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경유값 내리니 … 다시 속도내는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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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싼타페·모하비·뉴카이런 등 9월 판매 증가

최근 유가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고유가 때문에 냉대받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지난달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유 가격이 최고점인 7월보다 ℓ당 300원 넘게 떨어진 덕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때 휘발유보다도 비쌌던 경유값은 여전히 휘발유의 96%선에 달해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차량 소비자들은 불만이 높다. 전문가들은 “상대적 유류 가격이 중요하지만 디젤차의 높은 연비까지 감안해 합리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가 하락, SUV 판매 늘어=12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SUV 판매량이 1만3571대로 8월보다 1186대(9.6%) 늘어났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생산차질까지 겹쳐 지난해 9월에 비해 35.3%나 감소하는 등 4개월 연속 시장점유율이 절반 이하를 맴돌았다.

시장 전체로도 여전히 지난해 9월에 비해 17.7% 적게 팔린 수준이지만, 지난 8월 전달보다 21.6% 줄어든 데 비하면 큰 변화다.

지난달 실적 반전이 SUV 시장 회복의 신호인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대표적 SUV는 8월보다 크게 늘어났다. 싼타페는 지난달 3346대가 팔려 8월보다 20.6% 늘었다. 2000㏄ 이상 럭셔리 SUV 베라크루즈도 같은 기간보다 32.2%나 늘어난 907대가 팔렸다. 기아차도 쏘렌토가 지난달 416대 팔려 한 달 전보다 28.4% 더 팔렸다. 특히 모하비는 477대가 팔려 한 달 사이 42% 늘어났다.

SUV가 주력인 쌍용차도 지난달 모처럼 판매가 회복된 모습이었다. 뉴카이런은 2009년형 모델이 8월보다 209대(56.6%) 늘어난 578대 팔렸다. 액티언스포츠도 52.3%(343대) 증가한 999대가 나갔다. 르노삼성의 QM5도 1.6% 더 팔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경유값이 꾸준히 떨어지면서 경유를 주로 쓰는 SUV 판매가 다시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디젤의 고연비도 감안=지난해까지 소비자들은 정부가 경유값을 휘발유의 85%선으로 맞추겠다는 약속만 믿고 경유차를 대거 구매했다가 경유값 급등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자동차 업계나 김필수 대림대학 교수 등 전문가들은 “단순히 경유와 휘발유 가격 비율만 보지 말고 디젤차와 가솔린차의 연료 효율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력 등 승차감은 논외로 치더라도, 대표적인 SUV인 기아차 스포티지를 비교하면 디젤차 연비의 효과가 분명해진다.

1월 첫주와 7월 셋째주, 10월 첫주의 휘발유 대비 경유 가격 비율은 각각 88.1%, 99.8%, 96.2%로 차이가 크지 않다. 이에 비해 실제 자동차의 공인연비를 유가에 적용해 환산하면 자동차 엔진 모델별 차이가 뚜렷하다.

2륜구동형 수동변속기를 기준으로, 스포티지 디젤 모델 공인연비는 15.2㎞/ℓ로 가솔린 모델의 13.1㎞/ℓ보다 높다. 이를 1월 첫주와 7월 셋째주, 10월 첫주의 휘발유, 경유 가격을 기준으로 1년 2만㎞의 일반적인 평균 주행거리를 대입하면 디젤 모델이 가솔린 모델보다 연료비가 각각 75.9%, 86%, 82.9%로 낮아진다.

곧 휘발유와 경유가가 거의 같았던 7월 셋째주에도 디젤 스포티지로 2만㎞를 달릴 경우 연료비가 255만8684원으로, 가솔린 스포티지의 297만5145원보다 41만6461원 저렴하다. 10월 첫주에는 디젤 스포티지 연료비는 가솔린 모델보다 44만4059원 절약된다.

이 기간 경유가는 휘발유의 96.2% 수준이지만 연료비는 디젤 모델이 가솔린 모델보다 82.9%로 더 낮다는 뜻이다. 같은 방법으로 스포티지 가솔린 자동변속기 모델(9.9㎞/ℓ)에 비해 디젤 수동변속기 모델의 연료비는 62.7%로 훨씬 적다.

다만, 디젤차가 보통 휘발유차보다 차 값이 200만원 넘게 비싸기 때문에 연료비만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적어도 5년 이상 타야 전체 비용이 엇비슷해진다. 많은 운전자들은 공인연비에 비해 디젤차의 실제 연비는 가솔린차보다 더 높다고도 한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박용성 박사는 “디젤차 값이 휘발유차보다 비싸기 때문에 초기 부담이 크다”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경유차 보급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병역기자 junby@kyunghyang.com>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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