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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8 SW 가격표를 본 혹자는 이렇게 말했다. “5,131만원?? 현대 i40랑 같은 급 왜건 값이 왜 이래? 푸조가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니잖아?” 맞는 말이다. 푸조는 대중 브랜드다. 그러나 508 SW를 평범한 중형 왜건으로 보면 섭섭하다. 이 차는 푸조 브랜드의 정점이니까. 작은 덩치엔 기함에 걸맞은 정성이 가득 찼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한불모터스, 푸조, 윤지수

강원도로 출발하기 전 508 SW가 지하주차장에 도열했다

지난 7월 등장한 508 SW. 타보고 싶어 눈여겨보던 차에 드디어 강원도 강릉까지 달리는 장거리 시승 기회를 맞았다. 여행용으로 제격인 왜건이기에 왕복 약 380㎞ 거리를 달려 이 차의 실력을 꼼꼼히 살펴볼 계획이다.

 

508 SW 크기는 길이 4,780㎜, 너비 1,860㎜, 높이 1,420㎜다

서울서 마주한 첫 느낌은 참 납작했다. 세단보다 높아도 무방할 왜건 천장이 정말 낮다. 1,420㎜ 키는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 쏘나타보다 25㎜ 작고, 같은 프랑스 출신 중형 세단 SM6(현지명 탈리스만)와 비교해도 40㎜ 낮다. 매끈한 맵시를 위해 지붕 안테나도 없앴다. ‘짐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늘씬해 보이는 이유다.

디테일이 아주 섬세하다. 곳곳에 디자이너의 고민이 느껴진다

뒤따라 달리며 볼 때 빵빵한 엉덩이 매력이 도드라진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뒤태다. 뒤 유리창 너비를 뒤쪽에서 좁게 말아, 상대적으로 아래쪽 뒤 펜더가 튀어나왔다. 덕분에 양 볼 도토리 가득 머금은 다람쥐처럼 엉덩이 윤곽이 빵빵하다. 풍성한 뒤 펜더가 매력인 포르쉐가 떠오를 정도. 508 SW를 뒤따라 달리며 볼 때 그 특징이 가장 도드라진다.

 

실내는 한 술 더 뜬다. 3008로 이미 봤음에도, 최신 푸조 실내는 여전히 신선하다. 계단식으로 층층이 나눈 대시보드, 높게 올라붙은 계기판, 팔각형에 가까운 작은 운전대까지. 홀로그램이라도 나올 법한 미래적인 분위기다.

스포츠카처럼 높게 솟은 대시보드와 센터터널

12.3인치 계기판은 운전대 너머로 보는 방식이다

직접 앉아보면 더욱 매력적이다. 운전대 위로 계기판을 올려다보기에, 운전대 높이를 맘대로 낮출 수 있고, 크기도 작다. 높이 올라붙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앞 유리창과 시선 이동 거리가 짧을뿐더러, 눈과 멀찍이 떨어져 도로에서 눈길을 옮길 때 초점 조정도 잽싸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모든 차가 이렇게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립 품질이 빈틈없다

피아노 건반 닮은 센터패시아 버튼. 버튼 하나하나 정교한 시계 만지듯 묵직하다

버튼을 만지작거리며, 머리털 나고 처음 푸조를 만졌을 때가 떠올랐다. 약 10년 전 손세차장에서 일할 때 만난 307 SW는 유격 없는 조작감과 단단한 시트 쿠션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508 SW도 마찬가지다. 버튼 누르는 느낌 하나하나, 운전대 돌리는 감각까지도 정교한 시계 만지듯 묵직하다.

문짝 창틀이 없는 '프레임리스' 방식 문짝을 앞뒤로 달았다

구경은 여기까지. 시동 걸고 본격적인 장거리 여정에 나섰다. 우리나라 들어오는 508 SW는 2.0L 디젤 엔진 품은 ‘GT 라인’ 단일 트림이다. 디젤이지만 공회전 정숙성은 뛰어나다. ‘갈갈’거리는 디젤 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온다. 진동도 가솔린차 못지않게 섬세하게 억제했다. 창문만 안 내리면 디젤 소리 거슬릴 일은 없겠다.

