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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여행하기 좋은 때를 꼽자면 단연 4월을 추천할 법하다. 칙칙하고 을씨년스럽던 분위기가 부드럽고 화사하게 바뀌는 계절의 변이를 고스란히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초목이 막 연초록으로 옷을 갈아입는 시절 봄꽃과 어우러진 대자연의 풍광은 한 폭의 그림에 가깝다. 부드러운 봄바람에 이끌려 도심을 벗어나면 일단 눈과 코가 즐거워진다.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핑크빛 복사꽃이며, 하얀 벚꽃이 꽃비를 뿌려 대고, 매혹적 향훈을 따라 꽃 터널이라도 걷게 된다면 이만한 봄나들이가 따로 없다. 이즈음 경북 영덕을 찾으면 그야말로 무릉도원의 정취에 푹 젖어들 수 있다. 지품면 오십천변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복사꽃 구경에 연중 가장 실하게 살이 오른 대게 맛을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망졸망 포구 따라 이어지는 강축해안도로를 질주하며 바라보는 동해의 일출은 답답한 가슴마저 시원스레 뚫어준다.
◇ 영덕의 4월은 복사꽃이 있어 더 화사하다. 곳곳에 '무릉도원'이 펼쳐지기라도 하듯 복사꽃이 피어오른다. 지품면 복사꽃 군락지의 모습과 강구항 대게 경매현장.

'무릉도원'이 눈에 한가득

지품면 온통 핑크빛 … 오십천변 절정

 ▶무릉도원이 펼쳐졌나 '복사꽃의 향연' = 영덕의 4월은 한마디로 싱싱함이다. 바닷가 언덕배기엔 훌쩍 자란 청보리가 바람에 일렁이고, 곳곳에 펼쳐진 복숭아밭마다 핑크빛 복사꽃이 망울을 터뜨려댄다.

 복숭아밭이야 어느 지방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이즈음 장호원, 충주, 청도 등 전국 복숭아 산지마다 복사꽃이 한창이다. 하지만 여행지로 추천할 만큼 멋진 풍광을 자아내는 곳으로는 영덕 지품면 일대만한 곳도 드물다.

 주왕산을 품은 청송군과 동해안 영덕군 사이에는 황장재라는 고개가 있다. 안동에서 청송을 지나 영덕으로 넘어가는 34번 국도에 위치한 험한 고개다. 하지만 차창 밖으로 짙은 소나무 숲과 산벚꽃, 진달래 군락의 절경이 이어져 풍광도 일품이다. 4월 중순 이 고개를 넘자면 별안간 펼쳐지는 무릉도원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황장리, 지품리, 복곡리, 신안리 등 영덕군 지품면 일대 산과 들에서는 때를 맞춰 핑크빛 복사꽃이 만발한다. 가파른 산비탈에도, 물가의 평평한 밭에도 온통 복사꽃 천지이다. 쪽빛 하늘, 그리고 분홍빛 복사꽃과 초록의 보리밭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복사꽃 물결은 강구항을 통해 동해로 흘러드는 오십천을 따라서 계속 이어진다. 영덕읍과 인접한 화개리 오십천변, 영덕에서 안동 방향 8km 지점 오천솔밭에서 절정을 이룬다. 사진작가들 사이 유명 사진 촬영 포인트로 통하는 곳이다.

 이처럼 영덕이 복사꽃으로 유명해진 데에는 아픈 내력이 있다. 50년대 후반 사라호 태풍이 한반도를 덮쳤을 때, 영덕의 전답도 완전 폐허로 변했다. 농민들은 태풍의 상흔에 복숭아 나무를 심었다. 때문에 영덕의 4월에 피어나는 복숭아꽃은 농민들이 아픈 상처를 딛고 일어선 노력의 결실인 셈이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복숭아꽃은 영덕대게와 함께 봄철 영덕 관광을 대표하는 효자 브랜드가 되고 있다.

