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BMW M3 COUPE - 두 얼굴의 수퍼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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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세계에서 ‘양가죽을 쓴 늑대’란 양산차를 베이스로 엄청난 성능을 내는 고성능 모델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BMW M처럼 이 표현이 어울리는 차가 또 있을까. 3, 5, 6시리즈에 튜닝한 V8, V10 엔진을 얹은 M라인은 정통 스포츠카와 맞장 뜨는 화끈한 성능을 끌어낸다. 이들 중 가장 끌리는 차는 콤팩트 클래스 M3. 많은 카매니아에게 여전히 값비싼 드림카이기는 하지만…….


V8 4천cc 420마력 엔진 얹은 걸작
M3는 1986년 초대모델(E30) 이후 92년 2세대(E36), 2000년 3세대(E46)에 이어 지난해 4세대가 데뷔했다. 초기에는 쿠페 한 가지였으나 지금은 세단, 컨버터블로 가짓수가 늘어났다. 4세대 M3의 가장 큰 특징은 M3 최초로 V8 엔진을 얹은 점. 직렬 6기통을 버리고 V8을 택한 것은 아랫급 모델과의 간섭을 피하고 경쟁모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아우디 RS4나 메르세데스 벤츠 C63 AMG는 V8이며 3시리즈 최강모델인 335i는 직렬 6기통 3.0ℓ트윈터보로 300마력 이상을 끌어내 M시리즈의 영역을 넘본다.
 BMW가 제작한 새 M3의 유닛은 V8 4.0ℓ 420마력에 한계 회전수가 8천400rpm에 이르는 고회전형이다. 최대토크는 40.8kg.m/3천900rpm으로 2천rpm부터 34.7kg.m의 넉넉한 토크가 나오고, 최대토크의 85%를 6천500rpm까지의 넓은 영역에서 발휘한다.

이처럼 한계 회전수가 높으면서 토크밴드까지 넓어 어느 기어에서든 화끈한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엔진의 무게는 3세대 M3의 6기통 3.2L 유닛보다 15kg나 가벼운 202kg에 불과하다. 엔진 경량화와 더불어 흡배기 가변 밸브 리프트 및 타이밍 장치인 더블 바노스, 실린더별 독립 드로틀, 습식 강제순환 윤활장치 등 M3의 엔진에는 F1에서 갈고닦은 최신 기술이 아낌없이 투입되었다.

신형 M3는 10월 4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F1 시티 쇼크 행사 때 BMW 경주차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내세운 슬로건은 ‘도로 위의 F1 머신’.

4세대 M3는 3시리즈 쿠페(E92)를 기본으로 했지만 앞뒤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대형 흡기구, 브레이크 전용 덕트, 앞바퀴 뒤쪽의 에어 아울렛, 비행기 날개 모양의 전용 사이드 미러 등에서 기본형과 차이를 보인다. 무엇보다 큰 차이점은 가운데가 불룩 튀어나오고(파워돔) 양쪽에 배기구가 뚫린 알루미늄 보닛과 카본 루프를 채용한 점이다. 카본 루프는 5kg의 감량효과를 내고 무게중심을 낮추어 달리기에도 도움된다. 그밖에도 뒤 범퍼 아래에 허니컴 그릴 장식이 들어간 디퓨저와 2개의 트윈 머플러, 트렁크 끝의 립 스포일러, M3 전용 18인치 휠 등을 달았다. 조그맣게 붙은 M3 로고를 보기 전에도 주변을 압도하는 포스를 내뿜는다.

