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잘 골라 튜닝한 중고차, 열 새차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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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자동차에 대한 지식은 해박해져만 가고, 좋은 차를 타고 싶은 욕심도 커져만 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먼지만큼 가벼운 주머니 사정 때문에, 자동차 잡지나 화보에 나오는 차들은 그림의 떡일 뿐. 그렇다고 적당히 현실과 타협해 무난한 차를 선택하기에는 차를 잘 아는 매니아로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상상만으로는 0→시속 100km 가속을 5초에 돌파하는 포르쉐 오너이지만, 현실은 국산 중형차 사기도 버거워 괴로워하고 있는 당신. 당장 은행에 가서 대출받아 포르쉐를 살 용기가 없다면, 가진 돈으로 튼튼하고 야무진 섀시를 가진 중고차를 골라 원하는 만큼 튜닝하는 것도 당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하나의 방법이다.

튜닝을 위한 중고차 고르기

튜닝을 목적으로 중고차를 고를 때, 다음의 두 가지 명제를 기억하자. 먼저 좋은 트림은 피하라는 것과, 과거에 차 주인이 사고를 냈거나 튜닝을 했었는지에 대한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것.

같은 중고 모델이라도 트림별로 편의장비가 다르기 때문에 차값은 큰 차이가 난다. 예컨대 2007년형 기아 세라토 4도어 중고차값이 기본형 LX가 870만 원, 알루미늄 휠에 가죽시트와 전자동 에어컨을 더한 SLX는 1,070만 원으로 270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물론 편의장비가 많으면 좋겠지만 이는 오로지 튜닝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에게는 군더더기가 될 수 있다. 시트까지 모두 바꿀 계획이라면 웃돈을 주고 고급 모델을 사느니 그 차액으로 튜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

다음으로 이전 차 주인이 사고를 냈거나 튜닝을 했는지 확인한다. 큰 사고가 나면 충격으로 섀시의 강성이 약해지거나 틀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 기본 골격은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뼈대가 부실하면 아무리 튜닝을 잘해도 차가 100%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는 튜닝을 했던 차도 마찬가지다. 보통 차를 튜닝한 오너들이 차를 팔 때는 원상 복구해 파는 경우가 많다. 튜닝한 차라고 해서 차값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튜닝용품들을 분해해서 파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제대로 복구가 되지 않는 때가 많다.

중고차 중 가장 싸게 사서 튜닝하기 좋은 모델은 현대 1세대 아반떼와 티뷰론이다. 1세대 아반떼는 차값이 200만 원대로 싸고, 무난한 섀시와 값싼 전용 튜닝용품들이 많이 있다. 현대 티뷰론도 차값이 200만∼500만 원으로 저렴한 데다 스포츠 쿠페를 지향하고 있어 비교적 단단하고 야무진 섀시를 갖고 있다. 게다가 지금 나오는 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디자인에 넉넉한 엔진룸까지 갖고 있어, 잘만 꾸미면 지금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웬만한 자동차 못지않은 멋과 성능을 낼 수 있다. 티뷰론 모델 중 1996년 현대가 내놓은 알루미늄 보디에 아메리칸 스타일을 한 500대 한정모델 스페셜도 있으니 참고할 것.

또한 최근 튜닝 매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우 아카디아도 주목할 만하다. 아카디아는 1994∼1999년 대우(현재 GM대우)가 혼다 2세대 어큐라 RL을 그대로 가져와 판매한 모델이다. 부품을 구하기가 힘들어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으나 탄탄한 섀시를 갖고 있다. 앞바퀴굴림이지만 2세대 어큐라 RL의 서스펜션과 섀시는 독일의 뉘르부르크링크 서킷에서 테스트하며 스포츠 드라이빙에 맞게 세팅했고, 당시 스포츠카 NSX를 개발하고 있던 혼다의 첨단기술도 듬뿍 들어가 있다. 아카디아의 중고차 시세는 400만∼600만 원이다.

최근 모델로는 현대 클릭과 투스카니, 기아 세라토 5도어, GM대우 라세티5도어를 추천한다. 현대 유럽디자인연구소에서 개발한 클릭 역시 탄탄한 뼈대를 갖고 있는 차로, 실제 클릭전 레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모델이다. 중고차값도 400∼500만 원 내외로 싸고 저렴한 튜닝파츠들이 많이 나와 있어 작은 핫해치를 만들고 싶은 오너에게 추천한다.

세련된 디자인의 쿠페 투스카니는 스포츠 드라이빙에 어울리는 단단한 하체를 갖고 있어, 튜닝을 하려고 작정한 오너들을 위한 실속 있는 차이다. 중고차값은 2,000cc급 모델이 800만 원대이고, 2,700cc급 엘리사는 1,100만 원대이다. 엘리사를 사서 터보차저를 하나 달아도 좋지만 엔진룸이 넉넉하므로 2,000cc급 모델을 사서 큰 배기량 엔진으로 바꾸기도 좋다. 투스카니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섀시 안쪽에 돌가루를 바르거나 스트럿바 몇 개만 더해 보강하면 300마력도 무난하게 소화한다고 한다.

기아 세라토 5도어와 GM대우 라세티5 역시 탄탄한 기본기로 현재 레이스에서 활약하는 모델들이다. 중고차값은 기아 세라토 5도어 1,000만 원대, 라세티5는 80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라세티5는 시보레에서 나온 WRC 전용 스포츠 키트로 꾸밀 수도 있다.