'꽉찬 게살'이 입에 한가득

강구항 등서 마리당 2만5천원 먹을만

 ▶'입이 즐거운 미식기행' 영덕대게 = 영덕으로 떠나는 여행은 대게 맛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더 즐겁다. 부드러운 듯 고소하면서도 간간한 대게살은 서해안 꽃게와는 또 다른 풍미가 있다. 4월 영덕은 최고의 대게시즌이다. 대게는 통상 11월부터 5월말까지 조업이 이뤄지지만 4월에 잡은 대게 살이 가장 실하게 오른다.

 이즈음 강구항의 아침은 대게 경매로 분주하다. 사나흘 밤을 새고 돌아온 대게 잡이 배가 싱싱한 대게를 부려댄다. 적을 때는 한 척, 많을 때는 예닐곱 척이 입항해 척 당 1만 마리 가량을 풀어 놓는다. 아침 8시30분에 시작한 경매는 9시가 채 못돼 순식간에 끝난다. 하루 평균 거래액은 1억~2억원 정도. 하지만 작황이 예년만 못한 수준이다. 20년 경력의 지정 경매인 강태선씨(43)는 "올해는 윤달이 끼어 4~5월 막판으로 갈수록 작황이 좋을 것"이라면서 "일본 쪽 단속이 심해 박달대게 물량이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경매장에는 대게들이 20열종대로 촘촘히 열을 지어 누워 있다. 첫째 열은 속이 꽉 찬 상품 박달대게, 아래로 갈수록 질이 처져 20열은 속이 덜 찬 이른바 '물빵'들이다.

 대게는 '大게'가 아닌 다리마다 생김새가 대나무(竹)처럼 마디진 다리와 빛깔을 가졌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대게는 지방질이 적어 담백 쫄깃하다. 게장이 담긴 딱지(몸통)에 밥을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제대로 맛보려면 마리당 현지가로는 2만5000원(딱지 너비 9cm) 짜리가 괜찮다. 박달대게(딱지 너비 13cm)는 1마리에 15만~18만원을 호가하는데, 두 사람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게는 '영덕 대게'가 대명사처럼 불리고 있지만 울진 죽변, 후포~영덕 대진, 강구~포항 죽변에 이르기까지 동해안 7번국도를 따라 대게 잡이 주요 포구가 자리하고 있다. 울진 후포 앞바다 왕돌초, 독도 근해와 일본 연해까지 어장이 넓게 형성돼 있다.

 영덕에서는 강구항, 대진항 등에서 대게를 맛볼 수 있다.

  영덕, 또다른 볼거리 두가지
1. 낭만의 해안도로

강구항 ~ 대진해수욕장 드라이브 '절경'

◇ 강축해안도로 해변에서 만난 미역 말리는 아낙네.
 ▶'낭만의 해안드라이브' 강축해안도로= 동해안 절경 따라 이어졌던 7번 국도는 이제 더 이상 낭만의 도로가 아니다. 4차선 확장공사로 내륙의 고속도로처럼 푸르른 동해의 풍광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영덕 구간은 더 그러하다. 하지만 영덕의 해안에는 국내 최고의 해안 드라이브 길로 통하는 '강축해안도로(20번 지방도)'가 있어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강축해안도로는 영덕 강구항~축산항~대진해수욕장까지 이르는 길을 말한다. 굽이치는 해안선 끝자락을 따라 길이 이어져 푸르른 동해와 나란히 달리는 기분이다.

 이즈음엔 해안도로변에 미역 말리기가 한창이다. 해녀들이 앞바다에서 물질해 따오는 것을 바닷가에서 아낙네들이 즉석 분류해 따사로운 봄 햇살에 미역을 말린다. 이른바 돌미역으로 산모들에게 최고의 보양 국거리가 된다.

 이른 아침 영덕의 바다는 차갑다. 대부리 해안가에서 미역을 따던 해녀 전일순씨(70)는 "이리 좋은 자연산 돌미역 홍보 좀 많이 해주소. 미역 따고 전복 따서 자식 공부시키고 시집장가 다 보냈는데, 하나도 안 춥다"며 활짝 웃는다.