 

승차감은 낭창한 편이다. 충격 흡수 시간이 짧은 다른 푸조와 달리, 508 SW는 더 오랫동안 충격을 머금으며 노면 요철에 차분하게 반응한다. 그래도 유럽차다. 부드럽지만 헐렁하지 않다. 자잘한 노면 정보를 숨기지 않으며, 운전대는 유격 없이 묵직하다. 유럽식 소파처럼 편안한 가운데 어딘가 긴장이 스몄다. 탄탄한 시트도 마찬가지다.

페달을 밟자 살짝 놀랐다. 너무 가볍게 튀어나가서다. 40.8㎏·m 최대토크가 2,000rpm부터 일찍이 터져 나온다. 게다가 디젤 엔진 특유의 머뭇거리는 초반 반응조차 짧다. 약 1.7t(1,694㎏) 덩치가 도심을 경쾌하게 내달린다. 스피커로 더하는 가솔린 엔진 닮은 가상 엔진 소리도 한몫 거든다.

 

고속에서도 그랬다. 페달의 20~30%만 밟고 있어도 속도계는 시속 100㎞를 넘어 그 이상으로 치닫는다. 아니, 대체 얼마나 강력하기에 이렇게 잘 나갈까? 그러나 여기서 페달을 완전히 밟아도 힘이 확 늘어나진 않았다. 체감상 60~70% 성능을 내고 있다가 100% 성능을 끌어낸 기분. 즉 페달을 민감하게 조율해 처음부터 이미 많은 힘을 쓰고 있었다. 덕분에 급가속 반응은 상대적으로 기대에 못 미친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m 성능을 내는 2.0L 디젤 엔진. 508은 국내 들어오는 푸조 중 유일하게 보닛에 가스식 리프트가 달렸다

초반 가속보다 고속 반응도 느긋하다. 이는 디젤 엔진 특성이다. 최대토크는 가솔린 4.0L 자연흡기 엔진에 필적하지만, 최고출력은 가솔린 2.5L 자연흡기 엔진 수준인 177마력에 그친다. 결코 낮은 출력은 아니다. 그러나 두툼한 초반 토크와 비교할 때 고속 힘이 비교적 부족할 수밖에 없다.

 

고속에서는 힘보단 안정감이 좋다. 별생각 없이 운전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제한 속도를 뛰어넘을 만큼 속도감이 무디다. 차가 안정적이어서다. 왜건답게 무게중심이 낮고, 굵직한 댐퍼는 고속에서 만나는 갑작스러운 충격에 굳세게 맞선다. 노면 충격을 받은 후 자세를 추스르는 시간도 짧다. 전체적인 균형이 빼어나다.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편도 176㎞를 달린 후 연비는 L당 13.6㎞다

그렇게 강원도까지 총 176㎞를 달렸다. 대망의 연비는 L당 13.6㎞. 대부분 고속도로 위주였지만, 최고속도로 달리고 급가속을 일삼는 등 주행 환경은 결코 차분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공인 연비보다 0.3㎞/L 더 달렸다. 역시 격한 가·감속에도 제 효율을 지키는 디젤 엔진답다.

1,780L 트렁크(왼쪽), 각 테마별로 준비한 각종 짐(오른쪽)

육아용품(왼쪽)과 가구(가운데), 캠핑장비(오른쪽)를 각각 실은 모습

강원도에서는 한불모터스가 준비한 각종 짐으로 적재 능력을 체험했다. 테마는 총 세 가지다. 육아용품, 가구, 그리고 캠핑 장비다. 펼쳐놓은 짐은 상당히 많아 보이지만, 접을 수 있는 휴대용이기에 뒷좌석도 접지 않고 대부분 넣을 수 있다. 2열 뒤 등받이 아래 높이까지 트렁크 용량이 530L나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2열 시트를 접으면 저 많은 짐이 4단 서랍장만 빼고 한 차에 모두 들어간다. 참고로 2열까지 모두 접었을 때 트렁크 용량은 1,780L다.

