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충직한 경주마, BMW X6 xDrive 3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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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을 대니 온몸으로 반응이 왔다. 힘 있게 튀어나가면서 중량감 있는 진동과 거친 숨소리가 느껴진다. 기수의 지시에 최선을 다하는 혈통 좋은 경주마다.

최근 강원도 양양에서 만난 BMW X6 xDrive 30d는 경주마를 떠올리게 했다. 'SAC(Sports Activity Coupe )'를 표방한 모델답게 날렵한 쿠페형 디자인에 SUV의 육중함이 더해져 적당한 근육을 갖춘 준마를 닮았다.

전면부 일체형 알루미늄 후드에 듀얼 라운드형 헤드라이트, BMW 고유의 키드니 그릴은 BMW X시리즈의 핏줄을 그대로 받았다. 다만 차체 지붕은 X5보다 8.5cm 낮다. 차폭은 5cm가 더 넓어져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진다. 특히 스포티한 유선형에 후면 스포일러는 기존 X시리즈와 또 다른 '쿠페'임을 분명히 드러낸다.

운전석에 앉으면 높은 눈높이에 시야가 트인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X5와 다르지 않게 무난하고 깔끔하다. 실내공간은 SUV의 실용성이 강조됐다. 뒷좌석 헤드룸은 944mm로 키가 큰 사람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다. 뒷좌석과 구분된 570리터 용량의 트렁크도 기존 쿠페에서는 찾기 어렵다.

다만 눈에 띄게 작은 뒷 창문은 답답하게 느껴져 운전에 불편함마저 걱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1~2시간 운전하면 곧 적응되는 수준이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변 터보차저가 장착된 3리터 직렬 6기통 디젤엔진의 묵직한 힘이 전달된다. 응답성은 BMW 혈통답게 괜찮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도 8.0초로 X5보다 0.3초 앞당겨졌다. 핸들에는 X시리즈 중 유일하게 운전 중 손쉽게 기어를 바꿀 수 있는 시프트패들이 달렸다.

제법 소음은 있다. 엔진음과 노면 마찰음, 그 외 미세한 소음들은 적잖게 들린다. 조용한 드라이빙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당혹스러울 만하다. 그러나 다이내믹한 운전을 즐기기에는 제격이다. 이 모델은 애초 한적한 초원을 거니는 휴양마가 아니다. 주로를 질주하는 경주마를 조종하고 싶은 운전자라면 오히려 적당한 소음은 반갑다.

주행성능은 BMW가 자랑하는 다이내믹 퍼포먼스 컨트롤(DPC) 기능이 최초로 적용됐다. 이 기능은 앞뒤 구동력을 0~100까지 자동적으로 변환해 주는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 기술에 뒷바퀴 동력을 좌우로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구불구불한 강원도 산길을 시속 100km이상으로 돌아도 차체가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이외 기능으로는 앞 유리에 현재속도와 단속카메라 경고, 설정된 목적지의 방향 등을 나타내주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편했다. DPC 기능의 적용상태가 계기판 액정화면에 나오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호기심에 급커브 길에서 좌우 바퀴에 동력이 각각 얼마나 전달되나 하고 이 화면을 보다가는 사고 나기 십상이다. 후방카메라가 유달리 화질이 좋지 않은 점도 소소한 흠이다.

BMW X6 xDrive 30d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9390만원이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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