 올망졸망 포구와 기암절벽이 나서고 작은 모래사장도 만나며 강축해안도로는 이어진다. 푸른 동해가 한눈에 펼쳐지는 언덕배기에 하얗고 빨간 등대가 서 있다. 대게가 등대를 감싸고 안은 형상이다. 인근 창포 해맞이 공원엔 해안 절벽 아래로 노란 수선화가 피어 있어 이국적 분위기를 더한다. 백사장 길이만 무려 8㎞에 이르는 고래불해수욕장도 명물이다. 명사 이십리 고운 모래밭을 거닐며 바다여행의 묘미에 흠뻑 젖어들 수 있다.

2. 웅장한 풍력발전기

창포리 산 능선 수백만평에 24기 '우뚝'

◇ 창포리 풍력단지에 우뚝 선 풍력발전기.
 ▶'바람의 언덕'에서 맞는 '풍력발전기'= 창포리 산 능선에 자리한 풍력발전소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 수백만평 능선에 웅장한 자태로 선 24기의 풍력발전기. 그 힘찬 날갯짓 사이로 떠오르는 아침 해에서는 엄청난 삶의 에너지는 물론 밝은 희망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거대한 바람개비 24개가 여명을 떨쳐내기라도 하듯 '쉬익 쉬익' 소리를 내며 힘차게 동심원을 그리는 모습은 위압적이다.

 풍력발전기는 80m 높이의 타워에 달린 직경 82m의 거대한 날개가 회전하는 매머드 급 피조물이다. 멀리서 보면 바람개비처럼 앙증맞지만 가까이에 서면 그 엄청난 규모에 섬뜩함 마저 느껴진다.

 영덕 풍력발전단지는 10년 전에 발생한 대형 산불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창포리 바닷가 야산에 세워졌다. 송림이 울창하던 야산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은 죽음의 땅으로 변했지만 영덕 사람들은 바닷가 절벽에 무인등대를 세워 해맞이공원을 일궜다. 또 2005년 4월에는 버려진 야산에 군민들이 쓰고도 남을 청청 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발전단지도 건립했다. '풍력발전기는 정격출력 1.65㎿급 발전기이다. 몸체는 강철이지만 날개는 복합탄소합금으로 만들었다. 때문에 날개에 탄성력이 있어 바람이 초속 10m 이상 불면 살짝 휠 뿐 부러지지는 않는다. 날개는 자동으로 돌아간다. 초속 3m 이상이면 움직이기 시작해 초속 13m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돌고, 초속 20m가 넘으면 멎는다. 날개 회전으로 생성된 전기에너지는 연 9만6680MWh. 영덕 군민이 쓰고 남을 양으로 한전을 거쳐 영덕 전 2만 가구로 공급된다.

 < 영덕=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scblog.chosun.com/kimtraveller@>

여행 메모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34번국도 안동 진보~황장재 고개를 넘어서면 영덕까지 복사꽃 길~34번국도 따라 동해안으로 끝까지 가면 7번국도. 여기에서 남쪽으로 20분 정도 내려오면 강구항.

 ▶먹을거리=영덕은 역시 대게가 별미이다. 강구항 대게거리에 영덕대게 전문집 100여 곳이 몰려 있다. 영덕 대진항 은하수산은 주인이 직접 대게잡이 배를 조업해 싱싱한 대게를 공급한다. 아침 식사로는 전복죽도 좋다. 대게를 구입할 때는 배 아랫부분을 눌러봐야 한다. 속이 덜 찬 물빵은 쉽게 꺼진다. 강구교 건너자마자 위치한 대게종가에서는 속살 꽉 찬 싱싱한 대게찜과 전골 등 다양한 대게요리를 맛볼 수 있다. (054)733-4147

 ▶묵을 곳=영덕에는 일출 감상이 가능한 목조 펜션이 있다. 고래불 해수욕장 인근에 자리한 고래불리조트(054-734-0773)는 바다 경치가 압권이다. 테라스가 있는 통나무 펜션 등 객실 20개와 편의점, 바비큐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동해비치관광호텔, 동해해상관광호텔 등 호텔도 있다.