뒷좌석은 불편하지 않게 앉을 수 있지만, 등받이 각도가 다소 곧추섰다

다만 직접 앉아본 뒷좌석은 트렁크처럼 널찍하지는 않다. 키 177㎝ 기자가 운전석을 조절한 후 뒤에 앉으면 어디 하나 닿는 데는 없다. 머리 공간도 세단보다 4㎝ 더 여유롭다. 그러나 등받이가 다소 곧추섰다. 푸조 설명에 따르면 각도를 27° 눕혔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나 일본 중형차처럼 편하게 늘어지기는 어렵다. 뒷좌석 열선 부재도 흠이라면 흠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를 켠 계기판 화면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이하 ADAS)를 켰다. 역시 장거리 주행에선 ADAS만큼 편한 기능이 없다. 설정 속도에 따라 앞 차와 간격을 조절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을 쫓는 '차선 중앙 유지 시스템'을 함께 켜면 고속도로에서 잠깐이나마 반자율주행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앞 차를 따라 정지 후 출발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체 구간에서도 편리하다.

운전대를 오랫동안 잡지 않으면 경고를 시작한다

운전대에서 손을 땐 후 경고 울리는 시간은 상당히 빠르다. 약 17초 만에 경고 메시지가 계기판에 뜨고, 약 28초 즈음엔 경고음이 울린다. 그리고 총 1분가량 지나면 차선 중앙 유지 시스템이 차로 이탈 방지 어시스트 기능으로 바뀌어 차선 사이를 좌우로 왔다 갔다 반복한다. 마치 잠든 운전자를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다.

애플 카플레이로 연동해 내비게이션을 켰다. 자체 내비게이션은 없다

총 380㎞를 달리며 아쉬운 점도 없진 않았다. 굳이 흠을 찾자면 8인치 센터패시아 모니터가 아쉽다. 계기판은 운전하며 보기 편한데, 8인치 모니터는 아래쪽에 달려 쉽게 보기 어렵다. 더욱이 운전 중 공조장치를 조절하거나, 여러 기능을 조정할 땐 내비게이션 화면이 가려진다. 공조장치 화면을 따로 띄우는 해외 10인치 센터패시아 모니터가 부러운 이유다. 참고로 내비게이션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로 스마트폰과 연동해야만 쓸 수 있다.

 

푸조 508 SW GT 라인. 덩치는 중형 왜건이지만, 섬세한 만듦새는 차급을 웃돈다. 독특한 디자인, 왜건 단점을 감추는 비율, 치밀한 디테일, 그리고 완성도 높은 주행감까지, 만든 이의 깊은 고민이 구석구석에 스몄다. 브랜드 실력을 총망라한 기함답다. 5,131만 원 가볍지만은 않은 가격표가 수긍이 가는 이유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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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는 자동차 뉴스, 로드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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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A그룹이 2019년 10월 30일, 앞으로 2년 내에 그룹 전체에 새로운 전동화 모델 15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PSA그룹은 푸조, 시트로엥, DS, 오펠, 복스홀 등 다섯 개 브랜드의 모든 모델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설정할 계획이다.

PSA그룹은 전동화 플랫폼 EMP2의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푸조 브랜드의 신형 208과 e-208 , DS브랜드의 DS3 크로스백 E_TENSE등이 이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됐다.

PSA그룹은 플랫폼 전략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동화차와 가솔린 및 디젤 등 내연기관차를 같은 생산 라인에서 생산하고 있다.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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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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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날, 프랑스 왜건 한 대를 만났다. 얼굴은 새로운 푸조 패밀리룩으로 다듬었고, 품위가 있고 화려하지만 단정한 느낌이다. 고급스런 소재가 아님에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인테리어는 프랑스식 실용주의가 엿보인다.

우연히 만난 파리에서 온 멋진 차…… 푸조 508 SW는 한마디로 찬란한 햇살이 비치는 여름에 문득 찾아온 파리로부터의 손님 같았다. 푸조라는 브랜드는 몇마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필자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서는 모터스포츠의 중심에 있던 브랜드다.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가서 파리의 쇼룸을 찾았을 때의 기억도 떠오른다. 뤽 베송 감독의 영화 <택시>를 보면서는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전 시승했던 308 GT 라인은 잔잔하지만 긴 여운을 주었다. 콕 집어 한 마디로 설명 할 수는 없는데, 내세울 부분이 많지만 그렇다고 너무 튀지도 않는 브랜드가 푸조가 아닐까 싶다.