도어를 열자 M로고가 새겨진 사이드 스커트와 스티어링 휠, 카본 무늬의 가죽을 두른 대시보드, 탄탄한 버켓시트가 운전자를 맞이한다. 시속 330km까지 그려진 계기판과 8천rpm이 넘어야 시작되는 레드존이 운전자를 흥분시킨다. 타코미터를 들여다보면 7천700∼8천200rpm 사이에 가변 경고구간(variable warning zone)이 보인다. 이것은 엔진 상태에 따라 오렌지 혹은 붉은색으로 바뀌면서 그에 맞는 한계 회전수를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손쉽게 변신시킬 수 있는  지킬과 하이드
시동을 걸자 우렁찬 V8 엔진이 포효한다. 3시리즈 6기통 최고 버전인 335i만 하더라도 엔진이 부드럽고 사운드가 호쾌하기로 유명한데, V8은 말 그대로 와일드한 사운드를 내뿜는다. M3의 0→시속 100km 가속성능은 4.6초로 335i의 5.8초를 1초 이상 상회한다. 덕분에 잠깐 잠깐의 가속구간에서도 등을 때리는 후련한 가속감을 이어갈 수 있었다. 퓨얼컷 구간인 8천400rpm 직전에서 스티어링 휠의 플리퍼로 변속을 이어가면 순식간에 시속 200km 이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M3의 트랜스미션은 수동 메커니즘 기반의 자동 변속기인 7단 M 더블 클러치로, 3세대 M3의 6단 SMG에서 진화한 미션이다. 홀수와 짝수 단수에 각 클러치를 연결해 변속 시간과 충격을 줄이고, 연비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언덕에서 출발할 때 뒤로 밀리는 것은 SMG와 다를 것 없지만 4천∼5천rpm에서 변속을 이어가면 일반 AT와 같은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M드라이브 버튼은 엔진 파워와 EDC(전자제어 조절식 서스펜션), DSC(주행안정장치) 등을 통합한 주행특성 조절장치로, 운전 중 버튼을 누르면 미리 세팅한 모드로 변경시킨다. 즉 i드라이브의 설정 모드에서 M드라이브를 선택해 미리 출력 특성과 EDC(Electronic Damper Control), DSC(주행안정장치) 등을 세팅할 수 있고, M드라이브 버튼만 누르면 여기서 설정된 값으로 주행특성을 바뀐다. 한 마디로 편안하게 달리다가 배틀을 걸어오는 차가 있으면 즉각 전투 모드로 돌입할 수 있는 것이다. 출력과 서스펜션 특성, 주행안정장치 온오프는 변속기 왼편에 달린 파워, EDC, DSC 등의 버튼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

먼저 최대한 스포츠 주행에 맞게 세팅해 달리니 빠릿빠릿한 직결감과 고성능 튜닝카 같은 딱딱한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최대한 컴포트하게 세팅을 하면 제법 나긋나긋한 쿠페 감각을 연출한다. 기어 레버 아래쪽의 ▲/▼ 버튼을 통해서도 손쉽게 차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 ▲로 반응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면 액셀과 엔진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반대로 ▼를 이용해 최대한 끌어내리면 2단으로 출발하고 액셀 페달을 지긋이 밟아야 차가 움직이는 소프트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스위치 하나로 엔진과 변속기, 서스펜션 및 스티어링 반응을 여러 단계로 조절해 차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기분 좋게 극한의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긴 후 나긋나긋한 미국제 세단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극적반전을 한 대의 차로 연출할 수 있는 것이다.

신형 M3는 브레이크 작동 때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제동 에너지 회생기술로 전력을 보충한다. 하지만 제동감각은 일반 고성능 브레이크와 다름없다. 고성능 경량 브레이크 시스템은 깔끔하고 완벽한 성능을 뽐냈다.

M3는 F1 기술이 들어간 고성능 엔진과 똑똑한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로 기술적으로 최고 경지에 다다랐을 뿐만 아니라 드라이빙을 보조하는 각종 전자장비의 조화도 인상적이다. V8 사운드가 아주 매혹적이지 않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정직한 기계음을 살짝 다듬어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연출한다면 드라이빙의 즐거움이 배가되지 않을까 싶다. 탁월한 고성능으로도 충분한데, 주행특성까지 자유자재로 요리할 수 있다니 지킬과 하이드의 변신약물이 따로 없다.

Editor's Comment
M3는 기본형 9천590만 원, 전자식 댐핑 컨트롤(EDC), M드라이브, 한국형 내비게이션, USB를 지원하는 고급형 오디오 시스템 등을 더한 고급형이 1억290만 원에 판매된다. 최근 유로화의 상승을 감안하면 상당히 착한(?) 가격표를 붙였다. 3시리즈의 고성능형인 335i(8천190만 원)에 1천400만 원을 더 투자하면 쿠페의 탈을 쓴 드라이빙 머신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경쟁모델인 아우디 RS4 1억4천550만 원, 메르세데스 벤츠 C63 AMG는 9천190만 원이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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