 ▶여행문의=영덕군 문화관광과(054-730-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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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의 땅끝으로 봄을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진초록 마늘밭. 밭 너머에는 남쪽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봄은 남도의 바다를 건너 이쪽을 딛고 내륙에 올라와있었다.

유난히 겨울 늦추위가 오래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회지에는 때늦은 눈발까지 분분했지요. 더디 오는 봄은 어디쯤에서 기웃거리고 있을까요. 바다를 건너오는 봄을 찾아 남도의 땅 끝까지 가보았습니다. 땅 끝에도 봄 꽃은 아직 단단한 봉우리 안에 갇혀 있고, 동백도 이제서야 한두 송이씩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남쪽 바다 어디쯤 건너오고 있을 봄이 올해는 좀 늦게 도착할 모양입니다. 그래도 바다를 굽어보는 황토 보리밭의 양지바른 둑에서는 봄나물이 나오려는지 발바닥이 간질간질했고, 공기에서도 봄 내음이 묻어났습니다.

전남 해남의 땅 끝. 이른 아침, 뾰족한 토말 탑이 서있는 해안가에서 배낭을 멘 한 사내를 만났습니다. 탑 한쪽 끝에서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고 있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남도 땅을 닷새째 돌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번 여행이 ‘어떤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여행에 ‘땅끝’은 참 잘 어울리는 여행지이지 싶었습니다.

“땅끝에 / 왔습니다. / 살아온 날들도 / 함께 왔습니다. / 저녁 / 파도 소리에 / 동백꽃 집니다”-고은의 시 ‘땅 끝’ 전문.

보길도 세연정의 연못을 헤엄치는 거위 두마리가 따스한 봄볕을 만끽하고 있다(사진 왼쪽).보길도 예송리 해안의 갯돌들은 파도에 자그락거리며 ‘봄의 소리’를 들려준다(사진 오른쪽).

그 사내도 시인과 마찬가지로 ‘살아온 날들’을 데리고, 이 땅끝에 와서 섰겠지요. 그의 새 출발에는 땅 끝에서 만난 바다와 그 바다를 만나러 가는 길의 폭신한 흙 길이 힘이 돼줄 것 같았습니다. 새 시작을 위한 곳으로 ‘땅끝’이 제격인 것은, 그곳이 이 땅의 시작이자 곧 끝이란 이유도 있겠지만, 새로 봄의 생명이 시작되는 땅인 까닭도 있을 것입니다.

땅끝에서 바다를 굽어보다가 조금 더 봄에 가까이 가고자, 보길도를 찾아갔습니다. 한달 전쯤 노화도와 보길도가 다리로 연결돼서 보길도 가는 시간이 절반쯤 줄어들었습니다. 노화도에서 내려 보길대교를 건너 도착한 보길도에는 봄 내음이 더 짙었습니다. 해안가를 따라 반짝이는 동백숲에서는 일찍 눈 뜬 동백꽃 붉은 꽃송이가 툭툭 떨어져 있었습니다. 보길도 예송리 해안의 갯돌들은 자그락자그락 봄의 소리를 내고 있었고, 고산 윤선도가 머물렀던 세연정의 흰 깃털의 거위가 봄 눈이 다 풀린 연못 위를 미끄러지듯 유유히 헤엄쳤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봄을 만날 요량이라면, 해남 땅으로 가보시지요. 그곳에서 고개를 내민 봄나물이 발바닥을 간질이고, 아릿아릿한 봄의 향기가 코끝을 스칩니다. 게다가 동백숲과 달마산 기암괴석을 둘러치고 있는 미황사, 그리고 휘어자란 나무를 번쩍 들어다가 세운 대흥사 대웅전의 힘찬 모습도 만날 수 있습니다. 미처 꽃이 다 피지 않았거든 대흥사 부도밭에 돌을 쪼아새긴 꽃문양이나 천불전의 꽃문살과 꽃담만으로도 봄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더 훈훈한 봄기운에 몸을 적시려거든, 더 멀리 완도군의 보길도로 가보시면 어떨까요. 보길도의 세연정에 기대 앉아 연못에 툭툭 떨어진 붉은 동백꽃을 내려다보면, 절로 묵은 겨울을 보내는 기지개가 켜질 겁니다. 누가 뭐래도, 남도 땅은 이제 향긋한 봄입니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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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 꽉 찬 대게 지금이 제철… 해안 드라이브 코스도 '환상'