새로운 푸조 패밀리룩과 GT 트림의 도트형 그릴 디자인이 잘 어우러진 얼굴

최근 출퇴근길에 신형 508의 옥외 광고를 보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은 ‘잘 달리게 생겼다. 그리고 멋지다’였다. 마치 루이 14세의 왕실 근위병을 보는 듯 품위가 있고 화려하지만 단정한 느낌. 이번에 만난 508 SW GT 라인에서 받는 첫 번째 인상도 마찬가지였다.

뒷태는 오히려 세단보다 날렵하다

508 SW의 얼굴은 새로운 푸조 패밀리 룩의 커진 레디에이터 그릴과 중앙에 자리 잡은 늠름한 사자 엠블럼, 가로 세로로 날렵하게 배치된 눈 그리고 길게 뻗은 듯하면서도 각을 세우고 볼륨감을 준 보디라인, 세단보다도 날렵한 뒤태 등 모든 것이 지나침도 모자름도 없이 마무리 되었다. GT 라인은 얼루어나 액티브(국내 수입되지 않는다)와는 그릴 패턴이 다른데, 반짝이는 도트 패턴이 전체 분위기를 강렬함으로 채워준다. 타사 스테이션 웨건에 비해서 컴팩트하면서도 날렵한 느낌이 외형적 강점이다.

피렐리 파일럿스포츠 타이어가 서스펜션 세팅을 완성한다

하이테크와 편의성을 강조한 거주 공간

이제 안을 들여다 볼 시간이다. 최신 푸조는 직경이 작은 스티어링휠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지만 운전자로 하여금 움켜잡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차와 일체감을 주며 아울러 스포티함도 느낄 수 있다. 시프트 레버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간결한 조작으로 단수를 선택할 수 있다.

왜건이면서도 매우 날렵한 실루엣. 투박함은 찾아볼 수 없다

시프트 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굳이 스티어링 림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다. 스포츠, 노멀, 컴포트, 에코 4가지의 모드를 제공하는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는 시프트 레버의 우측 상단에 위치하는데, 오작동을 막기 위해 단차를 최소화한 배려가 보인다. 하지만 조금은 직관적이지 못하게 느껴진다.

i콕핏의 12.3인치 계기판은 화려함이 넘친다. 고성능에 어울리는 G센서나 오일압 등의 기능이 추가되었다면 어땠을까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계기판의 애니메이션은 화려하다 못해 조금은 과하다. i콧핏과 통합된 12.3인치의 고해상도 계기판에 생각보다 많은 기능이 숨어 있다. 다만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긴다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어 부스트압, G센서, 오일 압력, 오일 온도 등등 운전의 재미(?)를 주는 요소들을 첨부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터치 스크린과 토글 스위치가 센터 페시아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실내는 그리 고급스러운 마감재를 사용하지는 않았으면서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디자인이다. 인포테인먼트와 공조 시스템 등이 통합된 8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와 항공기를 연상시키는 토글 스위치의 조합은 센터페시아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무선충전 시스템과 USB로 연동되는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 미러링 시스템은 스마트폰 세대에게 안성맞춤인 기능.

조그만 동작으로 조작할 수 있는 시프트 레버

컵홀더에 준비된 충전선을 위한 정션도 최신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 물론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하지만 전화와 음악 재생 이외의 기능을 쓰려고 하면 USB 케이블 접속은 필수다. 자잘한 수납공간이 충분해 물건을 여기저기 꺼내 놓을 필요가 없다는 점도 프랑스차 다운 장점이다.

