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한국에서 부활 꿈꾸는 세계 최장 리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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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드림은 1986년 제작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리무진’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길이 21m, 배기량 8.2L, 무게 7.5톤, 바퀴 22개의 이 거대한 차는 현재 한국에서 복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 한 인터넷 카페에서 사진 한 장이 이슈가 됐다. 바로 승용차 5대분의 길이에 바퀴가 22개 달린 초대형 리무진. 합성이냐 아니냐로 네티즌 사이에서 한동안 논란이 되다 한 TV 프로그램에 보도되면서 ‘실존하는 차’로 밝혀졌다. 게다가 이 수퍼 리무진이 한국에 있고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 리무진이 있다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카페로 달려갔다. 카페에 들어서자 멀리서도 눈에 띄는 차, 바로 사진으로 보았던 초대형 리무진이다. 도대체 이런 차를 왜 만들었을까 싶어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카페 대표이자 소유주인 이종철 씨가 ‘세계에서 가장 긴 리무진’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차라고 귀띔한다.


호주와 미국,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1986년, 미국의 유명한 요트 레이스인 ‘아메리카스컵’(Americas Cup)에서 첫 모습을 보인 할리우드 드림(Hollywood Dream)은 캐딜락 엘도라도를 베이스로 한 차로 최초 소유자는 미국의 벨 형제(Douglas Bell&Rodger Bell)다. 운송, 트럭, 건축 회사의 자손들이었던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긴 차’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캐딜락에 제작을 요청했고, 그렇게 탄생한 할리우드 드림의 길이는 무려 21m. 배기량 8.2L에 무게 7.5톤, 바퀴 22개에 최대 탑승인원은 50명이나 된다.

호주에서 제작된 이 차는 미국 전역을 돌며 각종 홍보와 이벤트용으로 사용됐다. 길이가 21m란 사실도 놀라웠지만 미니 수영장과 골프 퍼팅 홀, 간이 사우나가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벨 형제가 할리우드 드림이 새겨진 셔츠와 포스터, 엽서 등의 기념품을 판매하며 수익을 올렸다고 하니 그 인기가 짐작이 된다. 벨 형제는 몇 년 뒤 일본의 개인 사업가에게 이 차를 팔았다. 일본에서도 행사나 이벤트용으로 사용된 할리우드 드림은 역시 가는 곳마다 시선을 끌었고, 각종 매스컴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차의 구조적인 특성상 땅의 높이가 100mm 이상 차이 나는 울퉁불퉁한 도로에서는 운행할 수 없고, 특수한 상황에서는 중앙을 분리해 트레일러로 이동해야 했다.

할리우드 드림이 한국으로 오게 된 것은 3년 전쯤, 한 항공사 회장이 인수하면서다. 하지만 2년 동안 비닐에 덮여 방치되다 결국 폐기처분된다는 소식에 이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전시해 놓은 것. 현재 할리우드 드림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시트를 모두 덜어낸 실내는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고 도색을 새로 했지만 허름한 외관은 쉽게 감춰지지 않는다. 이 씨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할리우드 드림을 예전의 모습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한때 사람들의 눈을 놀라게 하며 ‘세계에서 가장 긴 리무진’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할리우드 드림. 하지만 지금은 한국 땅에서 복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천덕꾸러기가 되어 있다. 과연 할리우드 드림이 과거의 화려했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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