이제 한결 매서움이 가신 바닷바람. 눈이 시리도록 짙은 동해 물빛을 가르며 바다의 향기를 건져 올리고 있는 통통배.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가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

이렇게 아름다운 겨울바다가 있는 영덕은 대게, 과메기 등 별미가 있고 추위에 굳은 몸을 녹여 줄 부경온천이 있어 늦겨울 웰빙 여행지로 적당한 곳이다. 이런 영덕을 이맘 때 쯤 가게 되면 소화 잘 되는 '최고의 별미' 대게를 맛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전국적으로 이름난 영덕의 특산물인 대게는 몸집이 매우 커서 그렇게 불리게 된 줄로 알고들 있지만 실은 다리가 대나무처럼 크고 길다고 해서 대게(竹蟹)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대게는 주로 경북 영덕과 강원도 삼척 사이의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수심 120∼370m의 ‘무화잠’과 ‘왕돌잠’이라는 해저산맥에서 잡힌다. 대게의 이름도 삼척에서 잡으면 삼척대게, 울진에서 잡으면 울진대게가 된다. 그러나 어획량과 맛으로 따지자면 강구 앞바다에서 잡히는 영덕대게가 월등히 앞서기 때문에 영덕대게는 예로부터 대게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보통 영덕대게라고 하면 강구항과 축산항 사이에서 잡힌 것을 말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근거를 대게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인 밑바닥에 개흙이 없고 깨끗한 모래로만 이루어진 곳이 바로 강축 사이의 바다라는 사실에서 찾는다.

원조마을이라는 이곳은 경정2리로 고려 태조 왕건이 안동 부근에서 후백제군을 물리칠 때 이곳 근처의 영해 토호세력들이 함께 참전해준 데 대해 감사의 표시로 영해와 영덕을 들러 경주로 가면서 이곳을 들러 대게를 맛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모든 해산물이 그렇듯이 건강식으로 좋지만 대게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간 기능 강화와 생체리듬 조절, 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잘 쪄낸 대게의 속살을 씹으면 달착지근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감도는데 이는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인 글리신, 알라니, 글리신베타인과 감칠맛을 내는 글루타민산, 아노신산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한 게는 일반적으로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아주 좋으며,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라 소화가 잘 된다. '게 먹고 체한 사람 없다'는 옛말도 그 때문이다.

강구항, 축산항 등에 대게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많다.

예산에 맞는 적절한 크기의 대게를 골라 즉석에서 쪄먹는 것이 좋다. 강구항에 있는 대게센터에 가면 1층에서 게를 사서 2층 식당에서 조리비용을 지불하고 즉석에서 쪄 먹을 수 있다.


이맘때쯤 잡히는 영덕대게는 색깔이 누런 주황색이며 속살이 꽉 차 있어 잘 고르면 천하의 별미를 경험할 수 있다. 일단 속이 꽉 찬 대게를 고르려면 다리나 배 쪽을 살짝 눌러 보면 된다.

배 쪽이 거무스름하고 눌렀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들며 등껍질은 살짝 말랑해야 한다. 겉으로 봐서 다리가 비어있는 것처럼 보인다든지 물이 차 있는 느낌이 들면 상품가치가 없는 물게다. 크다고 맛있는 게는 아니며 몸체와 다리에 하얀 반점이 붙어 있는 것은 러시아 수입산으로 보면 된다. 러시아산은 산호초가 많은 러시아 근해에서 잡히기 때문에 온 몸에 산호초의 흰 반점이 덮여 있다.

영덕대게 맛있게 먹는 법도 있다. 게는 껍질만 빼고 모두 먹을 수 있다.

다리 살은 맨 끝마디를 부러뜨려서 당기면 살 전체가 통째로 빠져나와 먹기 쉽다. 살이 빠져나오지 않는 다리는 다리껍질을 길쭉하게 가위질 한 후 파내 먹는다. 몸통은 뚜껑을 연 후 연한 겉껍질을 벗기면 맛있는 몸통 살이 드러난다.