고급 소재는 아니지만 깔끔하게 떨어지는 디자인이 완성도 높다

스포티한 보디에 선루프 얹고도 거주성은 좋아

특유의 4각 스티어링 휠에 걸맞은 버킷 디자인의 시트는 운전자의 자세를 잘잡아준다. 메탈로 마무리된 페달과 풋레스트가 스포티함을 더해준다. 동승자까지 배려한 편의 장비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조수석에 넉넉한 레그룸 및 거주성을 제공하는 것도 플러스요인이다. 다만 SUV 선호가 높은 요즘 추세에 반해 낮은 운전 포지션은 여성 운전자에게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독특한 패턴의 시트

대형 선루프는 전체 개방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앞좌석 승객에게 개방감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선루프 덕에 뒷좌석 헤드룸이 손해 볼 것 같지만 막상 앉아보면 시트 포지션이 낮아 그리 답답하지는 않다. 차에 비해 앞좌석이 고급스럽고 커 보이는 만큼 뒷좌석 레그룸이 빈약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앉아보면 충분하다. 사실 이 클래스 차는 가족용 차라는 인상이 강해 뒷좌석 거주성은 기본이다. 시트에 멋진 스티치가 음식 찌꺼기나 모래 등에 더렵혀지지 않을까 하는 아빠의 걱정은 덤이지만 말이다.

실내 개방감과 거주성은 뛰어난 편이다

멋지게 뻗은 차체를 마무리하는 뒤쪽 화물칸은 넉넉한 공간에 레일과 네트 등을 더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나눠쓰도록 배려했다. 빈손이 없는 경우를 위한 레그 오픈 시스템과 스크린을 모두 개방하지 않아도 짐의 적재 및 하차가 용이하도록반 정도를 위로 걸치도록 설계된 부분이 눈에 띄는 디테일이다.

최신 푸조 특유의 작은 스티어링 휠은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에 좋다

적당한 파워와 잘 세팅된 변속기

고회전, 고출력 엔진을 기대했기에 시승차의 엔진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2.0 BlueHDi 디젤 엔진과 EAT 8단 변속기 조합은 전 구간에서 넉넉한 토크와 부드러운 변속감으로 편안한 운전을 제공한다. 스로틀 온오프시에 응답성은 너무 민감하지도, 둔하지도 않은 적절한 수준. 스포츠 모드에서도 액셀러레이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정갈한 변속이 돋보이고, 감속 시 단수를 유지하는 타이밍도 운전의 재미로 다가온다. 

카본 느낌의 대시보드 트림

사실 시승하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스포츠 모드로 다녔는데, 꽤 재미있게 달린 것이 사실이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시동을 끈 후 재시동시하면 스포츠 모드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점정도다. 디젤차의 단점인 소음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지만 소음의 절대량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고, 풍절음도 최소화한 덕분에 고속 주행 시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넉넉한 토크의 2.0L 디젤 엔진과 부드러운 변속기가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스포티한 외모에서도 느껴지듯이 서스펜션은 유럽 태생의 하드한 느낌. 운전자의 의도를 잘 따르며 고속주행 시 범프 구간에서도 예상외의 노면 응답력을 보여준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4의 뛰어난 그립 성능과 작은 지름의 스티어링 휠도 운전의 재미를 높이는 데 한몫 거든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물칸. 레그 오픈 시스템이 있어 발로 열 수 있다

사실 푸조 508 SW에 대해서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어 오래 고민했는데, 그냥 ‘프랑스에서 온 멋쟁이 파리지앤’이라고 하는 게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 화려한 듯 수수하며 넘치지 않아도 풍요로운 느낌을 주는 차다. 게다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배려를 선사한다. 조금이라도 왜건을 고려하는 사람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차다.

 

 

글 손재연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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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생활 (CARLIFE)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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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과 운전 재미, 공간 활용성까지 두루 갖춘 푸조의 스타일리시 왜건 '뉴 508 SW'를 시승했다. 뉴 508 SW는 기존 뉴 508 세단의 역동적 디자인과 주행성능,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계승하면서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더했다. 지난 5월 유럽 출시에 이어 2개월 만에 국내에 출시한 뉴 508 SW는 일상과 레저까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타깃이다.

푸조 뉴 508 SW.

뉴 508 SW의 백미는 디자인이다. 5도어 패스트백 세단 뉴 508의 디자인 DNA를 이어받아 기존 왜건과 확연히 차별화된 개성 있는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뉴 508 세단과 비교해 전장이 30㎜ 길어진 4780㎜이며, 전고(1420㎜)와 전폭(1860㎜), 휠베이스(2800㎜)는 같다. 공간을 늘리면서 와이드 앤 로우(Wide & Low)의 역동적 비율을 그대로 유지해 날렵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푸조 뉴 508 SW.

