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6세대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PCM 6.0)’를 21일 공개했다. 신형 인포테인먼트는 안드로이드 오토, 자연어 음성 명령 인식, 무선 업데이트 도입 등이 특징이다. 올 여름부터 포르쉐 911, 카이엔, 파나메라 모델에 탑재된다.
애플 아이폰(Apple iPhones) 외에도 구글 안드로이드(Google Android) 운영 체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USB 케이블로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결하면 자동 연동되며, 모든 통화 기능과 스마트폰 앱을 PCM 6.0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
애플 뮤직과 애플 팟캐스트 역시 사용 가능하다. 애플 뮤직을 구독하는 포르쉐 고객은 인터넷 연결을 통해 7500만 곡 이상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 포르쉐 커넥트 앱 또는 온라인 마이 포르쉐에서 애플 ID를 연결하면 애플 팟캐스트에서 수 백만 개의 무료 방송을 들을 수 있다.
특히 애플 뮤직과 애플 팟캐스트를 유기적으로 통합, 애플 뮤직을 통해 라디오에서 방송되는 음악을 추가할 수 있고 특정 아티스트의 음악만을 재생할 수 있는 사용자 지정 애플 뮤직 스테이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 포르쉐 AG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매니저 마틴 바이엘(Martin Bayer)은 “클래식 라디오 경험과 현대 스트리밍 서비스 경험을 결합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음성 명령 인식 기능인 보이스 파일럿(Voice Pilot)도 업그레이드 했다. “헤이 포르쉐(Hey Porsche)”를 시작으로 “주유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자동으로 가까운 주유소를 제시한다. 또 “춥다”고 말하면 자동으로 실내 온도를 높여준다. 보이스 파일럿 기능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문구를 학습해 운전자에게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한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하며 계산도 더욱 빨라졌다. 실시간 교통 정보를 이용하면 교통 상황에 따라 도로 색상이 다르게 표시된다. 경로 모니터를 통해 모든 관련 정보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으며, 경로를 따라 교통 체증과 경유지 역시 명확하게 표시된다.
PCM 6.0을 통해 최초로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의 디지털 기능을 내연 기관 모델에 도입했다. ‘굿 투 노우(Good to Know)’ 인터랙티브 작동 매뉴얼이 시스템에 통합되며 포르쉐 커넥트 앱을 통해 스마트폰 캘린더 항목이 PCM 6.0 터치 스크린에 표시된다. 차량과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연결이 활성화되면 캘린더 서비스를 사용해 컨퍼런스 콜에 참여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역시 OTA 기술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신형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 등 3종 공개 국내는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먼저 출시
신형 파나메라 하이브리드 모델. (사진=포르쉐 제공)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포르쉐 AG가 ‘신형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를 포함해 4 E-하이브리드, 신형 파나메라 4 S 등 3종의 신형 파나메라를 새롭게 공개하며 라인업을 완성했다고 20일 밝혔다.
포르쉐는 체계적으로 자사의 E-퍼포먼스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8월 공개한 최고출력 560마력(PS)의 ‘신형 파나메라 4S E-하이브리드’를 포함해 브랜드 최초로 세단, 이그제큐티브, 스포츠 투리스모 등 3가지 바디 스타일에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
571마력(PS)의 4ℓ 바이터보V8엔진과 136마력(PS)의 전기 모터를 탑재한 ‘신형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는 신형 파나메라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최고출력 700마력(PS), 최대토크 88.72 kg?m 를 발휘한다.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에 통합된 전기 모터는 구동 아키텍처의 핵심으로, 최고출력 136마력 (PS), 최대 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이를 통해 다른 연소 엔진과의 조합을 통해 탁월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으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0.2초 단축된 3.2초가 소요된다. 최고속도는 5km/h 증가한 315km/h이다.
신형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 이그제큐티브. (사진=포르쉐 제공)
배터리 셀 개선으로 고전압 배터리 용량이 14.1에서 17.9 kWh로 증가함에 따라 주행 모드 역시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해 최적화됐다. ‘신형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의 전기 모터로만 가능한 주행 거리는 WLTP EAER City 기준 50km며 순수 전기 주행 거리는 최대 30퍼센터 증가했다.
‘신형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에도 동일한 17.9kWh 배터리가 적용되며, 330 마력(PS)의 2.9 리터 바이터보 V6와 전기 모터의 결합으로 462 마력(PS)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한다. WLTP EAER City 기준 56km까지 배출가스 없이 주행할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이전보다 0.2초 빠른 4.4 초가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280km/h다.
