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90년대 들어 독자엔진 개발 시작 - 한국차의 기술 발전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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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기술의 발전은 80년대 수출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기술개발투자의 확대에 이어 90년대 독자엔진 개발을 통한 국제화단계로 접어든다. 자동변속기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대우 로얄 살롱부터이고, 중형차에 V6 엔진이 얹힌 것은 기아 크레도스Ⅱ가 처음이다. 터보 엔진은 현대 스쿠프, 알루미늄 엔진은 EF 쏘나타가 최초이다. 승용차에 ABS 브레이크가 처음 쓰인 것은 대우가 89년 대형차 임페리얼을 내놓으면서다

한국의 자동차산업 발전을 기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50여 년 전에 출발한 국내 자동차산업 기반이 취약하기 이를 데 없었기 때문이다. 주요 자동차 생산대국들은 100여 년 전부터 시작되는 나름대로의 기반이 있었으나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6·25 이후에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 미군이 놓고 간 지프형 차를 개조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한국 자동차 기술의 발전은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경성정공, 하동환자동차제작소 등이 설립되기 시작한 1960년 이전까지의 태동단계와 근대적 조립라인을 갖추고 외국부품을 KD(Knock Down) 상태로 수입해 차를 조립하면서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여가는 60~70년대의 단순조립 단계 그리고 70년대 중반부터 고유모델차의 개발에 성공해 양산이 시작되면서 기술수준을 높여나가는 고유모델 개발 및 양산단계이다.

1979년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10대 전략사업의 하나로 지정해 자동차를 수입대체산업에서 탈피하고 주요 수출산업의 하나로 성장시키고자 노력했으며, 이때 이루어진 중화학공업화 정책은 80년대 자동차산업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국제경쟁력 향상으로 수출이 급격히 늘고, 경쟁력을 갖는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개발투자의 확대와 1990년대의 독자엔진 및 변속기의 개발을 통한 수출산업화 및 국제화단계이다. 80년대 이후 이루어진 국산차의 주요 기술 발전 변천사를 살펴본다.

자동변속기(AT)의 보급

80년대 이전까지 승용차에서 자동변속기(AT)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반조립 상태로 도입된 외제 승용차에서였으며 이후 본격적으로 국산 대형차에 쓰이게 된 시기는 80년 대우 로얄 살롱부터이다. 소형차에는 대우 맵시부터 얹기 시작했다. 오펠 카데트에 뿌리를 둔 이스즈 차를 베이스로 한 제미니는 82년 맵시로 이름을 바꾸며 1.3, 1.5ℓ 엔진을 얹고 자동 3단 트랜스미션을 얹었다. 킥다운 기능이 있어 당시에는 진일보한 기술이었다.

현대자동차는 99년부터 앞바퀴굴림 자동 4단 변속기를 독자적으로 생산하지만 RV와 상용차에 쓰이는 뒷바퀴굴림 자동변속기는 올해 2월에 들어서야 현대 계열사인 현대 파워텍이 일본 자트코사 및 미쓰비시와 기술제휴를 맺어 국산화를 추진하게 되었다. 각 메이커마다 국산화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일부 차에는 귀에 익은 일본 아이신이나 독일 ZF제 자동변속기가 그대로 도입되어 쓰이고 있다.

자동 5단 트랜스미션은 벤츠제 게이트식 5단 AT를 도입해 얹은 쌍용 체어맨이 처음이다
5단 AT는 종전의 4단 AT에 비해 연비 약 9%, 발진가속 및 추월가속성능 약 6% 향상과 실내 유입소음도 1데시벨(db)감의 개선효과가 있다.

또한 2001년부터 현대 그랜저 XG에 얹은 자동 5단 H-매틱은 다이내믹한 운전성 확보를 위해 수동변속기(MT) 감각의 매뉴얼 조작이 가능한 듀얼 게이트 스포츠 모드 기능이 국내 처음으로 쓰였다.

그밖에 수동과 자동의 장점을 결합한 세미 오토는 98년 대우 마티즈에 처음 소개되었지만 시판 4개월만에 전량 리콜 되는 등 품질에 많은 결함이 나타나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이후 무단변속기 역시 마티즈에 의해 소개되었는데 보다 진화된 형태인 E3 CVT를 채택하였다. E3 CVT는 AT 차의 편의성과 수동변속기에 비해 6~10% 향상된 뛰어난 연비가 장점이다. AT와 금속벨트식 CVT는 유압공급을 위한 오일펌프(습식)가 필요해 기계적 손실이 큰 반면 E3 CVT는 유압공급을 위한 오일펌프가 필요 없어 기계적 손실은 적어지고 연비에 유리하게 된다. 그리고 전자식 인공지능을 이용, 자동으로 최적의 기어비를 연산, 변속 동력손실을 발휘할 수 있다.

엔진 기술의 발전

6기통 엔진의 등장
직렬 4기통이 주류를 이루던 자동차시장에 고급차의 상징인 6기통 엔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67년 수랭식 직렬 6기통 2.0ℓ 105마력 엔진을 얹고 나온 신진 크라운이 국내에 소개된 첫 6기통 엔진 차이며 최고시속 150km를 자랑하는 당시 최고급 승용차였다. 이후 현대는 78년에 새한 뉴 레코드가 독점하고 있던 고급차시장에 독일 포드사와 기술제휴로 20M을 내놓으면서 V6 엔진이 등장했고, 그라나다가 그 뒤를 이어갔다. 고급차의 상징이었던 V6가 중형차로는 국내 처음으로 기아 크레도스Ⅱ에 얹히며 대중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직렬 6기통 엔진이 다시 등장한 것은 89년 임페리얼부터이며 현재 매그너스에도 쓰이는 등 대우차에 주로 쓰였다. 대우차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직렬 6기통 횡치(橫置)엔진’인 ‘L6 엔진’은 국내 엔진기술의 또 다른 진보로 평가되고 있다. 95년부터 7년여 동안 510억 원을 들여 개발에 성공한 L6엔진은 그동안 엔진 크기 문제로 가로놓기가 어려웠던 ‘직렬 6기통 종치 엔진’의 단점을 극복, 컴팩트하게 설계해 중형차 엔진으로는 세계 최초로 가로놓기에 성공함으로써 앞바퀴굴림 채택이 가능해졌다. 또한 호주 홀덴사에서 수입하던 2.0 이상 중형차 엔진의 도입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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