측면을 보면 A필러부터 트렁크 라인까지 유려하게 이어지는 실루엣,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이 눈길을 끈다. 국내에 시판 중인 왜건 모델 중 유일하게 적용된 프레임 리스 도어는 뉴 508 SW만의 날렵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준다. 전면부는 사자 송곳니를 형상화한 시그니처 주간주행등(DRL)과 풀 LED 헤드램프, 입체적 크롬 패턴 전면 그릴이 강인한 인상을 강조한다. 후면부는 블랙 패널에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3D 풀 LED 리어 램프를 적용해 멀리서도 푸조만의 존재감을 나타낸다. 문을 열 때 리어램프가 점멸하는 웰컴 시퀀스 기능도 시각적 재미를 더한다.

푸조 뉴 508 SW 실내.

실내는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왜건의 강점인 넉넉한 적재 공간도 극대화했다. 푸조의 차세대 아이-콕핏을 적용한 실내는 고급 소재와 세심한 마감 처리가 돋보인다. 일반 차량보다 작은 크기의 더블 플랫 스티어링 휠과 그 위로 주행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고해상도 풀 컬러 12.3인치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차량 정보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는 8인치 터치스크린, 피아노 건반과 같은 토글 스위치는 직관적 조작을 유도한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사용할 수 있다.

푸조 뉴 508 SW 실내.

대시보드는 우레탄 소재를 활용한 원피스 형태로 제작했다. 대시보드 하단과 도어 트림에는 카본 패턴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편안히 몸을 감싸주는 시트는 고급 나파 가죽을 사용했다. 시트는 전동조절, 메모리, 마사지 기능을 갖췄다. 개폐 가능한 전동식 파노라믹 선루프를 열면 시원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다재다능한 트렁크 공간은 이 차의 세일즈 포인트다. 뉴 508 SW 기본 트렁크 용량은 530ℓ로 세단 모델보다 43ℓ가량 더 넓다. 6: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2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용량은 최대 1780ℓ까지 늘어난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넓은 공간이다.

푸조 뉴 508 SW 트렁크 공간.

시동을 걸면 디젤 엔진 특유의 우렁찬 엔진음이 들린다. 파워트레인은 2.0ℓ BlueHDi 디젤 엔진과 EAT8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m의 강력한 힘을 갖췄다. 2000rpm의 낮은 엔진 회전 영역부터 최대토크가 뿜어져 나와 시원스럽게 가속을 진행한다. 변속기는 울컥거림 없이 부드럽게 기어를 바꾼다. 이 엔진은 배기가스 저감 기술인 SCR(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과 DPF(디젤 미립자 필터)를 탑재, 내년부터 강화되는 유로 6.d 기준을 충족한다.

 

푸조 뉴 508 SW.

유럽차다운 직설적인 핸들링 감각도 매력적이다.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저속에선 가볍지만, 고속에선 묵직해져 안정감을 더한다. 차체를 지지하는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방식을 채택했는데 일반 세단보다 단단한 설정이지만 승차감을 해치진 않는다. 부드럽게 멈춰서는 브레이크 제동력도 갖췄다. 경쾌한 움직임이나 시원한 가속감, 직설적 핸들링 등 운전의 재미가 훌륭했지만, 가솔린보다 진동과 소음이 큰 디젤 모델만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푸조 뉴 508 SW.

10가지에 달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을 채택했다는 점은 만족스럽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 앤 고는 정차와 재출발 기능을 지원해 운전자 피로도를 줄여준다. 여기에 차선 중앙 유지 시스템(LPA),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LKA),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시스템, 제한 속도 인식 및 권장 속도 표시, 차간거리 경고 알림, 주차 지원,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을 탑재해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을 지원한다.

푸조 뉴 508 SW.