최고출력 440마력(PS)의 2.9리터 V6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한 ‘신형 파나메라 4S’는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탑재 시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이전 모델보다 0.1초 단축된 4.1초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295km/h에 이른다.
최신 모델의 개선사항이 그대로 적용됐으며, 옵션 사양이었던 스포츠 디자인 프런트 엔드를 기본 사양으로 제공한다. 두드러진 에어 인테이크 그릴, 더 넓어진 측면 냉각 공기 배출구, 싱글 바 프런트 라이트 레이아웃이 특징이며, 새롭게 디자인된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의 프런트 엔드는 듀얼 C형 터보 전면 조명 모듈과 더 넓은 사이드 에어 인테이크로 한층 더 차별화된다.
아울러 모든 신형 파나메라 모델의 섀시와 제어 시스템은 스포티한 성능과 편안한 주행 경험을 위해 조정됐다. 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제어 전략을 적용하기도 했다. 새로운 세대의 스티어링 제어 시스템과 타이어는 개선된 횡방향 운동 성능 및 높은 정밀도를 보장한다.
신형 파나메라 4S. (사진=포르쉐 제공)
‘신형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는 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PTV Plus)를 포함한 전기 롤 스태빌라이제이션 시스템인 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 스포츠(PDCC Sport), 파워 스티어링 플러스가 장착된 리어 액슬 스티어링 그리고 포르쉐 세라믹 콤포지트 브레이크(PCCB) 시스템과 같은 모든 최신 섀시 및 제어 시스템을 기본 사양으로 장착한다.
‘신형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와 ‘파나메라 4S’,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의 부가세 및 국가 별 특별 사양을 포함한 독일 시장 판매 가격은 각각 11만0369 유로(약 1억4821만원), 11만5241 유로(약 1억5475만원), 18만5537유로(약 2억4915만원)부터 시작한다.
국내에는 2021년 상반기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1억6,620만원이다. 그 외 모델의 국내 출시 여부 및 시기는 미정이다.
늘씬하게 빠진 몸매는 언제봐도 매혹적이다. 포르쉐 파나메라. 여기에 GTS 배지를 붙였다. GTS는 63년 911 카레라 904에 처음 도입된 포르쉐의 고성능 버전이다. 파나메라보다 더 오래된 역사가 녹아있는 배지다. 지난 7월 신형 모델로 교체돼 국내 출시한 포르쉐 파나메라 GTS를 만났다.
911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즐기는 스포츠카라면, 파나메라는 아주 편하게 누리는 스포츠카다. 그중에서도 파나메라 GTS는 파나메라 터보와 더불어 궁극적인 고성능을 즐길 수 있다. 보통의 대형세단에서 맛보기 힘든 고성능을 안정된 자세로 편하게 다룰 수 있는 차다.
편안함은 넓은 공간에서 시작된다. 길이가 5m를 넘는다. 5,050mm. 너비는 2m에 육박하는 1,935mm. 높이 1,425mm다. 휠베이스가 2,950mm로 3m에 가깝다. 실내는 따로 재볼 필요도 없이 넓다. 뒷좌석은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가 여유 있게 드나든다. 센터 터널이 아니라 벽을 세워 좌우를 분리하고 4인승으로 만들었다. 탑승 인원을 줄이는 대신 훨씬 더 고급스럽게 공간을 연출했다.
큰 덩치는 때로 의도하지 않은 불편함도 부른다. 좁은 공간을 만날 때다. 차와 사람이 뒤엉키는 좁은 골목, 협소한 주차장에서 그렇다.
V8 4.0ℓ 가솔린 엔진을 품은 엔진룸은 단정하게 마무리되어 있다. 차체의 비틀림 강성을 높여주는 롤바 3개로 엔진룸을 감쌌다. 내경과 행정이 86.0mm로 똑같은 ‘스퀘어 엔진’이 들어가 있다.
인테리어는 블랙 컬러를 바탕으로 곳곳에 빨간 포인트를 주고 있다. 12.3에 이르는 큰 모니터를 돌출시키지 않고 대시보드에 매립했다. 대시보드에 돌출되는 부분이 없게 하는 인테리어의 기본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이게 정석이다. 안전을 해치지 않는 디자인의 모범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앞에 275/35 ZR21 뒤에 315/30 ZR21 사이즈의 피렐리 타이어를 사용했다. 브레이크는 앞에 6 피스톤 알루미늄 모노 블록, 뒤에는 4 피스톤을 적용했다. 디스크 직경은 앞 390mm, 뒤 365mm를 사용했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500ℓ로, 뒷좌석을 접으면 1,340ℓ까지 확장된다. 뒷좌석은 3개 좌석 모두 각각 접을 수 있다.