몸통안에 있는 게장은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려 뜨끈한 밥과 비벼먹으면 대게의 참 맛을 모두 맛보게 된다. 조금 더 색다른 맛을 보려면 게장에다 따뜻한 밥과 김, 파, 참기름, 김치 등을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 부경온천에 몸 담그면 여행피로가 싹~

영덕대게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면 보너스로 해안선 드라이브를 경험할 수 있다. 7번 국도를 따라 내려오다 영해에서 동해바다로 나와 대진포구-축산항-강구항을 거치게 되는 918번 지방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드라이브 코스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일명 ‘강축해안도로’라고 불리는 이 길을 따라 가면 원조대게마을로 유명한 축산항에 들르게 된다.

강축해안도로의 중간쯤에는 새해 일출로 유명한 해맞이 공원이 있다. 약 1km에 이르는 나무계단과 전망대, 벤치 등이 있고, 시를 새겨놓은 시화(詩畵)와 함께 잔잔한 음악까지 흘러 아침 해맞이는 물론 한낮이나 저녁 무렵에도 해안산책로로서 인기가 높다.

해안도로가 끝나는 곳에는 본고장의 게 맛을 즐겨볼 수 있는 강구항의 대게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촬영지로도 소문난 강구항은 근처에 있는 삼사해상공원에서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영덕 대게 나들이의 대미는 부경온천에서의 온천욕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영덕에서 포항으로 넘어가는 영덕군 끝자락에 있는 부경온천(영덕군 남정면 부경리 054-734-1112)은 알칼리성 단순천으로 아직 온천단지로 개발되어 있지 않아 시설이 부족한 편이지만 겨울바다에서 굳은 몸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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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대부도는 '안산의 하와이'라고 불릴 만큼의 뛰어난 휴양지다. 과거에는 섬이었던 곳이 이제는 시화방조제와의 연결로 육지가 됐다. 하지만 아직도 섬이 가진 낭만과 서정이 곳곳에 남아있는 곳이 바로 대부도다.

봄부터 가을까지 대부도는 갯벌에서 맛조개, 동종, 고둥 등을 직접 잡을 수 있어 아이들의 자연교육 현장으로도 좋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대부도 인근에 있는 작은 섬들도 독특한 멋을 지니고 있다. 돌이 검은색이라는 '탄도', 부처가 나왔다는 '불도',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감도', 섬 여섯개가 형제처럼 떠 있는 형상을 한 '육도' 등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선감도에서는 어촌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코스가 있다. 아름다운 일몰과 함께 배낚시도 할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안산 대부도 지역은 다양한 특산물로도 유명하다. 바지락, 소라젓, 천연 둥굴레차, 대부도 김, 안산 상록미, 대부도 포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바지락을 이용한 '바지락 칼국수'는 대부도의 상징적인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안산시내를 비롯한 대부도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바지락 칼국수 메뉴가 있을 정도다.


최근 서해안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건 때문에 해산물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대부의 식당가들은 "안산은 태안 기름유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특히 바지락을 비롯한 해산물은 싱싱한 것만을 쓰고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고 강조한다.

겨울바다에서 시원하고 담백한 바지락 칼국수와 함께 대부도 포도로 만든 와인 '그랑꼬또'를 곁들여보자. 최상의 퓨전 음식이 될 것이다.

▶대부도 가는 길 : 월곶 I.C에서 시화공단방향 → 오이도 → 시화방조제 → 대부도

▶대부도서 만난 '환상의 맛'- 단맛가득 와인한잔 '달콤한 행복'


대부도의 포도는 바닷가의 뜨거운 열기와 습도, 낮과 밤의 큰 기온 차,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 등 포도 성장에 필요한 환경을 두루 갖춘 천혜의 입지 조건에서 재배된다. 껍질이 두껍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대부도 포도를 배재하는 그린영농조합 측은 "(대부포도는) 육지에서 재배되는 포도처럼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거나 인위적으로 생육을 촉진시켜 일찍 따는 것이 아니다"며 "포도나무를 자연환경에 맡겨 해풍에 노출시켜 자연의 일부분으로 생육시키기 때문에 뜨거운 여름에 생산되지 않고 늦은 가을철에 포도를 따낸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포도철이 아니기에 싱싱한 대부도 포도를 맛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 포도를 이용해 만든 포도주 '그랑꼬또'와 '포도즙'이 있다.

