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5년 내 ‘친환경차의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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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애란.김태성] “지금 수소 모드로 바뀐 건가요? 그다지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네요.”

BMW ‘하이드로젠7’을 몰고 10일 서울 강변북로를 달리던 김준영(33·무역업)씨의 소감이다. 핸들에 붙는 ‘H2’ 버튼을 누르고 얼마 지난 뒤였다. ‘딸깍’ 하는 버튼 소리와 함께 휘발유 대신 액화수소가 엔진에 공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친환경 수소자동차 5대가 6일부터 열흘간 서울의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독일 BMW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하이드로젠7 세계 투어의 한국 일정이다. 브래드 피트·앤절리나 졸리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도 이미 시승 대열에 올랐다. 중앙일보 환경 포털에 응모해 선정된 독자 17명은 10, 11일 이틀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인근에서 이 차 시트에 어깨를 묻어 보는 행운을 누렸다. 아마추어 레이서인 유은환(25)씨는 “미세한 소음 말고는 불편한 점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9일 이 차를 타 본 만화가 이현세씨는 “병든 지구를 위한 좋은 약이 될 것 같다”고 평했다.

◇석유 대신 ○○로 달린다=‘40년 뒤쯤이면 석유가 고갈된다’고 점치는 과학자들이 적잖다. 유명 자동차 업체들은 ‘석유 이후의 시대’를 대비한 지 오래다. BMW는 유일하게 액화수소로 달리는 차를 개발했다. 전기가 아닌 내연 엔진을 써 휘발유·경유 차에 버금가는 성능을 발휘한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 한국을 찾은 데이비드 팬턴 BMW 수석 부사장은 “1978년부터 개발한 수소차는 실험실 수준을 넘어섰다. 7시리즈 기반의 하이드로젠7 100대가 생산됐다. 이제 소비자에게 다가갈 차례”라고 말했다.


상용화까지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하이드로젠7 한 대 생산비는 수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25㎞를 달리게 하는 수소연료 1㎏의 값이 8유로(약 1만3000원)다. 충전소 인프라 투자도 숙제다. 이번 한국 시승 행사를 위해 경기도 이천에 임시 수소충전소를 세워야 했다. 석유로 수소를 만든다면 명분이 없다. 태양열이나 풍력으로 수소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서 수소차에 앞서 상용화하려는 친환경차들이 있다. 도요타가 2010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다. 가정용 전원으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와타나베 가쓰아키 사장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이미 개발했고 2010년 출시를 위한 주행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연초 공언했다. 저속일 때만 전기모터로 가는 종전 하이브리드카와 달리 배터리만으로 달리다가 전력이 다 되면 가솔린 엔진으로 바뀐다. 배터리 충전만으로 일반인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 60㎞ 이상을 달려 연료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여전히 가솔린 엔진을 쓴다는 점에서 ‘이산화탄소 제로’의 완벽한 대안은 될 수 없다. 따라서 배기가스 없이 수증기만 내뿜는 수소연료전지차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개발에 나선 곳들이 있다. GM이 대표 주자로 이미 ‘시보레 에퀴녹스’ 100대를 만들어 시범 운행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GM은 2010년께 이의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현대자동차도 수소연료전지 기술 쪽에서 명함을 내밀었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트카 ‘아이블루’가 현대차의 3세대 수소연료전지차다. 정몽구 회장은 3월 “2012년 연료전지차를 소량 생산해 조기 실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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