운전석 스티어링휠 2.5회전. 5m 넘는 큰 덩치를 가졌지만, 스포츠카임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티어링 휠에 붙어있는 작은 휠로 주행모드를 택할 수 있다. 주행모드는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노멀, 인디비듀얼 등이 준비되어 있다.
3챔버 에어서스펜션이 차체 높이를 조절해 준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택하면 차 높이가 10mm 낮아진다.
센터패시아에 자리한 터치스크린 방식의 12.3인치 모니터로 차의 주요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터치 반응이 빠를 뿐 아니라, 손가락을 가까이 가져가면 터치가 이뤄지기 전에 필요한 부분들이 미리 활성화된다. 직관적으로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스포츠 버킷 시트는 몸에 착 달라붙는다. 18개 방향으로 조절 가능한 시트는 알칸타라 가죽을 사용했다.
포르쉐니까 시동 스위치는 왼쪽에 있다. 엔진 사운드는 힘이 느껴지지만 절제된 느낌이 크다. 마음껏 내지르는 소리가 아니다. 낮은 울림으로 차의 성능을 암시하지만 듣기 좋은 정도에서 적절하게 제어하고 있다.
숨죽이고 얌전하게 움직일 땐, 보통의 고급 대형세단과 다르지 않다. 차분하고 편안했다. 다만 서스펜션은 숨길 수 없다. 패인 길, 홈, 과속방지턱 등에서 서스펜션의 단단한 특성이 드러난다. 충격을 받아 안을 생각 없이 무시하듯 그냥 밟고 지난다.
V8 4.0 엔진은 8단 PDK의 조율을 거쳐 460마력의 힘을 드러낸다.
차선이탈 방지는 차선 유지까지 부드럽게 구현한다. 차선을 이리저리 밟는 일 없이 차로 중앙을 꾸준히 유지한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넘으면 스피커를 통해 드르륵거리는 소리를 낸다. 주의를 촉구하는 것. 크루즈컨트롤은 차간 거리 조절을 해주지 않는다. 그냥 정해진 속도로 달릴 줄만 안다. 어댑티브 크루즈가 아닌 것.
시속 100km에서 rpm은 8단 1,300에서 3단 5,000 사이를 커버한다. 8단에서 한없이 여유롭고, 3단에선 전력 질주에 나선 스포츠카의 뜨거운 피가 느껴진다. 더블 클러치의 직결감 있는 변속 반응도 재미있다.
어댑티브 에어서스펜션은 이 차를 더욱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최저지상고는 128mm지만 스포츠 모드를 택하면 10mm를 더 낮춘다. 노면에 밀착하는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도로에 달라붙어 달리는 것. 여기에 접혀있던 리어 스포일러가 펴지면서 안정감 있는 주행감을 만들어낸다.
시승차에는 보스 오디오가 적용됐다. 울림이 좋다. 모두 14개의 스피커를 통해 질감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좋은 오디오는 스포츠카와 궁합이 잘 맞는다.
가속페달에 킥다운 버튼은 없다. 페달을 밟으면 순식간에 고속 주행에 접어든다. 가속 시간이 빠르다. 순간 가속에 강한 스퀘어 엔진이 460마력의 힘을 받아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짧은 시간에 있는 힘을 다 쏟아낸다.
고속 주행 중에도 엔진 소리는 절제돼 있다. 마구 내지르는 소리가 아니라 특유의 울림이 낮게 깔리는 특색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공간만 열리면 자꾸 달리게 된다. 바람 소리도 큰 편은 아니다. 체감속도가 낮은 이유다. 큰 덩치를 가졌지만, 스포츠카라는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잘 달린다. 고속주행안정감이 탁월해 고속에서도 불안감이 크지 않다. 빨리 달릴 땐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큰 도움이 된다. 앞만 보면 된다.
즉각 반응하는 조향의 느낌도 스포츠카답다. 덩치 큰 럭셔리 세단이 아니라 운전자와 한 몸을 이루는 스포츠카의 조향 성능을 그대로 담아냈다. 5.5m 길이가 느껴지지 않는 아주 빠릿빠릿한 조향감을 보인다.
코너에서 그 느낌은 절정을 이룬다. 사륜구동, 낮은 무게중심, 21인치 타이어, 단단한 서스펜션이 어우러져서 최고 수준의 코너링을 구현한다. 무엇보다 운전자가 큰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다. 다루기 편안한 스포츠카인 것. 코너링을 끝낸 뒤에는 좀 더 강하게 돌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킷에서 탄다면 훨씬 더 재미있겠다.
