데 보면 볼수록 재미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어두운 공간에서나 화면상으로 식별이 어려운 장애물도 있을 수 있어 모니터만 의지한 채 방심하면 장애물에 부딪힐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주 사용하면서 모니터 상에 나타난 영상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면 아주 유용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이제 EX로 자동차 면허 시험을 본다면 시간 초과는 모를까, 라인을 밟아서 떨어질 일은 없을 것 같다.

트렁크 공간은 역시나 충분히 넓은 수준은 아니다. 대형 TV나 큰 액자 등 특별히 큰 물건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트럭이나 중 대형 SUV 뒤를 따라 에스코트 하는 일 밖엔 할 수 없겠지만, 일상에서 쇼핑을 하거나 장거리 여행 등에 필요한 공간으로는 뭐 무난한 편이다. 그러면서 2열 시트 등받이를 버튼만으로 눕히고 펼 수 있으니 약간은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비범한 달리기 실력 갖춘 크로스오버

EX35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3.5리터 엔진이 얹힌다. 그 유명한 VQ35HR V6 3.5리터 엔진은 최고출력 302마력/6,800rpm, 최대토크 34.8kg.m/4,800rpm을 발휘한다. G35 세단을 통해서 먼저 선보인바 있는 VQ35HR은 이전 VQ35DE를 개선해 더욱 강력한 성능을 뿜어내게 되었다. G35 세단에서는 최고출력 315마력에 최대토크 36.5kg.m를 발휘했지만 EX35를 위해서는 출력과 토크를 살짝 낮췄다.

변속기는 G35 세단과 같은 자동 5단이다. 최근 인피니티는 신형 FX에 자동 7단을 조합해서 선보였으며, 유럽 버전으로 공개된 EX37에도 역시 자동 7단을 탑재하는 등 이제 변속기 부분에서도 빠른 행보를 선보이고 있지만 이번에 국내에 소개된 EX35는 아직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아쉬운 데로 다운시프트 회전수 매칭 기능이 있어서 수동모드에서 매력적인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

EX35의 주행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다이나믹한 주행 감각이다. 많은 SUV들이 승용감각, 유러피안 주행 성능을 이야기하지만 EX35는 그 정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프로드에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겠지만 최저 지상고가 낮고, 롤센터 역시 낮으며 서스펜션 세팅 또한 승용차 감각에 최대한 근접한 세팅을 선보이고 있다. 약간 키 큰 해치백을 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G35 세단이나 G37 쿠페와 비교하면 부드러울 수 밖에 없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노면의 작은 요철에 대한 정보가 비교적 잘 전달될 정도면 거의 승용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G35에 비해 약 200kg 정도 더 무거운데다 엔진 출력도 살짝 디튠한 크로스오버 EX35의 달리기 실력은 어떨까? 최고속도, 0~100km/h 가속시간 등의 제원이 발표되지 않아 수치로 비교하긴 힘들지만 300마력이 넘는 3.5리터 VQ 엔진의 위상에 걸맞은 날랜 주행이 두드러진다. 가속이 시원시원하고 응답성이 빠르지만 차체의 스쿼드나 롤링 등은 아주 적극적으로 억제되었다.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해 보면 75, 125, 190km/h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진다. 5단 변속기를 얹은 만큼 보폭이 넓다. 하지만 강력한 파워 덕분에 변속 과정 중에 힘이 떨어지는 느낌은 찾을 수 없다. 변속이 이루어지는 회전수는 무려 7,500rpm이나 된다. 4단으로 변속한 후 5,000rpm 정도에서 200km/h를 넘어선 후 가속은 숨 고르기 없이 꾸준하게 이어져서 6,000rpm에서 238km/h를 기록하고 더 이상 가속되지 않는다. 고속에서의 주행 안정성 또한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다.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당겨 수동모드로 주행하면 7,800rpm에서 연료가 차단되고 자동으로 시프트 업이 되진 않는다. 기자는 수동모드라 하더라도 시프트 업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G 세단과 쿠페를 비롯해 EX를 탈 때는 시프트 업 포인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긴장해야만 한다.