도심과 외곽 도로 위주로 시승 후 계기판으로 확인한 연비는 14㎞/ℓ 수준이었다. 복합 연비인 13.3㎞/ℓ보다 우수한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에 디젤 엔진을 탑재한 GT 라인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는 뉴 508 SW 가격은 5131만원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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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힙한’ 왜건이 있었나? 푸조 508 SW는 ‘힙’하다. 외모부터 짐차 같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났다. 늘씬해 보이려 지붕선을 굳이 아래로 내리 깔지 않았지만 뭉툭하지 않다. 오히려 관능적이다. 그리고 그 관능은 대개 짐차 분위기를 풍기는 짐공간 쪽에서 비롯된다.

30mm 늘어난 리어 오버행 때문이다. 패스트백에서는 뒤가 평평했는데, SW는 뒷바퀴 뒤쪽을 슬쩍 늘리며 뒷모습에 입체감을 부여했다. 흐릿하던 벨트라인은 C필러와 마주하기 전 불쑥 존재감을 드러내며 리어램프까지 뻗어나갔다. 뒤쪽 휠아치에서 부풀기 시작한 펜더는 볼륨감을 더해가며 해치도어로 이어진다. 그렇게 팽창하며 빚어진 풍만한 엉덩이는 세로선을 줄지어 세운 감각적인 리어램프와 조화를 이뤄 스타일리시하면서도 관능적인 모습을 그린다. 패스트백에서 뒷면을 평평하게 가로질렀던 리어램프는 SW에서 슬그머니 부풀었다. 리어램프 밑에서 안으로 바싹 꺾여 들어간 면은 이내 아래로 뚝 떨어지지만 범퍼에서 다시 둥글게 면을 늘리며 유연한 굴곡을 완성한다. 그렇게 최대 1780ℓ까지 확장하는 짐공간은 실용성을 손해 보지 않고 충분히 ‘힙한’ 왜건이 됐다.

 

 

이 멋들어진 왜건의 문을 열면 유리창에 틀이 없다. 쿠페에서나 보는 프레임리스 도어다. 왜건이라 생각하면 과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리 과도한 설정이 아니다. 예사롭지 않은 운전대 돌리는 맛을 이미 패스트백에서 경험했다. 물론 왜건과 패스트백의 주행 성향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508과 508 SW는 크게 다르지 않다. SW가 20kg 무겁고 30mm 길지만 주행감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508 SW는 조향 반응 자체가 예민하진 않다. 하지만, 움직임이 정확하고 믿음직하다. 기본적으로 섀시가 뛰어나다. 잡스러운 동작이 없다. 바닥도 끈끈하게 붙잡는다. 타이어의 접지력 또한 엄청나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다. 서스펜션은 대체로 바닥을 튕겨내는 반응이 많다. 예민하다면 일상에서 조금 거슬릴 수 있겠다. 반면 속도를 높이면 비교적 차분해진다. 좀 더 안정적인 느낌이다. 굽이진 길을 돌아나갈 때도 발군이다. 뒤쪽이 빠르게 따라 들어오며 민첩하고 경쾌한 감각을 선사한다.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파워트레인은 익숙하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는 2.0ℓ 디젤 엔진은 여전히 엔진회전수를 가뿐하게 끌어올린다. 덕분에 실제 가속성능보다 더욱 경쾌하게 느껴진다. 아이신의 8단 자동변속기와 궁합도 좋다. 가속할 때는 높은 출력이 뿜어지는 영역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탄력을 이어나가고, 정속 주행에서는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지점을 적당히 활용하면서 답답함 없이도 효율을 끌어올린다.

 

 

508 SW는 2.0 블루 HDi 디젤 엔진을 품은 GT 라인만 국내에 출시했다. 어지간한 ADAS 장비를 모두 갖췄고, 풀 LED 헤드램프와 파노라믹 오프닝 루프, 마사지 기능은 물론 나파가죽 같은 고급 옵션도 기본이다. 거기에 프랑스 감성은 덤이다.

 

PEUGEOT 508 SW

기본 가격5131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왜건
엔진 직렬 4기통 2.0ℓ 터보 디젤, 177마력, 40.8kg·m
변속기8단 자동
공차중량 1700kg
휠베이스 2800mm
길이×너비×높이4780×1860×1420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2.0, 15.5, 13.3km/ℓ 
CO₂ 배출량 143g/km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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