시속 100km에서 강한 제동을 시도했다. 비상등이 스스로 켜지고 브레이크 페달을 통해서는 ABS가 작동하는 느낌이 온다. 브레이크가 큰 부담 없이 속도와 무게를 이겨낸다. 스포츠카의 기본, 강한 제동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GPS 계측기를 장착하고 0-100km/h 가속 테스트를 시도했다. 론치콘트롤을 이용해 초반부터 강한 가속을 끌어낼 수 있다. 측정 결과 베스트 기록은 4.57초. 64.79m를 달려 100km/h를 주파했다. 메이커 공식 기록은 4.1초다.
파주를 출발해 서울 강남까지 55km를 달리며 측정해본 연비는 10.7km/L였다. 에어컨을 21도, 풍량 2단계로 켜고 운행한 결과다. 공인복합 연비 7.1km/L보다 리터당 3.6km를 더 달린 것. 두 자릿수 연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기록이다. 파나메라 GTS도 이런 연비를 보일 수 있음을 확인한 것. 물론 연비 생각하며 달릴 거라면 이 차를 탈 이유가 없다. 하지만 스포츠카를 탄다고 항상 스포츠 주행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차분하게 달리면 연비가 생각보다는 괜찮다.
판매가격은 2억 480만 원. (개별소비세율 3.5% 적용 시)
오종훈의 단도직입
2억 원을 넘는 가격이지만 편의 장비가 박하다. 일단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아니다. 차간 거리 조절은 운전자가 해야 한다. 반자율 운전을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인 것. 키를 몸에 지니고 있어도 잠긴 문은 열리지 않는다. 리모컨 키로 도어 열림을 눌러줘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시트에 통풍 기능도 없다. 열선 시트만 적용됐다. 오토스탑 기능이 작동해 엔진이 멈춘 상태가 되면 스티어릴휠도 잠긴다. 힘을 줘 돌리면 시동이 걸려버린다. 2억 원을 호가하는 자동차의 편의 장비로는 너무 박한 게 아닌가.
포르쉐는 전통성을 고집하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은 브랜드다. 911의 헤리티지는 꾸준히 유지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던 '카이엔'과 '파나메라'를 출시하며 새로운 포르쉐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해 주는데 성공했다.
2002년 최초로 세상에 등장한 스포츠 SUV '카이엔'은 출시 초기 포르쉐 골수 마니아들에게 엄청난 혹평을 받아왔다. "순수한 포르쉐는 이제 끝이다","포르쉐에서 SUV를 만들다니","끔찍한 결과물이 탄생했다" 다"라는 평가가 이어졌지만 결국 포르쉐는 카이엔을 흥행시키는데 성공했다. 포르쉐 역대 판매량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카이엔은 이제 더 이상 포르쉐 마니아들도 혹평을 이어가지 않는 명실 명부 최고의 스포츠 SUV로 인정받고 있다.
1세대 955/957 카이엔
포르쉐가 재정난에 빠져있을 90년대 후반, 993의 후속 모델로 출시한 996의 평가가 좋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자 SUV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게 된다. 당시 포르쉐의 대주주였던 폭스바겐은 플랫폼을 공유해 주는 등 여러 가지 도움을 주면서 포르쉐가 만든 첫 SUV 탄생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렇게 포르쉐가 만든 첫 SUV '카이엔'은 2002년 955 코드네임을 가지고 세상에 탄생한다. 911을 사랑하던 골수 포르쉐 마니아들은 날이 선 비판을 이어갔다. "멍청한 사람들이나 저런 차를 살 것이다","포르쉐가 끔찍하게 변했다"라며 혹평이 이어졌고 대부분 사람들은 카이엔이 얼마 가지 못해 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었다.
모두가 "망할 거야"라고 외쳤지만 그들은 성공했다
하지만 포르쉐는 여기에 굴하지 않았고 마침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SUV 인기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카이엔에 대적할만한 스포츠 SUV가 존재하지 않았을뿐더러 포르쉐라는 이름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 4륜 구동 시스템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주행성능, 포르쉐 다운 즐거운 운전 재미를 가미해 시간이 갈수록 많은 소비자들은 카이엔을 찾기 시작했다.
패밀리카로도 이용할 수 있는 전천후 포르쉐가 등장한 것이다. 모험을 시도했던 포르쉐에게 카이엔은 다른 브랜드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성공사례로 기억된다.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 958 카이엔
디자인에서 혹평을 받아온 1세대 카이엔을 뒤로하고 2011년엔 2세대 '958 카이엔'이 등장하였다. 폭스바겐 투아렉과 플랫폼을 공유하여 중형 SUV 사이즈로 만들어진 카이엔은 여전히 뛰어난 운동성능과 전천후성을 가진 패밀리 스포츠 SUV였으며 이전 세대에서 지적받아온 디자인을 말끔히 고쳐내어 1세대 모델보다 더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데 성공했다.
