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28개국에 생중계되는 F1은 경기당 평균 3억 5000만 명이 시청한다. 경기장을 직접 찾는 관전 인원만도 대회당 20만 명이 넘고 연간 400만 명에 이른다.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월드컵을 모두 개최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스웨덴·멕시코 등 10개국 정도다. 그 가운데 F1을 개최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또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에서 F1 대회를 개최하지 않은 국가 역시 한국뿐이다.
유럽에서 F1 제작 과정은 항공우주국까지 참여하는 첨단 프로젝트다. F1 머신이 1년에 경기에 참가하는 시간은 기껏해야 30시간 남짓이다. 이를 위해 F1 팀들은 건조 비용만 500억원이 넘는 풍동 시설을 만들어 1만 시간 이상 공기역학을 테스트한다. 기껏해야 수명이 1000㎞에 불과한 엔진 몇 개를 만들기 위해 200명의 전문가들이 365일 연구실에서 생활한다. 이렇게 태어난 F1 엔진은 배기량이 2.4L에 불과하지만 780마력을 뿜어내는 괴물이다. 출력을 제한하는 규정만 아니라면 1000마력 이상도 가능하다. F1 레이싱카를 차가 아니라 머신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F1 머신은 하이테크가 빚어낸 명품이다.
경기 중 볼거리는 추월이다. 긴 직선주로를 달리는 머신의 바로 뒷부분에는 바람의 저항이 약한 공간이 8m 정도 생긴다. 뒷 차량이 이 공간에 진입하게 되면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레이싱에서는 이를 '슬립 스트림을 탄다'고 이야기한다. 후미 차량이 슬립 스트림을 탄 후에 엔진의 출력을 최고로 높여 가속 페달을 밟으면 튕겨나가듯 앞 차량을 추월할 수 있다. 놓치면 안 되는 순간이다.
다음은 경기 중간 급유를 하거나 타이어를 갈아 끼우기 위해 정비소(피트)에 들러야 하는 시간(피트 스톱)이다.
피트 스톱을 하는 시간 동안 경쟁 선수는 계속 서킷을 달리기 때문에 재빨리 작업을 마쳐야 한다.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데는 3~4초에 불과하다. 급유는 초당 12L를 주유할 수 있다. 머신의 부러진 부분을 갈아 끼우는 데도 불과 5초 걸린다. 머신이 피트에 도착하면 20명 이상의 팀원이 한몸이 돼 임무를 끝낸다. 총소요시간은 빠른 경우 6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를 위해 F1 팀들은 연간 300회 이상의 연습을 한다.
F1 대회는 평균 한 시간 반 남짓 소요된다. 선두 주자가 서킷을 50바퀴 이상 돌아 총 305㎞ 이상을 달리면 다음 결승 라인에서 경기가 끝난다. 평균 주행속도는 빠를 경우 시속 240㎞ 내외다. 최고시속은 360㎞를 넘기지만 직선구간의 길이와 서킷 특성에 따라 평균 주행속도가 달라진다. 코너가 많은 서킷은 머신 앞뒤에 달린 날개 각도를 높이 세워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게 한다. 그래야 차량을 밑으로 가라앉히는 힘(다운포스)이 생겨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반면 직선 위주의 경기장에서는 날개를 바람의 방향과 비슷하게 해서 저항을 덜 받는 쪽으로 세팅한다.
F1팀들은 시뮬레이션과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날개의 각도를 정한다. 차량 개발과 세팅에는 연간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우승권 팀의 일년 예산은 4000억원 이상, 그중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비다. 그러기에 F1은 과학이고 산업이다. 하지만 열광하는 팬이 있고 땀흘리는 선수가 있기에 F1은 스포츠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열정적이며 가장 폭발적인 스포츠이자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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