그랑꼬또는 우리가 많이 생식하는 캠벨얼리 포도로 만든다. 떫은맛을 없고 달콤해 누구나 즐거운 기분으로 마실 수 있다. 그랑꼬또는 현재 레드와인과 로제와인 두 종류를 출시중이며, 선물용으로 적합하다.

대부도 포도즙은 저온처리 생산방식으로 맛과 향, 그리고 영양가를 최대한 살렸다. 포도즙은 혈액순환과 피부미용, 피로회복에 좋다. 대부도 포도즙은 주석산을 제거해 더욱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주석산은 포도에서 많이 있는 산의 한 종류로 신맛을 내는 특징이 있다. 대부도 포도즙은 이 신맛을 없앴기 때문에 달콤함이 다른 포도즙에 비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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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도시 전남 여수. 인구 30만명인 이곳은 엑스포 개최확정 이전부터 관광객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었고 엑스포를 열기로 결정이 된 이후부터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우선 오동도가 있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오동도는 날씨가 많이 풀린 덕에 꽃들이 벌써 개화를 시작했다. 섬 전체를 30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덮고 있으며, 육지에서 오동도로 이어지는 768m의 방파제 길에도, 가로등에도 동백꽃 무늬의 장식은 빠지지 않는다.

오동도 산책로를 오르다보면 '오백년 묵은 지네가 살았다'고 전해지는 암석동굴인 용굴, 경남 남해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 이순신 장군이 화살을 만들어 썼다는 키 작은 대밭 신이대 등 숨겨진 이야기가 담긴 코스들이 펼쳐져 있다.

섬 끝부분 갯바위에서는 강태공들이 세월을 낚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국내 최대규모로 만들어진 음악분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순신 장군의 대표적 유적지 진남관(鎭南館·국보 304호)은 우리나라 목조건물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유난히 굵고 운치가 있는 기둥은 300~400년 된 소나무들로, 둘레가 2.0~2.7m에 달한다. 이곳에서 25km 정도 떨어진 거무도(남면 금오도)에서 채취해왔다는 게 여수시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진남관에 올라서면 여수 앞바다를 너머 남해바다가 펼쳐진다.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칼의 노래'를 읊었던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진남관에서 내려다 보이는 여수의 바다는 500년을 거슬러 올라간 조선시대의 바다와 다르지 않은 듯하다. 본래 망해루 바로 앞까지 바다였지만 1930년대 매립공사를 실시해 지금은 육지가 됐다.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사당인 충민사와 충무공 유물전시관을 함께 둘러보면 최적의 충무공 유적지 여행이 될 것이다.


향일암은 여수의 대표적인 일출명소다. 올해 1월1일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많은 관광객들이 북새통을 이루었다. 전국 4대 관음기도처 중 한 곳이기도 한 향일암은 기암절벽과 탁 트인 시야가 매력적이다. 마을에서 향일암을 오르는 산길은 제법 가파른 편. 그러나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아 등산코스로도 많이 이용된다.

향일암에는 모두 7개의 바위동물이 있는데 그곳을 모두 통과하면 소원 한 가지가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으니, 등반하기 전 소원 한 가지씩을 생각해두자.

이 밖에 여수의 다른 관광지로는 자산공원, 돌산공원, 만성리해수욕장, 흥국사, 모사금해수욕장 등이 있으며, 대표적인 특산물로는 돌산 갓김치와 굴구이 등이다.

문의 ㅣ 여수시청 문화관광과 061-690-2036~8, 일반전화 1330, 휴대전화 02-1330.

사진·자료제공 ㅣ 한국관광공사 국내관광진흥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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