튜닝 어드바이스

엔진 배기량이 작으면 아예 배기량이 큰 엔진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지만 터보를 달아 모자란 출력을 보충할 수도 있다. 터보차저는 터빈을 이용하여 공기를 압축해 실린더로 공급하는 원리로, 일반 자연흡기보다 휘발유는 50∼100%, 디젤은 10∼20% 출력이 올라간다. 엔진을 바꾸게 되면 엔진 값은 얼마 되지 않지만 차의 밸런스를 다시 맞춰야 하기 때문에 거금이 들어갈 수도 있으므로 모자란 힘은 터보차저로 보충하는 것도 좋다.

튜닝용 배기구는 매끈한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져 있다. 4기통 엔진을 기준으로 네 개의 실린더에서 나온 배기관이 두 개로 합쳐졌다가 다시 하나로 모이는 것을 4-2-1 방식이라 부르고, 네 개에서 곧바로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4-1 방식 매니폴드라고 부른다. 전자는 고속주행, 후자는 저속주행에 알맞은 세팅이다. 아울러 제품을 잘 선택하면 2∼3마력 출력이 올라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근래에는 우수한 국산제품이 많이 선보이면서 값과 품질 면에서 선택의 폭이 넓다. 또한 서스펜션 튜닝도 있다. 최근에는 오너들 사이에서 낮은 서스펜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서스펜션이 낮게 설계되어 있으면 무게중심이 낮고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 수 있어 운전 재미는 살릴 수 있지만 노면을 타기 때문에 승차감은 떨어질 수 있다.

제동력을 높이기 위한 브레이크 튜닝도 있다. 브레이크 튜닝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패드를 교환하는 것으로, 비용 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튜닝에 따른 부작용도 없다. 한편 메탈계 또는 세라믹계 패드는 고온에서 제동력이 나오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시가지 운전이 잦은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브레이크 호스를 바꾸는 것도 제동력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일반 ABS의 제동라인은 철제 파이프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를 섬유나 철사로 보강한 고무호스로 바꾸면 제동력이 한결 민첩해질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를 밟을 때 브레이크 액이 끓어오르면서 기포가 생겨 제동력의 전달을 방해하는 베이퍼 록(Vapor Lock) 현상이 줄어든다.

에어로파츠도 튜닝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차가 멋있게 보일 뿐만 아니라 공기흐름을 조절해 고속 주행시 안정성을 확보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파츠를 덕지덕지 붙이면 조잡해 보일 수도 있으니 계획을 세워 적당히 꾸미는 것이 좋다. 에어로파츠들은 최근 대부분 FRP 소재가 이용되고 있다. FRP는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철보다 강한 내식 내열 및 내부식성이 뛰어난 반영구적인 신소재 플라스틱으로, 값비싼 금형을 뜨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하다. FRP로 만들어진 에어로파츠는 80만∼300만 원 선이며, 카본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FRP보다 5∼10배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

추천! 튜닝용 중고차들

현대 티뷰론 2.0 DOHC
휠베이스 2,475mm 무게 1,230kg 엔진 직렬 4기통 2.0L 150마력 휘발유 최대토크 19.5kgㆍm 차값(자동변속기 기준) 1996년형 220만 원, 1997년형 290만 원 특징 스쿠프 이후에 나온 국내 최초의 스포츠 쿠페. 사고경력이 있는 차들이 많으니 꼼꼼하게 따져 보고 살 것.



대우 아카디아
휠베이스 2,991mm 무게 1,580kg 엔진 V6 3.2L 220마력 휘발유 최대토크 29.2kgㆍm 차값(자동변속기 기준) 1996년형 320만 원, 1997년형 390만 원, 1997년형 480만 원, 1998년형 510만 원, 1999년형 580만 원 특징 혼다차를 통째로 들여와 그대로 판매한 대우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역대 어큐라 RL 중 가장 인기가 많았다. 대형차치고 차체가 가벼운 것이 특징.



현대 아반떼 XD
휠베이스 2,610mm 무게 1,230kg 엔진 직렬 4기통 1.5L 71마력 휘발유 최대토크 13.8kgㆍm 차값(자동변속기 기준) 2000년형 440만 원, 2001년형 455만 원, 2002년형 480만 원 특징 현대가 만든 무난한 국민 세단. 차값이 싼 편이고 값싼 튜닝용품도 많이 있다.

현대 뉴 클릭
휠베이스 2,455mm 무게 1,046kg 엔진 직렬 4기통 1.4L 95마력 휘발유 최대토크 12.7kgㆍm 차값(자동변속기 기준) 2005년형 500만 원, 2006년형 610만 원, 2007년형 720만 원, 2008년형 800만 원 특징 유럽 디자인연구소에서 만든 해치백 모델. 잘만 꾸미면 푸조 206으로도(?) 보인다.


기아 세라토 5도어 2.0
휠베이스 2,610mm 무게 1,270kg 엔진 직렬 4기통 2.0L 143마력 휘발유 최대토크19.0kgㆍm 차값(자동변속기 기준) 2004년형 690만 원, 2005년형 790만 원, 2006년형 850만 원 특징 아반떼 XD와 플랫폼을 같이 쓰는 기아의 해치백. 올해 단종되기 때문에 중고차값이 싸지만 5도어 모델의 판매량이 적어 찾기가 쉽지 않다.




GM대우 라세티5 1.6 다이아몬드
휠베이스 2,600mm 무게 1,140kg 엔진 직렬 4기통 1.6L 109마력 휘발유 최대토크 15.0kgㆍm 차값(자동변속기 기준) 2003년형 450만 원, 2004년형 580만 원, 2005년형 640만 원, 2006년형 750만 원, 2007년형 820만 원 특징 미국 시보레와 호주 홀덴에서 만든 다양한 튜닝 파츠들이 국내에서도 판매되므로 이것들로 차를 꾸미기 좋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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