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SUV는 No! 맥라렌의 캐시카우는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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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슈퍼카 브랜드가 캐시카우로 SUV를 만들기 시작했다. 맥라렌은 죽어도 SUV는 싫단다. 대신 편안한 스포츠카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에 GT로 답했다. 첫 번째 도전이지만,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다. 경쟁자들은 숨죽인 채 소비자 반응을 살필 뿐이다

 

맥라렌이 GT까지 손을 뻗은 이유는?

결국 돈이다. 미드십 스포츠카 시장은 그랜드 투어러(이하 GT카)에 비하면 마이너 리그나 다름없다. 순수 예술과 대중 예술의 차이랄까. 수억원 대 자동차를 구매 가능할 만큼 사회적 지위와 재력을 갖춘 이들은 ‘젊을 때나 좋지’라는 말과 함께 자연스레 GT카로 눈을 돌리기 마련이다. 1억~3억원 대 자동차 시장에서 GT카 판매 비중은 달리기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카보다 월등히 높다. 올해 상반기 유럽 시장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다. 벤틀리 컨티넨탈 GT(1221대)와 애스턴마틴 DB11(436대), 페라리 포트토피노(736대), 메르세데스-AMG GT(2770대) 앞에서 맥라렌 판매량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모든 모델을 다 합쳐도 1000대를 조금 웃도는 수준인 까닭이다. GT카 시장은 맥라렌에게 풍요를 가져다줄 ‘노다지’인 셈. 맥라렌은 현실을 방관하는 대신 변화를 택했다.

TMI맥라렌은 GT의 경쟁상대로 벤틀리 컨티넨탈 GT, 애스턴마틴 DB11, 페라리 포르토피노, 포르쉐 911 터보 S를 콕 집어 발표했다. 너 옥상으로 따라와!

2+2 시트 구성보다 짐공간 확보가 포인트

 

 

2도어 쿠페를 타 본 오너라면 모두 알고 있다. 뒷자리는 가방 던져 놓을 공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그마저도 싣고 꺼내기 신통치 않다. 맥라렌은 없어도 그만인 2열 시트에 고집을 부리기보단 진짜 짐공간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GT의 트렁크 용량은 420L, 보닛 속 공간까지 더하면 570L에 이른다. 골프백은 물론 길이 185cm의 물건도 꿀떡 집어삼킨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Everything for a reason)’는 맥라렌의 개발 철학이다. 2열 시트를 지운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TMI맥라렌 GT의 적재용량은 확실히 우월하다. 참고로 컨티넨탈 GT 358L, 포르토피노 292L, DB11 270L, 911 터보 S는 115L에 불과하다

캐시미어 도입은 자동차 업계 최초!

 

 

인테리어 디자인은 영락없는 맥라렌이다. 기존 모델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분위기는 퍽 새롭다. 아낌없이 넣은 고급 소재 덕분이다. 나파 가죽 외에도 소프트 그레인 가죽, 알칸타라 등으로 속살을 꾸밀 수 있다. 최고급 트림인 아뜰리에를 선택하면 고운 캐시미어로 곳곳을 두를 수도 있다. 트렁크 공간은 슈퍼패브릭으로 감싼다. 미항공우주국 나사와 공동 개발한 소재다. 목표는 뛰어난 내구성과 내열성 두 가지. 덕분에 맥라렌 GT는 짐을 싣고 내릴 때 생길 수 있는 상처와 짐공간 바로 아래 자리한 엔진의 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TMI고급스러움의 정점은 스티어링휠이다. 안쪽을 알루미늄으로 덧댔는데, 마치 힙합 가수의 황금 그릴즈(치아 주얼리)를 보는 듯 화려하다

그랜드 투어러 성격 고려한 엔진 성능

 

맥라렌 GT의 심장은 V8 4.0L 트윈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620마력, 최대토크는 64.2 kg·m에 달한다. 하지만 최고출력은 GT카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 넓은 영역에 걸쳐 분포한 최대토크 밴드가 더 중요하다. 힘을 언제든 편안하게 꺼내 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맥라렌은 압축비를 높이고 터보 회전 날개 관성을 줄여 날쌘 반응을 끌어냈다. 맥라렌 GT의 최대토크는 5500~6500rpm에서 터져 나온다. 구간이 짧아 아쉽다고?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3000~7250rpm 사이다. 이 넓은 구간에서 최대토크 95%를 끄집어낼 수 있다. 쉽게 말해 어떤 영역에서든 아래 단수로 변속 없이 가속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TMI0→시속 100km 가속시간을 빼놓을 수 없다. 맥라렌 GT는 정지상태에서 단 3.2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시속 200km까지는 9초면 충분하다

편의장비도 담뿍 담았다

 

 

편의장비도 빠짐없이 챙겼다. 맥라렌의 상징과도 같은 다이히드럴 도어와 테일게이트에 소프트 클로징 기능을 넣어 여느 맥라렌보다 마무리 동작이 우아하다. 실내에는 LED 엠비언트 라이트까지 심어 안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바워스&윌킨스 하이파이 오디오까지 선택할 수 있다. 지루할 수도 있는 긴 여정을 위한 맥라렌의 배려다. 아쉽지만 아직 컨버터블은 없다(출시 여부도 미지수다). 하지만 일렉트로크로믹 루프로 위안 삼을 수 있다. 터치 한 번이면 머리 위로 파란 하늘이 모습을 드러낸다. 루프 글래스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인데, 기분과 날씨에 따라 5단계로 투명도를 주무를 수 있다.

TMI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맥라렌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진화를 거쳤다. 쿼드 코어 프로세서를 10개로 늘려 기존보다 처리 속도가 5배 더 빠르다

글 · 이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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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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