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왜 튜닝을 하는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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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은 자신만의 차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악기의 종류가 다양하듯 운전자마다 차에서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튜닝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튜닝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찾고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중요하다. 튜닝은 작업과정 자체를 즐기는 일이 되어야 한다

자동차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생활의 편리한 도구는 당연한 것이고, 자신의 손으로 핸들을 잡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자유로움일 것이다. 19세기 말 자동차가 발명된 이후, 사람들의 이동거리가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그에 따라 생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튜닝은 다양성에 대한 욕구에서 출발
자동차 선진국인 유럽과 미국에서는 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며 자동차가 필수도구로 자 잡아 모터리제이션(motorization)이라는 자동차문화가 형성되었다. 자동차의 증가로 관련산업이 발전하고 그에 비례해 교통사고, 환경오염, 자원낭비 등의 부작용이 생겨났다. 사회학자와 교통관련 전문가들은 다음 단계는 ‘사람 중심의 세상’으로 복귀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차와 관련된 것은 오로지 확장뿐이었다. 사람이 쉴 곳을 없애 가며 차가 머물 장소를 만들고, 차가 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행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었다. 이렇게 되자 ‘사람을 위한 차가 아닌, 사람 위에 있는 자동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자동차를 버리지 못할 바에야 사람이 중심이 되는 문화를 만들자는 이야기다. 사람 중심의 자동차문화는 획일성을 거부한다.
찰리 채플린이 1936년에 만든 영화 ‘모던타임스’(Modern Times)를 본 적이 있는가.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일하면서 망가진 마음을 정신병원에 들어가 회복하는 장면은 획일화된 세상에 대한 반항이자 인간의 개성을 무시한 현대문명에 대한 통렬한 풍자였다

튜닝에 대한 이해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메이커에서 만들어낸 똑같은 차를 모든 이가 만족할 수는 없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의 시각으로 보면 튜닝은 낭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제규모가 커지기 시작한 80년대부터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르고, 고속성장이 이어지면서 우리에게도 자동차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차가 늘어나면서 운전자들의 요구도 다양해졌고, 자연스럽게 차를 꾸미는 이들이 생겨났다. 88년에 나온 본지의 자매지 <자동차생활>을 넘기다 보니 도난경보기와 컵홀더, 광택제, 알루미늄 휠 등 다양한 용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그때도 차 꾸미가 많은 사람의 관심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튜닝(tuning)의 원래 의미는 악기를 조율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아노는 230개가 넘는 금속제 줄(현)이 들어가 있다. 88개의 건반 중 하나를 누르면 해머가 거기에 맞는 현을 때리면서 소리가 난다. 230개가 넘는 현을 각각의 음에 맞도록 조율하는 것을 튜닝이라고 한다. 피아노 조율사가 어엿한 직업으로 인정받는 것은 230개의 현이 제소리를 내게 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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