EX는 SUV라기 보다는 크로스오버 스포츠에 가까운 만큼 코너링 실력도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SUV로 와인딩 코스를 달리는 건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접근할 수 밖에 없는데, EX는 승용차, 혹은 스포츠 모델에 준하는 달리기를 시도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다. 코너에서 다음 코너까지 이어지는 구간에서의 가속이 시원하고 안정적인 감속과 함께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상당한 횡 G를 즐길 수 있다. 패들 시프트가 없어서 코너링에서 재미가 약간 줄어 들긴 했지만 기어 레버로 조작하는 다운 시프트도 나쁘지 않다. 감속하면서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를 맞춰주느라 발생하는 ‘붕~’하는 엔진 사운드는 이후에 이어질 경쾌한 가속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어 언제 들어도 즐겁다.

EX가 거의 승용차에 가까운 주행성을 갖고 있다 해도 승용차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은 지상고와 약간은 더 부드러운 세팅은 코너링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지만 EX에는 스카이라인 GT-R을 통해 명성을 얻은 지능형 4륜 구동 시스템 ATTESA E-TS AWD가 있으니 그런 불리함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구동력 전체가 후륜에 집중되어 있지만 상황에 따라 구동력 배분을 50:50까지 변환할 수 있다. 실제 와인딩에서도 거의 뉴트럴에 가까운 특성으로 인해 코너링 속도를 조금씩 더 높여 갈 수 있다. 한계를 넘어서면 VDC가 개입해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데 비교적 빠르게 개입하는 편이다.

EX는 차체 크기 때문에 SUV를 꺼려하는 사람들에게도 호감을 줄 수 있을 만큼 컴팩트하면서 승용차 느낌의 주행성과 강력한 엔진이 어울려 소형 크로스오버의 퍼포먼스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컴팩트 SUV와는 그 고객층이 나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가 여성에게 더 어필할 것이라는 관측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고성능 세단으로 남성에게 인기가 높은 G35 세단이, 작고 예쁜 세단으로 여성에게도 인기가 있으니 말이다.


EX35를 바라보면서 기존의 컴팩트 SUV의 관점에서 아쉬움을 이야기하자면 멋진 스타일과 뛰어난 패키징을 좀 더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2리터 정도의 디젤 엔진 버전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인피니티가, 그리고 EX가 지향하는 방향과 많이 다르므로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다. 그렇다면 고성능을 발휘하는 3리터급 디젤엔진은 어떨까? 고성능과 경제성을 어느 정도 공유할 수 있을텐데… 좀 더 현실적인 바람을 이야기한다면 컴팩트한 멋진 차체와 강력한 엔진 성능에 어울리는 수동 6단 변속기를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역시 국내 여건 상 가능성은 희박하다.

기자는 한 때 스포츠 성이 짙은 소형 크로스오버를 동경한 적이 있다. 소형차를 베이스로 전천후 4륜 구동 시스템에 멋진 해치백 스타일, 그리고 스포츠카 뺨치는 강력한 달리기 실력을 갖춘 그런 컨셉이다. 여러 모터쇼에서 그런 형태의 컨셉트카는 많이 등장했지만 현재 시점에서 실제 양산에 이른 모델로는 EX가 가장 근접한 모델처럼 보인다.


인피니티 EX35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40×1,800×1,600mm
휠베이스 : 2,800mm
트레드 (앞/뒤) : 1,540 / 1,545
차량중량 : 1,820kg

엔진
형식 : V6 DOHC VQ35HR
배기량 :
최고출력 : 302마력 / 6,800 rpm
최대토크 : 34.8kg.m/4,800 rpm
구동방식: ATTESA E-TS AWD

변속기
자동 5단
기어비 : 3.841:2.352:1.529:1.000:0.839:2.764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 / 멀티링크
브레이크 : 4륜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파워)
타이어 : 225/55R18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
연료탱크 용량 : 76리터
연비 : 8.3km/L

가격
5,470만원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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