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현대차 클릭 후속, ‘i20’ 직접 타보니

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현대의 슈퍼 미니급 새 소형차 ‘i20’의 최초 시승기가 국내에 소개됐다. 영국의 자동차전문지 ‘오토카’에 실린 시승기를 ‘오토카 코리아’가 12월호에 게재한 것이다. 오토카 코리아의 최주식 편집장이 그 내용을 보내왔다.<편집자>

여전히 저렴하면서도 실력을 갖춘 새 소형차가 유럽제 라이벌들을 노리고 있다. 가격대비 가치와 운동성능이 뛰어나지만 단단한 승차감이 불만이다.

다음 세대 차들은 유럽 소비자들을 위해 디자인하고 생산할 것이라고 현대가 말해온 지 2년이 지났다. 서구화된 한국산 모델들을 가져다가 싸게 파는 대신 유럽인들의 취향에 맞는 차를 만들어 팔겠다는 얘기였다. 독일에 대형 기술센터를 짓고 인도와 체코에 현대식 생산시설을 갖춘 현대는 유럽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

현대는 이미 패밀리 해치백 i30과 시티카 i10을 통해 그 변화를 보여줬다. 하지만 i20의 의미는 그 이상이다. 이 차는 영국에서 가장 큰 시장인 슈퍼 미니급에 해당하며 현대의 베스트셀러인 겟츠(클릭)를 대신한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비춰본다면 보수적인 생김새가 다소 실망스럽다. 신형 포드 피에스타의 대담함이나 마쓰다2의 활력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멋쟁이 상품이 아닌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지붕선 덕에 실용적이며 형상은 충분히 멋지다.

실내는 그동안 보아온 현대차들보다 훨씬 세련됐다. 시승차는 최고급인 ‘스타일’ 모델이었지만 모든 i20은 상당한 사양을 갖추고 있다. 활달한 투톤시트 커버는 실내 분위기를 살리고, 고르지 못한 일부 단차나 몇몇 스크래치는 눈감아 줄 수 있는 정도다. 모터쇼에 전시됐던 탓이다. 헤드룸과 뒷좌석 무릎공간은 충분하며 트렁크 공간도 적당하다.

우리는 가장 힘 좋은 1.4L 디젤 버전만 몰아볼 수 있었는데, 영국에서는 이 버전의 판매비중이 높지 않을 것이다. 연비는 가혹한 시승조건에서도 17.7km/L 이상이었으니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조악한 소리를 내는 디젤 엔진은 민첩한 소형차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i10에 먼저 쓰인 77마력 1.2L 휘발유 엔진도 얹히는데, 현대는 i20 고객의 30%가 이 신형 엔진을 택하리라 믿고 있다. i20보다 작고 75kg 가벼운 i10을 통해 경험해본 바로는 이 엔진이 i20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다.

도로주행성능은 잘 조율되었고 다이내믹하게 완성됐다. 특히 겟츠와 비교하면 그렇다. 차체 롤도 훨씬 줄었고 까다로운 젖은 노면 위에서도 조향이 날렵하다.

한계를 벗어나도 안정적으로 움직이며 52만원짜리 옵션인 ESP가 안전그물 역할을 한다.

굳이 비교하자면 주행특성은 독일차에 가깝다. 독일에서 많은 고속주행 및 핸들링 테스트가 이루어졌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i20의 가장 큰 흠이 승차감인 것도 거기에서 비롯된다. 독일의 부드러운 노면을 달리는데도 저속과 고속에서의 진동유입이 지나쳤다.

그렇다고 i20이 모든 것과 충돌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커다란 턱 같은 것은 아주 능숙하게 넘는다. 하지만 단단한 서스펜션에서 비롯되는 끊임없는 안절부절은 요철이 심한 영국 도로에서 더욱 부각될 것이다. 그보다 작은 15인치 휠을 끼운 차는 승차감이 조금 나았다. 시승차의 금호타이어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영국 사양에는 한국타이어가 달릴 예정이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i20은 현대의 시장공략에 도움을 줄 것이다. 조건이 좋고 유럽 브랜드의 경쟁모델들과 대적할 만한 실력을 갖췄다. 다만 슈퍼미니급에 신선함을 불어넣지는 못한다.

i20의 가격은 경쟁모델들보다 여전히 저렴하며, 5년 보증 역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울수록 소비자들은 더 자극적인 상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

◆NEW TECH 다음번에는: 99g/km

현대는 CO₂배출이 99g/km에 불과할 정도로 절약형인 i20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테스트한 1.4L 디젤을 베이스로 ‘블루(Blue)'라는 이름을 추가하는 이 버전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절약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가격인상을 최소화했다.

신호대기 중의 엔진 공회전을 막기 위해 보쉬의 스톱-스타트 시스템을 채용할 것이다. 전용 6단 변속기와 좀 더 공기역학적으로 변형된 그릴 및 범퍼의 채용도 예상된다. 타이어와 엔진 오일 또한 저마찰 사양이 사용될 것이다. 이 세금 절약형 모델은 1년 내에 출시된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