특히 국내시장에서도 2세대 카이엔은 상당히 많은 인기를 끌어 911은 물론 파나메라와도 맞먹거나 오히려 뛰어넘는 판매량을 보여줄 때가 많았다. 2세대 카이엔은 카이엔, 카이엔 S, 하이브리드, GTS, 터보, 터보 S뿐만 아니라 디젤 모델도 판매를 하여 다양한 소비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1세대에서 지적받아왔던 올드 한 인테리어 역시 파나메라처럼 신형 포르쉐 스타일을 갖추었기 때문에 전작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2세대 카이엔은 다른 제조사에선 잘 볼 수 없는 중앙 센터패시아 쪽의 수많은 버튼들이 특징이었다. 국내에 가장 많이 판매된 2세대 카이엔은 디젤 모델인 것으로 보아 대한민국은 가솔린보단 디젤 SUV가 더 강세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성능 GTS 등장
2세대 카이엔은 고성능 'GTS' 모델도 등장했었다. 1억 2,270만 원에 판매되었던 2014 2세대 카이엔 GTS는 V8 4.8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해 최대출력 420마력과 최대토크 52.5kg.m을 발휘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는 5.7초가 소요되었으며 풀타임 4륜 구동이 적용되어 언제 어디서나 파워풀한 카이엔의 성능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V8 대배기량 자연흡기에서 나오는 우렁찬 사운드 역시 카이엔 GTS에서 누릴 수 있었던 특권과도 같다.
많은 변화를 겪은 3세대 9Y0 카이엔
2017년 등장한 '3세대 카이엔'은 이전 모델보다 더 매끈한 디자인과 강력한 동력성능, 뛰어난 험지 주파 능력을 가지며 더욱더 완벽한 자동차로 진화하였다. 스포츠카 스럽지 않은 차체를 가졌지만 곳곳엔 포르쉐 디자인 DNA가 녹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롱하게 앞을 비추는 헤드 램프, 파나메라를 떠올리게 되는 테일램프 등으로 스포티한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했다.
매끈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역시 매력적인 디자인 요소다. 22인치 대형 휠 타이어는 언제 어디서나 최상의 접지력을 보여주며 최대 315mm 규격을 갖춘 후륜 타이어는 스포츠 주행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최고의 운동성능을 위하여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SUV 지만 포르쉐인 만큼 성능은 양보할 수 없다.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은 주행모드에 맞추어 실시간으로 서스펜션 감쇠력을 변화시킨다. 차체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탑승자가 언제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작동하며 스포츠 주행이 필요할 시엔 노면을 꽉 움켜쥐도록 영민한 반응을 보인다.
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PDCC) 역시 즐거운 운전에 도움을 주는 기능이다. 코너에서의 롤링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며 코너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움직임을 스스로 감지하여 차체의 불필요한 롤링을 억제하는 똑똑한 기능이다.
후륜도 조향이 들어간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
3세대 카이엔에서는 역대 카이엔 최초로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이 옵션으로 제공된다. 이는 필요시 뒷바퀴에도 조향이 되도록 작동하는 기능으로 저속에선 회전반경을 줄여주며 고속에선 뒷바퀴와 앞바퀴를 같은 방향으로 조향하기 때문에 주행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영민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주행모드에 맞게 스프링 상수를 전자식으로 제어한다. 오프로드 모드에선 지상고를 높여주어 원활한 주행이 가능하게 도와주며 스포츠 모드에선 환경에 맞게 탄탄하게 차체를 조여주며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짜릿한 드라이빙 감성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다른 포르쉐들에서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는 카이엔에서도 선택할 수 있다. 버튼 하나로 스포츠카의 주행감성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이 옵션은 드라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꼭 추가해야 할 필수 옵션과도 같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추가하게 되면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에 디지털 및 아날로그 스톱워치, 수평 가속도 표시 인스트루먼트 패널, 랩타입 계기 등이 탑재된다.
카이엔 쿠페 새로운 도전
글의 서두에서 포르쉐는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는 현재진행형으로 포르쉐는 3세대 카이엔 모델을 스타일리시하게 변형한 카이엔 쿠페를 출시하였다.
스포츠 SUV 시장에 새로운 문을 연 포르쉐 카이엔은 이제 쿠페형 SUV 시장에서도 강자가 되려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카이엔 쿠페는 출시 초기임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꽤 좋은 편이다. 그들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